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노트/읽담

요즘 읽고있는 책 - 조귀인

도희(dh) 2012. 10. 8. 02:16

1.

요즘들어 책을 잘 안읽는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손에 안잡히는 걸 어찌하랴...; 아무튼, 그래서 굉- 장히 오랜 만에 읽은 책이었다.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드라마화 된다는 기사를 접하며 약간의 호기심이 생겨서. 바로 지역 도서관 홈피에서 검색하니 마침 있어서 대출신청을 했고, 그렇게 읽고있는 중이다. (지하철 예약대출 이용)



2.

조귀인은 지난주 첫방송된 '마의'에서 소현세자를 죽이라 했던 조소용과 동일인물이다. 아, '마의'는 직접 보지는 않았고 기사를 통해서 봤다. 아무튼, 소현세자를 죽음으로 몰고간 조씨가 사실은 소현세자를 연모했다, 라는 것이 이 소설의 커다란 줄기. 그리고, 그녀가 어째서 마음으로 연모했던 정인을 죽음으로 몰고갈 수 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구구절절 하고 있었다. 소설은 조씨가 딸인 효명에게 자신의 일생과 가슴 속에 뭍어온 비밀들을 편지로 쓰는 형식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그리고, 총 세개의 날로 나뉘는데, 나는 현재 첫째날까지 읽었다. 도무지 손이 안가서 말이지.



3.

생각해보면 나는 이런류의 소설과 맞지않는 듯도 싶다. 비슷한 류인 '미실'과 '연인 서태후'도 읽는데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게다가 힘들게 읽어서 그런지 내용조차 기억에 남지않은. '연인 서태후'는 꾸역꾸역 다 읽었던데 반해서 그 후에 바로 읽은 '미실'은 중반까지 읽다가 그냥 접었던 것 같다. '연인 서태후'와 '미실'과 '조귀인'의 공통점은 셋 다 악녀라는 것. 그리고, 내가 이 소설들이 힘든 이유는, 철저히 악녀들의 시선으로 그려진 소설 속에서 그녀들의 악행을 합리화시키는 것이 불편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처음, '조귀인'을 읽을 때는 조씨가 살짝 가엾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녀로 태어나 호란으로 아버지를 잃고 빚에 치여 어머니와 단둘이 힘겹게 살아가던 중 궁녀가 되었고, 아버지뻘의 남자, 연모하는 남자의 아버지의 여자가 되는 그녀의 인생이 기구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하지만, 읽으면 읽을 수록 그런 연민이 사라지고 있었다. 게다가, 철저히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는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그냥 궐에서 쫓겨나거나 죽길 바라고 있으니 이 일을 어쩌랴;;;

사실, 아직 그녀의 악행은 제대로 시작도 안했는데도 그런 마음이 든다..

아마도, 그녀로 인해 결국 죽음을 맞이할 역사 속 인물들이 너무나 안쓰럽고 안타깝고 그래서인 듯 싶다. 그 인물들은 바로 소현세자와 강빈 그리고 그들의 아이들. 현재 내가 읽은 부분은, 강빈과 조씨의 갈등 그리고 병자호란 발발 직전이다. 지금 이 책이 너무 안읽히는 것은 그 병자호란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너무나 치욕스러운 역사.



4.

일단, 드라마화 한다고는 했는데 정말로 할지는 미지수다. 지금 편성을 못받고 떠도는 드라마들이 많다는 걸 알고있기에. 드라마화 된다면 과연 조씨는 누가 연기할까, 강빈 그리고 소현세자는 누가 연기할까.. 인열왕후와 인조는? 뭐 이런 생각이 드는데... 지금 내 머릿 속에 정확히 떠오른 건 소현세자 뿐이다. 책이 묘사하는 소현세자가 배우 중 누구를 연상시켜서 말이지.

어쨌든, 이 소설이 드라마화 되면 볼지 어떨지는... 미지수다. 캐스팅이 좋고 극도 짜임새있게 잘 그린다면 아마도 보겠지. 그런데, 보는내내 가슴 한켠이 답답할 것 같다. 일단, 주인공인만큼 조씨를 더더욱 미화시키려 할것이고, 아마 나는 강빈에게 몰입해서 보게될 것 같아서...

내 작은 바램이라면... 이왕 이 시대를 배경으로 사극하나를 만들고 싶다면 강빈을 주인공으로 만들면 안될까, 이다. 강빈의 삶도 꽤나 드라마틱해서 드라마화하면 재밌을 것 같은데.



5.

책을 이제 겨우 절반 읽어놓고 이렇게 두서없는 감상을 남기는 중이다. 다 읽고나서 감상을 쓸지 어쩔지 전혀 모르겠기에 생각난 김에 주절주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