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적도의 남자 5회) 조각난 기억의 퍼즐이 완성되는 순간,

도희(dh) 2012. 4. 5. 20:11

아, 이런. 제일 중요한 말을 빼먹었구나.
장일아, 난 모든 걸 기억한다. 니가 왜 그랬는지 알 거 같아.
난 널 용서할 수 없어. 죽는 날까지 너를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

- 적도의 남자 5회 / 선우 -

 




꿈 속에선 다 보이는데 눈을 뜨면 왜 안보여!

- 선우 -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실명선고를 받은 선우는 그 믿기힘든 현실에 충격을 받게된다. 그렇게, 꿈 속에선 다 보이지만 눈을 뜨면 보이지않는 현실, 로 인해 실의에 빠진 선우는 그 어둠 속에서 조각난 기억의 한쪽 끝을 붙들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장일이는 왜 나를 죽이려고 했을까, 우린 친구였는데...

그리고, 선우를 걱정하는 혹은 떠보기위한 방문객들의 대화를 통해 선우는 조각난 기억들을 하나 둘 찾게되었고 제 자리에 맞춰가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당시에는 그냥 넘겼던 조금은 미심쩍은 일들까지 떠올리며 남은 공간에 채워넣게되면 조각난 선우의 기억이란 퍼즐은 완성되었다.

친구를 향한 끝없는 믿음이란 콩깍지를 벗어던진 순간, 진실을 알아버린 선우였다.
그리고, 믿었기에 배신의 상처가 더 컸을 선우는 죽을 때까지 그를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그렇게, 곁에 있는 사람을 끝없이 믿어줬던 선우는 기억을 찾은 것을 숨겼다.
가장 믿었던 친구에게 배신당한 선우는 그렇게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다.

그래서일까?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고, 기억을 되찾은, 선우는, 뒷모습을 보여준다.

그 어깨에 짊어진 가혹하고 무거운 짐,
혹은, 전에 없던 어둠이 선우에게 내려앉았음을 말해주는 걸까?

그 후,

꺼진 불도 다시 봐야하는 것이 인생이고 열흘 붉은 꽃이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모든 건 다 지나가고 인간 스스로 포기만 안하면 끝났다 싶을 때 뭔가 반드시 있다는, 지금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영원히 할 수 없는 건 아니라는 광춘아제의 말,

내가 원하는 걸 가질 수 없을 땐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한다는,
그러다보면 또 다른 답이 나온다는 수미의 말,

을 새겨들었는지 수미의 설득에 못이긴 척, 선우는 살 길을 찾기위해서란 이유로 서울행을 택한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선우가 서울행을 순순히 응한 것은 앞으로를 위해 시각장애훈련을 받기위한 것도 있지만, 장일에 대한 복수를 원하지만 모든 것을 잃었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 선우는 당장 자신의 할 수 있는 일을 택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렇게, 선우는 서울행을 받아들이며 자의로 장일의 집을 찾게된다. 장일을 만나는 것이 목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장일이가 지금의 자신을 어떻게 대할지 궁금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불쌍한 척을 했던 것도 같다. 거실에서 자는 것을 택하고 익숙치도 않은 공간에서 스스로 물을 마시겠노라 걷다가 넘어지는 등등, 너로 인해 실명을 한 나를 너는 어떻게 어떤 마음으로 바라볼까. 너의 마음은 무거울까, 아무렇지도 않을까... 라고 묻는 듯.

어쩌면 선우에게 가장 위험한 공간일지도 모를 곳에서 선우는 이제 믿음을 잃어버린 친구 장일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렇게, 사고 전후의 기억을 찾지못한 척 하며 장일을 떠보는 선우였다. 그의 호의를 불신하며. 그리고, 장일의 집을 두고 하는 수미와 금줄의 대화 속에서 선우는 나머지 퍼즐조각을 맞추며 '아버지의 죽음'의 배경에 조금씩 접근해나가고 있었다.

