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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페셜 : 기적 같은 기적) 기적은 믿는 자의 것

도희(dh) 2013. 1. 4. 23:43

~ 드라마 스페셜 : 기적 같은 기적 ~
<<기적은 믿는 자의 것>>

* 작품정보

  • 제목 : 기적같은 기적
  • 극본 : 선영
  • 연출 : 이은진
  • 출연 : 남상미, 이천희, 라경덕, 이태우, 이주실, 구혜령, 김기천, 김승욱
  • 방송 : 2012년 12월 2일
  • 줄거리 : 기적을 믿지 못했던 여의사가 오진을 내린 환자를 찾으러 한 마을에 가서 펼쳐지는 기적 같은 이야기




또다시 반복되는 악몽같은 현실. 기적은 비상구가 될 수 없다.
기적은, 없으니까.

- 기적 같은 기적, 한명주 -


수술 성공률 90%를 자랑하는 유능한 간암 전문의 한명주. 그녀가 90%의 수술성공률을 자랑하는 이유는, 그녀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도 있지만 확률이 낮은 환자의 수술을 하지 않는 이유도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확률이 낮은 환자를 수술하는 모험을 하지않는 이유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기적이고 명주는 처음으로 집도했던 어린 환자의 죽음을 통해 기적은 존재하지 않는다, 믿었기 때문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몇년 전 자신이 시한부 진단을 내린 환자가 아직까지 살아있으며 오진이 아님을 확인하기 위해 그 환자를 찾게되고 그가 산다는 감촌 마을을 찾게된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들이 모여사는 감촌마을. 그 곳에서는 매일 기적을 노래하는 천선을 중심으로 광신도 집단 같은 묘한 분위기를 보였고, 기적을 믿지않는 명주는 매일같이 기적을 노래하는 그 분위기에 반발감이 생겼던 듯 했다. 그렇게 그녀가 뭐라 반발해도 허허실실 웃으며 듣는 둥 마는 둥 하는 사람들. 그리고, 스스로를 기적의 사나이라 지칭하며 사람들의 중심에 서있는 천선이 바로 자신이 찾는 환자라는 걸 알게되지만 그의 부정으로 그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고, 그 속에서 그녀는 아픈 기억과 마주하는 동시에 그들의 간절한 염원 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수없이 반복됐던 악몽과 현실 속에서 나는 이제 깨닫는다.
기적은 있기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믿기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 기적 같은 기적, 한명주 -


이야기보다 의도를 앞세운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기적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명주가 지금까지 애써 외면하려고 했던 상처와 마주하게되고, 천선 그리고 감촌 마을사람들이 보여준 '기적'을 통해 수없이 반복됐던 악몽과 현실 속에서 기적의 존재를 새로이 정의내렸다. 기적은 있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닌 믿기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꽤나 감동적이라는 평을 듣고 본 드라마였는데, 솔직히 나는 그냥 그랬다. 이야기보다 의도를 앞세운 드라마, 이기 때문인 듯 싶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이런, 감동을 위한 감동을 잔뜩 깔아놓은 장르에 왠지모를 거부감이 느껴져 기피하는 편이지만 그래도 보게되는 상황이 생기면, 적절한 위치에 깔아놓은 감동코드에는 잘 동화되어 버리기도 하는데, 이 드라마는.. 설마 이렇게 흘러가진 않겠지, 설마 저렇게 되진 않겠지, 에이 그러지는 않을꺼야, 가 적재적소에 깔려있어 극에 동화되기 전에 여기저기 잔뜩 깔아놓은 감동코드와 끊임없는 기적타령에 미리 지쳐버린 것도 같다.

하지만, 대충 찾아본 평을 보니, 나만 그런 듯 하기도 하다. 이 드라마를 시청한 날, 내 마음이 되게 싸늘해있던 상황인가보다, 라는 생각도 살짝. 왜냐하면, 가끔 되게 혹평했던 드라마(혹은 영화)를 우연찮게 다시보고 의외로 괜찮아하곤 하니 말이다. 뭐랄까, 그날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느끼는 감상은 다른 법이라고 해야하나?






*덧*

1) 진부하다느니 어쩌니 저쩌니해도, 살짝 울컥한 장면은 있었다. 할머니 돌아가실 때. 그리고, 엔딩.

2)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읊조린 명주의 마지막 내레이션도 좋았지만, 할머니의 임종을 앞두고 병원에 가자던 명주에게 했던 천선이의 말도 인상깊었다. 살아있는 자의 시선과 죽음을 앞둔 자의 시선을 보여준 듯 했달까?

3) 상권에게 필요했던 인생의 반전이 '오늘과는 다른 내일을 살아갈 용기'였던 것처럼, 감촌마을 사람들에게 필요한 기적또한 '천선과 함께하는 오늘과 같은 내일'이 아니었나, 싶었다. 천선의 기적또한 '오늘과 같이 내일도 감촌마을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었을테고.

4) 극의 BGM으로 깔렸던 곡은 성시경의 '당신은 참'. 좋아라하는 노래가 나와서 순간 노래에 집중을 해버렸다는 웃지못할 뭐 그런;

5) 이천희씨는 '드라마 스페셜'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까지 총 세번 출연하셨다. 그런데, 그 세편 모두 내가 좋은 평을 내리지 못한 드라마라 아쉽다. 호감을 가진 배우 중 한명이라 그런 걸지도;

6) 남상미씨. 예쁘다는 건 알고있었는데, 이 드라마에서 정말 예뻤다. 분위기가 좋았달까? 이런 분위기로 멜로드라마 한편 찍어주셨음하는 뭐 그런 생각도 살짝.

7) 그 등불씬, 뭔가 더 화악~ 펼쳐졌음 뭉클한 뭔가가 느껴졌을 것 같은데.. 그 장면이 뭔가 단조롭게 연출된 것 같아서 조금 아쉬웠다. 주민들과 명주의 표정은 정말 그 순간의 기적과 마주한 그런 느낌이어서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