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칼과 꽃 8회) 삼국사기 열전 권49 연개소문편 : 반란

도희(dh) 2013. 7. 28. 07:04

연개소문이 자기 병사들을 모두 모아 열병식을 할테니 같이 보자며 여러 대신들을 초청했다.
대신들이 도착하자 모조리 죽여 버렸는데 그 수가 백여명에 달하였다.
이어서 궁궐로 달려가 왕을 시해하고 그의 조카를 새로운 왕으로 세웠다.

- 삼국사기 권49 연개소문편 / 칼과 꽃 8회 예고 -

 

#.
열병식날의 아침이 밝았다. 드디어 오랜 숙원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믿고있던 영류왕은 그들에 대한 연민을 갖게되지만 그럼에도 죽여야만 하는 스스로를 비루하다, 며 자책했다. 승자의 오만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열병식장에 모두가 모였을 때, 연개소문의 첩자인 어의를 통해 그의 죄를 모든 대신들에게 확인시키고, 평양성에서 불러들인 병사들과 함께 연개소문을 치려던 영류왕의 계획은, 감옥에서 어의가 자결하는 것을 시작으로 틀어졌다. 병사들은 당도하지 않았고 그들이 들어와야 할 성문으로 연개소문의 병사들이 이미 들어와 있었다. 그렇게, 영류왕은 금화단의 설득으로 일단 피신하기로 하지만, 결국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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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공주를 후계자로 삼았을 때, 연개소문과 그 일당은 열병식날을 거사일로 정하게 된다. 그리고, 이미 끓어오른 욕망을 더이상 가라앉힐 수 없었던 장은 언젠가 연개소문이 내밀었던, 그리고 여전한 그의 손을 잡게 된다. 그렇게, 왕의 계획을 역으로 이용해 반란을 꾀하였다. 열병식장에 도착한 연개소문은 자신을 배신한 대대로를 시작으로 그 곳에 모인 모든 대신들을 '칼'로 베어 없앴고, 편전으로 향하던 장은 왕을 지키는 금화단의 수장 소사번을 회유하는데 실패하며 싸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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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생과 전쟁, 이라는 각자의 신념으로 대립하던 영류왕과 연개소문의 오랜 싸움은,
그렇게, 연개소문의 승리로 끝을 맺었다.




내가 만드는 고구려를 확인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는가.

- 장 (훗날, 보장왕) / 칼과 꽃 8회 -

 

고구려를 위해 왕실을 지키는 호위대장으로 살아가는 그 또한, 왕족이었다. 태어나 그가 가장 먼저 배운 말은 어미도 아비도 아닌 폐하였다. 그렇게,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떨어져 영류왕의 손에서 자랐다. 그렇게 자랐고 왕실 호위대장으로 살아가며 그 것이 제 운명이라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수족으로 쓰되 신뢰하지 않기에 늘 왕의 앞에서 무능해야만 했던 장은, 왕의 후계자인 유약한 왕자를 보며 운명을 바꿀 수도 있으리라는 욕망을 감추며 살아왔을 것이다.

연개소문은 그런 장의 욕망을 꿰뚫어 봤고 그를 자극했다. (아마) 깊은 갈등 끝에서 흔들리지 않은 채, 자신의 방식으로 고구려의 평화를 도모하고자 했던 장은, 결국, 왕자를 대신한 후계자로 자신이 아닌 공주를 지목한 왕에 대한 실망, 그리고 이미 끓어오르기 시작한 욕망을 위해 운명을 선택하게 된다.

장은 운명을 선택했다. 고구려 왕실, 영류왕과 그 후계자 공주 소희를 지키는 호위대장이 아닌 고구려의 태왕이라는 운명을 선택했다. 그 운명을 선택했으면서도, 오랜 시간 함께 '살아'왔고 '지켜'왔던, 마지막에는 그에게 결국 믿음을 주는 것으로 그를 배신했던 영류왕과 공주 소희를 만나게 되며, 양심과 욕망 사이에서 흔들리게 되지만, 결국 그는 욕망이 이끄는대로 가기로 한다.

