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히어로 1회 - 추락할 곳 없는 밑바닥에서, 그들이 만나다.

도희(dh) 2009. 11. 19. 20:55

드라마 히어로 1회.

어쩌다보니 봐버렸네요. 이 드라마는 꽤 오래 전부터 이준기씨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기다리던 드라마에요. 꽤 오래 전부터 준비되어왔던 드라마여서 제목도 몇번이나 바뀌곤했고 말이죠. 첫방 시청률은 낮지만 평이 괜찮아보여서 부랴부랴 찾아서 봤는데, 나름 재미나게 봤어요. 계속 볼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1회를 봤으니 대강 감상은 써보겠습니다.

히어로 1회는, 주요 인물들에 대한 이미지 및 대강의 구도를 설명하는 형식이었어요. 어쩐지 잠시 스쳐간 이들만 봐도 이 드라마 속에서 함께 뛰어놀 캐릭터들이 좀 되는 듯 하더라구요. 이 캐릭터들이 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잘 뛰어놀아줬음 좋겠다, 싶기도 했어요.







1. 인생의 밑바닥에서도 좌절하지않고 살아가는 기자, 진도혁

앞으로도 내내 이렇게 그려질지, 첫회여서 뭔가 인상을 강하게 심어주기 위한 장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살짝 방정맞은 느낌이 재미있었습니다. 뭐, 일지매 시절의 용이와는 다른 느낌의 방정이었어요. 히어로 1회에서 만난 진도혁이란 아이는 밝고 꿋꿋하고 의지가 굳센, 그런 아이처럼 보이더라구요.

기자라는 직업이 좋아서 넉달째 월급이 밀린 다 쓰러져가는 삼류잡지사에 온 몸을 바치고, 특종을 위해서라면 몸도 사리지않는 끈기, 집세가 밀려도 남에게 손벌리지않는 자존심, 철없는 누이 덕에 고생하고, 그런 누이의 아이들까지 거둬서 키우는 상황에서도 좌절보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런 아이처럼 보였어요.

강해성(엄기준)의 짧게 스쳐간 한마디에 의하면 꽤나 자존심도 강하고 좀 잘났을 것 같은데, 왜 삼류잡지사의 기자가 되어서 세상의 바닥에서 헉헉거리며 살아가는지는 극이 진행되면서 나오지않을까, 싶어요.


극이 시작되면서 아슬아슬하던 진도혁(이준기)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극이 시작했으니 그의 인생이 꼬여야 더 재미난 이야기가 나오니까 그런 거라고 생각하지만, 저게 실제 인생이라면 참 답답~ 하겠구나 싶기도 하더라구요. '드라마니까'라는 밑바탕이 있기에 그럭저럭 봐줄 수 있는 ... 대부분의 드라마가 그렇지만.

도혁은 넉달째 월급이 밀린 회사의 사장이 모조리 먹고 튀어버린 덕분에 밀린월급과 퇴직금도 없이 실업자가 되어버렸습니다. 월급이 밀린 덕에 집세도 밀리고, 사채를 써버린 누이 덕에 빚더미에 앉았으며, 누이의 아이들, 자신의 조카들까지 먹여살려야하는 상황인 진혁으로선 정말 골때리는 상황이 아닐까, 싶더군요. 주저앉아서 발버둥치는 진혁의 심정이 어떤지 어렴풋이 잡힐 듯 말 듯 하고 말이죠.

저기 먼데이 서울의 다른 동료들은 아마 진혁과 함께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원동력이 되는 아군이 아닐까, 싶어요. 캐릭터는 어렴풋이 이럴것이다, 라는 느낌으로 그려졌고 앞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더 드러나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공홈의 인물정보를 보니... 완전 뻥쟁이 4인방이구먼, 이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도혁의 인생을 꼬이게 한 또하나의 인물인 주재인(윤소이).
재인과 도혁은 악연으로 만나서 서로 으르렁거리다가 바닥인생을 사는 사람들의 어떤 촉, 정의감이랄까? 그런 것이 마주하며 쿵짝이 맞아서 파트너가 되지않을까, 싶어요.. 현재 재인과 도혁 뿐만 아니라 도혁의 조카들과 재인도 영~ 좋지않은 첫만남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으르렁대는 상황이에요.

열혈형사인 듯한 재인과 열혈기자인 듯한 도혁. 첫 만남부터 심상치않았던, 그래서 만나는 순간마다 으르렁거리는 두 사람이, 어떤 계기로 손을 잡고, 그들이 사는 그 세계의 악의 축의 비리를 어떻게 까발릴지 궁금해지고 있어요.


