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장옥정, 사랑에 살다 1,2회 ) 출신성분에 맺힌 한을 품고 복수의 칼날을 갈다

도희(dh) 2013. 4. 11. 17:13

역관인 동시에 조선 최고의 갑부로, 국중거부(國中巨富)로 불린 장현. 그는, 재물 그리고 가슴 속에 들끓는 욕망에 의해 판단하고 행동하는 인물인 듯 했다. 그는 보다 더 높은 곳을 원하는 들끓는 욕망을 위해 부를 얻기위한 목적으로 절벽 끝에서 친구의 손을 놓고, 가문의 명예를 핑계로 제발 거둬달라는 친척을 나몰라라 하는, 손쉽게 신분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한다는 이유로 딸 홍주를 궁녀로 만드는 등등, 그 들끓는 욕망이 나아가는 길에 필요하다면 뭐든 하고, 방해가 되는 건 뭐든 제거하고 더 높이 타오르려고 했다.

조선최고의 갑부로 국중거부라 불리지만, 그의 신분은 중인. 그는 중인이라는 신분의 한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이 무엇보다 강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부를 쌓고, 그 부를 이용해 양반이 하는 것이라면 뭐든 하고, 그 부를 통해 얻게된 인맥을 통해 딸 홍주를 지밀나인으로 궐에 밀어넣어 그녀가 왕의 승은을 입고 총애를 받아 후궁의 신분을 얻게되는 것으로, 미천한 신분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했을 것이다.

하지만, 궁녀가 된 홍주는 왕이 아닌 복선군과 정을 통했고, 그 일로 인해 목숨을 잃게 되었다. 궁녀가 왕이 아닌 다른 사내와 정을 통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쥐도새도 모르게 죽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아마, 장현의 재물과 인맥이었다면 어떻게든 그녀를 몰래 살려둘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장현도 엄청난 재물을 품에안고 민유중에게 달려갔던 것일테고. 그러나, 남인의 뒷배인 장현의 딸을 서인인 중전과 민유중은 살려둘 생각이 없었다.

홍주는, 뭐랄까, 남인과 서인의 당쟁싸움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듯한 뉘앙스를 풍겼달까? 만약, 장현이 서인이었다면 .. 홍주는 살았을지도 모른다, 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었으니까. 물론, 민유중과 중전이 공정하고 깨끗한 인물이라면.. 이 모든 일에 대해 한을 품은 것이 미천한 출신성분에 콤플렉스를 가진 장현의 자격지심이 되겠지만.

결국, 홍주의 일은 그에게 뿌리깊은 원한을 남겼고,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복수와 욕망을 실현시켜줄 인물을 유일한 혈육인 옥정으로 정하고, 겉으로는 그녀를 돕는 척, 뒤로는 그녀가 자신에게 찾아오는 길에 방해가 될만한 장애물들을 하나 둘 제거해 나가고 있었다. 그렇게, 지팡이를 잃은 장님이 결국 자신을 찾아오도록,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1> 장현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인지, 장현을 연기하는 배우의 연기력 덕분인지, 장현의 들끓는 욕망과 뿌리깊은 원한에 몰입해버렸다. 저잣거리에서 장현과 민유중이 대면한 상황, 그리고 신분의 한계로 인해 장현의 평교자가 불탈 때.. 나도 모르게 욱.. 한 마음이 들기도 했고. 그래서, 일단은 장현의 복수가 성공하길 바라고 싶어지기도 했다. 이 마음에는, 어쩌면, 민유중의 몰락이 보고싶은 이유도 포함되어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악의 축에 해당하는 인물이라 그런지 몰라도, 일단 너무 짜증났음;

2> 비극을 담보로 하는 로맨스 사극인데, 로맨스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없는 건.. 아직까진 그리 확 끌리지 않는다는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1회는 성인들의 운명적 만남을, 2회는 아역들의 운명적 만남을 그렸다. 더불어, 민유중 vs 장현이라는 대립구도도 보여줬고. 3회부터 본격적으로 옥정과 순의 로맨스 및 정치적인 어쩌구 저쩌구가 전개되지 않을까,, 싶다.

3> 옷에 비유해 신분의 한계를 말하는 등등, 이 드라마의 초반에는 등장인물 각각 자신의 신분의 한계에 걸려 허덕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중인인 장현, 노비의 딸이었으나 아비 덕에 면천된 옥정.. 그리고, 가장 고귀한 신분인 왕과 세자까지.. 신분제의 아래에 있는 이들은 아래에 있어서, 위에 있는 이들은 위에 있어서, 그 중심에 있는 양반네들에게 휘청이는 모습들.. 이라고 해야할까? 그 양반네들의 모습이 어딘가 모순적이기도 했다. 아무튼, 이 시작이, 조선을 삼키고자 하는 장현의 욕망, 순(세자)의 여인을 넘어 비가 되고자 하는 옥정의 욕망, 그리고 절대왕권을 다지고자 하는 순(세자)이 펼쳐낼 욕망의 밑그림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4> 강씨 부인 캐릭터나 분위기가 좋아서, 한 회만에 죽어버린 것이 아쉬웠다.

5> 월화 본방은 당연히 직장의 신! (미쓰김 언니 멋져요! 무말랭 팀장님아ㅠㅠㅠㅠ***) & 나인(서누야ㅠㅠ) 그리고, 일단, 남은 두 드라마도 보자고 생각했는데.. 덜 끌리는 이 드라마부터 봤다. 평이 워낙 별로여서 별다른 기대감이 없어 그런가.. 그럭저럭 볼만했다. 그럭저럭 아쉬운 부분들도 있었고. 남은 한편의 드라마는 오늘쯤 볼 예정. 이 드라마는, 뭔가 전혀 안봤는데 다 봐버린 느낌이 드는 미묘함이 있지만.. 아무튼, 기대 중이다. (수목에 볼게 없어서 월화드라마 못본 것들 보는 중;)

6> 너무 실망을 해버려서 그런가, 한복들도 그리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장옥정이란 캐릭터가 매우 현대적인 눈으로 옷을 바라보고 만드는 인물(패션쇼라니.. 원피스라니...)이라 그런지.. 그래서 그런가보다, 라며 유야무야 넘어가서 그런 것도 같다. 난, 뭔가, 될대로 되라 싶어지면 뭐든 다 그러려니, 하며 좋은게 좋으거라며 대충 넘어가는 경향이 있다. 그 반대의 경우도 있지만;

7> 만약에, 뒤늦게라도 이 드라마를 꼬박꼬박 챙겨본다면.. 아마도 장현때문일 것이다. (전우치에 이어;;) 옥정과 순의 로맨스는.. 결국 비극이라는 걸 알기에 살짝 꺼려지지만.. 뭐, 이쁘고 설레이면 그건 그것대로, 라며 볼 듯. 그런데.. 자꾸 인경왕후가 눈에 밟힌다. 이건 아무래도 '해의 그림자' 후유증인 듯. (소설 속에서 드뎌 합방ㅋㅋ)

8> 드라마가 너무 날로 간다고 생각한 설정 중 하나.. 인경왕후의 이름은 인경, 인현왕후의 이름은 인현, 숙빈 최씨의 이름은 최무수리;; 뭔가.. 그럴싸한 이름 하나씩은 지어주지 그랬어요.. 이름짓는게 뭐 그리 힘든 일이라고,, 랄까나? 그냥, 그렇다구..;;

9> 강씨부인 일찍 죽은 건 왠지 아쉽다. 배우의 연기나 분위기가 맘에 들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