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힐러 20회 : 최종회) Goodbye 힐러

by 도희. 2015. 2. 11.

 

언론은 이 사회의 아픔을 진단하고 치유하고자 존재한다

 

- 힐러 창간호 -

 

 

당신네들의 덫에 걸린 정후는 어르신이 내민 손을 외면한 채 스스로 그 덫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그러나 덫에서 벗어나기 위한 그의 행동은 이미 당신네들에게 예상 가능했던 패턴이었고 그래서 또 다른 덫에 걸리게 된다. 그렇게 그 누구도 찾을 수 없는 깊은 곳에 숨어서 지내던 조민자의 아지트가 발각되며 한 팀이 된 우리들은 함께 움직이게 된다. 

 

한 발 빠른 당신네들의 움직임으로 인해 정후의 자질구레하게 귀찮은 일련의 행동들은 헛수고가 되었고, 조금은 위험할 수도 있는 플랜B를 실행하게 된다. 내 여자와 둘이서 편안하게 살기 위해서 그 위험을 감수하기로 한다. 그 뒤에는 어르신의 실체를 밝히고 내 사람들을 지키고 '서정후'로서 세상 위에서 사람들 속에서 다른 사람들처럼 살아가기 위해서.

 

그렇게 이런저런 일련의 상황을 겪은 정후는 자신에게 씌인 모든 혐의를 벗은 채, 기자가 되어 평범한 혹은 내가 사랑하는 또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 속에서 내 여자와 함께 편안하게 사랑하며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동안 자의 혹은 타의로 침묵을 선택했던 이들이 목소리를 냈기에 가능했던 결과이기도 했다. 실체가 드러난 어르신의 몰락이 확실시된 가운데 자칭 농부라 부르는 그 집단은 건재했기에 2, 제3의 어르신은 또다시 나타날 것이다. 농부들은 그렇게 또다시 제멋대로 나라를 농사짓는다는 명목으로 각종 비리를 저지르고 사람을 죽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떠한 압박과 회유와 협박 속에서도 꿋꿋히 버텨내며 이 사회의 아픔을 진단하고 치유하고자 존재하는 언론이 되기위해 앞장서는 썸데이의 기자들과 침묵에서 깨어난 사람들이 있기에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질문. 좋아하는 것... 높은데, 첫 눈, 작은 손, 하얀 이불, 그 머리칼..

싫어하는 것... 그 것들과 같이 있지 못하게 하는 모든 것.

 

- 힐러 20회 / 서정후 -

 

내가 좋아하는 것... 그의 셔터소리, 커다란 손, 웃는 눈, 커다란 품.

싫어하는 것... 그 것들과 함께 있지 못하게 하는 모든 것.

 

- 힐러 20회 / 채영신 -

 

 

사실, 이 드라마에 꽂힌 건 정후와 영신의 멜로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8회 엔딩의 눈꽃키스씬과 9회예고의 공중전화씬에서 제대로 꽂혔고 그 후에 정주행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랜 만에 느끼는 아련한 설레임이 좋았고 그래서 마지막까지 이런 아련한 설레임을 유지해주길 바랬었다. 그래서 되도록 썸기간이 길기를 바랬던 것도 있다. 총 20부작이란 걸 알게되며 18회까진 썸으로 갔으면, 하는 마음도 없잖아 있었달까? 정말 어지간하지 않아서는 드라마 속에서 썸남썸녀가 본격적으로 연애를 시작하면 어쩐지 시들해져서 말이다.

 

영신이 힐러의 정체를 의외로 빠르게 알게 되었고 받아들였고 연애를 시작했다. 그렇게 달달한 연애 중간 중간 오해와 갈등과 위기는 있었으나 그 오해와 갈등과 위기는 영신의 성격상 그리 오래 가지 않았고, 그렇게 두 사람의 사랑은 서로에 대한 신뢰와 배려로 위기를 겪을 수록 더욱 견고하고 애틋해져만 갔다. 그런데 점점 더 견고해져만 가는 그들의 애틋하고 절실한 사랑이 마음에 크게 와닿지 않았다. 이 부분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갈릴 부분이라고 생각되기는 한다만, 나는 그러했다. 

 

그래도 두 사람이 연애를 시작한 후 전개 중 괜찮았던 걸 이야기 하자면, 채영신이 내민 손과 건낸 위로와 끝없는사랑이 지독한 어둠 속에 잠기려고 하는 정후에게 힐링이 되어주고 삶의 이유가 되어 줬다는 것이다. 그렇게, 언제나 정후 곁에 있지만 그에게 민폐를 끼치기 보다는 힘이 되어주는 조력자라는 것도 괜찮았다. 물론, 막판에 인질이 되어 정후가 스스로 덫에 거릴 수 밖에 없도록 했으나 그게 영신이 탓이라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으니 넘어가기로. 그 상황은 결국 마지막 에피소드를 위한 장치이자 정후에게 영신의 존재가 얼마나 큰지를 다시 한 번 알려주는 에피소드처럼 다가오기도 했다. 

