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그들이 사는 세상 11회 - 그들이 사는 열한번째 세상 [그의 한계]

도희(dh) 2008. 12. 2. 09:48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11회는 제게 한마디로 '낚였다'였습니다.
첫장면부터 뒷통수를 크게 얻어맞은 느낌...?!
정말, 그들이 사는 세상의 예고낚시는 따라갈 수가 없겠구나~ 라고 새삼스레 깨닫기도 했습니다...^^;;;
지오의 나레이션으로 펼쳐진 '그의 한계'란 이름의 열한번째 세상은, 뭐랄까... 올것이 왔구나...하는 생각과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그의 마음이 너무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이 무거워진만큼 머릿속은 복작복작...;;;


1. 어른이 된 나는 그때처럼 표나는 배신은 하지않는다. 배신의 기술이 더욱 교묘해진 것이다. (지오)

아이에서 어른이 된다는 건,
자신이 배신당하고 상처받는 존재에서 배신을 하고 상처를 주는 존재인 걸 알아채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른인가? 나는 내가 배신하고 상처주었던 것을 분명히 기억한다.
... (중략)
어른이 된 나는 그때처럼 표나는 배신은 하지않는다. 배신의 기술이 더욱 교묘해진 것이다.
 (지오 나레이션 中)

아이에서 어른이 된다는 건, 내가 배신하고 상처를 주는 존재인 걸 알아채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른인가...? 아직 아이인가...?

늘 마음이 아직도 자라지못하고, 그 자리에 맴도는 것 같은 내가 어른은 어른이었구나... 라고 지오의 나레이션에서 느꼈습니다. 하지만 저는, 분명히 있었을 ... 내가 배신하고 상처주었던 것들을 기억하지못합니다.
그 것들을 기억하며 아파하는 내가 싫어서... 나는, 내가 모르는사이 그 기억을 지워버리는 것 같네요.
지독히 이기적이지만, 그 것이 내가 살아가는 방법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한번 마음에 넣어두면 잊혀지지않는한 몇날몇일을 끙끙 앓아버리는 내 소심한 마음이 살아남는 방법...



그들이 사는 세상 11회 '최대의 반전'이었어요. 준영의 그 미소가 지오를 향한 것이 아닌 '준기'를 향한 것이라는 것...!!!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낚였다!!!'라고 소리치고만 나!!!
지오는 준영과 준기의 만남이 질투나고 못마땅했지만, '그렇지않은척'을 하며 쿨하게 돌아섭니다.
하지만, 내내 마음쓰이고 신경쓰이고 안절부절 못하죠.

지오는, '드라마 속 사람'처럼 살고싶다고 했습니다. 자격지심따위는 없고 초라해지지않는 드라마 속 사람...
그렇기에 초라해지지않기 위해서, 마음에 하나 둘 생겨나는 상처들을 애써 감추고선 늘 웃고지냅니다. 늘 표현하기보다는 감추는 지오의 그 마음에 생겨난 상처들은 언제 어떻게 곪아서 터질지모를 시한폭탄을 안고사는 것과도 같다.. 란 생각이 드네요.

지오, A형인가...? A형 같지않은 A형.
드라마 중간중간 느껴지는 지오의 성격이 저랑 은근히 비슷한 것 같아서 말이죠. 이런 성격 좀 피곤해요...
제 생각으로 제 성격은 좀 피곤하거든요...;;; 남들이 피곤하다기보다는 내가 살아가기에 피곤하다는 거죠...;
저는 A형인데, 주변에선 B형 혹은 O형이라고 생각을 하시더라구요...^^;



준영은 준기와 헤어진 후, 지오에게 전화를 걸어 '거짓말'을 합니다. 지금 준기와 함께있다고 말이죠.
이런~ 질투심유발작전^^ 지오의 질투심을 유발하려는 준영과 애써 괜찮은 척하는 지오.
마음 속의 모든 걸 표현하는 준영은 지오가 약간 질투를 하지만 정말은 괜찮다고 여길 것이고, 준영엄마가 마음에 들어하는 준기의 존재는 지오에게 또 하나의 상처를 남기고 있습니다.
지오가 표현을 잘하는... 그러니까 마음 속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아이였다면 좋았을텐데... 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그거 생각처럼 쉽지않죠....

