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왕녀 자명고 14회 - 그로부터 5년 후, 그렇게 그들은 살아가고 있었다.

도희(dh) 2009. 4. 28. 18:01

왕녀 자명고 14회.
그날들로부터 5년이란 시간이 흐르고, 아이들은 성인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살아가는 자명과 왕이 되기위해 살아가는 라희와 호동.
여전히 자명을 지키기 위해 살아가는 일품과 운명에 순응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왕홀.
그렇게 그들은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왕녀 자명고의 제 1막이라고 볼 수 있는, 13회가 끝나고나서 대충 줄거리라도 줄여서 올려볼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귀찮아서 접었는데, 왕녀 자명고 14회의 본격적인 시작 전에, 정치적 스토리는 제외하고 아이들을 중심으로 한 13회까지의 간략한 줄거리가 나오더군요. 본격 2막을 알리며, 새로운 유입시청자들을 위한 서비스처럼 보였달까?

우려했던 것보다 성인배우들이 아역배우들과 분위기가 비슷하게 나타나면서, 그 아이들이 정말 자라난 느낌마저 들어서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이런 느낌대로라면, 계속해서 보게될 듯 합니다.






1. 다 어릴 때 일이지, 뭐. 그나저나 호동왕자 신세도 딱하게 됐네. (라희)

넌 그럼 내 손이 기녀손 같은 줄 알았더냐?
칼을잡고, 서책을 잡고, 때론 곡괭이도 잡고.
왕의 손은 그런 것이다. (라희)


라희는...
태녀가 되고, 여왕이 되기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무술을 배우며, 손에 굳은 살이 베겨도 '왕의 손'이기에 그런 것이라며 웃어넘길 수 있는, 그녀는 그렇게 왕이 되기위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린시절 있었던 호동과의 추억을 아련하게 기억하며 '다 어릴 때 일이지'라며 웃어넘기지만, 그 어린 시절의 일이 라희의 마음 한 구석에 고이 모셔져있는 듯 보였습니다. 곧 꺼내어지길 기다리며.

어린시절, 호동이 뚱뚱하고 못생겼다던 라희는, 자라면서 무척 아름답게 성장해있었습니다.
조만간, 태녀책봉식에서 재회할 가능성이 있는 호동이 깜짝 놀랄 것 같습니다.
라희에게 너무 아름다워서 시샘조차할 수 없는 미를 지니길 바랬던 왕자실의 바람처럼, 너무나 아름답게 자라난 라희공주. 특히, 서책을 읽다가 문득 호동이 생각나서 그리운 듯한 표정을 짓는 라희가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영리하고, 똑똑하고, 아름다운 낙랑의 공주.
그래서, 모두에게 사랑받고, 당연히 낙랑의 차기왕이 되어야할 라희에게 다가오는 운명.
그 모든 것을 빼앗길 위기에 놓이게 될 라희가 떠오르니 벌써부터 안타까워지기도 합니다.




2. 뭘 기억하고, 뭘 잊어가며 살아야하는 걸까? (뿌쿠/자명)

내가 공부를 안해서 멋지게 말은 못하겠지만, 쓰레기에 보자기 덮는다고 구린내가 가시냐?
풀풀나는 냄새는 어쩔건데?
우린, 너무 많은 걸 잊고사는 건 아닐까? 뭘 기억하고, 뭘 잊어가며 살아야하는 걸까?

오빠가 죽을 뻔 한건아니니까.
염통에 뒤꽂이 꼿힌 것도 나고, 오빠대신 묘리언니 죽은 것도 아니니까 그럴 수 있지.
난 아니야. 그 사람들 찾아서, 딱 한번만 나타나 줄꺼야.
내가, 산호 뒷꽂이에 가슴박힌 당신 딸이에요. 율구현에서 죽이려던 뿌쿠입니다.
진짜이름은 뭔지 모르겠지만, 당신들 딸 맞습니다.
나, 안죽었거든요. 미안해요, 실망시켜서.
하하하 웃어준 다음에 새까맣게 까먹어 주려고... (뿌쿠/자명)


자신대신 죽은 묘리를 내내 기억하며,
자신을 죽이려고 했고, 묘리를 죽인 그들을 찾기위한 뿌쿠(자명)는 낙랑으로 떠날 준비를 하게됩니다.

