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드라마+잡담

2012' 11월 드라마 : 보는듯 마는 듯, 하나는 건진듯?

도희(dh) 2012. 11. 30. 15:52
-드라마 '빠담빠담' 중 -


이번달은 '추워서' 블로그에 뜸했어요. 비겁한(?) 변명이라고 해봤자 정말이에요. 겨울이 되니 추워지고, 추워지니 잠이 쏟아져서, 틈만나면 잤거든요. 일명, 겨울잠이라고 해야할까? 고만 자야할텐데, 여전히 잘 수 있으면 자는 중이랍니다. 그리고, 오늘은 원치 않았으나 어쩌다보니 늦게자고 일찍 일어난 덕분에 (새벽 1시반에 자서 5시반에 기상ㅠ) 비몽사몽이랍니다. 자고싶은데, 오늘이 월말이라는 사실을 문득 깨닫고 부랴부랴. 한달을 통으로 비워도 월말과 월초의 월례행사는 치뤄야하니까요. (v)

이번달에는 뭘, 얼마나, 봤나 뒤적여보니 생각보다 그리 보진 않았더라구요. 하긴, 저 요즘 코난을 보는 중입니다. 투니버스 버젼으로요. 집중해서 본다기 보다는, 그냥 틀어놓고 이것저것하다가 잠들고, 깨서 보고, 뭐 요런? 몇번을 보고 또 봐서 집중을 안해도 된다는 장점이 있거든요.

뻘 이야기는 접어두고, 그래서, 이달에 본 드라마 이야기를 해볼게요.



- 일단은 본방사수 -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 KBS2TV / 2012.09.12~2012.11.15 / 총 20부작

종영했습니다. 그래서 종영기념 포스팅도 했었구요. 여전히, 결말에 대해 조금이라도 깊이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전 나름 재밌게봤고 또 그리 기억할 드라마에요. 이 드라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주는 대로만 봐야하는, 깊이 생각하면 안되는 드라마에요. 아무튼, 영상과 배우들 비주얼이 너무너무 이쁜 드라마였습니다.

그리고, 묘하게 기가빨려서 이 드라마를 끝으로 밝고 유쾌한 드라마들을 선택했는데, 더더더 추워지기 시작하니 괜히 멜로가 땡기는 요즘이기도 해요. 그리고, 이 드라마의 엔딩이 통영이라 그런가 몰라도 '빠담빠담'이 괜히 생각나는 요즘이기도 하답니다.




 드라마의 제왕 : SBS / 월화 / 오후 9시 55분

드라마 제작상황을 리얼하게 그려내는 드라마로, 개성강한 캐릭터들이 매력적인 드라마에요. 역시나, 나름 재미나게 시청 중인데 앤써니 위기-극복-위기-극복-위기-극복, 이라는 도돌이표 패턴이 슬슬 물려가는 중이기도 하답니다. 중과 약은 없이 강-강-강으로 가다보니 살짝 지치기도 했구요. 그렇다고해도 좋은 부분들이 있긴해서 놓기는 싫은, 뭐 그런?

왠지 본방으로 안보면 아예 놓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봐야지, 싶으면서도.. 굳이, 스럽기도한. 드라마 하나를 놓고 뭐 이렇게까지 고민을 하나 싶네요. 그리고, 문득 든 생각은, 장항준식 드라마와 저는 어쩐지 코드가 별로 안맞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호평받는 '풍년빌라'도 본방으로 1회를 보고 '재밌긴한데'라며 그 후로 봐야지 봐야지하며 아직까지 안본걸 생각하면요. (아, 싸인도 1회만 보고 안봤음;)




전우치 : KBS2TV / 수목 / 오후 9시 55분

하나는 건진듯한 드라마가 바로 '전우치'에요. 대놓고 B급이라고 홍보를 해대서 기대치는 크지않은 상황에서 봤는데, 기대이상이라 즐겁게 시청 중이에요. 솔직히, 그냥 웃자고 본 드라마였기에 스토리 부분은 특히나 기대치가 낮았는데, 의외로 스토리 부분이 탄탄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 흥미롭기도 하답니다. 꽤나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그 캐릭터마다 사연과 역할이 주어졌고 그들을 활용하는 것도 아직까지는 산만하지 않구요.

현재 흩어져있는 이 캐릭터들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결국 하나의 공간에 모이게되면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그리고 소소해보이는 이야기들이 결국 큰 줄기로 가게되는 과정들도 기대가 되요. 이렇게 흘러가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흥미진진하기도 하구요. 아무튼, 개인적으로 저는 전우치가 도술할때가 제일 재밌어요! 그래서 도술씬이 많았으면 좋겠다는게 제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더불어, 이런 제 기대가 괜한 설레발이 아니기를;;




- 보는듯 마는듯 -

다섯 손가락 : SBS / 2012.08.18~2012.11.25 / 총 30부작

기사로 대충의 흐름을 따라가다가 출생의 비밀이 밝혀진다고해서 그 즈음부터 시청했어요. 그러니까, 종영 3주전쯤? 그때부터 보긴했는데 또 꾸준히 보진 않았고 막주에만 제대로 봤던 것 같네요. 대본이 참 별로인데 반해 연출과 연기와 음악이 좋아서 좀 놀라기도 했어요. 특히, OST가 맘에 들어서 한동안 열심히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보컬곡도 좋지만 경음악들도 좋았거든요.

