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결혼 못하는 남자 16회(최종회) - 결론은... 결혼 하는 남자, 조재희.

도희(dh) 2009. 8. 6. 02:28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 16회 그리고 최종회.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가, 종영했습니다. 이렇게 또 나름 열심히 보던 드라마가 또 종영해버렸군요.
아쉬워서 징징거리는 건 아니지만, 그냥 나는 멈춰져 있는데 이렇게 시간이 흐르는구나, 싶습니다.

전, 이 드라마에 완전히 푹~ 빠져서 허우적 거리며 본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재희와 문정에게 어쩐지 마구마구 공감하고 이해하면서 바라봤던 드라마였습니다.
문정에게 공감하는 것은 '그렇군'하면서도, 재희에게 '공감'하는 저에게는 어쩐지 이상한 시선을 보내는 분들도 계시더군요. 그건 사람이 살아온 방식과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가 아닐까, 싶었는데... 그런 부분들을 구구절절 설명하기 귀찮아서... 그러려니하고 말았습니다.
한 분은... 뭐라더라? 재희가 좀 바보같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바보같나요? 그냥 행동이 과장되었을 뿐, 잘 살펴보면 참 공감대가 많은 사람인데?'라고 약간의 반발을 했죠. 이런 저에게 또 누군가는 묻겠죠? 대체 그 사람의 어디가 공감되니? 라고. 너무 구구절절해서 설명하기 귀찮네요.

결혼 못하는 남자 16회는, 재희와 문정이 그렇게 그렇게 살아간다, 를 보여주는 회였습니다.
아마... 재희는 문정에게 프러포즈를 했을 것이고, 그 이쁜 강가에 집을 짓고 재희 닮은 아이를 낳아서,
그렇게 그렇게 행복하게 때론 서로의 다른 면에 티격태격 거리면서 살아가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









*
어떤 드라마든 소설이든 영화든, 하나의 이야기가 있으면 이야기하는 사람의 시선도 있지만, 그 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시선이 이야기하는 사람의 시선과 항상 같지만은 않습니다. 이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 또한 이 드라마 속에 출연한 다양한 캐릭터들의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드라마이기도 하고 말이죠. 드라마 '결혼 못하는 남자'는, '조재희'란 남자의 주변 사람들이 '조재희'를 중심으로 서로 얽히고 섥힌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서로를 통해서 조금씩 변화하고, 한 뼘씩 자라나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말이죠.

유진의 입장에서 이 드라마를 바라보면, 한 여름 밤의 꿈과 같은 일들을 겪은 몇 달간이 아닐까, 싶더군요. 외국으로 잠시 나간 먼 친척 집에서 잠시 묵게된 유진이 옆집사는 '조재희'와 엮이면서 일어나는 일들. 그 전까진 생각도 못한 이런저런 일들을 겪게된다, 까진 아니지만... 그 몇 달이 유진에겐 참 많은 변화를 가져다 주지 않았나~ 싶더군요. 그리고, 유진은 자신이 아닌 주변을 바라보는 여유라는 것을 아주 조금을 갖게된 듯도 보였습니다. 재희가 문정을 통해서 조금씩 변화를 하게 되었다면, 유진은 재희와 문정과 현규를 통해서 주변을 바라보는 여유, 그 만큼의 성장을 한 것이 아닐런지.


유진과 현규는 어떻게 될까?
이렇게 그냥 '사랑이상 우정이하'의 관계를 유지하며 지낼지, 그 이상의 관계.. 예전의 관계로 돌아가서 조금 더 발전할 것인지는 시청자의 상상으로 남겨두었습니다.

유진이 누굴 좋아했는지, 그 마음이 얼마 만큼인지를 잘 알면서도 그 곁을 맴도는 모습.
그 것이 뭔가 미련에 의한 집착이라기 보다는, 그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는 듯이 지켜주는 듯 보였달까?
그러고보면, 결못남의 캐릭터들은 뭔가 감정이 구질구질함이 없이 깔끔해서 보기 편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감정이 그리 깔끔하고 쿨할 수 있냐~ 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그래도, 깔끔하고 쿨한 것이 좋아요, 전.

그리고, 그런 자신... '조재희를 좋아하는 자신'으로 인해서 상처받아서, 자신을 봐주지 않을 거라 여겼던 현규와 문정이 끊임없이 자신의 곁에서 자신을 걱정해주는 것에 대해서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느냐.'라는 유진에게 현규는 말하더군요. '다들 너를 아껴서 그런 것이다'라고 말이죠. 

전, 현규가 유진에게 

정신 똑바로 차려, 정유진. 니 주변 사람들 다 잃지말고.
니가 좋아하는 사람만 보지말고, 니 뒤에서 너 좋아하고 아끼는 사람들 돌아보란 말이야.
그 중에 나도 있고.


