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1·2회 - 참아지지가 않는...

도희(dh) 2009. 12. 4. 05:22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1·2회.

사실, 1회는 본방으로 못봤어요. 그날은 다른 쪽으로 고수씨의 작품을 보고왔거든요. 이름하야 영화 [백야행]을 관람했어요. 음, 아주 오랫만에 영화관이란 곳을 가봤는데, 역시, 영화관은 저하고 잘 안맞는 것도 같고. 그렇지만, 내년엔 종종 찾자는 의미로 멤버쉽카드를 만들었다나 뭐라나...; 아 ... 백야행 감상은 여기에 올리진 않아요. 영화감상은 여기에 올리지않으니까... 원래. (백야행 감상보러 가기~ㅎㅎ)

드라마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1·2회.
어느 드라마에서나 그러하듯이, 아역들의 연기가 참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솔직히 2회에서 성인들이 나왔을 때, 이제 아역들을 못볼지도... 라는 생각에 조금 아쉽기도 했고 말이죠. 음... 아마, 지독한 사랑이야기가 되지않을까, 싶어요. 질퍽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독한 네 남녀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그 시작이 그려진, 참아지지가 않았던, 강진이와 지완이의 만남 그리고 사랑이 그려지던 회였습니다.

아, 오늘은 다른 거 쓰던 여운이 남아서, 그냥 '-다, -더라'로 끝나게 쓸 것 같아요. 다른 곳에 다른 리뷰쓰던 여운에 못이겨서, '-니다, -요'로 쓰는 게 말이 잘 안만들어져서 말이죠... (^^)







0. 크리스마스에 눈이 온 적이 있었던가...?

그에게 팬던트는 아버지였고, 그녀에게 팬던트는 그이자 오빠가 아닐까 ...?

크리스마스에 눈이 온 적이 있었던가 ... ?
드라마의 제목을 듣고나서 가장먼저 떠올렸던 의문. 그런 적이 있었던가 ... ?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눈이 온 적이 있었다. 그날은, 사실, 내겐 절대 지울 수 없는 얼룩같은 날이어서 기억하고싶지 않지만, 아마 죽을 때까지 기억해야하는 어떤 날이기도 하다. 그날, 저녁, 8시경, 크리스마스 이브, 눈이 내렸었다.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달라고 기도를 드리던 순수했던 어린시절만큼이나 기다렸던 것은 크리스마스의 눈이다. 크리스마스와 눈의 의미는 ... 소원, 소망, 그리고 꿈, 또는 희망같은 것이 아닐까. 그냥이 아니라 아주 간절해지는. 간절한 소원. 간절한 소망. 간절한 꿈. 간절한 희망 ... 산타할아버지 올해는 꼭 내 양말에 선물을 넣어주세요, 산타할아버지 올해는 꼭 이걸 선물로 주세요, 만큼이나 간절한 소원.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은 부모님이 대신하는 그 무엇이라지만, 크리스마스의 눈은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신의 영역같은.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하는 이 드라마의 제목은, 그런 간절함이 들어있는 듯, 싶었다.
[고맙습니다]와 같은 따뜻한 드라마도 잘 쓰지만 ... 이경희작가란 이름에 [미안하다 사랑한다]가 먼저 떠오르는 나로서는, 어쩐지 지독해질 것만 같다는 생각이 먼저 들기도 했다. 어린 시절의 그 참을 수 없는 추억을 가진 두 남녀의 사랑이라니 ... 질퍽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쩌면 따뜻함이 들어있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어떤 지독함은 있지 않을까, 싶은 두 남녀의 사랑. 참아지지않을, 두 남녀의 사랑. 그 사랑을 하고싶은, 그들의 소망, 그 간절함이 담긴 제목이 아닐까...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 확률이 낮은 만큼 (내 기억에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린 기억이 거의 없기에)
그들이 사랑할 수 있는 확률도 낮은 것은 아닐런지 ...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 라는 제목은, 우리 사랑해도 될까요? 라는 물음처럼 들리기도 했고 ...
크리스마스에 눈이 온다면,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요 ... 라고 묻는 듯한 느낌, 이라고 한다면 ... 나는 또 너무 감상에 젖어서, 한걸음, 두걸음, 그리고 세걸음, 그렇게 앞서나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1. 참아야만 하는데 참아지지가 않는.

강진이는 참고 살아야하는 아이였다.
다방마담을 하는 엄마를 둔, 웃음을 파는 엄마를 둔, 그런 엄마가 안타깝고 또 화가나는, 그러나 엄마를 위해서 참고 살아야하는 아이였다. 얼굴도 모르는 아빠의 존재를 그리워하고, 아빠가 주신듯한 그 팬던트를 아빠라 여기며 살아가는, 훗날 당당하고 떳떳하게 아빠를 만나기 위해서, 그는 참아지지않는 것을 참아가며, 잦은 전학과 유급과 자퇴를 반복하면서도 전교 1등을 놓치지않고, 전국 7등을 하는 아이였다.