적어도 나는 고구려를 배신하지 않았다. 소사번을 향한 장의 외침. 그 것은, 고구려를 위해 왕실을 지키며 왕을 지켜본 그의 소감이었을 것이다. 그에게 왕의 선택은 고구려를 배신한 행위라고 말하는 듯 했다. 그렇다면, 그의 신념은 무엇일까. 그가 만들고 싶은 고구려는 무엇일까. 영류왕이 공생과 연개소문의 칼, 그 둘 중에 하나일까, 아니면 또 다른 무언가일까. 어쩌면, 장의 신념, 장이 만들고자 하는 고구려는 연개소문 보다는 영류왕 쪽에 가깝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곁에서 지켜본 왕에게 분명 영향을 받았을테고 그 자신에게는 감동이지 않았으나, 결국 그에게 있어 영류왕은 훌륭한 왕이라고 말하는 듯 했으니까.

그러고보면, 연개소문이 장에게 충의 결백을 밝힌 것은 '내 아들을 살려달라'는 의미도 있겠지만, 그의 신념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부분을 자극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나, 싶었다. 연개소문은 장의 성향까지 어느정도 분석하고 그 욕망을 자극한 듯. 뭐랄까.. 어때, 니가 왕이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땠을 거 같아, 너라면 어떻게 했을꺼야, 라며. 그리고 장은, 왕의 뜻을 거역하면서 까지 자신의 신념대로 충을 살려냈으니 말이다. 그 것이 결국, 연개소문과 자신의 줄을 잇기위한 욕망이면서 억울한 자를 만들어선 안된다는 그의 신념에 의한 결과물이라 말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칼은 모두를 다 파괴할 뿐이오.
- 영류왕 / 칼과 꽃 8회 -

 

그는 분명 강한 왕이었다. 수나라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게되며 왕이 된 자였다. 그렇기에 그는 '칼'의 강함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 '칼'로 인해 얼마나 많은 것들이 파괴되고 희생되어야 하는지도 아는 왕이었다. 그렇기에 당나라와의 화친정책을 펼치며 주변국과의 공생을 통해 고구려를 이끌고자 했다.

그런 그는, 끊임없이 신념을 대립하는 정적 연개소문을 끌어안지 못했다. 겉으로는 그를 포용하는 척 하면서 끊임없이 그를 배척했고 귀족들의 반발없이 그의 목을 베기위한 명분을 찾고 있었다. 결국, 영류왕은 명분을 찾았고 아무런 망설임없이 연개소문을 제거하고자 한다. 겨우 손에 쥔 명분이 사라지기 전에.

그렇다면 당나라와의 화친을 주장하며 주변국과 공생을 하고자 하던 영류왕은, 어째서 연개소문에게 있어서 만큼은 '칼'로서 제거를 하고자 한 것일까. 그리고, 어째서 왕자를 대신할 후계자를 '장'이 아닌 '공주'로 선택한 것일까. 그는 왜, 장을 수족으로 쓰되 신뢰하지 않았고 늘 그를 무능하게 만들었던 것일까. 결국, 영류왕은 장을 데려다 키운 것으로서 그의 부모를 견제했고, 왕자 환권보다 뛰어난 장을 끊임없이 견재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그렇다면, 그렇게 끊임없이 견제하던 장에게 왜 마지막에는 신뢰를 주었을까. 그가 왕에게 가장 바라는 것이 '인정'이고 '신뢰'라는 것을 알았기에 그런 것일까. 하지만, 결국, 그 인정과 신뢰는 장을 자극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영류왕이 연개소문을 제거할 명분을 손에 쥔 것은 연개소문 스스로 자초한 것이지만, 연개소문이 결국 영류왕을 제거하고자 하는 '명분' 그리고, 장이 영류왕을 배신할 수 밖에 없었던 '명분' 또한 영류왕 스스로가 준 것이기도 했다. 그는 자신을 끊임없이 위협해오는 정적에게도 인정을 베풀 줄 알아야 했었다. 왕은 그런 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왠지, 그랬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쩐지, 영류왕의 죽음이 자업자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이 드라마 내에서 표현된 걸 보면 말이다.

