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바람의 나라 26회 - 이젠 정말 적이 되어버려야하는, 도진 그리고 무휼.

도희(dh) 2008. 12. 5. 11:19


드라마 바람의 나라가 벌서 26회가 되었습니다. 이번 바람의 나라 26회는 유독 '도진'과 '이지'가 눈에 띄더라구요. '무휼과 연의 키스씬'에 낚여서 봤지만, '도진과 무휼'의 대화에서 엄청 긴장하는바람에 초반의 '키스씬'따위 다 잊어버렸었습니다. 이거 원... 이제야 진짜로 도진과 무휼이 진짜 '적'이 되어버린 것 같긴한데... 이러다가 진짜, 엔딩이 어찌될지가 더 궁금해집니다. 정말, 걱정대로 무휼이 '왕'이 되면서 끝나진않겠죠?





1. 아가씨, 날 믿고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요. 오래 걸리지않을 겁니다.
허나, 아가씨를 잊지도 포기하지도 않을겁니다. 아가씨, 날 믿고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요.
내 곁에 두려하면 할수록 아가씨는 불행해졌고, 앞으로도 아가씨를 고통스럽게 하리란 걸 잘 알면서도,
내 곁에 있어달라 청하는 것이 얼마나 염치없는 짓인지 잘 압니다. 허나,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이번 전쟁을 승리를 이끌고 내 꿈을 이루고나면 아가씨를 내 곁에 둘 것 입니다.
그땐 그 누구도 내 뜻을 꺽지 못할 겁니다. (무휼)


미리보기와 '어제와 달리 좋아보입니다~'하는 마로의 말을 종합해봐서는 무휼과 연이 '첫날밤'을 보낸 듯 합니다.
음... 사극의 특성상인지, 키스씬 하나로 모든 걸 해결했습죠...;;; 그 것도 요근래의 드라마 답지않게 순정만화스럽게...;;;

무휼은 주기적인 세뇌교육으로 인해서, 자신이 곁에두려고 할 수록 연이 위험에 처한다는 건 깨닫게 되지만, 그럼에도 놓을 수 없는 사랑또한 연입니다. 자신으로인해 늘 위험해지지만 그럼에도 놓을 수 없는 무휼의 마음도 참... 아프겠다... 싶었습니다.
그 옛날, 도진이 무휼에게 말했었죠. 지키고싶은 것이 지키기위해선 강해지라고 말입니다.
무휼은, 연을 곁에두고 지키기위해서 더욱 강해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무휼이 연을 만나고 돌아올 때 그를 지켜주던 마로를 보면서 '무휼이는 참 좋은 벗을 두었구나'라며 새삼 생각하고 부러웠습니다. 늘 무휼의 곁에서 그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생각하는지를 가장 먼저알고 챙겨주는 벗...
좋은 벗 하나만 있어도 인생이 성공한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무휼은 성공한 인생을 사는 것이나 마찮가지네요...





2. 또다시 기회가 온다면 그땐 절대 주저하지 않을거다. 반드시 널 죽이겠어.(도진)
부여의 세작이면서 왜 날 죽이지않았어? 죽일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잖아. 말해보란 말이야.(무휼)

내가 어리석었기 때문이지. 내가 조금 더 현명했더라면 과거의 인연따위에 연연해서 기회를 놓치는 일은 없었을거야.
하지만, 또다시 기회가 온다면 그땐 절대 주저하지 않을거다. 반드시 널 죽이겠어.
그리고, 너와 조금이라도 인연이 있는 자들은 모두 내 손으로 죽이겠다. (도진)

질기디질긴, 도진과 무휼의 인연이 드디어 끝날 것 같습니다. 도대체, 몇회부터 질질 끌어온 두 사람의 인연인지...
서로 맞잡은 끈을 차마 놓지못하고 쥐고있다가 도진이 먼저 그 끈을 놓고, 이젠 무휼차례가 되었습니다.
무휼은 그 끈을 계속 놓지못하고 잡고만있고, 그런 무휼대신 도진이 차갑게 잘라버리네요. 이제 무휼은 잘라진 남은 끈을 버리고 '어떻게든 다시 도진을 내 사람으로 만들고싶다'는 이상을 버리고 '이젠 그와는 적이되어야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였으면합니다. 두 사람이 얼른얼른 대립각을 세우고 '적'이 되어야 이야기가 더 재밌어지는데, 그럼에도 이 두사람의 대화는 참 절절하면서도 가슴아팠습니다. 특히, 도진이의 악쓰는 연기가 날이 갈수록 자연스러워지네요.