그는 그의 방식대로 보복을 하며, 그렇게 참아가는 법을 배우며, 하루하루를 참아가며 살아가고 있었다.
엄마의 부탁아닌 부탁에 다시 또 참아가며 살아가는 그에게 참아지지않는 것이 생겼고, 그 것이, 지완이었다.

강진모는 항상, 강진에게 참으라고 했다. 그런데 지완은 왜 참느냐고 하더라.
그래도 참아야하는 강진대신 지완은 ... 참지않았고, 또한 자신으로 인해서 다쳐도 그녀는 괜찮다며, 그를 보호하려고 했다. 강진은 그런 지완에게서, 엄마다음으로 처음, 따뜻함을 느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엄마는 억세게 그를 대하는 그 속에 자식에 대한 걱정과 사랑이 있었다면, 지완은 그저 따뜻한 아이였던 것 같다. 자신의 상처에 울어주고, 또 분노해주는 아이. 자신의 어미가 누구인지 알면서도 스스럼없이 대하고, 자신의 어미에게도 그 밝은 미소를 지어줄 줄 아는. 자신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자신의 시선이 닿는 곳에 있는 그 아이의, 그 솔직함과 밝음에 ... 강진은 시선이 가고 마음이 가지 않았을까... 싶더라.

자신의 엄마와 마주하고, 자신의 엄마에게 조잘조잘 거리며, 또 잘보이고 싶고, 이뻐보이고 싶어서 또다시 의욕만 앞서다가 사고치는 지완이가. 자신의 엄마의 고집에 따르며, 높이다른 구두를 신고 절뚝거리는 지완이가, 강진은 너무나 이뻐보인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날 밤, 이 드라마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오후의 지완을 떠올리며, 강진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강진에게 지완은, 처음으로 느껴보는 따뜻한 햇살이지 않았을까...?


참아야만 했던 강진은, 자신의 마음을 참지않고 그녀에게 고백했지만, 그녀는 그에게 차가운 외면과 상처만 남기고 사라졌다. 그리고, 그날 밤 강진은 끙끙 앓으며, 처음 느낀 그 감정, 그 것에, 아파했었다. 그리고, 8년 후의 강진은, 그날의 강진이자 또한 조금은 유들해진 강진이었다.

엄마의 삶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받아들일 줄 아는, 어른이 되어버린 강진.
하지만, 여전히 그날, 그렇게 사라진 지완을 잊지못하고 기다리는 ... 8년 전, 그날의 그 아이.

강진은 꽤나 잘나가게 되었지만, 그래서 꽤나 부잣집 여자가 꼬이기도 하지만, 그녀들이 결혼을 이야기할 즈음에는 자신의 어미에게 데리고 가는 듯 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닌 듯이, 부산이와 강진모의 말에 따르면, 그 것도 여러번, 그리고 여자들은 강진모를 보면 줄행랑을 쳤다고도 하는 듯 했다.

부산은 말했다.
엄마를 보고 도망안갈 여자가 어디있느냐고.
강진은 그저 웃더라.
아마, 그 것이 강진이 지완을 잊지못했다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자신의 어미를, 자신의 상처를 고스란히 바라보고서도 전혀 흔들림없이 자신을 바라봐주던, 지완을 기다리는 것은 아닐런지. 지완과 같은 여자를 기다리는 것은... 아닐런지...

그러던 어느 날, 강진 앞에 지완이 나타났다.



2. 참는 법을 모르는.

지완이는 참는 법을 모르는 아이였다.
즐거우면 웃고, 화가나면 분노하고, 슬프면 울고 ... 그렇게 감정에 충실한 아이였다. 감정에 충실한만큼 행동도 앞섰고, 그만큼 사고도 많이치고, 다치기도 많이 다치는 아이였다. 의도하지않게 항상 사고를 몰고다니지만, 그래서 나처럼 운없는 아이도 없을거라 투덜거리지만, 그 것은 행복하고 튼튼한 울타리가 있기에 가능했던, 기분좋은 투덜거림이기도 했다.

하나의 사랑이 끝나고, 또 다른 사랑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처음에는 그저 복수하려고, 골려주려고 시작한 그 해바라기가, 진짜가 되어 언제나 그의 뒤를 따르며, 그에게 시선이 닿는 곳에 있게 되었던 것 같다. 그렇다가 그의 상처를 보고, 참아내는 그의 아픔을 보고, 함께 아파하게 되어버리고, 그렇게 그를 사랑하게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에게 사랑한다 고백하기엔, 그녀는 그의 가장 소중한 아버지를 잃어버리게 한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의 너에게 나는 무엇이냐, 라고 묻는 그에게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의 아버지를 찾고, 그에게 마음을 전하며, 그를 마음껏 사랑하고 싶었지만, 그 간절한 소망의 댓가는, 소중한 오빠였다. 그리고 그날, 차라리 지완이를 데려가지, 라는 어머니의 절규를 듣고, 그녀는 ... 사라지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의 행복하고 튼튼한 울타리를 박차고 나와버렸다.