뭐, 사실, 그 때 영류왕이 충을 살려주는 것으로 인정을 베풀었다면.. 연개소문은 다른 곳에서 명분을 찾아 결국 왕의 목을 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들지만. 연개소문은 결국, 자신이 꿈꾸는 고구려를 이루기 위해 그 반대의 길을 걷는 영류왕을 어떻게든 제거해야만 했던 것 같다. 흠, 그렇다면 영류왕 또한 그런 연개소문의 속내를 알기에 결국, 어떻게든 그를 칠 수 밖에 없었던 것이겠구나, 라는 생각도 든다. 화친을 펼치고 공생을 외치지만 결국, 영류왕 또한 '칼'의 힘을 아는 자이기에.



고구려는 600년 동안 칼의 힘으로 버텨온 나라요.

- 연개소문 / 칼과 꽃 8회 -

 

연개소문은 왕이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저 알고만 있었을 뿐이었다. 자신을 배신하고 왕의 편에 선 대대로의 그 어떤 변명과 설득도 용납할 수 없다는 듯한, 왕과 각자의 신념을 논하던 마지막 순간, 보인 그의 칼이 그렇게 말하는 듯 했다. 그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틀렸다며 칼로서 베어내는 그런 자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나 고요하고 생각이 깊으며 신중한 연개소문은, 그 속에서 끓어오르는 욕망과 광기를 감추고 있었다. 그리고, 결전의 순간에 다다르자 더이상 자신의 욕망과 광기를 감추지 않았고 그렇게 자신이 꿈꾸는 고구려를 위한 첫 걸음을 칼로서 시작했다.

그의 광기에서, 어쩌면 '지키고 싶은 것을 지키기 위한' 이 날의 반란은 결국, 그의 욕망을 이루기 위한 첫 걸음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들을 살아있는 자로 만들고 싶은, 보다 강력한 고구려를 만들고자 하는, 명분과 신념 이전에,고구려의 가장 높은 위치에서 고구려를 손에 쥐고 흔들어대고 싶다는, 그런 욕망이 잠재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신하'의 위치에 있기에 결국 '왕'의 뜻을 제대로 꺽을 수 없었던 그는, 가장 높은 곳에 있어야만 자신의 신념대로 고구려를 이끌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의 손에 들려진 칼로 피를 맛 본 연개소문이 광기는 더더욱 짙어져 갔다. 그 것이 섬뜩하고 무서우면서도, 멋있었다. 내 눈에 남은 콩깍지 반은 아마도 연개소문을 향한 것인가, 라는 깊은 의심이 들던 순간.


너는 결국 역도의 아들이었다.

- 소희 / 칼과 꽃 8회 -

 

연개소문이 영류왕을 죽였다. 공주 소희는 연개소문의 호위무사 호태에게서 소중한 동생인 왕자 환권을 잃었고, 연개소문에게서 사랑하는 아버지 영류왕을 잃었다. 그 순간을, 그녀는 목격했다. 그리고 그 장소에서 사랑하는 '남자'를 보게 된다. 그가, 직접 죽인 것은 아니지만, 그는 결국, 내 아버지와 내 동생을 죽인 자의 '아들'이었다.

공주는 끊임없이 연개소문과 그의 아들을 따로 분리해서 바라봤다. 그 것은 아마도, 연회장에서 그를 부정했던 연개소문의 말, 그가 죽기 전 공주에게 했던 고백 및 그가 살아있음을 느끼고 연개소문과 독대했을 때의 느낌, 그 모든 것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그가 아버지를 충분히 버릴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듯 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를 적으로 돌려 베고싶지 않았기에.

