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상어 17회) 조여오는 진실 속에서 감정의 늪에 빠지다

도희(dh) 2013. 7. 2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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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로 배달된 해우와 이수의 사진. 이수는 그 사진의 출처를 추적하게 되고 그 끝에서 요시무라와 장영희에게 '감시'당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하지만, 자신이 그 사실을 알고있음을 밝힐 수 없었던 이수는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행동을 했다. 그렇게, 그들을 경계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이수는, 요시무라의 사연을 듣게된다. 아마, 요시무라가 이수의 후견인이 된 후 자신의 속내를 밝힌 것은 이 날이 처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시무라가 이 시점에서 자신의 사연을 말한 것은 이수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다잡고자 하는 것 같았다. 천영보에게 겨눈 복수의 칼날이 자신으로 인해 흔들리지 않도록. 그렇다면, 자신을 감시해온 요시무라의 속내를 듣던 이수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리고, 어쩌면 '김준'이 되어 삶을 살아가는 그가 유일하게 '의지'할 수 있었던 존재인 장영희의 배신을 알게된 이수가 그녀에게 직접 사실을 묻기보다 '당신이 내 비서라 다행이다'라는 말을 했던 이유는 뭘까. 아마, 그는 느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자신의 정체를 알면서도 모르는 척, 그러면서 그런 자신을 안타까워 하며 배려해줬던 그녀의 행동들이 진심에서 우러나왔다는 것을.

신뢰와 의지를 가졌던 두 사람의 배신. 그러나 그들의 배신을 알게된 그는, 그 순간, 자신과 꼭 닮은 그의 사연과 그녀의 보이지 않는 배려를 깨닫게 되며 온전히 그들을 경계하지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어느샌가 그에게 '감정'이 돌아왔다고 말하는 듯 싶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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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우가 천영보의 진실에 접근하며 스스로 파멸을 선택하는 순간, 조해우란 존재는 천영보가 아닌 한이수의 약점이 되었다. 자신이 세운 완벽한 계획 중심에 조해우를 세운 것은 이수 본인이지만, 이수는 결국 자신으로 인해 해우가 파멸하게 된다는 것. 그리고 그 것을 알면서도 그 길을 택한 해우를 보며 흔들리고 있었다. 김준의 가면이 사라진 현재, 이수는 흔들리는 자신을 감추지 못한 채 어쩔 줄 몰라하는 듯 했다.

그 와중에, 그의 정체를 알고 그를 찾아오는 사람들, 그렇게 그를 말리려고 하는 사람들로 인해 더더욱 흔들리는 듯 했고. 애써 마음을 다잡지만, 결국 '감정'이 돌아온 그는 더이상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그들에게 숨기지 않았다. 아니, 또 다른 감정으로 현재의 감정을 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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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영은 김준이 바로 이수라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복수를 위해 제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여기는 - 오해지만 -, 사랑하는 아내를 끊임없이 흔들며 이용하려는 이수의 존재가 미우면서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그의 상황에 연민을 느낀 준영은 그를 만나 그의 마지막 우정을 이수에게 전해준다. 그 마지막 우정을 나누는 이수와 준영을 보며 드는 생각은 딱 두가지. 한이수 .. 진실을 말해! 그건 니가 아니잖아!! (아마, 해우를 위해 침묵하는 듯한 느낌이ㅠ) &  오준영은 정말 멋진 남자구나ㅠㅠ 라는 것.

아, 오준영 캐릭터는 회를 거듭할 수록 멋있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나 다른. 그가 현재 이수를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 걸리기는 하지만... 앞으로 그가 '천영보의 진실'을 알게되고 해우가 그 진실을 위해 파멸의 길을 선택했다는 것을 알게된 준영의 행보가 기대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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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이현 납치사건을 계기로 변형사에게 X의 정체를 밝힌 이수로 인해,  해우와 변형사는 각자의 방식으로 X의 행방을 추적함과 동시에 그의 과거를 파헤치게 된다. 그리고, 변형사의 인맥수사(...)로 인해 이수와 수현이 절대 찾을 수 없었던 X의 사라진 8년을 알게 된다. 고문기술자였던 과거를 지우고 살아가는 X.

그의 과거에서 죽은 강희수 - 젊은 시절 고문을 당한 적이 있고 그로인해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던 - 와의 접점을 찾게된 변형사와 해우 그리고 이수와 수현은 강희수의 고문관이 X일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강희수의 죽음' 그리고 'X'의 위치를 추적하게 된다.

한편, X의 과거에서 죽은 강희수와의 접점을 찾게된 해우는 강희수의 상담의와 만나게 되며 '그림자'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아직, 그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결국 그 것을 시작으로 추적하게 되면 해우 또한 진실에 닿게 되지 않을런지. 그리고, 왠지 수현이 해우와 의사를 못만나게 한다는 느낌이 계속 들었는데 해우는 이 만남에서 그림자의 존재 외에 이수의 '친구'의 정체를 알 수 있게 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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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보는 한이수만 멈추면 진실은 자연스레 덮어질 것이라 믿는 듯 했다. 그래서 자신의 손녀인 조해우까지 이용하며 그를 멈추고자 했다. 그러나, 부레가 없기에 끊임없이 움직여야만 하는 이수는 멈출 수 없었다. 그리고, 그런 그를 어떻게든 멈춰야만 하는 천영보는 X를 통해 '한영만의 과거'를 이수에게 알리는 것으로 그를 멈추고자 했다.