"장일아, 너 이장일 맞냐?" 라는 별거 아닌 듯한 선우의 물음은, 어쩐지 의미심장하게 들렸다.
거짓웃음을 가득 띄운 채 반가운 듯 선우를 맞이하는 이는 분명 장일이지만, 

더이상, 선우가 믿고 목숨을 걸고서라도 지켜주고 싶었던,
아버지가 없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단 한사람,
'친구' 이장일은 아니기에.

나아질 희망이 보이지않는다 해도
함부러 타인의 생명을 거두는 일은 허용될 수 없다는 겁니다.
저도, 이 판결을 지지합니다.

- 장일 -​

 

 

내가 죽인 친구가 살아 돌아왔다. 시력과 기억을 잃은 채.
그리고, 나의 집에 머물게 되었다.

장일은 언제나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결코 현실에서 주저하지 않았고 결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등 뒤에 많은 것을 남겨뒀고 또 외면했다. 그렇게, 지금까지 살아왔다. 장일은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오늘을 걸으며 내일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이지만, 잊을 수 없는 어제에 머물러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벗어났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제는 그저 어제일 뿐이라며 내일을 향한 오늘을 열심히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선우가 깨어났고 눈 앞에 나타났다. 장일의 어제는 이제 오늘이 되어버렸다. 선우의 의식이 돌아왔는 소리를 듣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채 결국 병원까지 찾아간 건, 금줄과 수미의 부축을 받으며 자신의 집으로 오는 선우를 보며 두려움에 떠는 건, 거실에 선우를 두고 공부를 하면서도 집중을 못하는 건, 자신으로 인해 모든 걸 잃은 선우에 대한 죄책감이 아니라 어제에 머물러버린 오늘로 인해, 장일은 자신이 계획한 빛나는 내일이 오지않을까, 그 것이 불안하고 두려운 건 아닐까... 싶었다.

대략 2년의 세월동안 장일은 친구대신 선택한 욕망에 충실하게 살아야했기에 두려움과 죄책감에서 벗어나야 했고, 자기합리화와 책임전가는 더더욱 심해진 듯 했다. 마치, 아버지때문에 내가 그런 짓을 저질렀다는 듯, 자신의 아버지를 차갑게 대하는 장일의 모습은, 살인을 저지른 아버지의 '죄' 자체가 아니라 그 죄로 인해 내가 죄를 짓게 되었다는 것에 대한 원망처럼 느껴졌다.

물론, 장일이의 인생이 이렇게까지 꼬인 것은 아버지 탓이 있겠지만.. 그 사건 전까지 장일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허구헌날 술에 도박에 결국 사채까지 써서 장일을 곤란하게 했던 아버지를, 원망하지 않았었다. 선우가 경필아빠를 '아버지가 내 아빠여서 좋다'고 했던 것처럼 장일은 아버지의 존재 자체가 고마웠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장일의 모습에서 선우는 호감을 느꼈었고. 그 것은 선우가 처음 알게된 장일의 장점. 그리고, 그 사건으로 인해 장일은 어쩌면 유일할지도 모를 그 장점 - 인간미 - 을 잃어버린 것도 같았다.

그 모든 것은, 욕망을 위한 스스로의 선택이었지만 인정하기 싫었나보다.
하긴, 인정하면, 견딜 수가 없을테니까.

아무튼, 갑작스런 선우와의 동거로 인해서 장일은 겉으로는 웃지만 속은 타들어가는 듯 했다.
언제 선우의 기억이 돌아올지 모른다는 것에 대해서.

장일은, 그랬다. 살아 돌아온 선우로 인해 내가 적어도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안도와 욕망에 눈이 먼 충동적 선택이었을 뿐 선우가 '살아줬다는 것'에 대한 고마움, 시력을 잃은 죄책감따위는 없는 것 같았다. 그냥, 그 때 죽어줬으면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었다.

