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나라 27회는, 나름 시간가는줄모르게 재밌게 봤습니다. 조금 산만하긴했지만, 그 속에 어느정도의 감동이 있었고 다음으로 이어가기위한 큰 줄기들을 만들어나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나저나, 배극은 악역인데 두렵거나 밉다기보다는 '찌질하다'란 느낌이 너무 많이들어서 걱정입니다.
아마 저도 모르는 사이에 도진의 지휘아래 따르는 탓에 카리스마따위 개나 줘버렸기 때문이 아닐지...;;
1. 니가 내 꿈이, 현실이 되게 해주었구나. (배극)
이번 바람의 나라 27회에서 야심만 큰 배극이 드디어 사고를 치고말았습니다. 일명 배극의 난.
내내 도진의 말을 들으며, 네네~ 거리던 배극은, 상가를 죽이고,유리왕을 연금하고, 끝내는 국내성을 장악하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국내성장악이 생각보다 쉬워보였습니다. 하루 반나절만에 장악. 그만큼 도진이가 머리를 잘굴린 탓도 있겠죠. 하지만, 그 야심을 이루어준 도진의 정체를 전혀몰랐던 배극의 결말이 궁금해지는 회이기도 했습니다.
악마와 손을잡은 인간들의 결말이 늘 비극이었듯이, 배극에게 도진은 달콤한 속삭임을 주는 악마였습니다. 그리고, 사람은 저마다 자신의 몫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배극은 남의 몫에 탐을내어 그 것을 가로채버렸으니 말입니다.
그로인해 어떤 이는 죽고, 어떤 이는 좌절감을 맛보고, 어떤 이는 믿음이 생기고, 어떤 이는 용서를 빌고, 어떤 이는 사랑을 확인합니다.
도진이 니가 일등공신이다. 말만 앞세우는 대가들과는 달리 큰 공을 세웠어. (배극)
배극은 이제, 잠시나마 손잡았던 부여의 존재가 불편할 것이고, 대소왕의 존재가 부담스러워 또다른 술수를 쓰려고하겠지만, 자신의 심복이라 여겼던 도진이 그런 그의 변심을 그냥 두진않을 것입니다.
도진은, 부여의 차기왕으로 유력한 후보이고 '부여'가 고구려를 인정하지못해 내내 대립했던, 배극이 새로운 왕이 된다하여도 바뀔 것은 없겠죠. 게다가 배극은 자신의 몫보다 더 큰 것을 바라는 자인 것을 알고있는 부여가 배극을 쉽게 놓아주지도 않을테구요.
그나저나, 여전히 도진만을 믿는 배극은 오늘도 도진의 말에는 티끌만큼의 대꾸도 없이 '네네~' 거렸습니다.
2. 폐하, 소신이 평생토록 폐하께 큰 짐이 되었습니다. (상가)
폐하. 소신의 그릇된 야심이 도절태자를 죽음으로 이르게하고, 종국엔 해명태자까지... 용서하십시요.(상가)
바람의 나라 시작부터 내내 유리왕의 뜻과 대립하며 유리왕을 괴롭혔던 상가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믿었던 자신의 양아들과 부하들의 칼에 무너진 거죠. 그리고, 사는 내내 적이었던 유리왕의 품에서 용서를 빌며 죽게됩니다. 상가는 꽤 세상의 이치를 읽을 줄 아는 자여서, 때론 유리왕의 뜻에 대립하면서도 때론, 협상으로 유리왕의 뒤를 받쳐주던 자였습니다. 유리왕과 내내 대립하였지만, 누구보다 '고구려'를 사랑하던 인물도 상가였습니다.
아마, 상가가 내내 유리왕과 대립하며 그의 반대편에 서있었기에, 유리왕은 누구보다 열심히 왕노릇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자신을 견제하고, 언제든지 자신의 뜻을 거스르고 꺽을 자를 두었기에 더욱 노력했겠죠.
노년엔, 서로의 뜻을 존중해주며 서로를 견제하면서도 믿던 유리왕과 상가.
유리왕은, 상가를 잃은 슬픔이 절친한 벗을 잃은 슬픔처럼 크게 다가올 것 같네요.
3. 폐하의 아드님이신 태자님을 믿으셔야합니다.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마십시요. (연)
자신을 미끼로 '무휼'까지 죽이려는 배극일당의 뜻을 꺽기위해 유리왕은 자결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마침 잡혀와있던 '고구려/부여 최고의 명의' 연이 덕분에 유리왕은 목숨을 건지게 됩니다.
다시 눈을 뜬 순간부터 연에게 '죽게 도와달라'던 유리왕.