세상의 균형을 위해 살아가는, 이수가 아버지의 과거와 마주하게 된다. 이수의 논리대로라면 아버지 또한 그 세상의 균형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 논리대로라면 아버지의 죽음은 억울한 것이 아니게 된다. 게다가, 강희수의 죽음은 결국 한영만의 짓일 가능성이 큰 상황이기에 더더욱. 아버지의 과거, 그 진실로 인해 큰 혼란에 빠지게 될 이수는... 과연 멈출 수 있을까? 아버지의 과거, 라는 진실은, 이수를 멈추게 할 수 있을까? 아니면, 그를 더더욱 움직이게 만드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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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 미제라블' 2권 속에 감춰진 과거의 진실. 사진이 감춰져있던 '레 미제라블'은 한영만과 X가 과거의 죄를 덮고 현재를 살아가는 모습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평생 죄책감 속에서 살아왔고 결국 자신의 죗값을 받고자 했던 한영만과 천영보의 개가 되어 해야만 한다면 아내까지 죽일 수 있는 킬러로서 살아가는 X가 같다고는 하지 못하겠다. 그들의 사연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현재로서는.

아마, 천영보는 그들의 과거 - 고문기술자 - 를 세탁해주는 것으로 그들을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한영만은 천영보의 운전기사로, X는 킬러로서, 그들을 자신의 손과 발이 되도록 만들었고, 한영만과 X는 천영보의 손과 발이 되어 은혜를 갚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겼던 것은 아닐까. 혹은, 속죄의 길이라 믿었던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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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이 드라마는 여느 복수드라마가 말하는 용서가 아닌 용기에 대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죄 그리고 진실을 똑바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용기. 그리고, 그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에 관한.

어찌되었든, 슬슬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으며 '신'으로 살아왔던 천영보의 추락과 최후가. 그는 지금껏 외면했던 죄책감들 속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 죄와 당당히 마주할 수 있는 용기가 있는 사람일까, 마지막까지 그 모든 것을 부정하며 인정하지 않고자 발버둥치는 사람일까. 무엇이, 그를 위한 최선의 벌이 될까.

한이수의 결말보다 천영보의 최후가 더 궁금한 이유는 바로 이 것이다. 한영만의 아들인 한이수는 자신이 말했던대로 이 모든 일이 끝나면 당당하게 죗값을 치르고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이란 희망같은 것이 보이는지라. 그래서 어둠 속에 잠겨있는 이수가 다시 12년 전 처럼 빛날 수 있으리란... 그런. 그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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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현이 이현에게 호감을 표하며 두 사람의 관계가 조금씩 발전할 때마다 불안해지고 있다. 어찌되었든 수현또한 범죄자이고 이 모든 일이 끝나면 이수와 함께 그 죗값을 치르게 될텐데.. 이현의 충격은 어쩌라고, 랄까? 얘는 결국, 범죄자 오빠와 애인을 두게되는 걸까, 등등.

2> 할아버지의 진실로 인한 충격 그리고 두 남자를 사랑하게 되는 자신에 대한 혼란, 그리고 그녀의 선택에 대한 고뇌가 생각보다 깊이 그려지지 않는 듯 해서 아쉽다. 뭐랄까, 해우는 분명 엄청나게 혼란스러워 하고 힘들어했을 것이 뻔한데 뭔가 그 상황에 따라 흘러가버리 듯, 해버린 듯 하달까? 그래서 그녀가 스스로 파멸의 길을 선택하기 까지의 고뇌와 그 후의 고통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새가 없었던 것도 같다. 아니, 보여줬는데, 분명 알려줬는데, 내가 놓친 걸까? 생각해보니.. 두 남자를 사랑하게 된 해우의 혼란은 16회에서 보여주긴 했었다.

3> 아... 너무 졸려서 지금 내가 뭐라고 쓰는지도 모르겠다. zzz

4> 한줄 요약. 이수가 아버지의 과거를 알았다. 어뜨케~ㅠㅠ!!!

5> 오빠표 이수는 언제나 옳다. 나에게 오빠에 대한 판타지를 제대로 심어주는 듯 하다. 그러나 나에게는 이수같은 오빠는 존재하지 않겠지. 왜냐하면.. 내가 한이현이 아니니까...ㅠㅠㅋㅋㅋ

6> 오준영, 이 멋진 남자야ㅠㅠ 오준영의 캐릭터가 나날이 좋아지니.. 해우가 새삼 얄미워지고 있다. 왜 이런 남자를 남편으로 두고도 다른 남자에게 눈길을 주는거니! 랄까? 뭐.. 해우와 이수는 첫 만남에서 부터 운명공동체로 엮여있다는 강렬한 주입식 멜로로 인해 머리로는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