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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드라마 아이언맨 13회) 그대에게 작은 위로가 되어줄게

by 도희. 2014. 10. 24.

 

시간을 달라고 했지? 얼마든지 가져. 나 버리지 말란 말, 취소한다. 

우리가 니 옆에서 알짱거리는 불쌍한 사람들이어서가 아니라

내가 니 옆에서 사랑을 구걸하는 불쌍한 놈이어서가 아니라

내가 좋은 남자여서 니 선택을 받았으면 좋겠다.

 

- 홍빈 -

 
세동의 부탁으로 인해 그녀와 잠시 거리를 두기로 한 홍빈. 그 슬픈 마음을 추스리기도 전에 창이가 사라졌다는 고비서의 연락을 받게된다. 주장원과의 악연을 알게된 후 내내 그들 가족과 거리두기를 했으나 창이의 실종소식을 외면할 수 없었던 세동은, 홍빈-고비서와 함께 창이를 찾아 헤멘다. 그리고 뒤늦게 창이를 찾았다는 소식을 듣게된 세동은 차마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지 못한 채 홍빈의 집을 찾게되고, 창이에게 유치원에 가주겠노라는 약속을 하게된다.
 
그런 세동을 바라보는 홍빈은, 내내 마음에 맴돌던 승환이 말이 떠올랐다. 그리고 깨닫게 된다. 불쌍해지는 것으로 그녀의 마음을 협박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그 의미와 마주하게 되며 그 자신은 알지 못하지만, 그녀가 해야만 하는 생각, 그 생각의 결론에 짐이 되고 싶지 않았던 홍빈은, 말한다. 
 
지금 너의 마음이 딱하다, 라고. 창이와 자신은 불쌍하지 않노라고, 나를 버리지 말라는 말을 취소하겠노라고, 내가 니 옆에서 사랑을 구걸하는 불쌍한 놈이어서가 아니라 좋은 남자여서 너의 선택을 받고 싶노라고, 그러니 얼마든지 시간을 가지라고. 
 
그렇게 마지막 순간, 무서우니 안아주고 가라고 칭얼대던 방금 전의 그는, 창이의 실종사건을 통해 그녀의 상처와 마주하게 되며 그녀의 마음을 배려해줬다. 그렇게 홍빈은 세동에게 좋은 남자가 되기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 듯 싶었다.

 

 

 

 

한편, 창이는 우연히 만난 장관댁 아들과 괴상한 차림으로 놀다가 돌아오는 길에 홍빈과 마주치게 된다. 그리고, 그런 괴상한 차림에 관해 묻던 홍빈은, 괴물이 된 자신이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와 함께, 아들 창이가 집 안에서 본 괴물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도 알게된다.

 

그렇게, 조금씩 천천히 고요하게 괴물이 된 홍빈을 추적하는 이들이 생겨가는 중이었다. 아마도, 변화된 모습으로 인해 홍빈이 한 번은 곤욕을 치르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극의 분위기를 보면 그게 크게 부각되지는 않을 것도 같다. 그저, 극의 전개를 위한 하나의 사건으로, 그리고 그 사건을 통해 등장인물들이 또 한차례 위로를 받고 성장하는 계기가 되는 정도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날 고비서님 따라간것도 제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봐가 아니라, 

어떻게돼서 제가 죄책감이 생길까봐 그런게 아니라,

아무리 빨리 고비서님한테서 도망쳐도 어떤 순간에는 딱, 

도저히,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서, 그랬어요.

불쌍해서 그런게 아니에요. 

 

- 세동 -

 

 

세동에게 시간을 주기로 한 홍빈은 세동의 뜻에 따라 사적인 관계를 당분간 접고, 그녀에게 불쌍한 놈이 되지 않기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걸려온 태희부의 전화. 그 전화로 인해 홍빈은 오랜 만에 아버지에게 분노하게 된다. 

