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공주의 남자 12회) 그 또한 시대에 휩쓸려 살아가는 안쓰런 아이일 뿐이더라.

도희(dh) 2011. 8. 26. 23:33

드라마 : 공주의 남자 12회

12회. 딱 절반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또 이 만큼이 남은 거겠죠. 요즘 챙겨보는 한국 드라마들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챙겨보고 있는 드라마가 아닌가, 싶습니다. 두번째는 오작교-. 아무튼, 지난 11회부터 본격적인 2막이 시작되며 계유정난 그 후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었어요.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의지도 보였고. 그러나 역사는-.

끝나고나서 내내 신면이 안쓰러워 자꾸만 떠올랐던, 공주의 남자 12회였습니다.


신면

인물 소개에서 배신면이라는 것을 알고있었기에 첫 등장부터 그렇게 애정어린 눈빛으로 봤던 캐릭터는 아니었어요. 그냥,

네 놈이 배신면이렷다?!요정도? ...그러다가 이 아이에게 주어진 현실과 그 속에서 선택권 없는 선택을 했음에도 완전히 악해질 수 없어 가문을 지키기 위함이라는 명분과 운명 뒤에 숨어있는 이 아이가 어쩐지 가여워지기 시작하더라구요.  

간간히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이 아이의 마음또한 지옥이다, 라는 모습을 보여주다가 이번 회에서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 아이의 죄책감과 괴로움을 보여줌으로서 이 아이 역시 시대에 휩쓸려버린 안쓰런 아이일 뿐이라는 걸 말해주는 듯 싶더랍니다. 다만, 가해자의 위치에 서 있는 면이의 상처와 고통을 알아주기엔 피해자 위치에 서있는 다른 아이들 자신의 상처와 고통이 너무 크기에 반대점에 서 있는 면이의 상처와 고통까지 살펴 볼 여유가 없었던 듯 싶었어요.

수양대군의 곁에 서게되며 오랜 벗들과 원수가 되어버린 면이는,  그렇게 철저히 혼자가 되어버린 면이는,  혹시 누군가에게 기대어 울고싶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럴 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래도 혹시나 되돌릴 수 있는 것은 되돌리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싶었구요. 그렇기에 환영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종이를 찾아갔던 것일 수도 있고. 

승유가 죽었다는 소식에 휘청거리며 아파하면서도 드러낼 수 없기에 스스로 나서서 승유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줄 수 없었던 그는, 승유가족을 챙기려는 세령을 통해서 그 부탁을 들어주고 있었어요. 그 것이 그저 세령의 환심을 사고자하는 마음일 수도 있었겠지만, 죽은 승유에 대한 마지막 우정의 표시이자 양심같은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거든요.

면이는 어쩐지 세령을 통해서 자신의 양심을 지켜나가는 듯도 싶었어요. 언젠가 세령이 수양의 마지막 양심, 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면이에게도 세령은 어쩌면 그런 존재일지도 모른다 싶기도 했고. 뭐랄까,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자신과 같은 위치에 서 있으면서도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해야만 할 일들을 해나가는 모습 등등에서 말이죠.

누군가 단 한사람이라도 자신을 제대로 봐주길 바랬을 면이는 조만간 자신과 결혼하게 될 세령이가 그 단 한사람이길 바라며 승유의 일로 자신을 차갑게 대하는 그녀가 하는 일들을 돕고, 그녀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기다리기도 하며, 그렇게 그 곁을 지키고 있더랍니다. 그렇게 진심을 다해 세령이를 도와도 그 진심이 통하지 않는 슬픔을 맛보게 되었지만요.

이번 회를 보며 자꾸만 면이가 안쓰러워 마음에 밟히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세령이가 그냥 면이에게 마음을 열어줬음 싶어지기도 했고 말이죠.


세령

제 목숨과 인생을 담보로 그의 목숨을 구하고 온녕군의 노비가 되어버린 아강이와 형수님을 안전한 곳으로 도피시켜 보살펴주 등등, 세령은 승유를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 둘 해나가고 있었어요. 물론, 승유가족의 입장에서는 세령이가 가해자이기에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못한 채 말이죠. 그런 상황에서 그들에게 감사인사를 받는 세령이는 그저 송구스러울 뿐이었고, 그런 세령이와 함께 그들을 돕는 면이는 자신의 모습을 전혀 드러내지 못하는 중이었어요. 면이또한 그들에겐 가해자일 뿐이니까요.

그 과정에서 세령은 계유정난 때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식솔들이 공신이란 이름을 받은 자들의 노비로 하사되었다는 것을 알게되며 원수의 노비가 되어 살아가야 할 그들에 대한 안타까움과 그들을 그리 만든 이들에 대한 분노를 보이기도 하더라구요. 승유에 대한 사랑을 시작으로 그들이 속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가게 될 앞으로의 세령이를 말해주는 듯도 싶었고.

