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난폭한 로맨스 13회 : 아슬아슬한 태그업) 사랑에 대한 예의

도희(dh) 2012. 2. 16. 16:21

드라마 : 난폭한 로맨스 13회 ~ 아슬아슬한 태그업

* 태그업이란?
타자가 친 공이 플라이볼일때 주자는 수비팀이 그 공을 잡을떄까지 베이스를 밟은 상태에 있다가 잡는 순간 다음 베이스를 향해 달려가는 동작을 말한다. 즉 어떤 일이 끝난 다음에 다음일이 시작된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태그업하자, 태그업. 지금 달리면 아웃이다, 박무열.
- 무열 -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사실 유은재를 좋아하고 있었다, 라는 것을 자각해버린 무열은 그 후로 은재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조절하지 못하는 중이었다. 다치면 걱정되고 화가나서 어쩔 줄 몰라하며 버럭거리고, 그냥 보고있으면 귀엽고 사랑스러워 어쩔 줄 몰라하는 중이었달까? 그리고 그런 무열의 심경변화는 곧바로 동수에게 들켜버리며 노선을 확실히 하라는 충고를 듣게된다. 동수빠 무열은 그 말이 지당하다며, 은재가 좋아 어쩔 줄 몰라하면서도 순간순간 멈칫거리며 괜히 아닌 척하는 자제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종희와의 관계를 확실히 정리한 후 은재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 예정인 무열은, 자신이 모르는 '여자 유은재'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있었다. 은재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남자(현우)도 자신의 선에서 정리하고 있었고 말이지; (은재는 아직 니여자 아니거든요?ㅋㅋ)

은재를 통해 종희의 컨디션을 확인하던 무열은, 종희가 데이트 신청한 날, 변해버린 세상처럼, 변할 것 같지 않았던, 변하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마음이 변했음을, 인정하고 말았다. 그렇게, 얼마전 종희의 프러포즈를 무열은 거절했다.

종희야,
널 좋아하냐 안하냐 둘 중에 하나라면, 난 아직 널 좋아해.
앞으로 어떤 여자를 만나서 너만큼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전에 내가 널 좋아했던 것만큼 좋아하긴 힘들거야.

세상이 다 변해도 그 마음은 안변할 거라고 생각했어.
니가 다른 남자를 만나서 결혼을 해도,
내가 다른 여자를 만난다 그래도.
그것마저 변하면 너무 허무하니까.

세상이 너무, 
난  단순해서 뭐라고 말해야될지 잘 모르겠는데,
그래서, 너에 대해 더 집착했나봐. 안잊으려고.
그 마음 변하는 게 싫어서. 변한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서.

아주 오랫동안 널 그리워했는데, 그게 전부였나봐.
우리한테는..

미안하다.

- 무열, 난폭한 로맨스 13회 中 -

어제 종희 거절해놓고 오늘 꼴통 좋다고 헤헤거리면
내가 너무 싸구려같아 보여서.
- 무열 -

 

생각많은 지오와 생각없는 무열의 공통점은 전혀 없지만, 지난 사랑을 정리하고 다음 사랑으로 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 무열을 보며 문득, 지오(그들이 사는 세상)가 떠올랐다. 정확히는 지오의 내레이션이 떠올랐다는 말이 옳겠지. "사랑에 대한 예의"  첫사랑 연희와 헤어진 후 준영에게 설레이는 자신을 느끼는 지오의 저 기나긴 내레이션은, 은재에게 고백했냐는 동수의 질문에

 '어제 종희 거절해놓고 오늘 꼴통 좋다고 헤헤거리면 내가 너무 싸구려같아 보여서'

라는 대답과 같은 의미로 들렸다. 지나간 사랑과 다시 시작하게 될 사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사실, 무열과 종희와 은재의 관계만 본다면 지오보다는 진헌(내 이름은 김삼순)이 쪽이 더 많이 떠오르기는 한다. 무열과 종희, 진헌과 희진의 관계와 달리, 지오와 연희의 관계는 첫사랑의 아련함 혹은 그리움 등등이 아닌, 순정에 대한 집착처럼 느껴졌으니까. 아, 그러고보니 지오와 진헌이를 연기한 배우는 현빈.

미치게 설레이던 첫사랑이 마냥 마음을 아프게만 하고 끝이났다.
그렇다면 이젠 설레임 같은 건 별거 아니라고
그 것도 한때라고 생각할 만큼 철이 들만도 한데
나는 또다시 어리석게 가슴이 뛴다.

