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드라마 아이언맨 5회) 그녀의 맑은 마음에 물들다

도희(dh) 2014. 9. 25. 08:25

#. 너.., 뭐냐?

 

창의 존재를 통해 겨우내 용기를 낸 홍빈은, 태희의 행방을 묻기위해 그녀의 부모님을 찾게된다. 그 곳에서 홍빈이 마주한 것은 정신이 온전치 못한 태희모와 묵묵부답인 태희부였다. 어떻게든 태희의 행방을 알고싶은 홍빈은 함께 온 창이와 세동과 며칠간 그 곳에서 머물기로 한다.

 

그 곳에서 머무는 동안 세동이 보여주는 드넓은 오지랖은 홍빈을 당혹스럽게 했지만, 타인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것에 머뭇거림이 없는, 그렇게 드넓은 오지랖으로 주변을 환하게 비추는 세동의 맑은 마음에 서서히 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그런 자신의 마음이 당혹스러우면서도 나쁘지 않은 듯 했다. 비록,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을 어둠 속에 숨어서였으나 그는 또다시 세동으로 인해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언젠가는 그런 환한 웃음을 세동 앞에서도 그려줬으면 싶었다.

 

복습을 하지않은 관계로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으나, 홍빈은 종종 예상치 못한 세동의 행동과 마주할 때면 '너 뭐냐?' 라는 질문을 하는 듯 했다. 이번 5회차에서도 두세번 정도 했던 것 같고. 그 것은 뭐랄까, 태희와 같은 향을 풍기는 세동이기에 그녀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으나 결국, 손세동이라는 사람, 그 자체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갖게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듯도 싶었다. 그리고, 5회차에서 제대로 기억하는 '너 뭐냐' 라는 질문은, 호기심과 관심을 넘어, 그의 상식으로는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그녀의 행동을 통해, 손세동이란 존재 자체에 혼란을 느끼는 과정처럼 보이기도 했다.

 

아무튼, 세동이 앞에서는 주홍빈 어린이가 되는 그는, 역시나 세동과 함께하는 동안 만큼은 츤츤대고 툴툴대는 겁쟁이 어린이가 되어 버렸다. 

 

 

 

#. 화중진담???

 

아무도 놀아주지 않아 심심했던, 세동이 집에 없어 무료했던 주홍빈 어린이는 남의 집 지붕을 고치러 갔다는 세동을 찾았고, 태희의 옷을 입은 세동에게서 태희의 환영을 보게된다. 그리고 그는 그런 자신에게 혼란을 느끼게 되며 괜시리 온갖 욕설을 갖다 붙히며 세동에게 분노를 쏟아내게 된다. 그리고, 그 분노에 못이긴 말 속에는 자신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하는 세동을 향해 느끼는 홍빈의 혼란이 고스란히 담겨있기도 했다. 뭐라 설명하긴 어려운데, 홍빈이 세동을 통해 태희를 느끼는 것은 새로운 사랑의 전조, 라는 말일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 중이다.

 

 

 

#. 자각

 

 

홍빈의 분노는 비가와서 통제를 할 수 없는 걸까, 그가 통제할 수 없는 분노를 하기에 비가 내리는 것일까? 홍빈이 사라진 직후 고비서는 꾸준히 일기예보를 관찰한다.그리고, 그날, 홍빈이 있는 곳에 소나기가 내린다는 소식에 안절부절 못한 채, 결국 홍빈을 찾아 달려가기 시작한다.