 

이날 그가 보여준 분노의 시작은 태희부의 전화였으나, 그 분노가 폭발하게 된 것은 여전히 변하지 않은 아버지에 대한 실망감이 아닐까, 싶었다. 세동을 위해 아버지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 과정에서 자신은 미처 알지 못했던 아버지의 인생 일부를 엿보게 되며 그에게 연민이라는 감정을 조금쯤은 느끼게 된 홍빈은, 이미 창이와의 관계개선을 했던 경험이 있기에 어쩌면 내가 아버지에게 손을 내밀었으니 아버지도 조금은 변하지 않을까, 라는 희망을 갖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통해 그 희망은 부질없는 착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여전히 변하지 않은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찬 아버지란 존재에게 실망을 하게되고, 그래서 더더욱 분노하게 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분노한 홍빈은 세동의 말대로 누구의 말도 듣지 않은 채 자신의 말만 하는 주장원과 같았다. 자신의 마음 속에 가득찬 분노에 갇혀버린 그의 귀에는 그 어떤 말도 들리지 않는 듯 했다. 분노에서 시작된 생각, 그 생각이 내린 결론, 그 결론에 대한 확신으로 마음 속에 켜켜히 쌓여있던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는 듯 했다. 그리고 돋아난 칼날. 그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한 세동의 돌발행동. 그로인해 세동은 또다시 그의 몸에 돋아난 칼날에 상처를 입게된다.

 

 

 

 

생각 안해도 돼. 니 생각같은 거, 이제 나한테 필요없어.

나는 이제 니가 필요없어. 잘가라.

 

- 홍빈 -

 

 

또다시 홍빈의 몸에서 돋아난 칼날에 의해 세동이 다치게 된다. 그리고 홍빈은 이런 자신이 세동이를 계속 좋아해도 될까, 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리고, 그 생각은 자칫 잘못하다가는 자신이 세동이를 죽일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닿게된다. 그 걱정이 닿은 생각은, 아픈 몸을 이끌고 창이와의 약속을 지키는 세동이 아물지 않은 상처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서 확신을 갖게되고, 그 스스로 세동의 손을 놓기로 한다. 나는 이제 니가 필요없어, 라는 말로서.

 

 

 

 

어르신은 다신 안그러겠다고 하셨어요. 

딱 그말씀은 아니지만, 다른 말씀으로 그렇게 하겠다고 하셨어요.

 

- 세동 -

 

 

홍빈이 먼저 놓아버린 손. 그 순간 내내 한 자리를 맴돌던 세동의 생각은 끝을 향해 나아가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녀에게 홍빈은 견딜 수 없을만큼 좋은 사람, 그래서 그가 손을 놓아버린 순간 견딜 수 없는 그리움이 되어 그녀의 마음에 퍼졌을 것이다. 세동은 다시 홍빈의 손을 잡기위해 주장원을 찾게된다. 그리고, 그에게 원하는 단 한가지를 요구하게 된다. 미안하다, 라는 말. 그 것이 세동의 오랜 생각의 끝에서 낸 결론이었다. 그의 사과를 받고 그를 용서한 후 견딜 수 없이 그리운 그 남자를 찾아가 다시 그 손을 잡겠노라는. 

 

그러나 평생 내뱉어보지 않은, 그렇기에 앞으로도 그 말을 내뱉을 수 없는 주장원은 세동의 요구를 거절하게 된다. 그 속에서 나눈 대화들. 미안하다고 한 다음에 다시는 안그러면 되는, 이 모든 것이 뭐가 어려운지, 아무리 이해하고 싶어도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세동의 말. 잘못을 인정하고 그 잘못을 번복하지 않는 단순하기에 더 빛나는 세동의 세상과 달리 주장원의 세상은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그동안 쌓아뒀던 모든 것이 무너지는 복잡한 세상인가보다. 