 

아무튼, 정후와 영신은 이제 싸부의 유언대로 아이 둘, 개 한마리, 고양이 두마리, 금붕어세 마리 키우면서 평범하게 편안하게 행복하게 살며 사랑할 것이다. 아쉬움이든 뭐든, 그 것으로 충분하다. 내가 이 드라마에 좀 더 깊이 푹 빠졌다면, 그래서 정후를 많이 가슴 아파했다면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을 것이다. 정후에게 삶의 이유를 만들어 준 영신이에게 너무 고맙다, 라고. 

 

 

&..

 

1> 심장이 너무 쫄리는 건 못보겠다, 라며 16회부터 안챙겨보다가 막회는 본방으로 봐야겠다, 싶어서 18회까지 몰아서 보고 19회와 20회는 본방으로 봤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이유는 반은 맞고 반은 아닌 것도 같다. 내가 그런 걸 그리 잘 못보는 것은 없잖아 있으나 너무 재밌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본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13회가 절정이었던 것 같다. 멜로도 그렇고, 드라마 전개도 그렇고. 그 후로 조금씩 김이 빠진 것도 없잖아 있으나... 뭐, 그래도 마지막까지 그럭저럭 재밌게 잘 봤다. 오랜 만에 소장하려고 릴도 죄다 모아놨고. 그런데, 이걸 진짜 소장할지 어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아, 10회까지 보고나선 뮤비도 만들고 싶었는데... 봐서... (먼산)

 

2> 방송을 끝낸 민재에게 커피를 건내는 문호, 그런 문호의 커피를 받아드는 민재. 함께 걷는 두 사람. 이 씬이 어쩐지 좋았다. 너무나 현실적이기에 진실에 침묵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던 민재가 침묵을 깨고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는 것도 좋았고, 이제 문호가 첫여자에 대한 죄책감을 완전히 털어내고 자신을 위한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는 듯 해서  좋았다. 그런데, 민재가 전달한 것은 자신의 목소리이자 결국은 또다른 그들의 목소리란 생각도 들었다. 그들이 침묵했기에 서정후의 정체를 숨기고 박봉수에게 모든 죄를 전가하는 것, 그리고 어르신을 몰락시키는 것이 가능했던 건지도 모르기에.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묘하게 찜찜하네, 그거.

 

3> 당신네들이 정후에게 씌운 죄들은 모두 '박봉수'의 죄가 되었고, 그렇게 정후는 '서정후'로서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 속에 섞여서 세상을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 이 즈음에서 궁금한 것이 있다면 진짜 박봉수는 대체 누구인가, 라는 것이다. 이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죽은 자가 되어버린 그는 ... 누구지? 뭐, 현재는 실존하지 않기에 그런 조작이 가능하기는 할텐데... 아, 뭐지?? 실종자인가??? 무연고 변사자인가???? 그걸 알고 신분도용을 한건가????? 라는 ... 뭐 살짝 쓰잘데기 없어보이는 의문을 가져본다.

 

4> 19,20회는 뭔가 이야기는 풍성한데 어딘가 늘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바람이 빵빵하게 들어간 풍선 어딘가 구명이 나서 조금씩 바람이 새는 그런 기분이었다. 이야기 전개가 쫀쫀하게 다가오지 않았고 긴장감도 덜했다고 해야하나? 뭐, 초생방으로 인한 헛점, 정도로 느껴지기는 한다만. 그리고 20회에서 특히 아쉬웠던 부분은 ... 악인들의 최후가 제대로 그려지지 못했다는 것이다. 뉴스로 보도된 어르신의 몰락, 자신을 오길한으로 여기며 진짜 오길한의 환영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으로 무너진 모습을 보인 김문호의 최후. 오비서는 또 다른 누군가의 밑에서 똑같은 짓을 하며 살아갈까.

 

서정후로서 썸데이에 재입사했을 그를 본 기자들의 반응. 영신의 애인이 정후라는 것을 알게된 명희의 기분좋은 미소와 이제 정후가 엄마에게 영신을 소개했 때 보여줬을 정후모의 눈물 섞인 미소. 서정후로서 정식으로 채치수에게 인사를 갔으나 결국 그의 앞에서 박봉수의 모습을 보이게 될 정후. 잠에서 깨어나 지켜야 할 존재를 찾은 명희의 강해진 모습. 영신이 명희에게 '엄마'라고 부르는 모습과 명희가 영신에게 '지안아'라고 부르는 모습. 문호가 정후에게 삼촌이라 불러달라고 하는 모습이라던가, 영신이 문호에게 삼촌이라 부르는 모습. 

 

마지막을 장식하는 존재는 당연히 영신과 정후이지만 그 결말로 가는 과정에 또 다른 대어를 잡기 위한 썸데이 기자들이 기사거리를 만들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그들이 '힐러'의 정신을 계승한, 즉, 아버지들이 말한 언론의 존재 이유를 가슴에 새긴 기자들임을 알려주는 결말이었으면 어땠을까. 그렇게 결국  결국은, 각 캐릭터들이 가진 이야기가 하나 하나 의미가 있었기에 모든 일이 끝난 후,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는 그 찰나의 순간, 들이 보고 싶은 것 같다. 뭐, 한마디로 에필로그가 필요해, 랄까? 방송시간 부족인지, 촬영시간 부족인지는 모르겠으나 못하나 이야기가 너무 많은 기분이 든다. 

