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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페셜 24화 피아니스트) 뽀얗게 포장된 차가운 현실, 그 안의 판타지.

도희(dh) 2010. 12. 24. 22:29

~ 드라마 스페셜 23화 ;
한지혜와 최민호의 '피아니스트' ~

<<뽀얗게 포장된 차가운 현실, 그 안의 판타지.>>





0. 작품정보

- 제목 : 피아니스트
- 극본 : 박은영
- 연출 : 문준하
- 출연 : 한지혜(윤인사 역), 최민호(오제로 역)
- 방송일 : 2010년 11월 27일(토) 밤 11시 15분, KBS 2TV



1. 인사, 꿈을 꾸다.
1) 여자, 천재를 만나다.

스물아홉 윤인사. 사립학교 기간제 피아노 교사. 무엇하나 풀리는 게 없다. 애매한 위치 때문에 학생, 학부모, 학교의 눈치를 보는 것도 지친다. 하지만 인사의 유일한 출구. 이제 슬슬 프러포즈를 하지않을까, 라며 내심 기대를 했던 오래된 남자친구는 부모님의 압박으로 선을 보게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인사는 홧김에 이별을 선언하게 되고 남자친구의 차는 그대로 사라진다. 인사의 가방과 함께. 그리고 그 앞에 자신보다 한참 어린 피아노 수리공, 제로가 나타난다.

인사란 여자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피해의식이 있는 듯도 했다.   돈도 빽도 없는 현실로 인해 자신의 날개가 꺽였고 그렇게 현재를 살아가고 있노라는. 푸른 하늘을 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빽이 없다는 이유로 날개가 꺾였고 그래서 고작 기간제 피아노 교사자리 하나 놓칠까봐 전전긍긍하고, 그렇게 결국 남자친구에게 배신을 당했다고.

그리고 아마 그랬던 것 같다.  

나는 돈과 빽이 없어서 날개가 꺽였지만 제로라면 그 것이 없더라도 날 수 있을 것이라는. 그래서 인사는 제로를 통해서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인사는 제로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그 날개를 활짝 펼칠 수 있게 해줄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현실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너무 늦었다는 핑계 뒤에 있는 돈이 없다는 현실. 



2) 여자, 날개를 만들다.

너 없이는 안되겠노라며 찾아와 그리도 오매불망 기다리던 프러포즈하는 옛 남자친구를 눈물로 거절한 인사는, 더이상 현실의 늪에서 누군가 자신을 구제해주길 바라지 않는 듯 했다. 날개가 꺽인 이후로 피아노를 치지도 않으면서 피아노 기간제 교사로 살아가는, 자신이 처한 현실을 그저 남 탓으로 돌리며 어딘가에 숨어 스스로의 나약함을 외면하던 인사는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는 듯 했달까?

인사에게 제로는 무엇이었을까?

제로를 만남으로서 현실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신세한탄만 하는 인사에게 꿈을 꾸게 해주고, 제로를 통해서 그 늪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그 곳에서 새로운 길을 찾는, 꺽여진 날개를 누군가 붙혀주길 바라는 것이 아닌, 스스로 고쳐서 조금이라도 날아볼 수 있게 만들어 준 존개가 아니었나, 싶었다. 

인사에게 제로는... 꿈? 그리고 희망.

인사는 자신의 꺽여진 날개를 스스로 붙히고 조심스레 한걸음씩 나아갔다.
그 결말이 그런 느낌이었다.




2. 제로, 꿈을 찾다
1) 소년, 여자를 알다

이 소년의 인생도 참 그렇다.   병든 아버지와 피아노 수리공 삼촌.   그리고 제로는 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피아노 수리공으로 일하고 있었다. 소년에겐 미래에 대한 희망따위는 없었다. 그 것은 소년에겐 사치였던 것도 같다. 그래서 꿈을 꾼 적도 없다. 아마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었다. 이렇게 피아노 수리공으로 일하면서, 아무도 없을 때 몰래 피아노를 치며, 그렇게 지금처럼 앞으로도 살며 살아가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여자를 몰랐던 소년 제로는, 여자를 알게 되었다. 삼촌의 담배를 사러 들른 조그만 구멍가게에서 스타킹을 신는 한 여자를 훔쳐보다 들켜버린 붉어진 마음. 그리고 그 여자, 윤인사를 알게 되었다. 어려움에 처한 여자를 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누구 앞에서도 보여주지 않았던 유일한 재주로 구해주고, 나보다 한참 나이많은 여자란 걸 알기에 부러 몇살 더 얹어 나이를 말하고, 괜시리 보고싶어 짜장면을 핑계로 만나고, 그녀의 어려운 부탁을 들어주고, 그렇게 마음을 키웠다.

소년에겐 이 마음 전체가 처음이 아니었나, 싶었다.