그 시각 준영은, 윤영을 찾아가 '엄마를 이해하는 법'을 가르쳐달라고합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끝에, '엄마가 빈집에서 하루종일 뭐할까'란 생각을 해본 후에 이해까진 아니고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윤영의 말에 준영또한,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듯합니다.



2. 배신을 당했다고 말하든, 했다고 말하든 그 어떤 순간도 난 초라해지는 것이 싫었다. (지오)
그때 다짐했다. 다시는 누구앞에서도 초라해지지않겠다고.
그러고보니 배신을 당했다고 말하든, 했다고 말하든 그 어떤 순간도 난 초라해지는 것이 싫었다.
그런데 나는 지금, 참 초라한 느낌이 든다
 (지오 나레이션 中)

지오는 내내 초라해지는 자신을 바라보며 어쩔줄 몰라합니다.
가난한 집. 그래서 영재인데도 불구하고 유학도 못보내는 조카. 그 것을 옛애인 연희에게 들켜버립니다. 그리고 누나의 김밥집 앞에는 준영엄마의 빌딩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준영은 생각보다 더 잘난아이였습니다.

대박드라마로 외주에 나가고싶어하는 지오는 '준영'앞에서 또다시 초라해지는 존재입니다.
이미 너무나 잘난 - 재수없지만, 비공식적으로 인정한 규호와 달리 규호의 B팀 감독으로 나가있는 준영은 이제 4부작 드라마를 내보낸 신입PD입니다. 그런 준영을 외주제작사에서 관심을 갖는다는 말을 지오는 규호에게 전해듣습니다. 그리고, 지오의 내년편성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현섭의 말이 자꾸만 걸립니다. 그러나, 준영은 편성이 있을 것이라는 말도 합께...
두달 후에 들어가야하는 드라마에 지오를 넣기위한 현섭의 낚시질이었지만, 그 누구에게도 초라해지고 싶지않던 자신이 자꾸만 초라해지는 것을 느끼는 지오는 마음이 더더욱 무거워지는 듯 합니다.

너는 내가 생각한 거보다 더 잘났고, 우리집은 니가 생각한 거보다 더 형편없다.
그리고 나는 그 모든 것을 굳이 뛰어넘을 생각도 하기싫을만큼 피곤하고, 아무튼 너는 나하고는 그만보는게 나을 것 같다.

준영을 잘라내면서 한 말 속에는 지오의 현재심경을 그대로 말하고있었습니다.
2회에서 잠시 나왔던 '사랑이 귀찮을 정도로 사는 게 버겁다'라는 말이 현재의 지오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하나 둘... 지오의 마음 속에서 곪아가던 상처들이 따금거려오기 시작하는 듯 했어요.




3. 그래도, 난 준영이를 다신 안만날 생각이다. 그게 내 한계라도... 이제 어쩔 수 없다. (지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이유는 저마다 가지가지다.
누군 그게 자격지심의 문제이고, 초라함의 문제이고, 어쩔 수 없는 운명의 문제이고,
사랑이 모자라서 문제이고, 너무나 사랑해서 문제이고, 성격과 가치관의 문제라고 말하지만,
정작 그 어떤 것도 헤어지는데 결정적이고 적합한 이유들은 될 수 없다.
모두... 지금의 나처럼... 각자의 한계일 뿐...
(지오 나레이션 中)
 
그리고, 지오는 준영에게 '이별'을 통보합니다. 말 그대로 통보.
지오에겐 한계에 부딪혀 뛰어넘기조차 버거워서 내린 결정이고, 준영에겐 마른하늘에 날벼락같은 통보.