그래도 성급해선 안된다.
지금 이 순간 내가 할 일은 지난 사랑에 대한 충분한 반성이다.
그리고 그렇게 반성의 시간이 끝나면, 한동안은 자신을 버려둘 일이다.
그게 한없이 지루하고 고단하더라도 그래야만 한다.
그 것이 지나간 사랑에 대한, 다시 시작하게 될 사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지도 모른다.

- 지오, 그들이 사는 세상 2회 中 -

 

유은재.. 너 때문일까?
- 종희 -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불안했고, 그래서 무열에게 프러포즈를 했을 것이다. 아마, 자신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박무열은 강종희를 여전히 사랑한다는 확신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또 어쩌면, 지금의 결과를 어렴풋이 알았지만 외면했을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종희는 무열에게 거절당했고 실연의 상처에 힘겨워하는 중이었다. 종희가 정말 아프고 힘든 건, 모든 것이 변하고 나만 그대로라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해가는 세상 그리고 사람의 마음. 봄이 되면 사라질 벽화, 이미 사라져버린 학교 앞 돈까스집. 변해버린 무열의 마음. 그래서, 자신의 부탁을 거절하는 수영에게 그렇게 투정을 부렸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종희는 무열의 마음을 변하게 한 은재를 미워하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쇼트가 떠난 이후 줄곧 자신의 곁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그래서 이젠 참 좋아하게 되어버린 은재를 미워하지 못하는 듯 했다. 아무것도 모르고 무열과 자신을 화해시켜 주고자 하는 은재가, 미워지지 않는 듯 싶었달까? 종희가 싫어하는, 은재가 사온 딸기 아이스크림. 딸기도 맛있다, 라는 종희의 말은, 유은재를 미워하고 싶은데 유은재가 밉지않다, 라고 말하는 듯 싶었다.

그래서,
박무열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유은재를 꼬셔서 영국으로 데려가버렷!!!! 하고 외첬다는 건 비밀! (ㅋ)

나 진짜 속상해.
한 남자랑 두번이나 이별했어.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돌아오지 말껄.
그랬으면 박무열은 죽을 때까지 날 잊지못했을 거야.
- 종희, 난폭한 로맨스 13회 -

 

사랑받기 때문에 사랑스러워 지는 걸까, 원래 사랑스럽기 때문에 사랑받는 걸까?
- 은재 -

 

무열이 은재를 좋아한다는 감정을 자각한 즈음, 은재는 무열을 향한 마음을 하나 둘 정리해나가고 있는 듯 싶었다. 아니, 정확히는 포기하고 있는 중인 듯 싶었다. 종희를 경호하며 가장 가까이에서 무열과 종희가 쌓은 추억을 알아가고, 강종희에 대해서 알아가며 자신은 경쟁상대가 안된다고, 애당초 승산없는 싸움이었다는 걸 더더욱 절실히 깨닫는 중인 듯 했달까?

그래서 전처럼 무열의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하지 않는 듯 했다. 사소한 행동에 반응하며 설레여하고 들떠할 만큼, 은재에게 희망은 없는 듯 했으니까. 그리고, 이상형을 묻는 무열의 질문에 대한 대답. 과거가 없는 남자. 과거가 있어도 자신에게 들키지 않는 남자. 거짓말이라도 자신이 첫사랑이고 마지막 사랑이라 말해주는 남자. 자신이 좋아하는 박무열과 정 반대의 남자. 그 또한, 유은재가 박무열을 정리하는 과정- 처럼 느껴졌달까? 무열의 마음을 생각하면 고소하고 웃긴데, 은재의 마음을 생각하면 짠하고, 뭐 그랬다. 문득, 유은재의 이상형은 정말 키크고 눈크고 피부하얗고, 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송중기st 첫사랑 교회오빠의 실체가 어떤지 몰라도 유은재에게 그렇게 기억되는 걸 보면 말이다.

