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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페셜 : 바람은 소망하는 곳으로 분다) 바람은 어디로 불었을까

도희(dh) 2015. 3. 23. 03:06


~ 바람은 소망하는 곳으로 분다 ~
<<바람은 어디로 불었을까>>


* 작품정보

  • 제목 : 바람은 소망하는 곳으로 분다
  • 극본 : 홍순목
  • 연출 : 김용수
  • 출연 : 김영철, 임윤호, 유대준, 이원종 外
  • 방송 : 2015년 3월 20일 / 총 2부작

 

  • 기획의도 (줄거리) : 신분을 숨긴 채 36년을 살아온 탈옥수 3명과 그들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정통 미스터리 스릴러


#. 36년 전,


1979년.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교도소의 터줏대감 우문술은 절도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복역하게 된 방대식을 챙겨주게 된다. 어느 밤, 우문술은 여느 때와 같이 방대식에게 무다구치 보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게 되고, 그 이야기를 듣게된 몇몇 죄수(유재만,문종대)와 간수(조성기)가 흥미를 갖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우문술은 방대식에게 무다구치 보물이 있는 장소를 유언으로 남긴 채 죽게된다.


얼마 후, 천상사의 사주를 받고 일부러 가옥에 수감된 대한민국 최고의 열쇠기술자 유원술은 문종대와 함께 보물의 위치를 알고있는 방대식을 설득하지만 쉽지 않았고, 그런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유재만은 방대식을 책임지겠다는 말로 그들 일당에 합류하게 되며 세 사람은 유원술의 도움으로 탈옥하게 된다. 탈옥 후 일행은 천상사와의 약속 장소에 도착하게 되지만 천상사의 악랄함을 전해듣게 된 유재만은 문종대를 설득해 천상사를 배신하게 된다. 그러나 얼마못가 그에게 발각되며 일행은 그의 악랄함에 대한 두려움으로 복종하게 되고, 그렇게 그들은 함께 보물이 숨겨진 장소를 발견한다. 



#. 36년 후,


타인의 신분으로 36년을 살아온 목사의 죽음. 그 죽음에 사용된 흉기가 36년 전에 있었던 미제사건에서 사용된 것과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하게된 양구병은 퇴직한 선배 조성기의 도움으로 목사의 정체가 36년 전 간통죄로 복역하던 죄수 문종대임은 물론, 36년 전에 일어났던 탈옥사건의 전말을 전해듣게 된다. 그 이야기를 듣고 사건을 수사하던 양구병은 아무도 모르는 진실, 존재하지 않는 탈옥수를 기나긴 시간동안 추적한 선배형사 조성기와 그가 지목한 또 다른 탈옥수이자 현재 폐지를 주워 생활을 꾸리는 노인 방대식에 주목하게 된다. 


그의 실체를 쫒던 형사 양구병은 퇴직한 선배 형사 조성기의 도움으로 그 목사의 정체가 36년 전 탈옥한, 그러나 기록에서 삭제된 탈옥수임을 알게된다. 그리고, 살인에 사용된 흉기가 36년 전에 있었던 두 건의 미제사건에서 사용된 것과 동일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36년 전에 일어났던 탈옥사건의 이야기를 듣게되며 아무도 모르는 진실, 존재하지 않는 탈옥수를 기나긴 시간동안 추적한 선배형사 조성기 그리고, 그가 지목한 또 다른 탈옥수이자 현재 페지를 주워 생활을 꾸리는 노인 방대식에 주목하게 된다. 


그러던 중, 문종대를 죽인 범인을 눈치챈 열쇠기술자 유원술이 살해당하게 되고, 양구병은 이 모든 사건이 36년 전과 이어진 연쇄살인임을 직감하게 된다. 그래서 또 다른 탈옥수 방대식을 주목하던 중 목숨을 위협받는 그를 구하게 되며, 36년 전 사건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위해 조성기를 찾게되고 그 곳에서 기나긴 시간동안 숨겨진 진실을 찾아내게 된다. 



#. 36년의 진실


진실을 말하기 전에, 나는 이 드라마를 본방송으로 보지 못해버린 덕분에 이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진실의 일부를 미리 알고 봐버렸다. 그래서, 나름 조각들을 맞추며 봤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봤다면 과연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조성기와 천상사는 쌍둥이 형제로 어릴 때 헤어졌다가 형사와 군인이 되어 재회하게 된다. 어느 날, 교도소의 간수로 있던 조성기는 무다구치 보물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되고 형인 천상사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며 이 보물찾기를 계획하게 된다. 36년 전, 천상사와 탈옥범들은 무다구치 보물을 찾게된다. 그리고 그 보물을 혼자 독차지하기로 결심한 천상사는 탈옥범들을 죽이려고 하지만 역으로 그들에게 당하게 된다. 그 후, 동생 조성기에게 배신당했다고 생각한 천상사는 동생 조성기를 죽이고 (극 중 나오는 '머리없는 남자 외손잡이 시체') 동생 행세를 하며 탈옥범들을 추적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36년이란 기나긴 추적 끝에 그들을 찾게된 천상사는 자신과 똑같이 생긴 아들을 이용해 그들을 향한 복수를 감행하게 된 것이다. 