하지만, 결국 그는 연개소문의 아들이 되어 그녀의 눈 앞에 나타났고 공주는 깊은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공주는 과연 정말 그렇게 믿었을까. 그를 멀리 도망시킨 후 연개소문을 죽이고 그를 찾게 된다면, 두 사람이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고. 결국, 현재의 상황은 연개소문이 공주의 가족들을 몰살시킨 것이지만, 자칫 잘못되었다면 공주가 충의 가족을 몰살시킬 상황이었으니까.

아무리, 나의 존재를 인정해주지 않았던 아버지였다고 하더라도 그런 아버지를 죽인 자와 마주히며 웃을 수 있는 멘탈이었을까, 충이가. 게다가 공주는 잘 모르는 듯 했으나 연개소문은 충의 죽음을 통해 그를 연씨가문의 자손으로 제대로 인정해주고 본인만 출입가능한 사당에도 불러들이고 그러는 상황이었으니 말이다.


애초에 누구도 아비를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 충 / 칼과 꽃 8회 -

 

운명에 버림받아 그 어떤 선택도 할 수 없는 충은, 끊임없이 선택을 강요당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여인과 아버지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 그러나, 충에게는 같은 저울에 두고 잴 수 없을만큼 각각의 의미로 소중한 존재들이었기에 그 어떤 선택도 할 수 없었다. 아마, 그에게 선택과 죽음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면 죽음을 선택했을지도 모르겠다. .. 라고 생각해보니, 그 순간 충이는 아버지를 선택하고 공주를 살리기위해 달려갔구나.

현재, 그는 공주를 살려야만 한다, 라는 생각 외에는 아무 것도 없는 듯 했다. 누구도 아비를 선택할 수 없고 자신의 뜻과 달리 반란을 일으킨 아비로 인해 자신 또한 죄인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적어도 이 상황에서 공주만은 살리고 싶다, 라는 마음 뿐이었던 것 같다. 아비의 뜻을 반하면서 까지 어떻게든 자신을 구하고자 애썼던 공주처럼. 그 또한 아비의 뜻을 반하면서 까지 오로지 공주를 살리기위해 달려가는 듯 했다.

결국, 그는 공주를 살렸다. 그러나 공주는 그런 그에게 배신감을 느꼈고 이제, 그에게 원망을 느끼게 되는 듯 했다. 그가 자신의 뜻에 따라 떠나지 않아서, 지금 이 장소에 나타나서, 그렇게 그가 '연개소문'의 아들로서 그녀의 눈 앞에 있기 때문이 아닐런지. 그리고 또 한번, 공주에게 위급한 상황이 닥치고 그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될 듯 싶었다. 영류왕의 죽음 후 연개소문은 그녀를 분명 죽이고자 할 것이고.. 그 순간, 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어떻게 공주를 살리게 될까.


&..

1> 요즘들어 이 드라마를 보다보면 대사에 대한 압박감이 생겼나, 라는 생각이 드는 중이다. 말 없이 행동으로, 눈빛으로 보이면 더 멋있을 거 혹은 좋을 거 같은 장면에서 주구장창 말말말, 하는 걸 보며 '...' 거리고 있었으니 말이다. 아마, 이 드라마의 침묵이라는 매력에 빠져버려서 그런 것인지, 말로서 모든 상황과 행동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던가, 내가? (...)

2> 기대했던 열병식장에서의 반란은 역시나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예고의 흑백과 연파파 내레이션의 임펙트가 너무 컸던 것일까? 아님, 예고를 너무 많이 돌려봤나? 하지만, 역시나 기대했던 장과 소사번 장면은 좋았다. 현재 8회까지 방영된 이 드라마의 액션씬 중에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해야할까?