 

5> 시간상인지 원래의 의도인지 모르겠으나 이 드라마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라 여기며 기대했던 장면이 담백하게 지나가서 약간의 당혹과 색다름을 느꼈다. 문호가 명희에게 지안의 존재를 알리는 것. 그리고 지안으로서 명희와의 만남 후 갖게 될 갖가지 감정표현들. 그 부분들의 눈물이 그렁한 미소와 맞잡은 손. 그리고 지안의 성장기록(사진)을 보며 함께하지 못한 시간을되새기며 미소짓는 명희의 모습으로 대신하며 신파를 없애서 담백하게 흘러간 것이 그러했다. 김이 빠진 듯, 그러나 이 맛도 나쁘진 않네, 스러운.

 

6> 자신이 내민 손을 뒤늦게 잡는 정후를 아무 의심없이 받아준 어르신. 많은 사람들을 그렇게 회유했고 그래서 당연한 결과라 여겼겠으나 그래도 어르신이 한번 더 의심을 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었다. 그러나 너무 오랜 세월동안 그 자리에 있었기에 자만했거나 혹은 자신에게 덤벼오는 아이들로 인해 오랜 세월 견고하게 지켜온 자신의 실체를 들켜 조급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어르신이 보인 그 빈틈을 공략한 '우리들'에 의해 몰락하게 된다. 거대 권력을 쥐고 살아온 어르신이기에 어떻게든 빠져나갈 구멍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부분은, 그 전화를 통해 어르신이 버림을 받았다는 것을 암시하며 완벽한 몰락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7>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지만 SP 정도라도 나왔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한 팀이 된 정후-민자-문호-영신이 새로운 거대 세력과 싸우는 이야기를 짧고 굵게 보고싶은 뭐 그런 마음이라고 할까? 마지막회에서 보여준 민자와 문호 씬이 재미있기도 했고, 현실에서 만난 민자와 문호의 티격태격도 더 보고싶고, 뭐 마지막에 잠깐 나와서 아쉬운 케미들이 자꾸 떠오른달까?

 

8> 형사의 분량이나 활약이 기대보다 적어서 아쉬웠으나 마지막에 일시적으로나마 한 팀이 되어 호흡을 맞춰줘서 좋았다. 그리고 그는 조민자를 굉장히 좋아했었나보다. 조민자와의 통화, 그리고 재회에서 보여주는 그의 표정이 그러했다. 막 설레고 좋아 죽겠다는 뭐 그런?ㅋㅋ 그 후로 이 사람은 약간의 츤츤거림을 동반한 '우리들'의 조력자가 되어주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9> 20회의 베스트컷은 공항에서 나란히 걷는 네 사람의 뒷모습. 난 이 장면이 너무 좋더라. 그리고, 정후가 쓰러진 후 달려간 문호가 슬쩍 눈떠서 고개드는 정후 눈 가리며 누른 후 연기하며 형사에게 살짝 윙크하는 씬도 재미있었다. 그냥 별달리 연관되는 것도 아니지만, 마음의 짐을 덜어낸 문호는 좀 더 장난스럽고 유쾌한 사람이 되어 조카들을 놀리기도 하고 우쭈쭈하기도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정후는 츤츤대고 영신이는 잘 받아주고? 

 

10> 재미있게 봤고 조금의 찜찜함과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으나 그래도 꽤 괜찮은 결말이었고 좋았다. 그러나 뭔가 딱히 할 말은 없다, 라는 생각을 했는데 하다보니 뭔가 되게 많이 말 한 기분이 들었다. 뭔가, 할 말도 있는 것 같고. 그런데 지금은 피곤하니 일단 여기까지. 나중에 쭉 읽어보고 수정할 부분은 수정하고 추가할 부분은 추가하는 걸로. 아, 정후와 영신이 멜로씬 좋았던 부분도 나열하려고 했는데.. 이건 나중에 내키면 따로 정리하는 걸로.

 

11> 월화에 보는 또 다른 드라마 이야기. 이건 나중에 따로 할 생각이긴 한데 안할지도 모르니까 일단 여기에. 빛미는 어째 회를 거듭할 수록 재미있다. 설렘 포인트도 곳곳에 있고. 신율과 황보여원, 이 상반된 매력의 두 여주가 너무나 매력적이고 좋다. 그리고, 호구는 ... 정말 호구스럽다. 보는 내내 어이구 저 호구ㅋㅋㅋㅋㅋ 요런 모드. 

 

12> 송작은 이 드라마도 소설로 내주시려나? 대충 보니 종종 소설로도 내시는 것 같던데. 그냥, 어쩐지 소설로 나오면 극 중에서 하지 못한 에피소드들이 조금은 있을 것 같아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그 전에 신의는 언제 완결을 내주시려나? 완결나면 보려고 벼르고 있는 중인지라. ...공노커플의 못다한 이야기가 그려지지 않았을까, 라는 그런 기대감? 메인커플도 독독독- 거리지만은 않을테고, 아마. 

 

13> Goodbye 힐러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