이 장면을 보면서, 그동안 무휼일 부여흑영짓 시키고, 자꾸만 도진의 감정선을 잡아주고, 두 사람의 우정을 그리려고하면서 스토리를 질질 끌어가시던 작가님들의 의도를 알겠더군요. 이 장면이 더 절절해 보이려면, 이 두사람의 과거가 개연성이 있어야했겠구나... 그런 의미에서 무휼이 도진이 잘라낸 끈을 놓아버리기 전에 잠시 회상했던 장면들은 참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졌어요. 음, 그러나 이 드라마는 '대하사극'이 아니었다는 것!!! 36부작 미니사극이라는 것!!!
이제 10회 분량밖에 남지않았는데 - 이야기가 어찌어찌 잘 마무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3. 지금은 비류부를 보호해야한다. 비류부가 몰락하면 내 뒤를 받쳐줄 세력이 없단말이다.(이지)
여자들에겐 사내들이 모르는 직감이 있다. 난 왠지 이 불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구나.(이지)

이지는 참 매력있는 캐릭터에요.
이유없이 무조건 못된 악녀라기보다는, 귀족이지만 가문이 변변치않은 집안의 여인으로 살아온 그녀가 '권력'을 잡기위해서 스스로 태자비가 되고, 그 와중에 쉽게 얻을 수 있으리라 믿었던 남편의 마음을 얻지못하게 되는거죠. 그래서 남편의 사랑을 얻기위해서, 그리고 내가 갖지못하는 걸 가지려는 이들을 없애버리는... 점점점 독기서린 꽃이 되어버리는 이지.
오래 전에 원작을 잠시 읽었을 때는 '너무너무 미운 이지'였는데, 글쎄 아직 이지가 나온분량이 얼마안되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저는 연보다는 이지가 더 호감이 갑니다. 악녀본색도 서서히 드러내고 있고말입니다.

무휼 앞에서는 누구보다 현숙하고 정갈한 태자비의 자태를 가진 이지는, 그런 모습을 보여줌으로서 그녀를 마음에 들이지못하는 무휼이 그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게합니다. 무휼 앞에선 누구보다 마음마저 깊어보이는 이지는, 절대 그련 여인이 아니었다는 거죠.
그녀는, 권력을 얻기위해 태자비가 된 것이고, 덤으로 자신에게 줄 마음이 없다는 남편의 마음마저 얻으려고 합니다.
그 것은, 아내로서 남편을 갖고싶어하는 것도 있을테고, 그의 신뢰를 얻어 그녀의 자리를 더욱 굳건히 하고싶은 마음도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이지는, '더이상 못가질 것이 없는 내가 당신의 마음마저 갖겠다는 마음' 혹은 '내 자리를 더욱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는 당신의 마음에 내가 들어가야겠다라는 마음'으로 무휼을 향하는 것 같지만, 점점 진심으로 무휼에게 빠져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가질 수 없는 것이 더욱 욕심이 생기는 것 처럼말이죠. 게다가 '연의 존재'는 그녀의 마음에 더욱 불을 지피는 듯 하더군요... 뭐, 그렇잖아요...;
이지는 무휼 앞에서는 내내, 현숙하고 정갈한 태자비의 자태를 가지겠죠. 그 뒤에선 무서운 '손버릇'으로 사람들을 하나 둘 잡아가겠지만요. 이지가 독해질수록 드라마는 살 것이고, 연과 무휼의 사랑도 애틋해지리라 생각됩니다.

비류부의 '내분'과 '반란'계획을 눈치채게되면서도, '아직은 때가 아니다, 나의 뒷배경이 사라지게 할 수 없다'라는 지극히 자신의 '권력'이 안정권에 들어설 때까지는 '아무것도 모르는'척하는 이지의 모습이 그녀의 훗날을 기분좋게 예상하게 해주네요...;;; 이지여, 더더욱 독해지거라~

무튼, 저는 이지가 점점 좋아질 것 같습니다.






4. 연이 옷을 입은 이지...;;;

이지가 비류부로 몰래 잠행하는 장면을 보다가 '헉'했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반짝이 망토' 그 것은, 바람의 나라 스틸컷에 나왔던 '연이의 의상'이었던 거죠.
스틸컷에선 '왠 반짝이?'이랬는데, 드라마에서 저리 이지가 입고나오는 걸 보니까 나름 이쁘더군요.
연이는 이제 저 옷을 못입는 걸까요? 아니면, 왕비들 전용 외출복일까요....?






새벽에 글 얼른 올리고 자려고했는데, '티스토리 점검'중이라고해서 아침에야 부랴부랴 포스팅합니다.
오늘은, 뮤지컬 음악감독 '장소영 음악감독'의 강연이 있어서 나가야하는데 - 밖에 어마어마하게 춥다는 소식에 움찔...;;;
어제,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오만석씨께서 '음악없는 영화는 쌍꺼풀없는 장동건이다'라고 하셨다고 하더군요.
드라마도 마찮가지인 것 같아요. 드라마의 음악 하나가 그 장면의 감정선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몰입하게도 해줄 수 있고, 아예다른 방향으로 보내버릴 수도 있고 말이죠. 그 것을 느낀 것이 '바람의 나라'였던 것 같아요.
'살아서도 죽어서도'가 처음 바람의 나라에 쓰였을 때의 그 충격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물론, 이번 바람의 나라 25회 26회는 음악과 그 장면이 너무나 절묘하게 잘 맞아떨어져서 너무너무 재밌게 봤어요.
남은 10회도 이렇게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 아마 최단시간 포스팅이 아닐런지...
└대충 갈겨쓰는 듯해도, 기본 두세시간씩은 공들인답니다... 워낙 손이 느려서...;;;

* 저저번주엔 뮤지컬 연출가인 '조광화 연출님'의 강연을 들었었습니다.
└장르는 달라도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건 같아서인지, 조광화연출님의 이야기가 드라마를 보는데도 도움이 많이 되더군요.
└장소영 음악감독님의 강연을 듣고난 후엔, 또 어떤 도움이 될지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