 

분명, 전날까지 홍빈은 기분이 좋았다. 세동의 드넓은 오지랖과 해맑은 호기심이 당혹스럽기는 했지만 잠들기 전 환한 웃음을 그릴 수 있을 정도로 그는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당일 아침에도 그는 창이 외엔 아무도 없는 집에 있는 것이 무료할 뿐 기분은 그리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어색하지만 창이와 대화하는 것도 괜찮았고, 투덜대며 세동을 찾아나서는 길도 귀찮지만 싫지는 않았을 것이다. (사실, 홍빈이 창이의 로봇조립을 도와주길 바랬으나 홍빈어린이는 어색한 사이의 창이보단 함께하면 마음이 즐거운 세동이었다;)

 

그런 그의 기분이 한순간 가라앉은 것은, 태희의 옷을 입은 세동에게서 태희의 환영을 보고난 직후였다. 그때부터 홍빈은 서서히 화가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세동에게 독설을 쏟아부었다. 그렇게 씩씩대며 돌아온 집에서 할머니 놀이를 하는 창이를 보게되고, 그 놀이 속에서 홍빈은 알지 못했던, 그러나 홍빈으로 인해 겪어야만 했던 태희의 아픔과 고통을 알게된다. 그리고, 곧 그는 태희의 죽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렇게 견딜 수 없는 슬픔과 통제할 수 없는 분노는 칼날이 되어 그의 몸에서 돋아났고, 홍빈은 스스로의 상태를 자각하게 된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마도, 칼날은 홍빈의 온 몸에서 돋아나는 듯 했다. 등에 크게 돋는 것 뿐만 아니라, 미세하게 조금씩 나기도 하는 듯 했다. 그가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스윽 만지는 순간, 그 얼굴에 피가 맺히는 걸 보면. 

 

 

 

#. 그리고..

 

1> 엔딩이 꽤나 스릴있었다. 스스로의 상태를 자각한 홍빈, 홍빈에게 볼 일이 있어 그의 방으로 들어서는 세동. 과연, 세동은 홍빈의 상태를 목격하게 될 것인지, 만약 목격하게 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 그런데 어쩌면, 세동은 홍빈의 상태를 목격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중이다. 자신의 상태를 자각한 홍빈이 그 모습을 보일 수 없기에 세동이 들어오기 전에 다른 문을 통해 탈출한다던지... 등등.

 

2> 자신의 상태를 어렴풋인지, 명확하게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은 자각한 홍빈의, 예고를 통해 보여진 다음 날의 반응이 웃겼다. 아, 역시 주홍빈 어린이...라고 해야할까?

 

3> 홍빈이 모르는 태희의 고통과 아픔에는 홍빈이 믿고 의지하는 이들이 연관되어 있는듯 해서 이 부분이 어떻게 풀릴지도 궁금해진다. 

 

4> 윤여사와 주장원의 관계는 의외인 듯, 김빠지는 듯, 한 그런 기분이었다. 아무튼, 5회까지 진행되며 홍빈의 몸에 돋나나는 칼, 외에는 큰 갈등요소가 없었고 그렇기에 20회까지 어떻게 끌고갈까, 궁금했는데.. 윤여사의 욕망이 추가되었다. 윤여사의 비밀과 그의 아들, 그리고 홍빈의 저택을 향한 윤여사의 욕망이 극의 중심에서 극의 좌지우지 할 정도는 아니길 바란다. 갈등은 일으키되 양념정도가 되길 바란다고 해할까? 

 

5> 주장원은 참 나쁜 사람인 듯 싶다. 홍빈과 홍빈부 주장원의 화해도 그려낼 예정이라면 그의 짓이라 예상되는 태희를 향한 악행이 사실은 오해라던가, 라는 훼이크가 필요한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세동을 향한 홍빈의 감정이 명확해지는 순간, 주장원은 세동에게도 태희 때와 같이 할까...? 그리고, 세동은 어떻게 반응할까?

 

6> 외할아버지와 조금씩 가까워지는 창이의 모습이 따뜻했다. 외할아버지를 통해서 아빠의 아픔을, 외할머니를 통해서 엄마의 고통을 전해들은 창이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해했을까? 어렴풋이 마음 속에 새겨넣은 그 아픔과 고통은 자라면서 서서히 곱씹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엄마의 고향, 외가에 오게된 창이는, 여전히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 대화가 어색하지만, 전처럼 겁을 내지는 않는 듯 했다. 아무래도, 아빠가 강압적이지도, 화를 내지도 않기 때문이겠지만... 어찌되었든, 현재 창이 마음 속 복숭아씨는 딸기씨만큼 작아지지 않았을런지.

