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상어 9회) 계획된 우연, 확신을 위한 의심

도희(dh) 2013. 6. 25. 14:28

신의 계획인지도 모르죠. 반복되는 우연은 필연이니까요.
- 한이수 / 상어 9회 -

 

일본 오키나와에서 12년 전 사고 이후 한이수의 흔적을 찾게된 해우는 이수가 자신의 주변에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갖게 된다. 하지만, 그 곳 외의 어디에서도 이수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던 해우는, 아주 우연히 어깨와 다리가 불편한 듯한 요시무라 준(김준/한이수)의 뒷모습에서 오키나와의 할아버지에게서 들었던 이수의 특징 그리고, 짧은 시간동안의 반복된 우연을 떠올리며 그의 존재에 대한 의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가, 한이수일지도 모른다는 혹은, 한이수와 연관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그래서 지금 해우 자신의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과 연관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확신을 위한 의심. 그런 자신을 신경과민라 자책하며.

신경과민이라 자책할 정도로 집요한 그를 향한 그녀의 의심은,
범인을 향한 검사로서의 본능일까, 아니면.. 그토록 그리워하던 첫사랑 이수를 향한 해우의 본능일까.


내가 입을 열면 죽어 나자빠질 사람 한둘이 아니야. 농담 아니야. 엄청난 거물의 비밀을 내가 쥐고 있거든.
중요한 건 타이밍. 어설프게 접근했다간 일등복권 이등 돼. 확실하게 하려면 증거도 보강해야 하고.
- 정만철 / 상어 9회 -



12년 전, 이수의 사고현장에 떨어졌던 그리고 사라진 14번 사물함 열쇠. 그 열쇠의 행방을 쫒던 변방진 형사는 뺑소니 사고를 은폐했고 결국 살해를 당한 정만철 그리고 당시 그의 파트너였던 오형사에게 시선이 닿았다. 그리고, 그가 슬쩍 떠본 말에 반응을 하는 오형사를 통해 정만철이 '거물의 비밀'을 쥐고 있었음을 알게되었다. 그 '거물의 비밀'을 열어볼 수 있었던 사라진 '14번 열쇠'가 정만철에 의해 빼돌려 졌다는 것도.

흠.. 사실, 오형사와 이수가 연관되었고 그 열쇠를 오형사가 빼돌렸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건 너무 지나친 억측이 되어버렸다.(긁적) 예고를 보니 오형사가 '거물의 비밀'을 풀 단서를 찾게되며 위험에 빠지게 되는 듯 싶은데.. 어쩐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이수를 잡기위한 혹은 궁지로 몰기위한 조회장의 함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증명할 수 없는 추측은 아무 소용없어.
- 변방진 / 상어 9회 -

 

'정만철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져가고 있었던 12년 전의 사건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그는, 연관성이 없는 듯 보이는 세 개의 사건을 이을만한 단서 및 한이수의 생존 가능성을 흘렸다. 그리고, 진실을 덮어야만 하는 윗선에 의해 '정만철 살인사건'이 덮어지려는 순간, 증권가 정보지 스캔들을 터뜨리는 것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으로 이번 사건이 쉽게 덮히지 못하도록 했다.

그렇게, 재수사가 시작되며 다시 찾은 사건현장에 조의선의 내연녀 이화영의 집 스마트키를 흘리는 것으로, 그동안 정만철에게 시달려왔던 조의선이 정만철을 청부살인한 가능성을 제기하고자 했다. 그렇게, 그는, 그가 바라보는 세상의 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12년 전 아버지에게 누명을 씌웠던 그에게 더 큰 범죄의 누명을 씌우고자 하는 듯 했다.

모든 사실을 확인한 해우와 변형사는 이 모든 것이 범인의 함정이라는 것을 알게되지만, 이 함정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립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은 함정이고 조의선을 살인자로 몰아가려는 계략이기에 진범이 바라는대로 움직여선 안된다는 이유로 잠시 '스마트키'에 대한 진실을 덮어두자고 하는 해우와 조의선이 진범이 아니더라도 알리바이를 속인 건 사실이기에 무작정 덮는 것은 곤란하다는 변형사.

해우야, 침착해야 한다. 지금은 아무것도 판단하지 마라. 선입견은 수사의 본질을 흐려놓을테니까.

이 사건에 얽힌 상황으로 인해 조금은 혼란스럽고 어쩐지 흥분한 듯한 해우가 하고자하는 선택에 대한 변형사의 반박은 처음사건이 시작되던 날 그녀에게 했던 충고를 몰아붙히 듯 하는 듯 했다. 그녀의 의견과 선택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하면서도 선입견이 배제된 '수사의 본질'을 정확히 말해주는 것으로 그녀가 증명할 수 없는 추측으로 인해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고 그렇게, 어쩌면 선입견으로 인해 잠시 잊었을지도 모를 수사관의 '의무'를 그녀에게 되새겨주는 듯 했다.

선입견은 수사의 본질을 흐려놓으니 지금은 아무것도 판단하지 말라던, 증명할 수 없는 추측은 아무 소용없다던, 그는. 그렇기에 조해우의 추측에 의한 '한이수의 생존 가능성'에 어느정도 무게를 두면서도 확신은 하지 않고 있었다. 한이수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확신의 이유가 필요했고, 그를 위해 증거를 찾고자 하고 그 증거를 찾기(혹은 잡기) 위해 의심을 하며 주변을 살펴보는 듯 하는. 12년 전이나 후나 변함없이 그 어디에도 흔들리지 않는 올곧은 수사관이라는 느낌. 그렇기에, 이수는 해우와 더불어 변형사를 진실을 밝힐 자로 선택한 것이겠지만. 그런데, 그런 올곧음 때문에 불안하기도 하다. 해우는 존재 자체가 방패막이겠으나 사건을 은폐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그는 눈엣가시가 될테니;

&..