그녀가 부여의 공주인 것을 알면서도, 그다지 거부반응이 없는 것은... 자기 자신도 모르게 그녀가 무휼과 '사랑'하는 관계인 것을 느낀 것일까요? 내 둘째며늘아가~ 이렇게?
아무튼, 연이는, 시아버지 유리왕을 지극정성으로 모십니다. 연이는 고구려 왕실집안과 뭔가 있긴 있나봅니다.
무휼도 치료해주다 알았고, 유리왕도 치료해주다 눈에 들었고, 미유부인 치료해주다가 옥살이하고, 미류부인 치료차 들른 처소에서 여진이랑 안면만 트고...;;;
예전 저에게 의술을 가르쳐주었던 의원께선, 몸의 상처를 치유하는 법은 가르쳐주었으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법은 모른다 했습니다.
허나 이제, 그 것이 무었인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믿음... 입니다.
폐하의 아드님이신 태자님을 믿으셔야합니다.
태자님께선 반드시 폐하를 구하시고 위기에 빠진 이 나라를 구하실 분이십니다.
폐하,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마십시요. (연)
부여로 끌려가게된 유리왕은 다시 '죽음'을 생각합니다. 그만큼 좌절하고 힘겨워하죠.
그런 유리왕에게 연이는 '무휼을 믿으세요'라며 유리왕의 마음의 상처까지 토닥토닥 치료해줍니다.
아마, 그 순간... 모든 걸 포기하고, 작은 희망도 보이지않는 그 순간에, 적국의 공주이면서도 자신의 목숨을 살려준 연이의 말은 유리왕에게 아주 조금은 힘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연이 이렇게 대사 길게하는 건 오랫만인듯...
여진이가 유리왕과 붙는 씬이 늘면서 대사연기가 많이 향상되었듯이, 연이도 이제 곧 가실테지만 유리왕을 많이 보좌해서 대사연기가 아주 약간만 더 늘었으면하는 짧은 소망...;;;
4. 이젠, 그 분이 내 나라고, 그 분 곁이 제가 죽을 자리에요. (연)
그분이 날 힘들게 한 적 없어요. 내가 그분에게 짐이되는 현실이 아플 뿐이에요.
이젠, 그 분이 내 나라고, 그 분 곁이 제가 죽을 자리에요. (연)
이젠, 그 분이 내 나라고, 그 분 곁이 제가 죽을 자리에요. (연)
도진은 마황을 협박해서 연의 처소를 알아냅니다.
도진의 눈에는 누추한 오두막에서 누추하게 살아가는 연이가 그저 안쓰럽고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러나, 마음이 행복하다면, 아무리 누추해도 그 곳이 천국이듯이, 연이에게 그 곳은 그저 무휼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어서 더할나위없는 낙원이었습니다.
연이도 많이 강해졌어요. 도진의 마음이 다칠까봐 무휼에대한 속내를 드러내지못하고, 유야무야하던 연이는 무휼과 영원히 헤어져서는 살지못할 자신을 알아버렸기에 이제는 도진이 마음으로 받을 상처에 대한 걱정따위는 버려버렸습니다. 도진은 '무휼이 널 힘들게한다'며 또다시 무휼을 탓하지만, 이제 더이상 도진의 마음을 걱정할 필요성을 못느끼는 연이는 확고하게 '무휼만이 내 사랑'이라고 못을 박아버리네요.
무휼의 신분급상승으로 이제 연이가 무휼을 부르는 호칭이 '그 사람'에서 '그 분'으로 높아졌습니다.
5. 내가 태자로 있는 한 태자비의 자리는 지켜줄 것이오.
내 이미 부인에게 약조를 하였소. 내가 태자로 있는 한 태자비의 자리는 지켜줄 것이오.
애초에 우리 인연은 정략적인 것이었으니, 부인이 정치적인 판단을 한다해도 난 부인을 나무랄 수가 없소.
허나, 이번 일로 똑똑히 알길 바라오. 왕실이 건제하지않는한, 부인의 자리도 위태로울 것이니
더는 어리석은 선택은 하지마시오. (무휼)
애초에 우리 인연은 정략적인 것이었으니, 부인이 정치적인 판단을 한다해도 난 부인을 나무랄 수가 없소.
허나, 이번 일로 똑똑히 알길 바라오. 왕실이 건제하지않는한, 부인의 자리도 위태로울 것이니
더는 어리석은 선택은 하지마시오. (무휼)
이지는, 비류부의 반란을 알고있었으면서도 '자신의 부족의 안위 = 자신의 안위'를 걱정하여 그 일을 말하지않았다고 무휼에게 이실직고합니다. 그 것을 들은 무휼은, 화를 낸다기보다는 차갑고 싸늘하게 '그건 니 판단일 뿐, 나하곤 상관없다. 너와 나는 정치적인 관계일 뿐이다'라고 말하며 돌아서네요.
