드라마 시청담/단막+웹드

드라마 스페셜 31화 올레길 그 여자) 사랑을 걷다

도희(dh) 2011. 9. 4. 07:00

~ 드라마 스페셜 : 올레길 그 여자 ~
<< 사랑을 걷다 >>




0. 작품정보

- 제목 : 올레길 그 여자
- 극본 : 정현민
- 연출 : 진형욱
- 출연 : 박정아, 고세원, 독고영재 外
- 방송 : 2011년 7월 17일





1. 그 남자 그 여자의 사정-.
사람이 어떻게 사랑을 버리니? : 영주


유명 정치인 찬국의 내연녀이자 유명 피아니스트 영주는 찬국과 제주도로 밀월여행을 왔지만 그들의 관계를 의심하는 지역신문 기자의 집요한 추적과 찬국이 갑작스레 총리후보로 지명되자 언제나처럼 그를 위해 없는 존재가 되기위해 병태를 이용하게 된다. 그렇게 영주는 병태와 함게 예정에도 없는 올레길을 걷게 되었다.

영주에게 찬국은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그녀의 곁에 있어주고 또 현재의 영주를 만들어 준 후견인이었다. 영주와 찬국에게는 비슷한 상처가 있었던 듯 싶었고 그런저런 이유로 결국 그들은 내연의 관계로까지 발전한 듯 했다. 그리고 영주에 대한 찬국의 마음이 거짓은 아니었기에 현재의 자신을 만들어 준 아내와 이혼하고 영주와 결혼까지 하려고 했지만 총리후보로 지명받은 것을 계기로 찬국을 놓아줄 수 없는 아내 오여사의 계략으로 찬국은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를 지키기위해 영주의 이미지를 바닥 끝까지 추락시키는 방법으로 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찬국을 만나기 전부터 영주는 꽤나 치열하게 살았왔고 그녀의 그 치열함과 근성이 누군가에게는 독해 보이기도 했던 듯 싶었다. 그리고 현재 영주의 그 독한 근성은 오로지 찬국을 위해서 사용되고 있었다. 세상에 홀로남은 영주가 기댈 수 있는 곳은 오로지 찬국 뿐이었기에 그녀는 자신을 없는 존재로 만들더라도 찬국의 곁에 있고싶어 하는 듯 했다.   그렇게 영주는 찬국의 곁에 있기위해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렇기에 영주 자신의 전부이자 그녀를 지탱해주는 존재인 찬국이 자신을 버린 것을 알게되며 세상이 모두 끝난 듯 모든 것을 놓으려고 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순간까지 그녀는 사랑하는 한 남자를 지켜주고자 했었다. 자신이 만신창이가되고 세상에서 매장되더라도 그녀는 사랑하는 한 남자만을 생각했었다. 그녀에게 사랑이란, 그런 것이라고 했다. 그 사랑에 최선을 다하고, 그렇게 그 사랑으로 죽을 수도 있는. 죽지 못한다면 죽고싶은 마음이 들어야만 하는.



길이 끝나지 않는 한 사랑도 끝나지 않습니다 : 병태


10년째 고시준비를 하는 고시생 병태는 소유욕이나 투쟁심같은 것도 없고,  정면돌파 그딴 거는 엄두도 못내는, 그렇게 맨날 언저리만 맴돌며 불평불만을 해대는 그런 사람이었다. 아마도 그가 10년째 고시생인 이유는 그런 근성이라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런 그에게는 오래된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그 여자친구가 자신의 선배와 바람이 나버린 것이었다.  울컥하는 마음으로 제주도까지 쫓아왔지만 그는 바람난 여친과 선배에게 제대로 한방 먹이지도 못한 채,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잘 해주라'는 말만 남기고 등을 보이는 그런 남자였다.   그리고 하나의 사랑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거는 영주의 눈에 그런 병태의 모습은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랑의 끝에 죽고싶은 마음도 없이 그저 화만 내는 사람으로 보였다고 한다.

제주도 호텔에서부터 올레길을 지나 그 근처의 여관에서까지 병태는 내내 안하무인 제멋대로인 영주에게 휘둘리고 있었다. 영주의 비밀을 알게되며 화를 내기도 했고 외면하기도 했지만 결국 다시 영주의 곁에서 그녀와 함께 길을 걸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사랑을 잃고 자신마저 놓으려는 영주에게 말하더라. 그녀를 통해 자신이 평생 못해봤던, 독하고 치열하고 한번 결심하면 뒤 안돌아보고 끝까지가는 그 모든 것. 그 근성을 배우고 싶었다고. 그런 영주여서 좋았다고.

영주가 병태를 통해서 찬국의 배경이 없는 서영주 그 자체 만으로도 멋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되며 사랑이 끝났어도 살아갈 수 있따는 의지를 배웠다면, 병태는 세상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서영주라는 한 사람을 통해서 무기력하게 살아가던 그 세상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웠던 것이 아닌가, 싶었다.




올레길이 무슨 뜻인지 아십니까?

자기 집에서 마을로 통하는 좁고 길다린 길이랍니다.
그 길이 있는한 우리는 혼자가 아닌 거죠.

그 길을 걷다보면 언젠가 아름다운 마을이 나타날거고
거기서 우린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게 됩니다.

길이 끝나지 않는 한 사랑도 끝나지 않습니다.
걸으세요. 걷고 또 걷고. 걷고..

마을이 보입니까?





2. 그리고-.

사랑에 얽매인 여자와 사랑을 잃은 남자가 우연히 올레길을 동행하며 서로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홀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얻게된다는 뭐 그런 의미의 드라마가 아닌가, 싶었다. 그저 걷고 또 걷고, 걷는 드라마. 그렇게 그들이 올레길을 걷는 모습과 그들이 바라보는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드라마 속에서 묘사되는 기자들의 모습은 언제나 역겹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헬기까지 동원에 올레길의 절벽까지 쫓아오고 그렇게 한 여자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어 떨어지게 한 후, 병원에 실려가는 그녀에게조차 말 한마디를 들으려는 기자들의 모습은 정말 역겨웠다. 국민의 알권리란 도대체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라는 이름 하에 특종병에 걸려 명예를 얻고싶은 욕망정도가 아닐까, 싶었다. 그 것을 국민의 알권리라는 허울좋은 포장지로 포장했을 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근래 챙겨보는 오작교도 그렇고;

찬국을 위해서라면 투명인간이 되어 살아도 좋다며 자신을 희생하는 영주를, 그저 정치인으로서의 자신의 명예를 위해서 버리는 찬국의 모습은 그를 그렇께까지 몰아넣은 오여사 만큼이나 그닥스러웠다. 사실, 그에게도 약간의 동정심이 생기긴했지만 그닥 말하고 싶지도 않고.

아무튼, 마지막 결말을 보면 올레길 인연의 두 사람은 앞으로도 좋은 인연을 만들어나갈 듯 싶었다. 게다가 50대의 찬국보다 30대의 병태가 더 좋지아니한가! 싶기도 했고. 어리버리 뿔테안경 병태가 9급 공무원이 되고나서 안경벗고 머리올리며 훈남포스 날리며 등장하는데 그 것이 멋있긴한데 신언니의 그분포스가 나서 흠칫거리기도 했다.

그리 막 재미난 드라마는 아니었지만, 차가운 이미지로만 기억되던 고세원씨의 어눌한 연기를 보는 맛이 쏠쏠했다. 위에서도 말했 듯 제주도 풍경을 보는 맛도 있었고. 그리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를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이 완성시켜 준 드라마인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