아마, 그 다리에서 잠시 머뭇, 거렸으나 결국 돌아보지 않게된 순간, 장일은 선우가 진심으로 죽길 바랬을테니까. 그 전에, 머리를 두번 내리치고 바다 속에 유기함으로서 완전범죄를 꿈꾼 순간부터 그런 생각을 할 리는 없었을 것이다. 그는... 완전범죄를 위해 거울 앞에서 연기연습까지 하는, 책이 너덜너덜 해질 정도로 범죄학심리를 읽고 공부했을, 장일코패스니까;

내가 원하는 걸 가질 수 없을 땐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돼.
그러다보면 또 다른 답이 나와.

- 수미 -


우선, 수미에 대한 이야기는 스포가 어느정도 포함되어 있을 듯 싶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미리 알고 있었는데 4회 방영 후 긴가민가하다가 확신을 갖게되었으므로.

그러니...
스포없이 청순하게 드라마를 보고싶다면 이 부분은 부디 패스하시길;

장일에 대한 사랑과 미움, 그 애증이 길어지며 집착이 되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수미는 전보다 한결 여유로웠다. 장일에게 드러내놓고 독기를 풍기기보다는 보다 여유로운 미소로 그를 대하며 때론 그를 위로해줬다. 

'돌이킬 수 없는 일로 괴로워하는 거 어리석은 짓이야. 지금부터 마음 추스리고 갈 생각 해야지'

라며, 나는 지금 너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한다는 듯이, 그를 위로해주고 있었다. 겉으로는 선우를 향한 걱정을 할 장일에 대한 위로지만, 사실은 선우가 모든 것을 기억해낼까 두려워하는 장일에 대한 위로였을테니까.

선우와 경필아빠가 피해자의 입장, 장일과 용배가 가해자의 입장이라면, 수미와 광춘아제는 목격자 혹은 방관자의 입장이다. 용배가 경필아빠를 죽이는 현장을 목격했음에도 방관한 광춘아제처럼 수미 또한 장일이 선우를 해치는 것을 목격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 날, 수미는 그렇게 애타게 선우를 찾아헤맸던 것일테고. 내가 본 것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더불어 방관하며 지켜보다가 필요시 자신이 가진 '목격'이란 그 '패'를 이용할테고.

그래서 선우가 의식이 돌아온 순간, 끊임없이 장일의 존재를 알리며 사고순간을 캐내려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장일을 옭아맬 두번째이자 가장 확실한 덫을 위하여. 그렇기에, 집착이 되어버린 애증을 가진 수미는 장일에게 한결 여유롭게 미소를 지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니가 뛰어봤자 내 손바닥 안이라는 듯이. 하지만, 여전히 자신을 외면하고 무시한 채 다른 여자에게 다정한 장일을 보며 수미는 그 언젠가, 서울역에서 느꼈던 모욕감을 다시금 맛봤을 것이다. 그래서 다시금 되뇌였을지도 모르겠다. 후회하게 해주겠다고.

'내가 원하는 걸 가질 수 없을 땐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돼. 그러다보면 또 다른 답이 나와. 그게 나한텐 그림이었구' 라는 수미의 말은 장일의 주변을 맴도는 동시에 그를 자극할 도구로 이용할 선우를 설득하고 위로하기 위한 말이면서 동시에 자신을 향한 말이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이 대사가 왠지 소름돋았다. 그림은 자신이 최고라는, 극사실주의 화가 수미는 자신이 목격한 것을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으로 장일을 옭아맬 생각일테니까.

