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드라마 아이언맨 7회)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도희(dh) 2014. 10. 2. 06:22

#. 자경아, 이상해. 괴물이 된 내가 나쁘지 않아. (홍빈)

 

자신에게 일어난 신체변화, 그 변화로 인한 능력을 자각한 홍빈은 스스로를 괴물이라 칭했다. 그리고 괴물이 되는 가장 강력한 원인이 아버지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됨을 알게된 그는, 괴물이 된 후의 자신을 컨트롤할 자신이 없기에 고비서에게 자신이 아버지에게 가지 않도록 막으로 지시하고, 자신의 집에 찾아온 아버지에게 더이상 자신과 창이 앞에 나타나지 말라는 경고를 하는 것으로, 아버지와 더욱 거리를 두고자 한다.

 

앞서 홍빈은 '괴물'이 되어버린 현실에 대한 두려움과 고민보다는 '괴물'이 되어버린 자신의 상황을 즐겼다. 너무나 후련하고 재미있다는 듯이. 그리고 뒤늦게 그는, 이상하게도 괴물이 된 스스로가 나쁘지 않은, 감정에 혼란을 느끼는 듯 했다. 그리고 그 혼란 후, 번개충전을 통해 몸에서 칼이 사라진 후에도 능력을 유지할 수 있게된 홍빈은, 한동안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고 컨트롤하며 즐기는 상황에 다다르게 된다. 그러나, 그 능력에는 유통기간이 있었고 비도 오지않고 화도 나지않는 평온한 나날을 보내던 홍빈은, 더이상 나타나지 않는 '능력'에 아쉬워하며 비오는 날을 기다리게 된다. (...)

 

홍빈이 이상하리만치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나쁘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은 물론, 즐기는 것은 그가 어린아이와 같은 천진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말이다. 세동을 좋아하기 시작한 그가, 그녀에 대한 마음이 깊어진 후에도 괴물이 된 자신을 나쁘지 않게 여길 수 있을까? 

 

 

 

#. 잘가, 태희야. (홍빈)

 

아홉살 때부터 누나거리며 쫒아다니던 태희는 홍빈에게 있어서 엄마이자 누이이자 연인이었다. 그런 태희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고, 그리고 한참 후 그녀는 홍빈의 품에 아들 창이를 보냈고, 죽었다고 한다. 태희의 죽음을 믿을 수 없었던 홍빈은 태희의 행방을 알기위해 찾아간 구례에서 태희의 죽음을 확인하게 된다. 그녀의 죽음을 확인했지만 그녀를 떠나보내지 못했던 홍빈은, 세동을 통해 태희의 부모와 다시 만나게 되고, 사라진 태희모를 찾기위해 너무 아파서 다시는 가고싶지 않았던 그 곳.. 태희와의 추억이 잠들어있는 그 곳을 찾게되며, 비로소 태희를 떠나보내게 된다. 홍빈은 그렇게 태희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기나긴 여정이었다. 그리고 그 기나긴 여정은 홍빈에게 있어 한 여자를 마음을 다해 사랑한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줬고, 홍빈의 마음이 태희에서 세동으로 넘어가는 것이 결코 쉽게 일어난 일이 아님을 알려주는 듯 했다. 그래서, 세동에게 흔들리다 못해 넘어가기 시작한 홍빈의 마음을 밝고 유쾌하게 그리지만 그녀를 향한 마음은 결코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 

 

 

 

#. 넌 대체 어디서 온거냐? 손세동. (홍빈)

 

홍빈이 처음 세동에게 홀렸던 것은 그녀의 향기였지만, 현재 그의 마음에 세동이 담긴 것은 세동이 보여주는 반짝거림일 것이다. 요악한 그녀의 반짝 반짝 빛나는 맑고 따뜻한 마음에 이끌려 그녀를 마음에 담게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을 그녀를 찾는데, 구하는데, 쓰고. 그녀를 통해 세상을 따스하게 바라보는 방법, 소중한 존재에게 마음을 전하는 방법, 소중한 존재와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 그는 진심이 깃든 소통이 얼마나 가슴 따뜻한 일인지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세동에게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을 자신의 아픈 마음을 보여주게 된다. 

 

토닥 토닥, 그의 등 뒤에서 어깨를 토닥여주는 그녀의 손길에, 그녀의 어깨에 푹 기댄 그의 등을 살며시 안고 토닥여주는 그녀의 손길에, 그는, 홍빈은, 위로를 받게된다. 토닥 토닥, 그녀의 손길과 눈빛 그리고 그 마음은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아이야...'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어쩌면, 홍빈이 태희를 떠나보낼 수 있었던 것은 세동의 존재가 언제부턴가 항상 그의 곁을 맴돌고, 그렇게 어느 순간 그의 마음에 들어왔기 때문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든다. 