3> 신념과 신념의 충돌. 그리고 운명 속에서 욕망으로 살아가는 자들의 이야기. 를 그리고자 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야기 전개가 조금만 촘촘하고 개연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은 회를 거듭할 수록 드는 중.

4> 재밌게는 봤는데 간간히 '...응?' 스러운 부분들이 있었다. 충이가 왜 갑자기 말을 타고 등장한 것인지. (예고에서 기대한 부분 중 하나. 왠지 8회차에서 충이 분량 쩌리라서 임팩트를 주고자 한 설정같기도 한데...;) 시우는 대체 왕궁을 얼마나 헤메인 것이며, 다른 금화단 멤버 둘은 어디 갔으며, 충이는 호태 바로 쫒아가는 듯 하더니 왜 그렇게 늦은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쌓이고 쌓여만 간다. 단 한 장면씩만 넣어줬어도 괜찮았을텐데.. 촬영시간의 촉박인가, 굳이 그럴필요를 못느낀 것인가.. 는 제작진들만 알겠지. (둘 다 합쳐진 것이겠으나 왠지 후자 쪽으로 기우는 이 느낌은.. 느낌일 뿐이다.)

5> 1회 때부터 느낀 건데 8회까지 이어져 오는 것은, 뭔가 반박자씩 느리다는 거다. 세세히 설명하긴 귀찮은데 그걸 생각하며 보면 뭔지 아실 수 있을 듯. 아, 8회에서 그게 정말 많이 드러났다. 난 뭔가 타이밍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그럴 때마다 흠칫거리는 건 사실이다. 이건 아무리해도 익숙해지지가 않아.

6> 공주는 왜 충이와 연개소문을 따로 분리해서 보는지, 에 대한 것에 크게 생각을 안해봤는데.. 어제 뮤비 만들면서 대충 납득이 갔다. 그리고, 충이가 공주바라기인 것은.. 쉽게 말하면 갓 알에서 깨어난 새가 가장 먼저 발견한 누군가를 어미로 알고 졸졸 쫓아다니는 걸로 이해해도...........(응?) 농담이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본문에서도 조금 썼는데 아무튼, 그냥 어느정도는 납득이 간다. 납득은 간다.

7> 사실, 충이가 반란에 적극 가담할 것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그 개연성을 어떻게 살릴까, 궁금했는데.. 적극가담은 무슨. 아버지를 막지는 못하지만 그 속에서 공주는 구해내겠다, 가 현재 충이가 하는 행동이다. 아무튼, 충이 캐릭터가 일관성 있는 것은 좋은데.. 얘가 너무 공주바라기를 하니 뭔가 지치기도 한다. 그래서 궁금해지기도 한다. 이런 아이가 공주가 사라진 후 어떤 삶을 살아가고 어떻게 변해갈지. 왠지, 충이는 공주를 구하려고 하지만 못하고 공주가 죽었다고 여기며 '운명'을 받아들이고 '연개소문'의 아들로서 모든 것을 누리며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라는. 그렇게 누리고 살아가는 삶 속에서 늘 마음 한 켠이 공허한 채. ... 라는 망상은 여기까지. 뭔가 크게 기대하면 다칠 것 같아서.

8> 내 예상이 빗나가지 않은 단 한가지. 반란이 8회에서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것. 아무튼, 9회 초반에 마무리되고 타임워프해서 2막이 시작되길 바라지만... 10회쯤 되어서야 겨우 될까말까 하지 않을까, 라는 뭐 그딴 생각도 든다. 흠흠.

9> 연개소문. 진짜 멋있다. 연파파♡♡♡♡♡♡

10> 곱씹을 수록 나는 맛이 깊어서.. 이 드라마를 회당 세번씩은 복습해야 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은 들지만.. 귀찮으로소이다. 간간히, 캡쳐하거나 뮤비만들려고 영상따면서 장면이나 대사들 곱씹다보면 안보이던 부분,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와서 새롭다고 해야할까, 그렇다.