2) 소년, 사랑을 하다

제로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피아노 연주를 단 한사람, 인사에게 보여줬다. 그리고 인사를 위해 여러 사람들 앞에서 계속 연주를 했다. 자신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어하는 인사를 위해서, 그저 그렇게라도 인사와 함께있는 것이 좋아 그랬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사실, 제로는 상관없었을 지도 모른다. 이제와 그런 날개, 달지않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사를 위해서. 인사가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에 제로는 꿈을 찾게되었다. 날개를 달아야한다,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 것이 처음으로 마음이 붉어지게 만들어 준 여자를 사랑하는 방법.

그리고 제로는 날개를 달았다. 이제 날아갈 준비도 마쳤다. 그 모든 것은 인사를 위한 제로의 붉어진 그 마음을, 인사를 통해 제로에게 돌아온 것이 아닐런지. 제로의 날개는 인사에 대한 사랑. 인사, 그 자체인 듯도 싶었다.



3. 그리고..
1) 인사와 제로. 꽤 이뻤던 씬. 특히, 제로의 연주에 눈물흘리는 인사에게 저도 모르게 키스하는 제로. 그 씬은 정말 잘 잡아준 듯 해서, 안타까우면서도 예쁘게 봤던 것 같다. 두번째의 인사와 제로가 어느 피아노 가게에서 연주하는 씬은, 둘이 같은 걸음을 걸어가며 서로를 통해서 꿈을 꾸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듯 싶었고.

2) 눈이 부실 정도로 뽀얀 화면; 차가운 현실에 좌절하는 인간을 그리지만 사실 결론은 '판타지'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 싶었다.

3) 화면이랑 연출은 꽤 괜찮았지만 내용 자체는 그냥 그랬다. 좀 지루하기도 했고.

4) 제로 역의 민호군. 화면 자체가 뽀샵처리가 대박이라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 ... 꽤 이뻤음~(ㅎ) . 무튼, 연기력은 전혀 기대를 안해서 그냥 무난하게 봤고. 그러나 한지혜씨랑 같이 타이틀로 올라갔다는 것에서는 흠... 한지혜씨와 민호군을 같은 레벨로 놓기엔 촘; 아니지 않나? 라고 생각.

5) BGM은 좋았다. 피아노 연주곡. 나는 그거 <작은별> 말곤 모를 뿐이고;  <작은별>은 저기 캡쳐에 있는, 어느 피아노 가게에서 연주한 곡으로.. 이뻤다.  인사와 제로가 헤어진 후, 인사가 제로와의 추억의 장소로 찾아가 홀로 떠올린 씬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인사에겐 다시 피아노를 연주하게 된, 어쩌면 피아노 연주가 즐겁다는 걸 다시 자각한 계기가 아닐런지.  (그에 반해 제로는 인사에게 반지를 줬던 바다에 인사 피아노랑 같이가서 울었음;)

6) 한지혜씨는 내년 M사 사극 <짝패>에 출연 예정. 설정 자체가 재밌어서 (옛날에 재미나게 봤던 '만강'이랑 비슷한 설정) 기대 했는데 캐스팅보고 좀 고민 중. 올해에 미간으로 모든 감정연기를 해서 날 식겁하게 해주신 분이 주인공인지라; (흑!) 일단, 아역을 봐야겠음...(ㅋ)

7) 이로서 <드라마 스페셜> 24부작 리뷰 끝. 어째 끝으로 갈수록 진심 날로먹기도 했고, 써놓고도 참 마음에 안드는 게 좀 있었지만 수정할 의사도 없고! (어이;) 현재 후속으로 <드라마 스페셜 연작시리즈> 방영 중이고 대략 3부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 1부 <락락락>이 호평을 받았다고 합니다. 전 아직 못봤어요. 곧 보고 리뷰 올리겠습니다! (안올려도 된다하셔도 올릴 거임;) 그리고, 내년 2011년 여름에 단막극 시리즈는 다시 찾아올 것이라고 합니다.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다음 시즌엔 실험적인 부분이 많이 추가됐음 좋겠습니다.


2부는 <특별수사대 MSS>로 'MSS'는 '무소속'의 약자라고 합니다. (ㅋ) 내년 2011년 1월 2일 일요일 밤 11시 15분 방영 예정. 많은 시청 바랍니다!!! (뒷북이나마 팬질하는 배우님 나와서 나름 대대적인 홍보 중-ㅎ) 그리고 아래는 MMS 포스터입니다. 아... 비교할 게 있어서 함께 올립니다. 전...1분간 정신없이 웃었습니다. 이런 센스쟁이, 라며-(ㅋ)




8) <드라마 스페셜> 정리도 2개 포스팅으로 찾아갈 예정. 하다가 지치면 한 개만 할 거고. 나 이런 인간임;

9) 왠지 오늘은 포스팅 하면서도 조심스럽습니다. 너 할 일 없지? 라는 듯 해서. 그리고 대답합니다. 넵!!!

0) 반말과 존댓말의 오락가락... 뭐...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