라고 말하는 그 대사가 참 좋더라구요.
이 말은, 참 많은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했고.
그렇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으례 그 한 사람을 보느라 다른 주변 사람들을 다 잃어버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잖아요.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을 꽤나 봐와서 은근 고개 끄덕여지기도 했습니다.

극 중에서 현규와 유진은 나이가 같지만, 현규는 40살의 재희와 기란과 함께 일해서 그런지... 젊은 혈기에 욱~ 하는 감은 없잖아 있지만, 뭔가 좀 어른스러운 면이 구석구석 있는 것도 같았어요. 유진이 좋아하는 사람이 재희라는 것에 대한 욱과 더불어 재희의 오해로 인한 꾸지람에 욱해서 클럽에 간 현규가 '못참겠다'라고 하며 달려간 곳이 '재희'가 아닌 '오해의 근원' 이였던 것도 은근 의외였고, 그 덕에 현규가 재희와 자신의 일을 얼마나 좋아하는지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현규가 자신의 일과 재희를 얼마나 좋아라하는가를 생각하면 당연할 수도 있지만, 보통은 '재희에 대한 질투에 눈이 멀어버린'으로 여겨지는 장면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틀에박힌 생각, 너무 드라마를 많이 본 탓인가?)

완성을 위해 달려가는 미완성의 아이들, 유진과 현규.
뭐... 삶의 완성은 '죽음'일 수도 있지만, 그네들이 그리는 완성은 40살의 재희와 문정과 기란같은 연륜과 여유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저도 열심히 달리고 있는 중이군요...;
외모 때문인지, 실제 나이 때문인지... 유진과 현규를 보자하면 26살이란 나이보단 너무 어리게 느껴졌지만~ 나름 상콤하게 잘 봤었습니다. 나름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고.

유진과 현규가 어떤 결말을 가지게 될 지는, 그 아이들이 만들어나갈 현재에 달려있겠다, 싶더군요.
화니와 은성이가 서로 키스하며 마음 확인하며 결말을 맺었으나 저는 '닫힌결말' 혹은 '막연한 해피엔딩'이 아닌 '해피엔딩을 가장한 열린결말'로 확정지어버린 것처럼, 남녀관계는 아~ 무도 모르니 말이죠.
 




문정과 유진의 관계는 참 묘하게 어울림이 있는 관계입니다. 
14살이라는 나이차이는 있지만, 그로인한 세대차이도 있겠지만... 참 잘 어울리는.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는 좋은 친구이지만, 또한 서로 다른 모습을 바라보며... 20대와 40대가 갖고있는 친구의 모습도 느낄 수 있었고 말이죠. 이건 사람의 성격차이 일 수도 있지만.
 

유진이 문정에게 뭐든지 털어놓고 고민하는 것에 반해서, 문정은 유진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놓지는 않습니다. 유진은 재희에 대한 자신의 감정마저도 문정에게 가장먼저 털어놓지만, 유진은 재희와 자신이 관계를 형성해가는 내내 유진에겐 입도 뻥긋하지 않았으니 말이죠.

이건, 뭐든 속내를 털어놓고 싶은 사람과 그렇지않은 사람, 그 성격차이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조언을 얻고싶은 20대와 스스로를 완성시켜서 결과를 보여주고 싶은 40대의 차이는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뭐랄까...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20대와 더 이상 실패가 두려워서 조심스러운 40대라고 해야할까?
아... 이 것도 성격차이일 수도. 전~ 유진보단 문정에 더 가까운 편이거든요.

'재희'로 인해서 두 사람은 조금 멀어지게 되더군요. 그리고, 문정이 내민 손을 차마 잡지 못하던 유진은... 현규의 충고에 힘입어 스스로가 먼저 문정에게 손을 내밀게 됩니다. 유진은 그렇게 한뼘 자라나게 된 듯 보였습니다.

글쎄, 유진은 '재희'로 인해서 껄끄러워진 '문정'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보다는... 서로 안보면 그만, 이라는 생각으로 관계를 끊으려는 듯 했고, 문정은 또 다시 유진같이 좋은 친구를 만나기 어려움을 잘 알기에 관계를 어떻게든 개선하려고 하는 모습에서도 어떤 연륜의 차이가 느껴지기도 하고 말이죠.

아무튼, 문정과 유진이 다시 좋은 친구가 되어서 참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저에게 문정과 같은 사람이 있어서 항상 고마워하고 있는데, 저 또한 누군가에게 문정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더군요. 아... 제가 생각하는 '문정같은 사람'은, 상대의 마음을 귀기울여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에요. 유진과 재희가 문정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가 그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내가 말하면 마음으로 귀기울여 주는 사람이기에 더욱 편하고 자꾸 찾게되는.