 

창이와의 만남, 홍빈의 분노, 윤여사의 독단, 세동의 세상. 이 즈음, 주장원은 조금 흔들리고 있었다. 홍빈의 분노 이후 의구심을 갖게된 주장원은 윤여사가 독단으로 저지른 일들을 알게된다. 자신의 잣대로 타인을 평가하고 결론을 내리고 행동에 옮기던 주장원은, 자신의 마음을 헤아린다는 이유로 제멋대로 자신의 마음을 판단하고 행동한 윤여사를 통해, 그의 삶이, 그 삶을 지탱해준 신념에 균열이 생기는 듯 했다. 

 

그 균열로 인해 결국, 세동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그녀의 슬픈 마음에 자신 만의 방식으로 작은 위로를 건네게 된다. 사느라 바빠서, 사느라 정신이 없어서, 다른 이들이 어떤 아이들의 아버지들이란 것에 생각이 미치지 못했노라던 그는,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 세동이 듣고 싶은 얘기, 다신 안그러겠다는 약속도 말이 되어 나오지 않노라던 그는, 이젠 다른 사람들을 볼 때 누구 아버지로 보이기는 할 것 같다, 라는 말로서 세동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게 된다. 

 

그리고, 주장원과의 만남 후, 희망을 잃었던, 깊은 어둠 속에 주저앉아 있던 세동은, 예상치 못한 그의 마음에 작은 위로를 얻게된다. 어쩌면 그 작은 위로가 오랜 시간 세동의 마음에 얹어진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또한, 그렇게 견딜 수 없이 그리운 그의 손을 잡을 수 있노라는 희망을 갖게 된다. 

 

 

 

 

 

손세동씨, 도와주십시요. 대표님을 도와주세요.

대표님이, 그러니까 조금 이상한 모습이더라도. 아마, 이상한 옷을 입고있을 것입니다. 

그건 대표님이 기분이 안좋으실 때 입고계신 옷인데 

너무 놀라지 마시고 제발 그 옷 좀 벗겨주세요, 손세동씨.

 

- 고비서 -

 

 

세동과의 이별이 너무나 큰 상처가 되어버린, 이제 더이상 볼 수 없는, 그러나 너무 보고 싶어서 화가 멈추지 않던 홍빈의 몸에 또다시 칼이 돋는다. 그녀를 향한 그리움이 깊어질 수록, 그 그리움이 만들어 낸 깊은 슬픔에 잠기게 된 홍빈. 그런 홍빈을 구하기 위해 고비서는 세동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세동은 아주 오래 전 그가 건넨 작은 위로를 돌려주며, 그의 마음을 다독여준다.

 

아무리 고비서의 부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몸에 칼이 돋은 홍빈의 모습을 본 세동의 반응는 아무리 고비서의 간절한 부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놀랍도록 침착하고 덤덤했다. 아마도, 세동은 이미 홍빈의 상태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놀이공원에서 홍주엄마 대신 다치는 사고가 있었던 이후 가장 먼저 홍빈을 걱정했던 그녀의 행동, 경찰이 놀이공원에서 칼을 휘두른 사람을 찾고 있다는 말에 복잡한 듯한 보였던 그녀의 표정, 에서 어쩌면 세동은 이미 알고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을 언뜻 했었다. 홍빈이 아버지에게 분노를 쏟아내며 칼이 돋는 순간, 홍빈을 껴안아버린 세동의 행동에서도 알고서 저러는 건 아닌가, 싶기도 했고.

 

그녀가 알고 있다면, 그 것은 어느 한 순간이 아닌, 하나 하나 쌓여온 의구심이 놀이공원에서 정확히 알게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그에게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지 그 원인을 알지는 못하겠지만, 그저 몸에 그런 변화가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그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렇게 그의 곁을 지켜준 것이 아닐런지. 이 부분도 언젠가는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모르는 척 했던 그녀의 마음에 관한.