한가지 다행인 것은 제가 이 드라마를 꾸준히 본 애청자가 아니라는 것. 결말이 참 그랬거든요. 작가는 그런 결말이 깊은 여운을 남겨줄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어요. 뜬금없이 영랑이 죽이고, 3년간 지호가 그 사실을 몰랐다는 것, 그렇게 귀국 연주회를 한다는 것이 정말.... 하아; 아무튼, 지호가 너무 가여웠답니다. 얘는 정말 행복의 근처에 다가갈 수 없는 운명인가, 싶기도 했고.

아무튼, 개연성 제로임에도 불구하고 순간순간의 장면들이 빛났던 건 연출과 배우와 음악의 힘. 특히, 절벽씬은... 뭥미스러우면서도 괜찮.. 았거든요. 그 절벽에서 추락하고도 한동안 살아있었던 건 그냥 넘어가기로하고. 영랑이는 '엄마'소리를 들었지만 '엄마'라고 불러주지 못한 지호는 또 뭔가, 싶은. (...왜 이렇게 욱하는가는 잘 모르겠음;)

결론은, 연출과 음감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배우분들도.



 닥치고 패밀리 : KBS2TV / 월~금 / 오후 7시 45분

원래 시트콤을 안좋아해서 꾸준히 챙겨보진 않지만, 동생 덕에 간간히 보고있어요. 그리고, 자진해서 챙겨볼 때는 봉지커플 에피소드 정도? 개인적으로는 65회 봉지커플 에피소드를 제일 좋아해요! 라고해봤자, 봉지커플 에피소드 제대로 본게, 별로없긴해요. 편집본 떴던데.. 요즘 하드용량이 꽉차서 안받고 있는 중이기도 하구요; 나중에 쿡으로 돌려볼까, 싶어요.

71회 에피소드에서 어찌저찌해서 지호가 드디어 희봉이에게 고백을 했답니다. (꺄!) 일단은, 희봉이가 튕기고 그렇게 밀땅하다가 사귀게되지 않을까,가 예상이긴한데.. 미리보기를 보니 고백 전까지는 마음을 꽁꽁 숨기려던 지호가, 고백 후 돌직구로 나가는 듯도 해서 오늘 72회 에피소드도 기대 중이에요. 72회 에피소드는 엇갈린 네 남녀가 한 장소에 모이게되는 듯도 싶고.

비호감 캐릭터들이 있긴한데, 캐릭터들이 자리를 잡아가니 초반에 비해 그럭저럭 볼만하답니다. 흐름도 시트콤형식의 일일드라마같고. 봉지커플 다음으로 우봉-다윤의 에피소드도 나름 재밌어요. 얘들이 남매란게 새삼 아쉽기도 한데, 찌질이 바보들과 얽히는 다윤이 보면... 킹카 남친 하나 만들었음 싶기도 하고;



- 추천받아 재미나게 완주! -

 더블페이스 : TBS & WOWOW

언젠가 새벽에 재밌다는 추천을 받고 봤어요. 그 즈음에 뭔가가 막 보고싶었거든요. 수사물인줄 알고 봤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영화 '무간도' 리메이크라고 하던데 '무간도'를 안본 저로서는 처음 보는 이야기. 아무튼, 너무 쫄깃- 해서 긴장을 하며 봤어요, 초반에. 그래서 1부 잠입수사 중반까지 보다끊다를 반복하다가 (너무 쫄깃한건 긴장되서 쭉 못보는 편이에요;) 부러 세세한 스포 다 밟고 편안하게 봤답니다. (;;) 다 보고나서, 모르고 봤음 더 재밌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알고봐도 재밌긴했어요!

회당 90분, 총 2부작으로 '잠입수사''위장경찰'로 나뉘어져 있구요, 두 방송사 합작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퀄리티가 이렇게 높았나,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뭐 하나 부족한 것 없이 너무 괜찮았거든요. 커다란 화면에서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왠만한 영화 못지않다는 생각도 들었고.

결말은, 이게 최선인가 싶기도 했지만 - 그때 쥰이 조금만 더 신중하게 행동했다면, 이란 아쉬움? -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끊임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묻던, 그들을 위한 최선의 결말, 이었다고 해야하나? 료스케에 의해 낙인을 지우지 못한채 그 굴레에 영원히 갇히게된 쥰이지만 그가 사랑했고, 그를 사랑하는 한 여인의 진실찾기로 언젠가는 그 낙인이 지워질지도 모른다는 희망. 하지만, 쥰을 그 굴레에 가둬둠으로써 자신은 벗어났다 여겼던 료스케는,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사랑하는 여인을 떠나보낸채 다시 외톨이가 된 것은 물론, 다시금 그 굴레 속에 들어서게 되었으니 말이죠. 뭐, 아마도 저의 그 아쉬움이란 권선징악의 결말이 아니란 것에 대한 아쉬움이겠죠.

BGM도 좋아서 OST가 있나 찾아봤는데, 못찾았어요. 없는건지 능력이 거기까지 닿지못했나는 모르겠지만;
얼빠본능으로 인해 카톡사진은 아직까지도 쥰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