1> 준영과 해우 그리고 이수와 동수. 12년 전 함께 어울리던 네 사람이 12년 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그러나, 이수 외에는 그 누구도 깨닫지 못한 해후. 뭐, 혹시 그가 이수는 아닐까, 라는 의심을 가진 이는 있었으나. 모두가 그의 정체를 알게된 후 이렇게 다시 모일 날이 있을까. 아니, 모르는 채라도 이렇게 다시 만나는 날이 오게될까...?

2> 정말 중요한 건 저절로 알게되는 것 같아, 라는 이현의 말. 그 것은 증명할 수 없는 추측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변방진 형사의 신념(이라고 해야하나;)과는 반대되는 이야기였다. 그렇기에, 그는 해우의 말대로 이수가 생존했고 그들의 주변에 있다면 이현에게도 접근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닿게되며 아내에게 이현을 감시하라는 부탁을 하게 된다. 아, 이게 아니고.. 이현의 말. 정말 중요한 건 저절로 알게된다는, 그 말은 어쩐지 언제가 될지 모를 훗날, 이현이 저절로 이수를 알아보게 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소리가 좋은 손님, 그래서 오빠가 생각났던 손님, 그 무엇으로도 증명할 수는 없지만 어쩌면 그 사람이 오빠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3> 이수의 '친구'는 누구일까? 어쩌면 해우네 학교로 전학가기 전 학교의 친구 - 1회에서 밥값안내고 튀게 만든 - 가 아닐까.. 라는 뻘생각까지 해보기는 하지만 아닐테고. 일단, 자꾸 김수현(해우네 사무실 계장님)이란 생각이 드는데.. 정말일지, 또 다른 반전이 있을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만약 그라면 어떻게 인연이 닿아서 그렇게 '친구'가 되어 이수의 복수에 조력하게 된 것인지도.

4> 장영희란 캐릭터가 꽤나 매력적이다. 현재는 요시무라 준이치로에 의해 이수의 감시자 역할을 하지만 결국, 은인 요시무라 준이치로와 상사이자 연민(혹은 호감)의 대상인 이수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게 될 듯한 느낌도 들고. 알 수 없는 이수의 행동들과 그의 시선이 닿는 해우가 신경쓰이던 그녀는, 그가 가까이 두고자 하는 동수를 통해 '한이수'란 인물에 대해 알게되었고.. 결국, '요시무라 준(김준) = 한이수'란 확신을 갖게 되었다. 동수를 통해 이현을 만난 영희의 눈빛과 말이 그렇다고 하는 듯 했다. 그런데, 장영희와 김수현은 또 어떻게 아는 사이일까? 스치는 순간, 두 사람 다 의외의 장소에서 만났다는 듯 서로를 향해 놀라는 표정들이었는데.

5> 헌책방 볼펜 할아버지는 진짜 능력자인 듯 싶다. 조회장이 시키기만 하면 뭐든 다 해겨라는! 어떻게, 혼자 힘으로 그 모든게 가능하기는 할까, 싶어지기도 하고. 이 할아버지의 정체 및 조회장과의 관계도 새삼 궁금해지는 중이다.

6> 가야호텔 창립기념일, 무대 뒤에서 관음만 하던 요시무라 준이치로가 드디어 무대 위로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그렇게, 이 창립기념일을 중심으로 극이 한번 휘몰아치며 그동안 쌓아온 관계에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싶은 중이다.

7> 9회까지 방영. 그리고 오늘 방송되면 10회, 딱 절반이다. 남은 절반은 멜로가 아닌 사건이 중심이길 바라며.. 9회가 되니 캐릭터들의 스타일이 자리를 잡은 듯 싶다. 총 9회까지 방영된 것 중에 9회에서 보여준 이수와 해우의 스타일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남은 절반은 이런 느낌으로!

8> 9회에서는 이수이현 남매 안만나서 서운했...ㅠㅠ 오빠이수 표정 보고싶었는데;

9> 사건현장에서 찾은 스마트키를 가지고 자신의 집으로 온 해우와 변형사. 그리고,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들을 대하고 조언까지 하고 돌아선 이수의 표정. 이수는 왜 그런 표정을 지었을까? 싶었다. 아마,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해 당황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해우가 그렇게 빨리 자신의 존재를 눈치채고 의심하는 것이, 그래서 당연한 것 - 보안실 - 조차 생각못하고 무턱대고 찾아온 것에 대한.. 뭐 그런 당혹스러움? 그런 것도 있겠고, 보안실을 거쳐 스마트키가 향하는 곳에 다다른 해우가 받을 상처 - 12년 전에 직접 목격했던 - 가 새삼 떠올라서 안타깝고 아파서 그런 표정을 보인 것도 있겠고.. 굉장히 복잡해 보이기는 했다. 이수, 이렇게 자꾸 흔들리는 걸 보니.. 얘는 복수 끝내면 스스로 못견딜 것만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하긴, 사실은 참 착하고 바르고 올곧은 녀석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