아버지와의 약속때문에 그 뜻을 거역하지 못하고 면이와 혼례를 치뤄야만 하는 세령의 마음은 어지러운 듯 했어요. 세령의 입장에서는 면이가 정말 나쁜 사람이었을테니 말이죠. 그러니 만날 때마다 눈에 독을 품고 까칠하게 굴면서 면이 마음에 상처를 주면서도  그의 배려와 도움은 아낌없이 받고있었답니다.  그러면서도 그에 대한 신뢰가 없어서 늘 차갑게 굴고 있었구요.

그런 자신의 행동에 상처받을 상대를 생각하기엔 세령이 스스로도 아직까지 상처가 다 아물지 못한 상태이기도 했어요. 상대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세령이에겐 없었거든요. 설상가상 어느 하늘 아래에서든 그저 살아있기만 바랬던 승유의 죽음소식은 아직까지도 전혀 아물지 않은 그녀의 상처를 더 크게 덧나게 만들어버렸으니 말입니다.

승유의 죽음에 크게 앓다가 일어난 세령은 승유를 위해서 그의 남은 가족들을 지켜줘야만 한다고 생각하며 기운을 냈지만 갑자기 사라진 것에 난데없이 면이를 닥달하고 뺨까지 때리는 등등의 행동을 보이다가 뒤늦게 면이가 그들을 위해 안전한 거처와 여러가지를 보살펴주고 있었다는 것에 마음이 살짝 풀리는 듯 하더라구요. 자신이 오해한 것에 대해서 당근 면이에게 사과할 줄 알았더니 끝까지 사과하지 않고 그들을 보살펴주어 고맙다는 인사만 하는 세령이! ...이 순간만큼은

사과해야지!!!

라며 살짝 울컥했더랍니다.

세령이는 어쩐지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면이에게 내뿜고 있는 듯 했어요. 최종보스가 제 아버지라는 것을 모르진 않을텐데 제 아비에게 그리할 수 없으니 만만한(;) 면이에게 괜한 화를 내는 듯 싶달까? 일단, 승유가 죽었다고 생각되는 현재 상황에서 세령이가 면이에게 살짝 마음을 열어주길 바란다면, 세령이 지조가 없는 거겠죠? 어쩐지 그럴 가능성도 없겠구요.


승유

불사신 승유의 전설은 계속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수양파의 음모로 인해서 침몰된 배에서 겨우 살아남은 승유는 함께 수갑을 차고있던 조석주에 의해서 살게되고 함귀를 만나고 그를 죽임으로서 1차복수에 성공한 후 그럼에도 살아야만 하는 이유, 를 만들게 되었어요. 그리고 자신이 죽어야만 끝나는 이 상황에서 조석주의 도움으로 살아남게 되었답니다.

그들의 눈을 속이고 승유가 살아남게 된 과정에 대한 의문은, 모두 승유가 살아야만 했다, 라는 이유로 살짝 덮어두기로 해요. 그러니까 그쪽 무리가 또다시 쉽게 승유의 죽음을 믿고 절벽 아래로 내려가 시체를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라거나, 아무리 쥐가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조석주 한 사람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그냥 놔두고 떠난 것이라거나, 너무나 깊은 은혜를 베풀어 배 한척을 두고 떠난 것 등등에 대한 그 모든 것들을 말이죠.

조석주의 칼에 생각보다 깊게 베인 승유는  그리 가깝지 않을 것 같은 바닷길을 그 배를 타고 오면서도 무사했고 그렇게 마포나루에 있는 유곽에서 몸을 추스리며 또다시 아무리 칼에 베이고 또 베여도 절대 죽지않는 불사신의 면보를 보이며 자신의 집과 세령의 집까지 잘도 빨빨거리며 다닐 정도의 체력을 회복했더랍니다.  그보다, 하루 안에 다 움직이는 걸 보면 셋 다 한 동네 였던가??? 뭐, 전에보니 승유랑 세령이네 집은 그리 먼 거리가 아닌 듯도 싶었지만.

그러고보면 아무리 거지산발을 해도 승유의 매력은 여전했나봐요. 잘나가던 시절에는 기생들에게 둘러쌓여있던 승유는 거지산발의 상황에서도 유곽의 여인네들에게 둘러쌓여 온갖 근심과 걱정이라는 관심을 받으며 무사히 살아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 여인네들 중에서 유난히 승유에게 관심을 갖는 아이가 있는 듯도 싶었고 말입니다.