종희가 유은재를 미워하고 싶지만 미워하지 못할만큼 좋아하는 것처럼, 은재 또한 강종희를 미워하고 싶지만 미워히지 못한 채 좋아하게 된 듯 싶었다. 무열과 종희가 싸웠다고 생각하며 두 사람이 화해하게 하려는 은재를 보며, 태이를 좋아하면서도 태이와 재헌을 화해시켜 주려는 도성(왓츠업)이가 떠올랐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 은재는 그렇게 사랑을 하고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내 눈엔 언제나 그러했지만, 특히 '난폭한 로맨스' 13회의 은재는 누구보다 사랑스러웠다.
은재 본인은 모르지만, 무열에게 사랑받고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그래서 알았어요. 아, 난 그애를 사랑하는 구나.
나보다 그애 행복을 먼저 생각하니까.
- 도성, 왓츠업 13회 中 -

 

내가 하고싶은 거..? 그게 뭔지 모르겠어요.
- 수영 -

 

범인의 편지를 받은 수영은 두려움과 공포에 떨면서도, 그 와중에서 종희를 걱정한다. 그런 수영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종희는 투정을 부리고, 스트레스가 극도에 다다른 수영은 결국 유산하게 된다. 수영은 참고 참고 또 참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렇게 참고 또 참다가 더이상 참을 수 없는 순간이 오면 그냥 놔버리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래서 주변에서는 수영이 얼마나 힘든지를 잘 모른다고 한다. 주변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고기자에게 선생님하면 잘 할 것 같다는 소리까지 듣던 동수마저도 아내 수영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걸 보면 수영은 정말 티를 안내는 사람인 듯 싶었다.

수영이 참 안타깝고 아팠던 건, 두가지였다. 하나는 유산을 한 당사자가 가장 많이 아프고 힘들고 슬플텐데, 정신을 차리자 우영과 동수의 마음을 살피며 미안하다고 하는 것. 그 순간마저도 자신이 얼마나 아프고 힘들고 슬픈지를 표현하지 못한 채 주변사람을 챙기는 수영이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이제 참지말라고 하고싶은 걸 하라는 동수의 말에 뭘 하고싶은 지 모르겠다, 는 말이었다.

이제 괜찮다, 라고 했지만 여전히 수영은 참고있었고, 종희의 존재와 범인의 편지는 끊임없이 종희를 자극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이 이상하고 무섭고 두려워, 수영은 드라마가 시작하고 처음으로 동수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며 펑펑 울어댔다. 동수는 그런 수영에게 나쁜 건 지나갔다며, 괜찮다고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인 듯 해서 더 안타깝고 걱정되고, 그랬다.

아마, 종희의 그림을 망가뜨린 사람은 수영이 아닐까, 싶다. 범인의 자극에 대한 수영의 대답이 있었으니까. 수영을 이렇게까지 궁지로 몰아넣은 건 누구일까? 갑작스레 나타나 수영의 열등감을 자극하고 제멋대로 굴며 투정부린 종희? 수영의 마음을 헤아려주지 못한 동수? 종희와 수영을 비교한 엄마? 그런 그녀의 마음을 자극한 범인? 결과적으로 지금의 상황으로 수영을 몰아붙인 것은, 수영 자신일 것이다. 

그리고-,

1) 동아와 태한의 극적인 화해, 그 공간에서 뻘쭘함을 견뎌야 했던 고기자.. 지못미ㅠㅠㅠㅠㅠㅠ
2) 난 '난폭한 로맨스' 보면서 이렇게 설레여한 건 13회가 처음이었다. (^///^)
3) 범인의 동기는 나왔다. 박무열에 대한 끔찍한 사랑과 지독한 소유욕. 변태 스토커!
4) 서윤이는 눈치챘다. 이제 그 것을 어떻게 이용할지가 궁금하다. 어느 쪽에 서게될까?
5) 무열이는 고백하면 은재가 자신을 받아줄 거라는 확신이 있는걸까?
6) 은재가 계~ 속 눈치없길 바라는 중이다. 무열이 끙끙앓는 거 재밌음ㅡ.ㅡ;
7) 지난 사랑에서 다음 사랑으로 넘어가는 과정.
8) 종희에게 이별을 고하는 무열, 그 장면 좋았다. 종희를 향한 무열의 마음이 느껴지기도 했고.
9) 정작 사랑하는 아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동수형은, 동수형대로 참 속상하고 슬플 듯.
10) 3회차 남았다. 다음 주가 종영. 벌써부터 마음이 허전해진다.
11) 난 '보통의 연애''적도의 남자''각시탈'로 이어갈 예정이다. 2012년 상반기는 K사와 함께로군;
12) '보통의 연애'은 연우진씨 출연. '적도의 남자'는 엄포스의 부활을 기대. '각시탈'은 소재가 흥미로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