아, 천상사의 복수란 보물이 아닌 배신이었다. 무다구치 보물은 가짜였기 때문이다. 천상사가 언제 그 보물이 가짜라는 것을 알게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는 그 보물이 가짜임을 알았다고 한다. 그 보물이 가짜였기에, 문종대는 죽은 자의 신분을 도용해 목사가 되어 살았고, 방대식은 폐지줍는 노인이 되어 근근히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대형 리조트 회사의 사장이 되어 유일하게 성공한 삶을 살아온 유재만은 사기꾼이란 직업적 특성을 살려 현재에 이르게 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 가짜 보물을 이용해 직업적 특성을 살려 성공한 것인지, 그 이후 열심히 살아 성공한 것인지, 다른 루트로 직업적 특성을 살려 성공한 것인지는 극 중에서 그려지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 천상사는 유재만을 향한 복수의 도끼(...)를 멈추고 떨어뜨리게 된다. 그는 그렇게 복수를 끝냈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오랜 시간 숨겨왔던 감춰진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남으로서 그 모든 것이 무의미해져서 그런 것인지, 양구병의 존재로 인해 도끼를 휘두를 수 없음을 알기에 그런 것인지,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후배 양구병을 아껴서 그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라는 감상적인 이유는 아니라고 본다. 그럴 수 있는 자라면 자신이 저지른 참혹한 죄악을 합리화시키고, 아들을 복수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았을테니. 피도 눈물도 없는 악인 천상사이기에 감상적인 이유가 아닌, 그의 내면에서 무언가 무의미함을 깨닫게 했거나, 어쩐지 살인병기다 되어버린 듯한 아들에게 뒷일을 맡기고 자신은 그 즈음에서 손을 뗀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 아들이 무기징역을 받지 않는 이상 세상에 다시 나올 것이고 그의 복수는 진행될 수 있을테니까... 등등의 끝없는 망상은 여기까지.



#. 바람은 어디로 불었을까


이 드라마의 가장 아쉬운 점은 후반부, 즉 사건의 마무리가 아쉬웠다. 나름 긴장감도 넣어주며 사건을 추적하며 중반까지는 꽤 흥미롭고 나름의 재미도 있었던 드라마는 어느 순간 다급해졌고, 그래서 모든 것을 잠시 스치는 영상과 대사로 후다닥 처리해버린 듯 해서 말이다. 보물을 발견하고 그 보물을 두고 싸우고 사건이 일어나고 그렇게 그 곳에 탈출해서 보물이 가짜인 것을 알며 좌절하게 되고 그렇게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탈옥수들의 삶을, 복수에 미쳐 형제를 죽이고 아들을 복수의 도구로 키우는 천상사의 삶을, 대사가 아닌 영상으로 보고 싶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 모든 것을 담기에 시간이 너무 부족했을지도 모르지만. 확대편성이 되며 평소보다 20분이란 추가 시간이 더 주어졌지만, 그 시간 만큼 이야기를 더 담고자 했고 그래서 결국 이야기가 흘러 넘친 것이 아니었나, 싶었다. 그리고, 흘러넘친 이야기를 감당하지 못했기에 갖가지 추측 만을 남긴 채 이야기는 어설픈 매듭을 지었다. 


제목이 의미한 바를 모르겠다. 결국 이 제목이 말하는 소망은 천상사의 복수이고, 그렇게 바람이 불어간 곳은 그의 복수가 닿는 곳이었다는 것일까? 바람은 소망하는 곳으로 분다. 그렇다면 이 바람은 어디로 불었을까...?




#. 그리고..


1> 오프닝 타이틀이 인상적이었다. '아주 오래된 이야기...'로 시작되는 음산한 분위기의 노래도. 오프닝 타이틀은 이 극에 숨겨진 진실에 대한 힌트였다. 드라마가 끝나고 다시 이 오프닝 타이틀을 본다면 이 드라마의 중요 포인트들이 순서대로 짚어준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극 중에서 마지막까지 드러나지 않았으나 어쩐지 의미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1988년, 광주시민 양모시 아들을 위해 도넛 사오다 숨져] 라는 기사 타이틀이다. 아마도 여기 나오는 양모씨는 양구병의 아버지일 것이고, 양구병이 도넛을 달고 사는 것은 아버지에 대한 추억 혹은 그리움이란 의미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 부분은 극 중에서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양구병이란 주요 캐릭터의 일부이기에 이렇게나마 표현한 것이겠지, 싶은. 아마도, 이 드라마의 엔딩이 도넛인 것은 ... 제발 눈치 채달라는 간절한 애원은 아니었을까?ㅋㅋ 드라마에서 깨어나라는 감독의 노림수일지도 모르겠고ㅋㅋㅋ (화크의 톡식같은;)


2> 이 드라마의 또 다른 아쉬움이 떠올랐다. 반전을 위한 반전, 이다. 물론, 돌이켜보면 반전에 대한 힌트를 던졌으나 그 힌트를 제대로 받아먹지도 못한 상황에서 반전이 드러나버린 것 같았다. 물론, 반전의 일부를 알고 봐서 큰 감흥은 없었으나... 그런 기분이 든 것은 어쩔 수 없었다.