아는 사람에게 그런 일이 있었어요. 오래도록 아무런 문제없이 사귀던 사람이... 바로 전날까지 웃고 장난치며 잘지내던 사람이 갑자기 '이별통보'를 해버렸었어요. 어떤 이유도 그 무엇도 알려주지않은 '이별'
혹시나해서, 주변 친구들에게 '다른 사람'이 생겼는가를 물어보니 - 주변친구들은 되려 '왜 헤어진거냐'라고 되물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좋아하고, 죽고못살아하던 그 상대방이 '이별통보'를 한 것은 상대방의 친구들에게도 꽤나 놀라운 사실이었었죠.
아는사람은 헤어지는 것이 싫어서 너무 힘들어서 울며 매달려도보고 그랬지만, 전과 달리 너무나 차가운 반응에 어쩌지도 못하고 헤어지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약간의 후일담이 있긴하지만... 이야기가 산으로 가므로... PASS!!!
그런데, 헤어지는 이유는 절대로 말해주지않았다고합니다.

그때, 상대방의 이별통보에 무척 황당해서 함께 화를 내준 기억이 있어요. 이기적이라면서, 뭐 그런 사람이 있냐며...
음... 준영의 마음이 그때 느꼈던 그 마음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전날까지 너무나 행복했고 다정했던 애인이... 이별을 통보하고 차갑게 돌아서버리는...
하지만, 지금의 저는 아는사람에게 함께 화를내주듯 준영의 편에서 지오에게 화를 내지를 못하겠습니다.
그건, 이미 지오의 마음을 보았기때문이겠죠...

지오의 복잡한 저 마음을 들여다보니 저는 그때의 그 사람이 생각이 나더군요.
당시 동갑내기였던 두 사람은 환경이 달랐습니다.
아는 사람은 대학생이었고, 상대방은 고졸에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었어요. 
어쩌면 별거아닌 것 같고, 아는 사람또한 '학력따위'라고 말하며 상대를 무척 좋아했지만 - 이제와 생각해보니 그 상대방은 그런 것에도 자격지심이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학력' 속의 수수께끼(?)는 상상에...;;;

저만 그런건지는 모르지만, 상대방에 비해 뭔가 부족해보이는 내가 싫더라구요... 그럼 안되는데, 그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자존심이 상하고, 그 것을 차마 인정하듯 말하고싶지 않아서 내내 감추다가 결국은 한계에 부딪혀버리는 것...
아마, 그때 그 사람도 그랬을 것 같습니다.
뭐, 그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해보지않는한 그때의 진실이 무엇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어찌되었든 그땐, 아는사람의 입장에서만 생각했하고 흥분했던 일들이 지오를 통해서 새로운 시각으로도 보게되네요.



준영이를 다시만나면서, 대체 내가 왜 예전에 얘랑 헤어졌을까... 이렇게 괜찮은 애를...
과거의 내가 미쳤었나싶게 나 자신이 이해가 되지않았다.
그리고 말은 안했지만, 천만번 다짐했다. 다시는 얘랑 헤어지지말아야지...
근데, 또다시 헤어지고 말았다. 내가 저질러놓고도 눈물이 자꾸 나려고한다.
난 내가 생각해도 좀 미친 것 같다. 그래도, 난 준영이를 다신 안만날 생각이다.
그게 내 한계라도... 이제 어쩔 수 없다.

(지오 나레이션 中)


아마, 준영은 쉽게 이별을 받아들이지않을 것입니다. 쉽게 헤어지고싶지않았고, 순정을 주고싶었던 상대인 지오였기에 그녀는 이별을 그리쉽게 인정하지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러는만큼 그녀는 상처를 받겠죠...?
술취해 침대에 쓰러진 지오가, 눈 앞의 준영을 발견하고 혹시 환영이아닐까 눈을 꿈벅꿈벅 거리는 모습이 너무 아프더군요.
뭐, 대단한 연애를 한 것도 아닌데, 준영이와 헤어지고나니 시간이 너무 많다는 지오의 말또한...