 

 

 

 

이게 뭔지 대표님이 기억해냈으면 좋겠어요.

제 인생 중에서 최고로 슬펐던 날이 두 번 있었는데요, 그 중 한 번은 이 손수건으로 위로 받았어요.

대표님도 가지고 계시다가 혹시가 위로가 된다면 위로 받고나서 돌려주세요.

원래 대표님 꺼지만 제가 오래 가지고 있었으니까 제꺼에요. 저한텐 소중한 거에요.

 

- 세동 -

 

그때 나는 말년 휴가나와서 아버지 회사에 인사를 드리러 가는 길이었어.

어떤 쪼끄만 여자애 하나가 울며불며 아버지를 만나게 해달라고 매달리는 걸 봤어.

아버지를 못가게 막고 그 여자애를 아버지 앞에 데려다 줄 수도 있었지만 난 그렇게 하지 못했어. 

고작, 손수건 한 장, 위로가 됐다고?

 

- 홍빈 -

 

 

고비서의 도움으로 홍빈을 만나게 된 세동은, 오래 전 위로를 받았던 손수건을 건넨다. 그리고 그 손수건의 의미를 알게된 홍빈은 어린 아이처럼 펑펑 울게된다. 그 손수건을 통해 세동이 왜 자신과 거리를 두려고 했는지 알게 되었고, 그 손수건을 통해 이제 세동이 생각을 끝내고 다시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주고 있음을 알게 되었으리라. 

 

힘이 없고 용기도 없어 그저 화가났던 오래 전의 그 날, 그는 울고있는 조그만 여자아이에게 고작 손수건을 건네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그에게는 고작, 이었던 그 손수건 한 장이, 그 조그만 여자아이에게는 가장 슬프고 힘들었던 순간 위로가 되어줬다고 한다. 

 

이제 손수건은 자신의 것이니 위로를 받고나서 돌려달라는 세동. 그렇게 세동은 다시 홍빈과 만나기 위한 기약없는 약속을 하게되고, 두 사람은 다시 마주하고, 그렇게 다시 마음을 확인하게 된다. 홍빈은 세동이 내민 손을 향해 달려갔고, 그녀를 안아주게 된다. 이제 홍빈은 알게 된 것 같다. 처음부터 세동에게 홍빈은 좋은 남자였다는 것을. 

 

 

 

 

니가 내 옆에 없었기 때문에 나는 아팠다.

니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니가 보고 싶어서 물결이 쳤다.

 

누군가 보고 싶어 아파 본 적이 있는 이는 알 것이다.

보고 싶은 대상이 옆에 없을 때

비로소 낯선 세계 속으로 한걸음 더 다가가고 싶은

호기심과 의지가 생긴다는 것을.

 

그렇게 나는 너에게로 가고 싶었다.

나는 어둠을 박차고 뛰쳐나갔다.

 

- 적도의 남자 12회 中, 안도연 / 연어 이야기 -

 

 

13회차 향기커플을 보고 있노라니 자꾸 머리 속에 맴돌아서 적어봤다. 적도의 남자 12회에서 선우의 낭독으로 나오는 구절. 사실, '연어 이야기'는 읽어보지 않아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검색해보니 이 부분의 구절은 드라마 상에서 약간의 편집이 있었던 것 같다. 적도에서 자주 나오던 '연어'는 오디오북으로 들었는데.. 좋았다. 그래도 귀로 듣는 것보단 눈으로 읽는 게 더 좋은 거 같기도 해서 언젠가는 읽어 볼 예정.