11> 영류왕의 죽음이 놀라웠던 것은 연개소문의 광기가득한 카리스마였고, 싱거웠던 것은 왕 주변의 반응이었다. 연개소문이 왕 근처에 접근해 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공주 및 금화단은 지나치게 왕의 말을 잘 듣고 & 안전불감증 때문이라고 넘어가기로 하고.. 왕이 칼에 찔린 순간의 정적에 순간 당황했다. 뭐, 짧은 순간을 슬로우로 보여준 거라고 자체 납득을 해야할까?

12> 왕자 환권이 죽는 장면이 참 안타까우면서 뭐가 좀 그냥 그랬다. 그 장면 - 공주와 왕자의 탈출시도, 호태등장, 왕자 죽음, 충 등장, 시우등장 후 공주탈출 - 이 조금만 더 긴박하게 돌아갔다면 더 애절했을 거 같은데, 의 느낌이랄까? 뭐, 이 드라마에서 긴박감을 기대해선 안된다는 건 알지만. 그냥 그렇다고.

13> 호태 멋있다. 근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호태는 충이가 귀찮고 싫지 않을까, 라는. 왠지, 영류왕과 장의 관계를 연개소문과 호태의 관계에 대입해보게 되는 8회차이기도 했다.

14> &.. 안쓰고 깔끔하게 끝내려고 했는데.. 내가 그렇다.

15> 피와 함께한 장면들은 뭔가 비장미와 광기가 느껴져서 괜찮았다. 콕 찝어 말하자면 하얀 옷에 새빨간 피가 번져나온 채 죽은 환권과 영류왕을 찌른 후 얼굴에 피투성이가 된 연개소문. 환권 부분은 처연하고 연개소문 부분은 섬뜩했다. 이런 분위기 참 좋은데... 8회를 온통 대사없이 이런 장면들과 분위기로 연출했으면... 욕 더 얻어먹었겠지? ... 나만 좋았을 듯. 그러면. 하긴, 초생방이라 그럴 시간도 없었겠다만.

16> 분명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지만, 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일단, 연개소문의 광기를 본 것만으로 만족..? 아.. 연개소문 너무 좋다..♡

17> 이 드라마는 하나의 사건, 혹은 캐릭터를 살리기위해 나머지 혹은 그 상대가 되는 부분들을 죽이는 경향이 있다. 둘 다 살리면서 한 쪽을 부각시키면 좋으련만.. 이번에는 '장'이었다. 장이 배신장이 될 수 밖에 없는 개연성을 위해 영류왕 캐릭터를 살짝 삐끗하게 만든 느낌이 자꾸 든달까? 하지만, 결과적으로 '장'이 배신장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개연성은 제대로 챙겼다. 

솔직히, 그 구구절절한 대사가 없었더라도 장의 배신은 납득이 갔지만.. 그 대사, 눈물맺힌 눈빛, 흔들리다 결국 떨궈버린 칼, 차마 영류왕의 죽음을 보지 못한 채 고개를 떨구는 장면들에서.. 장은 정말로 고구려와 고구려 왕실, 그 왕실의 가족들이 소중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거기서 비롯된 욕망과 양심이 교차하는 장면은 참 좋았고. 장은 앞으로 살아남은 공주를 통해 계속 이런 갈등을 겪게될 것인지, 왕이 되었기에 양심을 버리게 될 것인지, 궁금하기도 하다. 장 캐릭터도 첫회부터 개연성 차근차근 잘 챙겨서 현재까지 온 듯. 매력있다.

그나저나, 왕은 정말 장이가 배신한 이유를 몰랐단 말야? 그 전에 그런 가능성도 안본거야? 왕이 장이한테 니가 어째서, 였던가.. 할 때 '나도 아는데 왕님 너는 왜 몰라' 라고 궁시렁 거렸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