예상대로, 그녀를 통해 최리에게 복수하려는 호곡은, 아직 전수하지못한 것들 때문에 뿌쿠(자명)를 계속 잡고있는 중이고 말이죠. 사실, 호곡이 정말로 뿌쿠(자명)를 걱정하는 것이라고 순간 착각했었습니다. 그래도 5년이란 시간동안 함께한 정이 있어서. 그러나~ 자명을 첩자? 살수?로 보내서 라희와 최리를 죽이려는 계획이더군요. 최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잃는 아픔과 자식의 손에 죽는 비극을 만들어내기위한 호곡의 고난이도 식상한 작전!!!

그러나, 뿌쿠(자명)의 고집을 아는 차차숭은,
뿌쿠(자명)에게 어디어서든 '살아남는 법'을 가르치며, 그녀의 안위를 걱정해주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말리는데도 불구하고, 꼭 낙랑을 가려는 뿌쿠(자명).
아마, 이제 때가되었다는 '운명'의 이끌림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고 '라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뿌쿠의 상황과 마음을 약간 흐지부지하게 그린 어린시절과 달리, 성인부분부터는 뿌쿠(자명)의 상황과 그 마음등등을 세세하게 그려나갈 준비를 하는 듯 해서 반가웠습니다.





3.  왕이되는 법을 배워나가는 라희와 살아남는 법을 배워나가는 자명.

같은 날, 같은 아비에게서 태어난 배다른 두 자매가 전혀다른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교차하며 보여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렇게 다르게 살아가지만, 곧 운명의 이끌림에 의해서 만날 것이라고 말해주는 듯 보이더군요.
그렇게, 왕이 되는 법을 차근차근 체계적으로 배워나가는 라희와 살아남는 법을 하나 둘 배워나가는 자명.

그렇게, 최리를 이은 차기왕이 되는 것이 운명이고 당연한 순리라고 여기던 라희 앞에 '자명'의 존재가 나타나 그 순리가 흔들리는 순간, 라희의 심정은 어떨까? 게다가 호동까지 자명을 사랑하게 될테고.
기예단에서 그리 힘겹게 살아갔는데, 자신을 죽이려고하는 부모를 원망하면서도 그리워하며 살아왔는데, 그 부모들이 사실은 '낙랑의 왕과 왕비'라는 것을 알게되는 자명(뿌쿠)의 그 심정은 또 어떨까?




4. 글쎄, 뭘 기억해야하나. (행카이/일품)

(오빠는 뭘 기억하고 싶어?)
너와 같이있는 모든 날들이 다 소중하지.
(잊고싶은 것은?)
우리 뿌쿠를 아프게하는 모든 것들.

낙랑땅을 떠나면서 내 부모를 마음에서 버렸어. 두번다시 생각하고 싶지않아. (행카이/일품)

뿌쿠(자명)의 오빠로서, 뿌쿠를 지키고 또 지켜주며 살아야한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행카이(일품).
그의 흔들리지않고 뿌쿠를 지켜줘야한다는 그 마음은,
기억조차나지않는 그 날, 엄마인 달개비가 자명이 탄 삿갓배에 일품을 태우며 자명을 지켜야한다고 했던 그 마음과 말들이 마음 깊은 어딘선가 자꾸만 울리고, 그렇게 되새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쁜 생머리의 어린 행카이는 자라면서 꼬불꼬불 머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아, 왜, 사극의, 왕이아닌 좀, 멋진 캐릭터로 나가려는 남자들은 다 꼬불머리일까? (하고 생각 중..;)

무튼, 뿌쿠(자명)을 위험하다고 여겨지는 낙랑으로 보내고싶지않은 일품.
행카이(일품)는, 어렴풋이 '호곡'을 기억해나가고 있더군요.
일품... 단편적으로나마 조금씩 기억을 되찾을 것 같기도 합니다.