 

 

7> 이 장면, 인상깊었다. 세 사람의 마음 속 거리감이 느껴지는 듯 했다. 

 

8> 도시를 벗어난 지방, 일상에서의 탈출, 갑작스레 시작된 여행, 여행지에서 겪는 새로운 경험. 바쁜 나날에서 벗어난 평화로운 일상. 그래서인지, 태희의 고향으로 가는 길, 그리고 고향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때때로, 현실이 아닌 듯, 동화같은 따뜻함과 신비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새로운 공간, 여행이 부리는 마법으로 인해 창과 홍빈, 홍빈과 세동의 관계는 알게모르게 서서히 변화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여행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이들의 미세하게나마 변화된 관계는 어떤게 유지/발전시키게 될까?

 

9> 분명 이 드라마를 재미나게 보는 중인데, 이상하게 불안하다. 불안이 현실이 되는 건 그때가서 생각할 일이고, 현재에 만족하며 즐기며 보자, 라고 생각 중이다. ㅋㅋ. 그리고 사실 난, 이 드라마를 너무 깊이있게 새기고 곱씹으며 보지는 않으려고 생각 중이다. 그저 보여주는 딱 그만큼만 바라보려고 노력 중이랄까? 너무 정주고 마음주고 사랑도 주고 싶지는 않다. ㅋㅋㅋ

 

10> 연출에 호불호가 갈리는 건 알지만, 역시 내 취향이다. 따스한 연출이 가능하리란 생각은 했으나 기대이상으로 따스하면서도 동화적며 판타지스런 연출로 감성을 건드는 중이다.

 

 

11> 5회는 지방 올로케 촬영이라 그런지 배경은 당연히 이쁘고, 유독 배우들이 이쁘고 멋있다. 역시, 조명은 뭐니뭐니해도 자연광인가! 그나저나, 이 드라마 생각보다 동선이 길구나,싶기도 하다. 

 

12> 홍빈이 세동에게 붙혀준 별명은, 불여시에 이어 알레스카 코디악 불곰, 요악妖惡. 언젠가는...이쁘고 귀여운 별명도 붙혀주려나? 

 

 

13> 5회는 무엇하나 버릴 것 없이 다 이쁘고 좋았다. 이 날의 추억이 세동과 홍빈의 관계, 그리고 훗날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궁금해진다.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고 그저 아름다운 추억으로 끝날 수도 있고; 

 

14> 반딧불이씬 굉장히 이뻤다. 동화같은 느낌이랄까? 다만, 난 초반 세동이가 장난치고 홍빈이가 허그하기 전까지 그저 까만 화면인 줄 알았다가, 나중에 돌려보면서 짙은 어둠 속에 그들의 실루엣이 조그마하게 보인다는 걸 알았다.;;

 

15> 장난꾸러기 세동의 장난때문에 겁에 질린 겁쟁이 홍빈으로 인해 벌어진 갑작스런 허그. 홍빈은 직전의 일과 겹쳐져 이 날의 일에 어떤 설레임을 갖게된 듯 싶고, 장난도 관두고 당황한 듯 달려가는 세동도 이날의 허그에서 뭔가 미세하나마 어떤 설렘을 느끼지 않았을런지...? 홍빈을 내팽개쳐두고 그저 달려가는 세동의 표정이 당혹스러움과 부끄러움이 섞인 듯 해서 말이다. 게다가,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면 도망보다는 또다시 홍빈을 놀리며 장난쳤을지도 모르겠고.

 

16> 뭔가 나노단위로 캡쳐해서 코멘트 달고싶은 생각도 들지만, 슬슬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내가 그렇다. 아무튼, 5회는 세동이고 홍빈이고 무지 귀여웠다. 이 드라마는 홍빈이랑 세동이 붙혀놓을 때가 가장 재미있다. 그런의미로... 남은 회차에서도 이런저런 이유 갖다 붙혀서 주구장창 같이있게 해주시길;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