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해외 드라마 시청담

일드) 아름다운 그대에게 : 학교라는 공간 속에서 만들어내는 추억이란 시간.

도희(dh) 2011. 1. 11. 20:23


1. 아름다운 그대에게

작년 언제 쯤이었더라? 동생이 일드 볼만한 것 없을까, 라며 뒤적거리다가 찾아 낸 드라마였답니다. 만화 원작의 드라마로 원작도 아마 꽤나 인기가 있는 것으로 알고있어요. 물론 저는... 이 드라마의 원작을 읽진 않았답니다. 그냥 제목 정도만 알고있었달까요;

누군가가 '별로 재미가 없다' 라는 평을 해놓은 것을 들은터라 별 기대는 없었고 (팔랑귀;) 보기는 보되 그리 흡입력이 뛰어나지도 않아서 짬짬히 보다가 어제 다 봐버렸습니다. '뭐 재미난 거 없나?' 라며 뒤적거리다가 '얼마 안남은 거 몽땅 봐주겠어' 모드로 불타올랐다고 해야할까요? (;) 그 기세로 오늘 스페셜까지 봤구요! (스페셜이 있다는 걸 방금 알았음;)

뜬금없는 상황설정으로 인해 오글거리기도 했고 흡입력도 별로 없어서 중간중간 지루해서 멍때리며 보긴 했지만 왠지 끝나니 묘하게 아쉽고 그런 드라마에요.  큰 줄기 격인 미즈키와 사노의 이야기보다도 때때로 지루함의 원인이 된 끊임없는 이벤트와 그 이벤트를 즐기는 기숙사 대결이랄까, 그런 부분이 마음에 맴도는 듯 싶더라구요. 이런 느낌 때문에 일드 학원물을 나름 좋아라하는 편이기도 하고;   엔딩까지 보고나니 왠지모르게 <고쿠센>이 보고싶어졌더랍니다. 울 집에 있는 내 하드에 다 들어있는데, 라며; (훌쩍)



2. 남장여자 학원물

남장여자라는 소재의 이야기는 꽤나 인기를 끄는 것 같아요. 한국 드라마에서도 <커피프린스 1호점><미남이시네요><바람의 화원><커피프린스 1호점> 을 통해서 남장여자 소재로 나름의 인기를 끌었고 말입니다. 이 중에서 학원물은 <성균관 스캔들> 즈음이겠군요.

그러고보면 저도 소싯적엔 남장여자를 소재로 한 이야기를 꽤나 두근두근거리며 좋아라했더랍니다. 물론, 지금도 그리 싫어라하진 않는 편이고(ㅋ)  아무래도 금녀의 구역에 들어간 그녀들이 그들의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을 몰래 엿보는 재미라던가, 그렇게 큰 비밀을 숨겨두고서 벌이는 일들 및 들키면 어쩌나 조마조마 등등이 재미의 이유인 것도 같고.. 어릴 때 왜 그리 그런 소재에 두근두근 거렸나는 사실 깔끔하게 정리되진 않습니다;

꽤 재미나게 봤던 것은 꽤 있었는데 내용이랑 그림체는 떠오르는데 작가이름 혹은 제목이 떠오르질 않아서 (기억못하면 치매된다;) 패쑤. 남장여자 학원물 중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재미나게 봤던 작품은 이은희 작가의 <소년별곡> 이랍니다.  여주인공 우영이 외국으로 이민가기 전에 남는 잠깐의 시간동안 삼촌이 근무하는 남학교에 위장전입해서 그 곳에서 만난 녀석들과 벌어지는 이런저린 사건을 그린 작품으로 꽤 재미있어요. 물론, 그림체는 '예쁘다'라고 표현하긴 그렇지만, 저는 김은희 작가의 그림체를 꽤나 마음에 들어하는 편이랍니다. 그러고보니 김은희 작가의 <더 칸>이 연재중단 되었을 때 굉장히 속상해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르네요. 막 재미있어지고 있었는데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그 당시엔 윙크 구독했더랬지...;)


그리고 이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 또한 남장여자 학원물로, 주인공 미즈키가 자신으로 인해서 사고를 당해서 날지 못하게 된 높이뛰기 선수 사노를 다시 날게하기 위해서 사노가 다니는 오사카 고등학교에 위장전입해서 들어오게 되며 그 곳에서 여러 사건들을 겪게되는 이야기로, 미즈키와 사노의 이야기가 큰 줄기지만 그들이 속한 기숙사간의 정말 얼토당토 안해보이는 대결이 양념처럼 뿌려져있기도 하답니다.



3. 학교라는 공간이 주는 즐거움

오사카 고등학교에는 세개의 기숙사가 있는데, 각 기숙사의 기숙사장의 개성에 의해서 너무나 다른 색을 지니고 있었어요. 그래서인지 늘 서로에게 지지않기 위해서 대립하고 경쟁하기 일쑤였죠.   어떤 일이 있어도 하나로 모이지 않을 듯 싶었달까요?   물론,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그들도 결국 '벗꽃회'라는 학생회를 통해서 때떄로 통합하는 일이 일어나긴 하지만.