참을 수 없는 그녀는, 참아지지가 않았던 것이다.
새로 시작되는 사랑을 얻고자 했던 그 소망 뒤에 따른 그 댓가가.
오빠가 떠난 그 자리에, 두달동안 못찾았던 그 것이, 그제서야 나타난 그의 아버지(팬던트)가. 자신에게 좋아한다 고백하는 그의 모습에, 그 와중에도 어쩌면 조금은 설레였을지도 모를(그랬을 것 같다) 자신이 미웠을 것이고, 자신 때문에 그리 떠나야했을 오빠에게 미안했을 것이고, 그리도 소중한 아들을 떠나보내야하는 부모님, 특히, 오빠를 자랑으로 여기던 엄마에 대한 죄책감... 그 모든 것이, 그녀는 참아지지가 않았던 것이 아닐까...?


그리고 8년 후....
극 후반의 8년 후의 모습, 강진의 8년 후의 모습이, 우정(선우선)의 비서의 말로 세세히 알려지는 것에 반해서 지완의 등장은 어쩐지 신비롭고, 또한 감춰지는 듯, 그리 나타났다. 그렇게 집을 떠난 17살의 어린 소녀는, 8년 후에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까... 싶은... 어떤 궁금증을 주려는 듯 하더라.

그리고 그녀는, 여전히 밝고, 여전히 명랑하고, 여전히 환한 미소를 지닌, 한지완의 모습으로, 강진의 앞에 나타났다. 한 남자의 약혼녀로, 약혼식날 바람맞은, 비참한 신부임에도 '다음에 더 예쁜 모습으로 만나뵐게요' 라는 특유의 밝음으로, 그렇게 그녀는, 불쑥, 강진의 앞에 나타났다.

그녀의 8년. 8년 후의 한지완.
그녀가 살아가고 사랑하는 모습은, 아마 3회부터 본격적으로 그려지지않을까, 싶더라.



3. 평생을 참고 살아온.

그녀는 평생을 참고 살았다고 한다.

아이들 고아원에 주고 살림 합치자고 꼬시던 남자들의 유혹을 참고,
커피장사보다 술장사가 더 돈이되는데도 자식들이 싫다고 해서 참고,
누구보라고, 보고서 평생 미안해하라고 확 망가져주고 싶은 것도 참고.
가게세 몇푼 아끼려고 간쓸개 다 빼먹고 애교떨고 굽신거리고 치사해도 참고 더러워도 참고 아니꼬와도 참고, 그렇게 살아가는 그녀는, 그 성질, 그 자존심 다 굽혀가며, 그렇게 평생을 참아가며 살아가고 있다고 하더라. 그녀는, 그렇게 자식을 위해서 그리 참아가며 살아가고 있었다.

춘희. 차춘희. 그녀의 이름은 차춘희였다.
그녀의 엄마도 아마 술장사를 했던 것 같았고, 그런 엄마처럼 살고싶지 않기에 악착같이 상고 졸업하고 우체국에 취직해서 살아가던 그녀는, 인생이 꼬여서, 아비없는 두 아들을 둔, 시골다방의 마담으로, 고향으로 돌아왔다.

자식 둘을 둔, 미혼모, 차춘희. 그녀는 여전히 사랑을 잊지못하는 듯 하더라.
이젠 가정을 꾸리고, 행복해하며 살아가는 준수에게서 여전히 사랑을 갈망하는 듯한, 자신을 버린 그가 불행하길 바라고, 돌아온 자신을 먼 발치에서나마 보고있으리라 믿는, 어느 순간 자신 앞에 나타나서, 자신의 힘겨움을 도와주는 그에게서 그녀는, 젊은 시절의 그와 자신을 떠올리는 듯 했다. 그를 향한 미소는, 수줍은 소녀같기도 했으니까.

그러나, 그는, 그녀를 바라보지 않더라.
그와 그녀, 그리고 그의 아내에 얽힌, 그리고 그의 아내에게 지용의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는, 다음회부터 차차, 그려지지않을까.. 싶었다. 공홈에선 어느정도 나온 내용이지만, 드라마 상에서는 어렴풋이, 로 보이니 말이다.

헤프게 웃음파는, 자존심도 없어보이는 차춘희는 ...
그렇게 키웠음에도 잘 자라주는 자신의 아들들을, 무척이나 사랑하고 의지하는, 상처많은 엄마였다.



4. 네 남녀의 사랑...?

강진과 지완, 그리고 8년 후...
강진이 어떻게 살아왔고, 강진에게 지완은 어떠한 존재인지, 그리고 두 사람은 사실 그리 멀지않은 곳에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는 듯한 2회의 후반부. 그리고, 이 두사람의 사이에 등장하는 또 다른 두 남녀.

태준 - 지완 - 강진 - 우정.
이들이 어떤 사랑을 그려갈지는 모르겠지만, 재밌게 그려졌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
1월 6일에 다른 드라마로 갈아탈 준비를 다 하고는 있지만, 시선이 빼앗기지않게, 지독한 사랑이길 바라기도 하고. 그러고보니, 작년엔 [바람의 나라]를 보다가 [스타의 연인]에게 시선을 빼앗겨서, 막판에 잠시 [바람의 나라]를 놓아버린 적도 있다지 ... 이 드라마가 그런 드라마가 될 수 있을런지...

현재까진, 재밌었다. 아역부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