죽은 사람이 되어 한양으로 돌아와 자신의 집을 찾게 된 승유는, 돌아갈 수 없는 그리운 시절을 떠올리다가 문득 수양의 집을 찾게 된 승유는 못볼 걸 보게되고!!! 그렇게 승유의 본격적인 행보는 다음 주부터 그려질 듯 싶었어요. 마포나루의 유곽에서 겨우 몸을 추스린 승유가 어떻게 복수극을 시작할지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그보다 걱정했던 승유의 미역머리가 생각보다 괜찮아서 다행이에요. 초반 포스터나 스틸컷의 미역머리보다 낫다고 해야하나? 앞머리를 내주니까 그나마 나은 것도 같고. 이래저래 다행입니다. 게다가 황토방 찜질복같은 넝마에도 익숙해졌고.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넝마를 입고 다니진 않길 바라고 있겠어요.


그리고-.

1) 여장남자 기생언니. 목소리도 연기도 너무 튀어서 허걱, 거리고 있습니다. 예고에서부터 뜨아거렸는데 본방에서는 더더욱; 뭔가 이유가 있어 등장한 언니겠죠? ...언니, 화이팅!

2) 함귀 죽을 때, 뭔가 되게 비장함이 느껴져서 '응?' 그랬어요. 게다가 함귀 패거리들. 자기들이 죽인 목숨이 얼마인데 자기 형님 죽었다고 눈에 불꽃이 파바박튀며 복수를 다짐! ...그보다, 함귀 죽인 것이 김승유라는 것을 단박에 눈치챈 것도 대단하다 싶었어요. 그러다가 승유 아니었음 어쩌려고;;

3) 손에 뭍은 자신의 피를 바라보는 승유의 눈빛이 왠지 안타깝고 슬프고 그랬어요.   이렇게 손에 피를 뭍히고, 복수를 삶의 이유로 삼고 살아가야 할 자신의 슬픈 운명을 바라보는 듯한?   ....복수를 해도 기쁘지만은 않은 괴로운 마음도 보였고.

4) 경혜공주는 종이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가고 있는 듯 싶었어요. 친구를 잃고 가슴아파하는 종이를 바라보는 눈빛에도 뭔가 전에 없던 감정이 깃든 듯 했고. 이참에 합방을 하세요! 랄꺼나;

5) 소중한 친구 승유를 잃고,  그 승유를 죽게 만든 자의 곁에 선 또 다른 소중한 친구 면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종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던  어느 달 밝은 밤의 약속은 이렇게 사라지네요.  면이를 용서할 수 없는 종이도, 그럼에도 마지막 남은 친구를 잃고싶지 않은 면이도, 안쓰러웠던.

6) 수양대군은 확실히 딸바보가 맞나봐요.   승유까지 잃고 그 가족들마저 잘못되면 세령이가 너무 힘들 거라는 면이의 말에 승유가족에 대해서 눈감아주기로 하는 걸 보면 말이죠. 어찌된 일인지 정말 세령이에게만은 약한 수양. 그러면서 그 마음을 이용해먹기도 하지만 그건 욕망의 화신 수양대군. 세령의 아버지 수양대군은 딸에게 실망시키기 싫고 딸의 마음이 다치지 않길 바라는 그런 아버지인 것 같달까? 아무튼, 세령을 위해 그들이 자살한 걸로 소문냄으로서 사실은 살아있는 승유의 복수심은 더더욱 활활 타오르는 듯 싶지만요;

7) 끙끙 앓고난 후에 세령이 입은 한복은 승유랑 그네데이트 했을 때의 그 옷. 그 옷은 그나마 이쁘다고 생각해서 기억하고 있었는데 딱 입고 나오더라구요. 끙끙 앓고나서 그 와의 행복한 한 때를 추억하기 위해서 입고 나온거니? ...라는 잡생각. 그런데 그 옷 입고 면이랑 말타고 드라이브. 뭐, 강제성이 있긴 했지만요;

8) 세령이가 승유 살아있다는 걸 언제 알게될까요? 왠지 다음 주 쯤에 알게될 것은 같은데... 좀 더 가슴앓이 했음 싶기도 하고. 흠... 너무 오래 몰랐다가는 진짜 추노2 찍을 수도 있으니까, 적절한 타이밍에 알게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9) 다행히도 이젠 드라마 끝나고 보컬곡을 틀어주시긴 하지만...  그래도 깨요;   그보다, 경음악도 간간히 튄다는 느낌이 드는 걸 보면, 선곡의 아쉬움이 종종 들기도 하더랍니다. 뭐, 저만 그럴지도 모르겠지만요. 아, 이 드라마 경음악 제목 연결하면 이어지는 느낌이 든답니다. 그거 보고 신기하고 재미있었어요. 아.. 뒷북이면 죄송;

0) 온녕군에게 온녕대군이라 칭하는 여리를 보며 '응?' 거렸어요. 군과 대군은 다른거잖아? 라며; (갸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