이지는, 차라리 크게 혼이 나버렸으면 마음이 덜 아팠을텐데, 차갑고 잔인하게 돌아선 무휼을 어떻게든 가지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이지... 너무 이뻐서 자꾸 이지에게만 눈길이...; 나중에는 제발 무휼이 이지를 봤으면하는 마음이 생기지않을까.. 걱정됩니다.
6. 내 가슴엔 더이상 자식을 묻을 곳이 남아있지 않은데.. (유리왕)
유리왕을 구하기위해, 삼남매가 출동합니다.
여진은 생각보다 무술실력이 많이 늘어서 '이야~;'하고있던 찰나에, 세명에게 기습공격을 당해서 '큰'부상을 입게되네요. 그에 놀란 유리왕과 형님과 누님. 그들은 여진의 안위를 우선 챙기며 적들을 소탕합니다.
미리보기를 보니, 여진이 28회에서 죽는군요. 15회 전후에 죽을꺼라고, 혼자서 예상하던 것을 훌쩍 뛰어넘어서 죽어버리는 여진. 알고있었으나, 안타깝네요. 조만간 유리왕도 안녕하실텐데... 이제, 바람의 나라는 '죽음의 나라'로 변하게 되는 걸까요...?
이 장면, 좋았어요. 이 로얄패밀리(;;;) 왕실가족의 가족애와 형제애를 동시에 보여준 장면이 아닐까... 합니다.
7. 하늘은 분명, 뜻한 것이 있어 태자님께 이런 시련을 주었을 겁니다. (혜압)
국내성을 빼앗기고 해명의 손길이 곳곳에스며있는 졸본으로 가기엔 너무 속상한 무휼은 그 중간지점에서 먼 산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얼마 전, 부여와의 전쟁에서 겪은 패배보다 몇배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너무나 쉽게 무너져버린 국내성.
무휼은, 이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배극과 도진과 더불어 부여까지 무너뜨려야할 커다란 계기가 생겼습니다.
8. 좋았지만, 쌩뚱맞았던 장면 VS 쌩뚱맞았지만, 좋았던 장면
무휼과 도진이 적이되어 처음으로 겨루는 씬.... 이라고 좋아한 것도 잠시!!! 화면이 바뀌며 날이 밝아버렸습니다.
분위기는 엔딩인데, 그 다음 장면이 있어서 내심 당황. 그리고, 왜 두 사람의 결투씬은 안보여줬으며, 무휼이 도망치는 장면 혹은 계기는 왜 안보여주는지.. 바람의 나라는 은근이 불친절한 드라마입니다...;
그리고, 마누라를 전쟁터에 내보내는 남편은 못내 걱정스러워 아내를 꼬옥~ 안아줍니다.
정식혼례는 안치뤘지만, 사실혼 관계인 괴유와 세류.
무튼, 꼭 살아서 졸본성에 가있으마한 세류를 보내는 괴유는 차마 그 손길이 놓아지지않았겠죠...
좀, 쌩뚱맞다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나름 절절하고 애틋한 커플하나를 보게되었습니다.
이젠, 이 두커플을 저번처럼 코믹으로 대충 넘기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연이랑 무휼만큼 절절하다구요~;;;
20부작 이상의 이렇게 긴 드라마를 한회도 빼지않고 본다는 것은 장기마라톤을 하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이제 고지를 코앞에두고 슬슬 지쳐오기 시작하네요. 시청자 뿐만 아니라, 만드시는 분들도 지금쯤이 가장 힘든지점이 아닐까 합니다. 고지는 코앞이지만, 가장 많이 지쳐가는 시점. 저는 이 시점을 잘 넘겨서 마지막까지 완주할 생각입니다. 바람의 나라도 마지막까지 힘을 잃지않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소소하다고 여겨지던 잔가지들을 잘라놓고 이렇게 대충 정리해보니, 그래도 내용이 꽤 많이 넣어져있군요.
휴... 이제 9개 남았고, 해야할 이야기들은 산더미고... 남은 9개의 산을 어찌 불어갈지, 궁금합니다.
* 이미지 보정하는 방법을 바꿨어요. 안그래보였지만, 여태껏 제 나름대로 보정은 하고있었거든요^^
└ 이번에 새로 시도해보는 보정하는 방법을 귓동냥으로 주워들어서, 나름 독학으로 해봤는데 나름 맘에들어요.
└ 드라마보고, 이래저래 잡담늘어놓으면서 배운 것은... 사진보정하는 방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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