 

세동의 반짝거리는 마음을 볼 때마다 그는, 때론 당혹스러운 듯, 때론 혼란스러운 듯, 묻는다. "너 뭐야?" 그리고, 이 날, 또다시 세동의 반짝 반짝 빛나도록 맑고 따뜻한 마음을 본 홍빈은 묻는다. "넌 대체 어디서 온거냐?" 어쩐지, 이런 홍빈의 물음이, 대사가 좋았다. 세동의 존재에 대한 의문과 혼란 그리고 어느샌가 그녀에게 푹 빠져드는 과정을 보는 듯 해서. "넌 대체 어디서 온거냐" 라는 질문을 툭, 던질 때의 보여준 홍빈 눈빛의 너무 좋았다.

 

 

 

#. 제가 대표님을 좋아하니까, (세동)

 

그 날, 그러니까 토닥토닥 위로가 있었던 이 후, 세동은 홍빈을 피해다닌 듯 했다. 그리고, 그런 세동이 신경쓰이던 홍빈은 괜한 심통을 부리며 그녀의 마음을 다치게 했고, 그녀 스스로 자신을 찾아오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홍빈의 독설에 마음을 다친 그녀를 몰아세우던 그는, 그녀의 마음을 듣게된다. 

 

홍빈이 세동을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여러 장면을 통해서 보여줬다. 그렇지만, 아마도 그렇게 세동을 몰아세우기 전까지는 자신의 마음을 확실히 자각하지 못했던 것 같기도 했다. 괜히 신경쓰이고, 보고싶고, 딴 놈(그게 고딩 동생이라 할지라도;)이랑 마주보며 웃는 걸 보면 짜증나는 그 감정을 확신, 혹은 인정하지 못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혼돈에 빠진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모른 채, 세동을 괴롭히던 그는, 세동의 고백에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고 키스를 하게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보는 중이다. 

 

(추가) 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또 생각해보면, 일련의 사건을 통해 이미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되었지만, 그런 자신과 다른 것 같은 세동을 보며 괜한 심술을 부리다가, 세동의 고백에 키스로 대답한 것이란 생각도 든다. 

 

그리고, 세동. 구례 반딧불이 포옹씬 후에 보여준 세동의 행동에서 그녀도 홍빈에게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좋아하는 감정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약간 아리송했는데, 세동의 고백을 듣고난 후 그녀의 행동들을 생각해보니 구례여행을 기점으로 그녀는 이미 홍빈을 좋아하고 있었구나, 싶어지기도 하는 중이다. 아마, 잘은 모르겠으나 구례에서 보고 듣게된 홍빈의 상처와 그가 보여주는 의외의 모습들을 마음에 담기 시작한 그녀가 홍빈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깨닫게 된 시점이 있다면, 그 것은 반딧불이 포옹이 아니었나, 싶다. 반딧불이의 마법은 그렇게 시작되었다고... 믿고싶은 걸지도 모르지만, 그때 홍빈을 피해 도망가던 세동의 표정이 꽤나 인상적이어서 말이다. 

 

아무튼, 감정에 못이겨 "제가 대표님을 좋아하니까," 라는 세동의 갑작스러운 고백은 마치 내가 고백을 받은 것처럼 당혹스러우면서도 설레였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홍빈의 눈빛과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벚꽃씬에서 마음이 덜컹 내려앉는 설렘을 또 한번 느꼈다. 물 위에 떨어지는 꽃잎씬은 칼꽃 재탕이라 반갑기도 했고. 무튼, 돌아와서 너무 빨리 마음을 확인하는 것은 아닐까, 이 것은 낚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쩐지 세동이 다운 고백이고, 홍빈이 다운 대답인 것만 같아서.. 그저 보여주는대로 보려고 노력 중인 시청자로서 그저 이 가슴떨리게 아름다운 반딧불이 키스씬에 행복해하련다. 

 

 

 

#. 그리고,

 

1> 창-홍빈, 창-장원(홍빈부)의 씬들이 좋았다. 창이라는 존재가 홍빈과 장원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존재가 될 듯 싶지만, 그와 동시에 그들의 갈등을 풀어줄 매개체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서서히 창이의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해나갈 홍빈이 창이의 존재를 통해 자신의 아버지를 이해하게 될 날이 올지, 그리고, 창이가 그들에게 아빠, 할아버지, 라고 부르는 순간의 감동은 어떻게 표현될까, 궁금해진다. 특히, 창이가 홍빈에게 '아빠'라고 부르는 순간이 기대된다. 