5. 율구현의 안주인은 모양혜입니다. 그 분은 내 어머니요, 형수요, 아내입니다. (왕홀)

한 분은 누님이요, 한 분은 형님.
달아봐야 어느 한쪽으로도 기울이지않는 저울인데, 누굴 원망하고 누굴 미워하겠습니까?
형수님이 누님을 용서하실 때까지 제가 감당해야 할 천근의 무게지요.
하긴, 누님이 원망스럽기는 합니다.
버거워서요.
원래 나란 놈, 즐겁고 재미있게 사는 게 딱 맞는데, 영호장원의 주인이자 낙랑의 대장군이라니! (왕홀)


아역 때부터, 그 존재감이 그닥 크지않다가, 13회의 '형사취수혼'으로 인해서 잠시 부각되었던 왕홀또한 훤칠하게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장난끼많고, 형님과 형수님을 부모처럼 모시고, 근심없이 편안하게 살고싶어하던, 그래서 모양혜의 다그침에 울어버리던 어린왕홀과 그리 살고싶었다 말하는 성인왕홀의 모습은 묘하게 겹쳐지더군요.

그는, 운명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듯 보였습니다.
누님이 형님을 죽인 것도 운명이요, 형수가 아내가 된 것도 운명이요, 영호장원의 주인이고, 낙랑이 대장군이 된 것도 나의 운명이니, 어쩌랴. 하는 듯이.
그러나, 그의 누나인 왕자실이 만드려는 또다른 운명, 낙랑의 부마가 되는 것은 단호히 거절합니다.

누나와 모양혜 앞에서는 한없이 여리던 왕홀의 모습을 하면서, 대장군이란 칭호에 맞게 무게감있는 모습도 보이는 왕홀. 특히, 모양혜 앞에서는, '어머니요, 형수요, 아내'라던 왕홀의 말처럼 '어린 왕홀'의 느낌이 많이 나곤 했습니다. 특히, 때밀어 줄 때 몸 베베꼬는 건... 진짜 엄마아들 같았다능~;



여보. 우리 홀이가요, 다 컸나봐요. 언제 저렇게 다 자랐죠? (모양혜)

그리고 언제나처럼 홀이의 등을 밀어주던 모양혜는. 순간적으로 아들같던 홀에게서 '남자'를 느끼게 됩니다.
그렇게 훌쩍 커버린 홀이를 생각하며, 남편 왕굉에게 하는 넋두리가 어느새 훌쩍 커버린 아들을 생각하는 어머니 같았고, 그 순간, 다시한번 왕홀에게 가졌던 마음에 놀라 흠칫하는 모습이 천상 여인네같았고, 또한  귀여우면서도 재미있었습니다. 뭐, 어때~ 남편인데... (웃음)
앞으로 왕홀을 향한 모양혜의 그 마음이 '왕녀 자명고'를 재미있게보는 포인트 중 하나가 되어줄 듯 하군요.





6. 멋지게, 모두를 속여넘기셨습니다. 마마. (호동)

어머니를 죽이고까지 왕이되고 싶으십니까?
어버이가 그릇된 명을 내리면, 따르지 않아도 좋은 것입니다.
칼에 뭍혀도 좋은 피가 있고, 결코 뭍혀선 안되는 피가 있습니다.
임금은 때로 자식을 죽이고 아내도 죽입니다. 허나, 자식은 아무리 왕이라해도 부모를 죽일 수 없습니다.
이제 그 칼에 어머니의 피를 뭍히면, 비록 보위에 오른다해도 어느 백성이 마마를 따르오리까?
지도자가 진실로 두려워해야하는 것은, 죽음이 아니라 욕된 이름을 역사에 남기셔야 하는 겁니다.