이상하게 지오의 마음을 내내 들어서인지, 지오가 너무 안타까워요. 준영이가 얼마나 아플까...라는 생각보다, 지오가 얼마나 힘들고 아플까가 더 걱정이되더군요.  에구구... 인연을 차갑게 끊어낸 그 속이 속이겠어요....;;;




4. 알콩달콩 커플들은 계속되고~

그 와중에, MT분위기내며 점점 알콩달콩 분위기를 내주시는 윤영과 민철.
해진이 더 뜨기 전에 길거리데이트를 즐기는 규호와 해진.
규호, 오도방정(?!)장면... 역시~ 라는 탄사와함께 너무 잘 어울리셨어요...;;;




5. 선배가 말한대로면, 그럼 선배가 지금 날, 이렇게~ 보시는 것도 절 사랑한다는 뜻입니까? (민희)
선배가 말한대로면, 그럼 선배가 지금 날, 이렇게~ 보시는 것도 절 사랑한다는 뜻입니까?
방금 재수없단 뜻이죠? 그쵸? 주준영 선배도 같습니다. '재수없다!' 이제 아셨습니까? (민희)

그리고 내내 준영과의 도둑키스이야기를 퍼뜨리던 수경은 김군에게 기습키스를 당해버립니다.
그에 황당해서 화내는 수경에게 당당히 그 당시 준영의 심경을 느끼게해주는 김군.
미친양언니에게 알맞는 눈높이학습을 해주셨군요...ㅋㅋㅋ
그리고 돌아서서 흐믓한 미소를 짓는 김군은, 일당 짝사랑상대와의 입맞춤 성공인가요???





'지오&준영사건'이 너무커서 잔가지들 모조리 잘라내고... 잔가지들도 무지 재밌었지만, 저 아이들이야기 생각하느라 내내 마음이 힘들었어요. 뭐랄까... 지오의 그 마음이 너무너무 이해가되면서도, 준영이 안쓰럽기도 안쓰러운...
그런데 이상하게도, 저는 준영보다 지오에게 더 마음이 쓰이네요. 12회에선 또 달라질지도 모르겠지만요...;

산다는 건 무척 힘들어요. 때론 내 삶도 가끔 버거워 들여다보기가 싫은데, 다른 이들의 삶은 또 얼마나 버겁겠어요.
그들이 사는 세상은, 그런면에서 회가 거듭할수록 '버겁다'란 느낌도 드네요.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 버거워져요.
그 버거운 이유는, 판타지라는 조미료를 빼고 현실을 더욱 강하게 넣었기에 그럴지도 모른다... 라고 생각됩니다.
그래도 저는 아무리 버거워도 그들이 어떻게살아가는지 계속해서 봐야겠어요.
그들이 그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이고, 그들의 삶을통해서 내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 때론 버거워도 저는 나름대로많은 것을 배워가고있거든요. 그나저나, 그들이 사는 세상 12회에서 준영이 사고나던데...;;;





* 삶의 연륜과 지식이 너무 부족해서인지, 보면볼수록 난위도가 높아지는 그들이 사는 세상.
└5번남았죠...? 아쉬운데, 안도의 한숨도 살짝...;;;
└그러나, 재미와 난위도는 정비례하고있습니다..ㅋ

* 일요일에 '그사세 DAY'였어요. 그날 하루종일자느라 초반에만 봤네요...;;;

* 지오가 '60먹은 여자와 젊은이의 사랑'을 '코미디'로 가야한다며 강한 반발을 하는 장면... 이 있었어요.
└서우작가의 아무리 돈이많아도, 아무리 일이바빠도 외롭다는 말을 - 저는 이해하겠어요.
└돈은 없지만, 작년까진 휴일도 거의 없이 바빠봤거든요. 그 바쁜 와중에도 외롭고, 삶이 지루하기도 하더군요.
└그리고, '유행가가되리'를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어떤 내용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