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착한남자 20회 : 최종회) 사랑을 죽을만큼 한 뒤에,

도희(dh) 2012. 11. 19. 10:10

박변을 통해 회장 죽음의 진실을 알게된 마루는 '사랑해서' 그녀의 죄를 덮어주었던 '그날'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는 이 모든 사건이 모두 자신의 잘못이라고 했다. 그러니, 마음은 주지 못해도 껍데기는 줄테니 재희에게 이제 그만 멈추라고 눈물로 설득했고... 재희는 심각하게 마음이 흔들리는 와중에 '마음"까지 갖고자 마지막으로 버둥버둥 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재희의 버둥거림을 외면한 채 그녀의 마음에 마루가 박힌 것이 '그날'의 일때문이라 믿었던지 아님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라 믿었던지, 안변은 '그날'의 마루와 같은 선택을 좀 더 업그레이드시켜서 진행하려고 하고 있었다.

재희의 마지막 발버둥에 다칠지도 모를 은기를 지키고 싶은 마음 그리고 마음을 자르는 것이 힘겨워 그녀의 손을 잡고 어디든 도망가자고 했으나 마루의 사랑을 오해하고 있는 은기는 그 손을 뿌리치고 자신의 길을 가겠노라 했고, 그런 은기의 말에 마루는 '안심'이라는 것을 하는 듯 했다.

뭐, 사실 은기또한 자신을 뜯어말려줄 세상 사람들을 믿고 마지막으로 그에게 달려가 그의 손을 잡고 그가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진심을 이야기하며, 그렇게 그렇게, 포기할 수가 없으면 자신을 잡으라고, 곁에 있고싶다고, 헤어질 수 없노라고, 그렇게 생떼라도 쓰고싶었다고 한다. 하지만, 은토커 첫째날 저녁에 우연히 목격한 마루와 재희의 밀회(...?)현장을 멀리서 목격하고 '아...'하며 마루의 마음을 완벽히 오해를 하고있었다. 또 어쩌면,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모습을 믿고싶지 않으면서 믿고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그렇게라도 그를 향한 마음을 자르고 싶은...?
 

언제쯤 마루의 병이 밝혀질까 내내 궁금했는데 마지막회 중반을 넘어서야 밝혀졌고, 바로 수술에 들어가기로 했다. 수술 성공확률은 50대 50. 언제 죽어도 상관없지만, 어쩔 수 없이 겨우겨우 살아가던 마루는, 그래서 수술을 거부하던 마루는 살고싶었을까? 아마, 은기가 오기 전까지는 죽어도 그만, 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은기를 만나고 '내일'을 약속했기에 그는 그 사건이 일어난 후 처음으로 삶의 의지를 가졌고 '기적'이 일어난 것일지도 모르겠다.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50% 확률의 수술에서 성공한 것도 그렇지만, 횡단보도에서 칼에 찔리고 은기랑 대화하고 키스하고 택시태워 보내고 돌아오다가 인적이 전혀 없는 한적한 길에서 쓰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저리 멀쩡히 살아난걸 보면 말이지.

그렇게 대충 7~10년즈음의 세월이 흘렀고 (초코가 재길이랑 그해에 결혼해서 바로 임신을 한거라면 7년정도?) 은기와 마루도 얼추 30대 후반 40대의 나이에 접어들었음에도 20대의 환한 미모를 자랑하며 통녕에서 새로운 직업을 가지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며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있었다.

수술 후유증으로 기억상실증에 걸렸으나 지식은 온전히 남아 유학다녀와서 통녕의 보건소 의사선생님으로 근무하는 마루. 그리고 그 근처 과거 강칠이가 리모델링한 지나의 동물병원(빠담빠담) 개조해 '맛없는' 샌드위치 가게를 차린 은기. 지나는 강칠이와 함께 강원도로 떠나며 동물병원을 처분했고 그걸 은기가 샀나보다, 라는 뭐 별 쓰잘데기없는 망상은 여기까지 하기로;

그렇게 기억이 사라진 마루의 주변에서 맴돌던 은기와 그런 은기가 왠지 싫지않은 마루의 모습이 보여지며, 마루의 나레이션이 이어지고, 마루가 은기를 '기억'한다는 암시와 함께 드라마는 막을 내렸다. 사실, 이 엔딩을 스포를 통해 알고있었고 처음 들었을 때는 뭔가 미묘했는데.. 나쁘지 않았다. 되려 좋기도 했다. 뭔가 괜히 미소지어지고 먹먹하고 은은한 여운이 남았던, 최선의 결말. 무엇보다 마루가 죽지않았고 은마루가 이제는 평범한 연애를 하며 온전히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숨기지않아도 된다는 것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달까?


*덧*

1) 처음부터 끝까지 미묘한 드라마다. 묘하게 재밌는데 또 묘하게 재미없는. 그래서 감히 나는 이 드라마를 추천하지 않는다. 그냥 일단 보고 취향이다 싶으면 보고 아니다싶음 말고? 난 은근히 취향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드라마 스토리보다는 연출과 배우들의 비주얼이 내 취향이었던 것 같다. 흘러넘치지않게 담백하고 따뜻한 느낌의 연출이 좋았고, 은마루의 눈부신 비주얼은 그저 바라만봐도 미소가 절로.

2) 이 드라마는 합성이미지같은 걸 만들 욕구가 전혀 안생기는 드라마였다. 왜냐면.. 그냥 캡쳐해놓은 것 자체가 너무 이뻐서 내가 더이상 손대면 안될 것 같은? (귀찮은건 아니었고?ㅋㅋ)

3) 혹시나, 이 드라마를 보시려는 분들께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절대로 깊이 생각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그저, 보여지는 것만 보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깊이 생각하며 개연성따지고 어쩌고하면 이 드라마 볼 수가 없다고 해야하나? 사실, 엔딩이 좋았고 먹먹까지 했다고는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다시 생각해보니.. 하나하나 짚어가며 따져보고 싶은게 꽤나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않기로 했다. 이 드라마는 1회부터 20회까지 그냥 보여주는 것만 보며 비주얼과 영상을 감상하며 보면되는 드라마니까. BGM도 난 맘에 들었고!

4) 그런데 내가 이 드라마를 무려 본방으로 다 봤다. 사실, 볼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5) 사실, 하고싶은 말이 좀 있었던 것도 같은데... 전혀 기억이 안난다. 비루한 기억력은 드라마 종영 몇일이나 지났다고 벌써; 왠지 자꾸 말하면... 은마루 비주얼과 이 드라마 영상 찬양말고는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스토리 개연성에 관한 투덜거림. 그런데 내가 이미 말하지 않았는가. 깊이 생각하며 따지면 안되는 드라마라고;;

6)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후속은 차태현 주연의 '전우치'. 요 드라마로 이어서 볼 예정이다. M사 '보고싶다'도 평이 괜찮은 것 같기는 한데... '착한남자'가 의외로 살짝 기가 빨린데다가 어둑어둑해서 이젠 좀 밝고 유쾌한게 보고싶다는 별 시답지않은 이유로 일단 보류. 근데, 이러다 언제 보려나? 사실, 끌리는 이유와 끌리지않는 이유가 반반이라.

7) '드라마의 제왕' - '전우치' 라인입니다. '드라마의 제왕'은 그럭저럭. 분명 재미는 있는데... 라며 보는 중이랄까? 드제 외에 다른 월화극이 안끌리므로 당분간 이렇게 갈듯. 이러다 '2013 학교'가 재밌음 거기로 가겠고. (은근히 학원물 좋아함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