전... 다른 이의 말에 귀기울이기에는 많이 서툴지만, 그런 사람이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당장의 고민을 해결하기 보다는, 그 자체를 들어주고 공감하는 것으로 ... 사람은 참 많은 위안을 받잖아요.
아... 아닌가요^^?





*
서로를 통해서 작은 변화를 갖는 두 사람.
40대에도 이렇게 상큼하게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더욱 웃게 되었습니다.
현재 결혼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는 편인 저는, 40대에도 저런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란 판타지와 더불어, 그러기 위해선 재희와 문정 만큼의 능력과 외모를 가져야한다, 라는 생각에 되려 한숨 쉬었습니다. ㅎㅎ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과 그 자체를 바라보는 사람.
사람은 자신의 모습 그 자체를 바라봐주길 바라면서도, 자신을 변화시키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준, 드라마였습니다.

재희또한 문정이 자신을 '조재희' 그 자체로 바라봐주길 바라지만, 문정으로 인해서 참 많이 변화했거든요. 
그 것이 기란에겐 어떤 배신감으로 다가오기도 했고 말이죠. (^^)
그렇다고 재희가 문정에게 맞춰주는 완벽한 변화를 갖진 않았습니다. 그런 부분이 또 좋았고.
재희는 문정이 없으면 아파서 병날 정도로, 없으면 마음이 불안하고 어쩔 줄 모르는, 또는 참 허전한 사람이지만... 결혼에 대해서는 당장 이렇다, 할 확답을 내릴 수 없는 사람이었으니 말이죠. 하나 둘, 문정과 함께하면서.. 어쩌면 이 사람이라면, 내 많은 것을 포기해도 괜찮겠다~ 라는 생각에 프러포즈를 하지만, 아이 문제로 또 다투고. 그러다가 그녀가 없으면 안된다는 것을 다시 깨닫고 또 한 발 물러서는 그.

결국 재희는, 문정으로 인해서 많은 부분을 양보하고 변화했지만, 그 변화의 과정이 단순한 '사랑의 힘'으로 단번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많은 고민과 생각 끝에 스스로의 마음에게 물어서 내린 결말이어서 더 현실적이란 생각도 했습니다. 현실이라기엔 과장되고 오버스런, 내가 보기엔 지극히 판타지스러운 부분들도 있었지만~.

아마, 재희와 문정은 오래오래 그저 마냥 행복하게 살진 않을 것 같습니다.
조재희는 여전히 조재희고, 장문정은 여전히 장문정이니 말이죠. 40년을 각자 살아 온 방식이 있는데, 그렇게 규칙을 정하고 그렇게 살아간다고 해도 부딪히는 부분은 참 많겠죠. 하지만, 아마 그렇게 서로에게 맞춰가며 남은 시간들을 그들 만의 행복으로 살아가지 않을까...

뭐... 근데... 부럽진 않습니다.
결혼은, 현실이잖습니까. 판타지가 아니죠~; (결혼에 대한 판타지가 없음^^;)

오... 그래도 능력이 있으니 프러포즈도 참 멋지다, 싶더군요.
멋진 집을 설계하고, 그 집 터에서 하는 재희의 프러포즈. 우와.... 싶었습니다.
역시, 능력있는 이들의 느즈막한 결혼은 어딘가 여유가 느껴졌습니다.


*
조재희를, '판타지를 주는 남자'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14회까지 보고난 후의 생각이었는데, 그때 왜 그런 생각을 했는가에 대한 포스팅 하려다가 귀차니즘이 살짝 닥쳐서 그냥 넘겨버려서 그런지... 그때의 생각을 정리하기가 참으로 귀찮습니다. 그러므로~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제가 이렇죠, 뭐.


*
사람에게 결혼은 꼭 필요 한 것이고, 아기가 꼭 필요한 것인가? 라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결혼에 대한 판타지가 없는만큼, 아기를 낳아 엄마가 되고싶다, 라는 꿈도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문정이 굳이 애를 낳아야한다며 눈물 글썽이는 장면에선, 꼭 아기가 필요할까? 라는 생각이 더 먼저 들더군요. 둘이서 그냥 행복하게 살자는 재희와 비슷한 심정이었달까? 이런 말 하면, 눈에 콩깍지가 씌이면 다~ 달라진다, 라고 말하긴 하지만.. 현재까진 글쎄다~ 싶네요...; // 이런 접니다.









>> 다음 주부터는 '전설의 고향'이 방송됩니다. 예고 은근 무섭던데~ 기대 中

>> 실로, 아주 오랫만에 드라마 감상을 써보네요. 근데 완전 횡설수설~ ㅎㅎ

>> 연기하는 엄정화는 여전히 매력있었고, 민정호 나으리 이후로 지진희란 배우의 존재감을 느꼈고, 아인군과 소은양의 파릇함은 여전히 즐거웠습니다~^^


>> 나의 마흔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