3> 천상사는 왜 집 안에서까지 연기를 했을까. 천상사는 아들을 살인의 도구로 키운 것일까. 이 모든 것은 그가 피도 눈물도 없는 악인이자 철저한 성격을 가졌음을 표현한 것인가, 싶기도 했다. 동생의 인생을 빼앗아 살면서도 들키지 않는 것은 물론 모범형사로 표창까지 받은 걸 보면, 그는 굉장히 철저한 사람이고 36년간 오로지 복수를 위해 기나긴 추적을 했다는 것은 그만큼 끈질긴 사람이란 의미인 듯도 싶었다. 


4> 유원술 아이의 수술비는 누가 줬는지, 보물이 가짜임을 알게된 탈옥수들이 그 후 좌절하고 각자의 길을 가고 그렇게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도 궁금했다. 그 가짜 보물은 결국 그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빼앗고 빛이 닿을 수 없는 영원한 음지에서 살게 만들었다. 그들의 삶은 어땠을까....? 그리고, 정체가 탄로난 살아남은 두 탈옥자들은 어떻게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


5> 이 드라마에 대한 한줄 평은 기승전읭-? 그리고, 김용수 감독의 단막극을 볼 때 가끔 느끼게 되는 당혹스러움이 그득 뭍어난 단막이었다. 전체적인 불친절함과 급박한 마무리, 그리고 도넛으로 마무리된 엔딩이 당혹스러워서 그렇지 ... 재미는 있었다. 이 분이 아니라면 누가 엔딩을 공중에 뜬 먹다만 도넛으로 장식하겠는가, 싶어서 웃음도 나왔고. 이 드라마에서 보여준 그 당혹스러움이 단막이기에 가능하다고 말하고 싶으나 사실 이 분은 단막과 연속을 가리지 않고 그 예술혼과 실험정신을 불태우긴 한다. 그리고 전에 비해 애정도가 많이 하락했으나 여전히 뭐에 씌인건지 아직까지는 이런 꺽이지 않는 감독의 고집이 유쾌하고 즐겁다. 드라마판에 이런 감독 하나쯤 있어도 좋지 아니한가, 랄까? 아무튼... 보고난 후, 대본이 궁금했다. 어느정도의 수정이 있었을 것 같아서.뭐, 공개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적도의 남자' BGM이 나와서 반가웠다. 나도 모르게 긴장되며 간만에 드라마보며 쫄깃함을 느껴봤다.


6> [드라마 스페셜]이 2부작으로 편성되며 시간이 늘어났다. 광고시간까지 합쳐서 100분. 실제 방송 시간은 80여분이다. 기존 단막극 보다 20여분 늘어난 것이니 그리 적은 시간은 아닐 것이다. 2부작으로 편성이 되었기에 이야기가 더 필요하다고 여기게 되었고 보물찾기를 중심으로 한 1부와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2부에는 분명 36년 전 사건에 대한 접점은 있었으나 너무나 다른 이야기로 전개되었는데 이 부분에서 제작진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와 시청자가 보고 싶은 이야기의 삐걱거림이 생긴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추가된 20분의 시간, 그 시간의 활용이 아쉬웠다. 그 추가된 시간을 통해 기승전결이 완벽한 드라마를 원했으나 43분+40분 동안 담기에는 감당하기 벅찬 이야기들을 담으며 기승전읭,을 선사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사실, 이야기란 영상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가 아닐까, 싶은 감독의 연출방식을 알기에 60분 가량의 단막극 대본을 제대로 다 찍으며 원하는 예술도 하셨으면 하기도 했다. 어쩐지, 김용수 감독이라면 60분짜리 대본으로도 80분짜리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뭐, 나의 오해일지도 모르겠지만. 스스로 만드러내는 그림으로 인해 대본을 다 표현할 시간이 없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종종 했기에 나온 생각이기도 하다. 


[드라마 스페셜 2015 - 시즌1]의 첫번째 에피소드는 아직 안봐서 어땠는지 모르겠고, 남은 두 개의 에피소드는 부디 추가된 시간만큼 완성도가 높은 드라마이길 바래보는 중이다. 


7> 인상깊은 배우는, 천상사-조성기-천상사 아들, 이렇게 1인 3역을 소화한 임윤호. 그리고, 그 존재감에 도무지 인상에 남지 않을 수 없는 유대준(데프콘). 반가웠던 배우는 오랜 만이었던 최성원. 인상깊은 씬은 초반 버스탈취씬과 우유에 피가 번지는 씬. 반가웠던 BGM은 coma(적도의 남자 OST). 인상깊었던 BCM은 '아주 오래된 이야기~'로 시작되는 오프닝 타이틀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