/좌보는, 나더러 죽으라는 건가?/

그 것이 왕자마마에게 주어진 잔이라면 받으셔야 합니다. (을두지)


최리와 송옥구의 밀약에 의해 낙랑에 발목잡혀있는 호동왕자.
호동은, 계모이자 무휼의 원비인 매설수의 임신소식에 과거의 그날을 기억하며 쓴 웃음만 짓게됩니다.
그리고, 무휼의 명으로 매설수를 잡으러 나서게까지 되더군요.

호동은 선천적으로 강하다기 보다는, 왕이되어 살아남기 위해서 강해지려고하는 인물로 보였습니다.
혈육도 벨 수 있는, 잔인한 검을 배웠다하더라도, 어머니라 부르던 매설수를 죽일 수 없음을 먼저 떠올리는.
결국, 매설수를 잡으러 나서는 호동의 앞에서 또다시 이상을 말하는 을두지와 그런 을두지를 무시하고 나가는 호동. 하지만, 호동은 언제나처럼, 이 날의 을두지의 말도 마음에 새겨넣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을두지에게 '당신은 몽상가다'라고 말하면서도, 그의 말을 되새기고 또 되새기는.
어쩌면, 호동또한 몽상가가 되고싶지않았을까, 싶습니다. 그 날, 매설수의 독기서린 말만 듣지않았더라도 그리 자랐을 호동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조금 이르게 알았을 뿐... 어떻게든 알게될 진실이기는 했죠.





7. 일개 범부의 분노는 집안을 망치지만, 왕의 분노는 피바람을 부른다. (최리)

무휼의 첫 왕비가, 아이를 가졌다?
대무신이란 별호를 그냥 얻는가?
일개 범부의 분노는 집안을 망치지만, 왕의 분노는 피바람을 부른다.
우리 낙랑은, 호동을 지원한다.
오늘로서 비류나부 송옥구와 맺은 밀약은 깨졌다.
이제 우리 낙랑은 호동을 지원할 것이다.
호동이 동생과 피바람을 일으킬 수 있도록 부추겨야 한다.
무휼의 왕비가 반드시 아들을 낳아야 할텐데. (최리)


매설수는 보기좋게 모두를 속여넘기고, 무휼의 아이를 갖게됩니다.
그러나, 그에대한 무휼의 지독하게 잔인한 분노로인해 그 분도를 피하기위해 국내성 탈출을 시도하지만, 곧 잡힐 위기에 닥치고 결국 '여랑'을 통해 살아나갈 길을 모색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상황들을 전해들은 최리는, 호동의 편에서서 고구려의 피바람을 몰고오도록 계략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무휼이 그 옛날, 왕굉과 최리사이에서 피바람이 불도록 조장한 것처럼, 최리또한 호동과 매설수에게서 태어날 호동의 동생사이에서 피바람이 불도록 부축일 계획을 말이죠.

하지만, 이미 알고있는 낙랑의 최후를 생각하면, 최리는 무휼과 호동을 너무 앝잡아 본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무휼이 그런 것처럼.





8. 본격적인, 운명의 시작인가?

예고를 보니, 자명이 드디어 낙랑으로 들어선 듯 합니다. 것두 남장을 하고...;
그리고, 그 옛날, 왕홀의 혼례식에서 유쾌한 만남을 가졌던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되는 듯 하군요.
에구.






이상입니다.
앞으로 남은 36회동안, 이들의 운명을 어찌 풀어나갈지 기대가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낙랑'이야기를 '고구려'이야기보다 더 재미있게 보는 편인데, 매설수임신사건 덕에 고구려의 비중도 어느정도 늘어날 것 같기도하고, '라희-호동-자명'의 삼각스캔들은 또 어찌 풀어나갈지도 궁금하고, 뭐 그렇습니다.

그나저나, 소소가 자꾸 눈에 걸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