 

그리고, 향기커플 키스씬을 보다보니 적도 문학 두번째 공원 키스씬 당시, 감독님 코멘이 있었던 거 같아서 부랴부랴 찾아보니... 여러 말씀 끝에 이런 식의 연출이 최선, 이라고 말씀하셨다. 그게 2년 전이니 또 달라지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칼꽃에는 키스씬이 없었고 향기는 이렇게 가는 걸 보니 그 생각이 여전하신 건가, 싶기도. 개취론 극 중 분위기와 잘 어울려서 좋다. 게다가, 개인적으로는 적도 태국 키스씬과 공연장 포옹씬을 떠올려보면... 지나친 회전보다는 이런 식이 훨씬 좋은 거 같다. 아, 적도 문학커플 코멘터리 잠깐 듣고나니... 향기커플 코멘터리도 듣고싶어지는 이 마음은... 이룰 수 없는 꿈.(ㅠ)

 

뜬금없는 잡담모드인 이유는... 그냥 향기커플 재회, 포옹, 키스로 이어지는 장면은 저 구절로 설명이 되는 것 같아서. 그렇게 쓰다보니 여기까지 흐르고 흘러... 이미 그렇게 되었다. 아! 세동이가 홍빈이한테 폭, 안겨있는 장면 좋다. 뭔가, 늘 홍빈이를 위로해주던 세동이, 이제는 홍빈에게 지치고 아픈 마음을 기댈 수 있게 된 것만 같아서.

 

 

&..

 

1> 세동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으로 인해 칼이 돋게된 홍빈. 홍빈의 칼은, 상처로 가득한 홍빈의 마음이다. 분노로 가득했던 마음은 그리움이 되어 몸 밖으로 돋아났다. 울지도 못한 채. 그리고, 세동이 건넨 위로의 의미를 알게된 후 어린 아이처럼 엉엉 울게된 홍빈의 몸에는 어느샌가 칼이 사라졌다.

 

2> 태희생존설에 대해서 무시로 일관했건만, 낚시가 아닌이상 살아있는 건 확실한 것 같다. 사실, 태희생존설을 거부한 이유는, 향기커플의 위기 이전에,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는 현실의 태희가 홍빈의 추억 속에 존재하는, 세동과 같은 향을 지닌 아름다운 사람이길 바랬기 때문이다. 홍빈의 손을 놓고, 창이를 떠나보내고, 부모에게 죽은 자식이 되는 것으로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긴 그녀를 납득하고 이해할 수 있길 바래본다. 노란봉투 에피소드는 꽤 오래 전부터 등장했으니 미리 준비한 에피소드일 것이고, 그러니 잘 풀어내리라, 믿어보고 싶다.

 

3> 솔직히, 13회 엔딩으로 인해 한동안 멘붕에 빠지긴 했으나, 이래저래 생각해보니 태희의 등장이 결국, 세동과 홍빈의 관계가 더욱 견고해지는 계기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싶어지기도 했다. 이번 에피소드를 통해 세동은 아버지 죽음에 관련된 아픔을 위로받았고 그 위로를 통해 오랜 시간 덧나지 않을 정도로 방치해 둔 상처는 시간을 들여 조금씩이나마 아물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저 덮어둔 홍빈의 상처도 완전히 아물 수 있도록 치료를 해야했고 그 치료 방법이 태희의 등장이 아닌가, 싶어졌다. 태희의 등장을 통해, 홍빈이 세동이를 좋아하는 이유가 그저 태희를 느껴서가 아닌, 손세동이라는 따뜻하고 예쁜 사람 그 자체를 좋아한다는 것을 설명하지 않을런지. 세동이가 홍빈이를 좋아하는 것이 그저 연민 혹은 동정이 아닌 그가 좋은 남자이기 때문인 것처럼. 어떻게 풀어내고 어떤 식으로 시청자를 납득시키느냐는, 오로지 작가와 연출과 배우의 몫이려니. 부디, 삼박자가 잘 어우러지길 바란다. 

 

4> 조붕구의 꿍꿍이와 윤여사의 반격 그리고 홍주엄마의 뒷통수로 인해 주장원에게 어떤 위기가 닥칠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이 위기를 통해 그가 무엇을 보고 듣고 얻게 될지도 궁금해진다. 13회에서 세동이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주장원의 말투가, 어쩐지 따스하게 들렸다. 마치 대세 황희영감이 조근조근 가르침을 주는 듯한...(응?)