수미는 분명, 장일을 향한 집착과 욕망을 위해 진실을 감추고 방관자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렇게 수미는 자신에게 유일하게 손을 내밀어 준 친구 선우를 배신했다. 게다가, 장일의 곁을 맴돌기위해 그리고 자극하기위해 선우를 이용하려고 하는 중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선우를 향한 수미의 호의와 친절이 100% 거짓은 아닐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선우를 걱정하는 수미의 마음에 진심이 느껴졌으니까. 언제까지 우리가 곁에 있어줄 수는 없다며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서울에서 시각장애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선우를 설득하는 것은, 문을 다 잠그고 어둠 속에 자신을 내팽개친 선우에 대한 걱정으로 망치를 들고와 그 문을 부숴버린 것은, 그렇게 화를 내고 윽박을 지르고 달래는 수미의 모습은, 적어도 진심으로 느껴졌다.

수미는 적어도 죄책감이 있고, 그렇기에 선우에 대한 일말의 책임감을 갖고있는 듯 했다. 광춘아제와 더불어. 다만, 수미의 그 일말의 죄책감과 책임감은 장일을 향한 집착과 욕망을 뛰어넘지 못한다는 게 함정이라면 함정일지도; 음... 우정보다 사랑이로구나;

그러나,
만약 당신이 변하지 않으신다면
제가 처음 가졌던 사랑으로 당신을 지켜드리겠어요.

- 지원 -


장일과 선우와 러브라인으로 엮일 인물이자 욕망과 복수라는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은 두 남자에게 빛과 구원, 안식처가 되어줄 존재가 아닐까, 싶다. 지원은 존재 그 자체가 밝게 빛나는 사람이니까. 갑작스런 집안의 몰락에도 언젠가 잃은 것을 모두 되찾겠노라며, 그 특유의 밝음과 씩씩함을 잃지않은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이었다.

어찌보면 지원의 밝음과 반짝임은 사랑을 받고 자란 사람에게서 나오는 그런 빛일지도 모르겠다. 대학입학 즈음 집안이 몰락하기 전까지 지원은 뭐 하나 아쉬운 것 없이 풍족하게 살아왔을 것은 물론, 부경가족의 밤에서 보여준 아버지에 대한 애정어린 말들, 망하기 직전 아버지와의 데이트하며 나눈 대화를 보면 화목한 가정에서 사랑을 가득 받으며 자라왔을 것 같으니 말이다.

그 특유의 반짝임은 과거 선우의 반짝임과 비슷했고,
그렇기에 장일과 선우는 지원에게 끌리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신분상승의 욕구로 인해서 '돈있는 집안의 여자'에게 금새 사랑에 빠지는 장일이 지원의 집이 몰락했음을 알고도 끊임없이 들이대는 것은 자신에게는 없는 그 반짝임 때문일 것이다. 더불어, 무의식 중에 지원에게서 선우에게서 느꼈던 따뜻함과 편안함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아마, 욕망에 의해 계산적으로 살아가는 장일이 유일하게 숨을 쉴 수 있는 시간은 지원과 함께하는 시간일테고 그렇기에 사시준비로 바쁜데도 불구하고 지원에게 끊임없이 들이대는 듯 싶으니 말이다.

그리고, 장일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고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암흑 속에서 살아가는 선우는, 과거 자신과 닮은 반짝임을 가진 지원을 통해서 다시금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되며 사랑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선우가 서울로 향하던 순간 지원이 낭독한 시의

'당신을 만났을 때, 저는 죽은 목숨이나 마찮가지 였어요. 만약, 제가 다시 힘을 찾았다면 그건 오직 당신을 위해서에요.'

라는 이 구절은, 마치 선우가 지원을 통해서 다시금 마음의 문을 열고 삶의 의지를 되살리며 다시금 과거의 따스함을 되찾게된다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 다음의 구절들은,
후에 자신을 떠나간 선우를 향한 지원의 변치않을 사랑의 마음처럼 느껴졌고.

재회했다. 그리고 지원은 선우를 알아봤다. 사진처럼 남아버린 그 사람을. 아역에서 성인으로 바뀌는 시간, 그러나 시간적으로는 대략 2년 정도 흐른 시간이기에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운명'이기도 했을 것이고. 그렇게 반가움도 잠시... 지원은 그가 시력을 잃었다는 것을 눈치채게 되었다. 미리보기를 보니 연민으로 그를 대하게 된다던데, 그 연민에서 사랑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되는 중이다.