 

2> 무서운 바이킹을 아빠와 타고 싶었다는 창이. 창이 아버님, 올 가을에 놀이공원 한번 더 가셔야겠어요. 그때 세동이도 같이, 셋이서, 바이킹 한 번... 회전목마도...(?)

 

3> 그러고보면, 그간 세동이 홍빈에게 했던 행동들, 특히, 홍빈 집 정원에서의 토닥토닥 씬은 아무런 감정이 없는 상태에서 나올 수 없는 위로였음에도 그녀가 홍빈을 좋아한다, 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은 ... 그녀가 사랑스러운 오지라퍼라서 그랬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아무리 오지라퍼라도 토닥토닥 씬은 좀 오버였는데 말이다. 때때로 그녀의 오지랖에는 홍빈이기에 가능했던 오지랖이 분명 있었을테고 아마도 홍빈은 그 포인트에서 서서히 세동의 늪에 빠지게 된 건 아닌가.. 어쩌구 저쩌구도 생각해보는 중. 아.. 보여주는대로만 본대놓고 생각이 많아지고 있다. 에비에비~;

 

 

4> 꼴지를 한 홍주. 분노한 아버지. 8회 텍스트 예고를 보니 홍주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자 하는 듯 한데, 덕분에 홍빈은 또다시 분노하게 되고, 그로인해 변신하게 될 듯 싶다. 문득 드는 생각인데, 홍주가 홍빈에게 전해달라고 했던 그 노란색 봉투는, 홍빈에게 보내는 S.O.S 구조신호가 아니었을까, 싶었다. 아무튼, 그 노란봉투에 정말은 뭐가 들었을지 모르겠지만 얼른 찾아야 할텐데;

 

5> 세동은 현재 집주인에게 쫓겨날 위기에 놓여있고, 홍주는 아버지와의 갈등이 극에 다다른 상황이다. 이 일들을 계기로 홍주와 세동이 홍빈의 집에 살게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중이다. 은근히 동생을 애틋하게 여기는 홍빈이 그런 극단적인 일이 발생했음에도 아버지의 집에 홍주를 살게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다. 세동이야 오갈데 없다면 얼씨구나 받아들일테고;

 

6> 주장원은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세 아이가 모두 세동에게 빠져있음을 알게되면 어떤 표정을 짓게될까? 그 전에 세동은 이미 주장원의 표적이 된 듯 싶기는 한데.. 세동이 어떻게 빠져나갈지, 혹은, 이 또한 홍빈의 분노포인트를 자극하게 되는 사건의 떡밥일지 궁금하다. 태희를 떠나보낸 지금, 주장원으로 인해 시작될 분노포인트는 '홍주 - 창 - 세동'의 순서이려나? 그런데, 태희 폭행사건의 전말은 비밀이 있을 듯 해서 좀 더 지켜봐야 할 것도 같다.

 

7> 윤여사의 정체가 밝혀지고 나니, 그녀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하나가, 소름돋고 무섭다. 인간의 탈을 쓴 마녀를 조심해야 돼!!!! 라고 마음으로 외치게 된다고 해야하나? 서서히 각 캐릭터들의 사연이 풀리며 그 캐릭터들의 행동이 이해가 되고 그러면서 이 드라마 자체가 자리를 잡아가는 듯 싶기도 하다. 

 

8> 정만 주고 마음과 사랑은 주지 않으려고 했는데, 마음도 넘어가고 있다. 사랑만은 주지 않도록 꼭 지켜야겠으나, 사랑마저 줄 수 있도록, 지금까지 처럼만 따스하고 몽환적이며 설레이는 동화같은 드라마이길 바라는 중이다. 현재까지는 회를 거듭할 수록 좋다. 개인적으로는 1회부터 나쁘지는 않았으나 본격 재미는 3회부터였던 것 같다. 

 

9> 웃긴 장면들도 좀 있었다. 빌딩 옥상에서 번개충전을 한 홍빈이 터뜨린 불꽃놀이라던가, 멀리서 그런 불꽃놀이를 보며 우와~ 거리며 즐거워하는 세동이라던가ㅋㅋ 자신의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고비서가 운전하는 차와 대결을 하는 홍빈이라던가, 능력이 사라진 후 투덜대는 홍빈이라던가ㅋㅋㅋ

 

0> 이 드라마는 모든 이야기를 오롯이 주인공 홍빈과 세동에게만 집중하는 게 좋다. 이야기 전개를 위한 곁가지들은 있으나 그 또한 결국은 홍빈과 세동이 더 가까워지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는 것이. 그래서, 우려했던 태희부모의 재등장이 태희를 떠나보내는 계기이자 홍빈과 세동이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도록 풀어낸 것이 만족스러웠다. 결론은, 향기커플은 사랑입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