상식적으로, 라는 표현을 쓰자면 그 상식 선에 포함되는 녀석들이 거의 없는 듯한 녀석들이 모인 오사카 고등학교. 그 속에서 괴짜들의 총 집합체 같은 세개의 기숙사생들.   뭐, 이런 분위기가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이런저런 제안을 하는 교장 교감 선생님들도 '뭐 이런' 스럽기도 했지만요. 그런 부분을 너무 진지하게 따지면 힘들고, 드라마 속에서 현실과 상식을 찾는 분이라면 이 드라마는 과감히 비추해야겠죠?

끝없는 이벤트의 연속인 학교. 그 이벤트에 참여하게 하기위해서 이런저런 상품들도 걸려있고, 학생들은 그 상품에 눈이 멀어 참여하지만 결국은 그 자체를 즐기며 그 속에서 '즐거운 시간'을 추억으로 남기게되는 듯 했어요.  그 이벤트의 시작과 과정은 어이없었지만 긴 시간이 흐른 후 되돌아보면 그 모든 것이 '즐거운 추억'이 되는 것이 좋았던 것 같아요, 저는.

그래서 현실에선 정말 불가능할 법한 이 학교의 방침이, 꽤나 즐거웠답니다. 말도 안되지만 그래도 저기 학생들은 꽤 신나겠구나, 스럽기도 했구요. 이런 얼토당토 안해보이는 학원물들을 보면 그닥 즐겁지만은 않았던 내 학창시절을 되돌아보게 되는 듯도 싶어요. 좀 더 즐겼어야 했어, 라며.

학교라는 공간이 만들어 준 하나라는 마음. 그 속에서 일어났던,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게 유치하지만 그 순간 만큼은 더없이 진지했고 즐거웠던 시간들에 대해서 말이죠.   그리고 조금의 후회.  그 시간을 더없이 소중히 여길 걸, 하는. 왜냐하면 사회에 나오고나면 되돌릴 수 없는 순간들이니까요. 그래서 더 소중한 것일지도 모르겠고.

결과적으로 이 드라마는 주인공인 미즈키와 사노가 서로를 의식하며 연애감정을 갖게되는 과정이라거나 그 후의 연애모드보다는, 지금 현재 그들이 속한 학교 그리고 기숙사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통해서 서로 그리고 모두와 함께 그들은 지금 가장 소중한 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말하려고 한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러니, 미즈키와 사노의 연애모드를 보고싶은 분들도 이 드라마는 비추.

정말 괴짜스러운 어이없는 캐릭터들과 인물의 관계도 및 상황설정. 황당스런 이벤트의 연속 속에서 만들어내는 학창시절의 즐거운 순간을 말하고 있었으니까; 연애물 노노. 말 그대로 학원물.

추천을 하겠냐고 물으신다면... 마... 마음 내키시는대로??? (;)



4. 그럼에도 기타등등의 궁시렁...

1) 진짜 오글거리는 것 + 현실성 떨어지는 것 못보시는 분들에겐 비추! 그런데 저는 이런 일드 특유의 오글거림이 꽤 재밌어서 좋아요. 조그마한 트럭에서 애들이 수없이 나온다거나, 기숙사 방 안에서 갑자기 아이들이 뿅뿅 나타난더가나 하는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도..(ㅋ)

2) 히카리가 대충 7년 넘게 학교를 다녔다는 것은 어느정도 이해를 한다 쳐도... 왜 남학교인 오사카 고교에서 졸업장을 받고 졸업을 하는건데??? (;)

3) 꽃미남 파라다이스라며...!!! 근데 꽃미남은 어디에???

4) 근데 진짜 비현실적인 드라마임. 그런데 묘한 중독성이 있는지 스페셜까지 끝나고나니 왠지 아쉽고 여운이 남는 듯도 싶어요. 딱히 재미없진 않았지만 꺄꺄거리며 본 것도 아닌데, 이건 뭬야~??? (;)

5) 이런 학교에 다니던 아이들이 사회로 나아가면 어떤 사람이 되어있을까요? 똑같은 얼굴을 하게될까?

6) 유치멜랑 드라마를 보고 너무 깊은 생각을 하면 안됏!!!

7) 그나저나 이 학교, 여장을 너무 시키심! 여자인 미즈키를 제치고 여장 콘테스트에서 1등하신 사노군!!!

8) 엔딩은 특히나 오글거리긴 했어요. 오글오글. 미즈키가 인사하며 너무 추억에 젖어주시는지라 떠나기 전에 사노랑 마음은 주고받을 수 있는거야, 라며 내가 되려 걱정; 결국은 뭐..(ㅋ)

9) 나카타군, 귀여웠음. 예전에 <미남이시네요> 리뷰 쓸 때 내가 제르미 너무 좋아하자,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어느 캐릭터랑 비슷하다고 누가 댓글로 남겨줬는데.. 정말(ㅋ) 난 사실 제르미 쪽이 더 귀엽고 좋지만(ㅎ)

0) 더 있는데 기억안나니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