그리고

1) 진노식과 은애씨와 태주의 과거가 잠시 나왔다. 진노식의 회상을 통해서. 진노식의 회상을 통한 것이기에 은애와 태주가 불륜처럼 그려졌다. 그러나, 태주의 입장에서 그려지는 회상장면이 나오기 전까지는 뭐라 확신할 수 없을 듯 싶다. 하지만, 진노식에게 은애는 유일한 사랑이었나보다.

추위를 많이 타서 가을에도 춥고 봄이 와도 춥다는 노식은 은애를 만난 후부터 춥지가 않다고 했다. 어찌 이리 고운 여자를 만났을까, 라는 행복은 나를 떠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되어 영원히 내 옆에 두고싶은 욕심으로 번졌다고 한다. 그렇게, 감기몸살을 앓고 있는 것 같다고 했었다. 아마, 진노식은 굉장히 외로움이 깊은 사람이었고 그런 노식 옆에 있게된 은애로 인해 노식은 생애 처음으로 '따뜻함'을 느꼈던 것 같다. 가장 사랑하는 여자와 가장 아끼는 후배의 불륜에 눈이 뒤집혀서 그들에게 자신이 받은 상처 그대로 응징을 한 듯 한데... 뭐가 진실이든, 진노식 또한 그 일로 인해서 사람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잃고 괴물이 되어버린 듯 싶었다.

하지만, 시력을 잃은 선우를 우연히 본 순간 사는데 걸리적거려서 지워버렸다는 은애를 떠올리며 또 마음이 아려온 것이 아닐런지.. 진노식이 선우를 향한 마음은, 애증이 가득 담긴 듯 했다. 나를 배신한 놈의 씨이자, 내가 유일하게 사랑했던 여인의 아들.. 이니까. 그래서 그 전부터, 그는 자꾸만 선우가 신경쓰인 듯 싶었다.

2) 태주는 드디어 선우를 만나기위해서 움직였다. 아들이 자길 닮아 미남이라는 그의 말에 순간 빵- 터져버렸다. 2회 방영 후에 나온 패러디가 생각나서. 공홈 '적도남갤러리'에 가면 그 패러디 있을 것임. 와- 그보다 진짜로 '잘생긴 아들'이라는 경필의 말에 '그럼 내 아들!' 이라고 한 건 아니겠지? (ㅋ) 아무튼, 태주는 선우를 찾아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며 최고의 남자로 만들어주겠노라 호언장담하셨다. 선우, 얼른 태주 만나길...

그런데, 태주가 정말 선우의 생부인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만약 생부가 아니라면.. 태주도 참 무섭다고 생각 중이다. 이 사람 또한 나를 배신한 놈의 씨 + 사랑하는 여인의 아들, 이라는 복합다단한 애증의 감정으로 선우를 바라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혹은, 자신의 복수에 선우를 이용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3) 선우의 눈은 수술하면 회복가능성이 있는데 성공확률이 희박하고 돈도 없다고 한다. 아, 그리고 선우가 그동안 혼수상태로 병원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보험과 적금 덕이라고 했다. 경필아빠가 선우를 위해서 이것저것 많이 해놓으셨나보다.

4) 성인배우들 기대이상으로 너무 괜찮다. 엄포스야 말할 것도 없고(+.+) 조금은 불안했던 이준혁씨와 임정은씨도 생각보다 괜찮아서 놀라는 중이다. 특히, 임정은씨! 사실, 네명의 주연배우 중에 연기에 대한 신뢰도가 마이너스에 가까웠는데 기대이상으로 최수미란 캐릭터의 매력을 살려주셔서 조금 놀랐다. 그냥, 어느 순간, 수미가 자라면 저렇겠구나, 싶었달까? 