회사는 망하고, 월급은 떼이고, 누나 덕에 사채 빚을 지게되고, 어린 조카들을 양육하게 되었으며, 뭔 사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라이벌 관계였을 듯한 강해성과의 우연찮은 만남, 그런 강해성이 '대세일보'의 팀장이란 사실을 알아버린 도혁은... 세상 참 뭣같다, 라는 생각을 하는 듯 하더군요. 안되는 놈은 뭘해도 안되고, 되는 놈을 뭘해도 되는 세상이라며 술주정하려는 듯한 느낌어었거든요. 암담한 현실을 어떻게 벗어나지, 라는 ... 좌절이랄까.. 우울이랄까.. 그런 느낌도 있었고. 극이 시작되면서 도혁의 인생은 이렇게 꼬이고 있었습니다.


2. 변한듯 변하지않은 세상으로 나온 도끼파 두목, 조용덕.

세상은 그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세상의 뒷편, 혹은 세상의 위에서 세상을 제 손으로 움직이는 어떤 세력들은 그를 견제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모든 걸 가슴에 품고, 15년만에 세상에 나와 그들에게 다가가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들은, 그런 그가 두려웠는지 자꾸 견제하고 있었고 말이죠.

15년만에 나온 세상은, 15년 전과 너무나 달라져있었습니다.
15년 전부터 세상에서 그냥 세상의 흐름에 따라,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게 그 변화에 맞춰 살아온 사람들은 모르지만, 15년을 세상과 격리되어 살아온 그는 세상의 변화가 너무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웠던 것 같더군요. 겨울이 다가오는 가을에 반팔을 입고 다니는 그의 모습만큼 말이죠.
 
그가 세상과 격리되어있었던 긴 시간 동안, 세상은 변화해서 15년이라는 커다란 틈을 만들고선 그를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그 15년이란 시간동안 사랑하는 아내와 딸은 이미 다른 사람의 아내와 딸이 되어버렸어요. 그를 따르던 조직원들은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그리 살아가고 있었어요. 15년의 세월이 지난 세상에 그의 것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세상에 변하지않은 것이 있는 듯 하더군요. 15년이란 세월이 흐르도록 변하지않은 것은... 돈과 권력, 그 힘이 세상을 뒤에서 움직이고 조종한다는 현실이었어요.15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는 왜 15년이란 형을 다 채우고 세상에 나와야만 했는지, 왜 15년 후에는 그의 조직원들이 그의 곁을 지켜주지 않았는지, 그는 대세그룹의 회장과 어떤 악연이 있는지... 그는 기자를 왜 신뢰하지않는지, 그리고, 그는 왜 15년이 지난 지금도 그 보이지않는 세력에 의해서 견제를 받아야만 하는지. 그 것이 모든 것이 변했으되 변치않은, 그의 15년이란 틈을 겨우겨우 메워주는 그 무언가가 아닌가 싶더군요.



3. 세상의 바닥에 있는 그들이, 세상의 위에 있는 그들과 맞서다.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1회 안에서 그려낼 수 없기에 앞으로 극을 따라가다보면 알 수 있을 듯 해요. 하지만 한가지 확실하게 느껴지는 것은, 도혁과 용덕, 이 두사람이 칼을 겨눌 자들, 그 세상의 바닥에서 다시 땅을 박차고 솟아오르는 그들의 목표는 세상의 위에서 돈과 권력으로 살아가는 저들 (해성과 대세 회장)이 아닌가 싶어요. 그러니까, 아마 이 드라마의 '악의 축'은 저 두사람인 듯 하더군요.


그에게 이 것은 하늘이 주신 기회, 혹은 운명이었을지도 몰랐어요.
아무도 기억해주지않는 15년 후의 세상에서 유일하게 그를 기억해주는 진도혁을 만난 것, 그리고 자신이 그리도 싫어하는 기자란 직업을 가진 진도혁의 그 질척이는 삶이 자신의 그 것과 다를바 없다는 것을 알아버린 것, 그리고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어떤 공식도 섞어서, 그는 기자 진도혁을 통해서 15년 전의 자신의 억울함이랄까, 원한이랄까, 그런 것을 풀어내려고 하는 듯 했어요. 자신이 가장 신뢰하지않는 그 것을 통해서 말이죠.

더이상 추락할 바닥이 없는 두 사람은, 그렇게 한 팀이 되어서 그 바닥을 디딤돌로 삼아 올라서려고 하는 듯 했어요. 인생의 패배자들이라고 손가락질 당하는 그들이, 인생을 성공했다고 으쓱이는 그들의 뒷통수를 한대 크게 갈겨줄 준비를 하는 듯 하달까...?

이렇게쓰니, 뭔가 또 되게 재밌게 본 기분. 그냥 끊어가면서 대강대강 봤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