 

5> 타인에게 건네는 위로와 배려. 그 것은 나의 입장에서 건네는 것이 아닌 받는 이의 입장에서 건네야 하는 것, 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자신의 잣대로 상대를 헤아린답시고, 배려한답시고 벌인 일들이 결국 분노로 돌아온 주장원과 윤여사와 달리, 홍빈이 오래 전 돕지 못해 미안한 조그만 여자애가 눈물이라도 닦길 바라는 마음에 건넨 손수건이 인생 최고의 슬픔을 겪은 여자애, 세동에게 위로가 되어준 것이리라. 그리고 그 위로는 돌고 돌아 결국 상처로 가득한 홍빈의 마음에 더 큰 위로가 되어 돌아왔다. 그 당시의 세동은 그가 진심으로 그녀를 걱정하는 마음을 고작 손수건 한장에서 느꼈으니 말이다. 

 

6> 누구나 잘못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누구나 그 잘못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반성하지는 못한다. 누군가 나에게 아무리 깊은 슬픔을 주는 잘못을 하더라도,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빌고 다시는 같은 잘못을,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면 괜찮다, 용서할 수 있다, 라는 세동의 마음. 어쩌면, 누군가의 잘못으로 인해 마음에 깊은 상처가 나 그 상처를 슬픔으로 채운 사람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세동이와 같지 않을까....?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빌고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그래서 더이상 다른 누군가가 나와 같은 상처를 입고 그 상처를 슬픔으로 채우고 살아가질 않길 바라는 마음. 그 것이 정말 왜 그렇게도 어려운 걸까, 라는, 생각이 든다. 세동이처럼,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잘 되질 않는다. 결국, 같은 하늘 아래,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건가...? 그리고, 적어도 나는 절대 그런 사람이 되지 않도록 살아내야 겠다, 라는 생각을 해본다. 무튼, 이 씬과 관련된 세동과 주장원의 장면, 홍빈과 세동의 장면, 그 대화들이 좋았다. 세동이는 정말... 마음이 따뜻해질 정도로 예쁜 사람이다. 

 

7> 묘하게 아슬아슬하다. 그리고 피곤하다. 아마도, 너무 깊이 마음은 주지 말자, 라고 선을 긋고 있으면서 동시에, 이번이 마지막인 것처럼 즐기자, 라는 마음으로 드라마에 집중해서 그런 것 같다. 자고로 드라마란 편안하고 가볍게 즐기는 것이 최고인데... 이 드라마는 도저히 그러질 못하고 있다. 솔직히, 이런 아슬아슬함과 피곤함을 느끼면서도 애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드라마는 나에게 있어서 용수감독 드라마 뿐이란 걸 알기에... 이 또한 추억이 되리니, 라며 즐기려는 중이다. 간간히 애정을 쏟은 드라마는 많지만, 이렇게까지 온 신경을 곤두세운 드라마는 용수감독 드라마 외에 없는 것 같아서. 

 

 


 

 

+1> 음성캡쳐하며 대사 다시 듣다가 느낀 것... 유치원에서 홍빈과 만나고, 유치원에 간 이유, 그 날 그 장소에 간 이유에 대한 설명을 하는 세동이 끝에, 많이 다치지 않았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남긴다. 그 순간 홍빈의 스치듯 짧은 한 숨. 그 것은 자신이 지금부터 해야할 이야기에 대한 다짐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그 와중에도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고 그 마음이 아프지 않게 다독여주는 세동의 모질지 못한, 착한 마음에 대한... 어쩔 수 없는 그런 부분에 대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역시, 내가 먼저 놓아줘야해, 뭐, 그런.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2> 향기커플 대사 플레이어  : http://manzzang.tistory.com/1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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