5) 나만 그런가는 모르겠는데, 어른 선우에게서 간간히 어린 선우가 느껴져서 놀라는 중이다. 그냥 어느 순간의 표정이나 행동이나 말투에서 그런게 느껴진달까? 호오, 놀랍다.

6) 어른 장일이 달리기 못하는 건 어린 장일이랑 꼬옥- 닮았다. 진지하게, 그 직전의 장면이 워낙 후덜덜해서 긴장하며 보다가 어른 장일이 해맑게 달리는 거 보고 빵- 터졌다. 이 드라마, 의외의 곳 (태주의 '날 닮아 내 아들 미남')에서 웃음을 던져주신다. (ㅋ)

7) 편지씬과 우유씬은 정말 최고였다. 편지씬은 진짜! 금줄이 가고 선우가 '아, 이런' 하며 말을 시작하는데 그 순간 흠칫! 정말 촛점잃은 눈동자로 나지막하게 말하는데 그 안에 선우가 장일에게 느끼는 감정들이 다 느껴져서 순간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우유씬은... 그 씬 스틸로 공개되었을 때는 이렇게 밀땅하는 심리전이 나올거란 생각을 못했었다. 우유 한잔으로 시작된 그 긴장감이라니! 아무튼, 그 씬을 통해서 선우는 더이상 장일을 믿지않는 것은 물론, 그의 호의조차 거부한다는 걸 표현한 듯 싶었다.

8) 장일과 지원의 도서관씬, 정말 좋았다. 다만, BGM이 그 노래가 아니었음 더 좋았을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운명의 끈'은 선우테마잖아요! (버럭) 선우테마로 본방에서 쓰기도 전에 '장일-지원'으로 시작하다니!! 그런데, 난 진심 '운명의 끈'은 선우-장일 테마같기도 하다. 진짜 가사 하나하나가 두 사람을 말하는 것 같으니까. '사랑'은 남녀간의 사랑만이 아니라 '우정'등등도 포함되는 거잖아요..., 라는 말을 덧붙히며;

9) 솔직히, 난 중간중간 좀 멍때리는 찰나의 순간- 이 있었다. 1회와 3회의 업그레이드 버젼의 밑밥깔기처럼 느껴졌달까? 그런데 재밌긴 했음. <적도의 남자> 시청하고 처음으로 중간에 시계볼때 11시 3분이었으니까. 그 전까진 늘 중간에 시계보면 10시 45분이었다. 그래서 '20분밖에 안남았어ㅠㅠㅠㅠ' 거렸는데, 어젠 '헉- 이제 끝이잖아!'라며 흠칫- 했으니까.

10) 장일애비 용배는, 오로지 아들 뿐이었다. 기억과 시력을 잃은 선우를 보며 우는 걸 보며.. 미안함과 죄책감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들 장일이 때문이었다. 에휴; 이 용배애비가 오늘 한건 하실 예정이라고. 아들에 대한 욕망, 아들에 대한 집착, 아들에 대한 걱정이 가장 크지만 그런 아들에게 비춰들어오는 빛을 차단하고 어둠 속에서 걷게하는 인물 또한 용배애비인 듯 싶다. 용배애비는 아마, 장일을 죽은 아내 대신으로 생각하며 집착하는 듯.

11) 참! 참!! 참!!! 시청률 두자리 찍었다. (ㅋ) 전에도 말했지만, 난 많은 거 안바랬다. 그저, 시청률 두자리만 찍었음 싶었다. 이제 이 퀄리티를 마지막까지 유지하는 것이 내 마지막 소원! (ㅎ)


12) 오늘은 엄포스 탄신일! 서른아홉번째 생신 축하드려욧!!!

13) 회상씬도 좋았음. 아, 안좋았던 씬이 없다. 사실, 하나하나 다 곱씹어보고 싶을 정도로. 정말, 마지막까지 이 퀄리티 유지해주세요!

14) 본격 통수 드라마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