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추노 16회 -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이들의 모순

도희(dh) 2010. 3. 3. 17:10

드라마 추노 16회.

모순, 이라고 하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 새로운 세상을 꿈꿨었고, 또한 꿈꾸고있는 그들은 어떤 모순에 틀어박힌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 것은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라고 그들이 외칠 때부터 약간씩 들기시작했는데, 이번 회에서 약간 갸웃 앤 허탈한 웃음이 조금씩 삐져나오며 그들의 '새로운 세상'이 무엇인가, 라는 생각이 들던 추노 16회였습니다. (라고 말하고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하지만 꽤 시간이 지나버린 탓에 잘 기억이 안나고 있음..;)






1. 칼싸움에서 몸싸움으로 티격태격 거리는 두 사람, 이러다 정들라?

이러저러한 사연으로 인해서 쫒고 쫓기던 관계에 서있던 그들은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되었어요. 그리고 나름 멋진 척하며 이 나간 큰칼 vs 밑둥뿌러진 창의 싸움은, 결국 또 어쩌다보니 주먹다짐으로 넘어가버리더라구요. 아마, 너무 지쳐서 무기 들 힘도 없었나보지, 피식. 요러고 있었습니다.

얘들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몸으로 부딪히며 주먹다짐하는 싸움, 이 나오는 영화 한편을 꽤나 재미나게 본 기억이 나기도 했어요. 사실은 쌈질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그리 많이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영화 중에서 쌈질하는 거 꽤 재미나게 본 영화가 하나 있거든요. 그닥 다시 볼 생각도 없고, 당시 대단한 배우와 감독이 손잡고 만든 영화였음에도 흥행에는 성공못했지만 .. 저에겐 꽤나 신선하고 재미난 영화였던 걸로 기억해요. 폼 재지않고 뭔가 맞춘 티 안나면고, 그냥 진창에서 구르면서 쌈질하는 모습이 신선했달까? (이 영화의 제목은?)

이게아니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주먹다짐까지 하며 헥헥거리는 모습이 그리 멋드러지진 않았고, 어떤 부분에서 피식피식 웃음도 나왔지만 ... 약간은 마음에 들기도 했어요. 무기가 아닌 몸으로 부딪히는 모습에서 뭔가 슬슬~ 늬들 동료가 되어가는 과정이구나, 라는 느낌이랄까? 그랬습니다. (싸우면서 정든다잖아요...;;)


아무튼, 애지중지 귀하디 귀한 마눌님이 사실은 노비출신이라는 것에 태하는 완전히 충격을 받고 말았어요. 그리고 그 충격으로 인해서 대길이에게 냅다 잡히고 말았다죠... 조선 최고의 무사였고, 대길이에게도 '너는 내 상대가 아니다'라며 자신의 우월함을 말했으나... 아무래도 마눌님의 정체에 대한 정신적인 충격이 크긴 엄청 컸던 것 같아요.

그의 충격으로 보아... 태하가 모든 걸 알고있지 않았더군요. 저는 조선비와 대립하는 태하의 고민과 알게모르게의 변화의 이유를 '혜원'에게서 찾았고, 그렇기에 그 고민의 끝에는 그녀의 신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녀가 자신의 신분에 대한 고백을 할 떄마다 그녀의 말을 막은 것도 어떤 의도에 의한 것이 아니라, 그저 그녀에 대한 배려일 뿐이었고 말이에요.

노비를 사랑하면서 세상의 변화를 꿈꾸었으나 세상은 변치않는 다는 것을 온 몸으로 뒹굴며 깨달아버린 전직 양반도령 현직 추노꾼 대길과 한 여인을 사랑하며 그녀가 행복할 세상을 꿈꾸지만 그녀가 사실은 노비출신이란 것에 엄청난 혼란을 겪으며 힘들어하는 전직 양반 현직 노비인 태하.

그렇게, 어쩌다보니 동행(?)을 하게 된 두 사람은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상대에 대한 분노 및 기타등등을 굳이 감추지만은 않고 '대화'란 것을 통해서 서로가 같은 사람을 마음에 품고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속의 모순이랄까, 그 것이 저에게 약간의 쓴웃음을 주기도 하더라구요.

덧) 태하의 '나는 노비가 아니었다' 라는 말에 웃어버렸어요. 그리고 대길이의 '나도 원래 추노꾼이 아니었다'라는 말에 끄덕끄덕. 송태하가 조선비와 대립하면서 뭔가를 깨닫지만 그 근처에서 얼쩡거리는 것은 '새로운 세상'과 '신분제'의 틈에서 오락가락 거려서였나보군, 이라는 생각도 들었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서로를 통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상대의 성장을 도우며 자신도 성장해나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그들의 공공의 적과 마주해버린 대길과 태하.
아마도 철웅이로 인해서 그들의 오해(내 동료를 니가 죽였다)가 풀리면서 한발 더 가까워지게 되는 계기, 그리고 여러 갈래로 갈라진 물줄기가 하나로 모이는 그 시작이 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어요.

그나저나, 철웅이... 저는 아직까지 그가 밉다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그냥, 니 인생도 참 고달프구나, 정도가 맞는 것 같달까...? 그.런.데!!! 우리 대길이한테 저 불덩이 지지면 완전 '너 밉다!!!' 라고 약간 째려보며 그를 바라보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2. 새로운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품고 달려오신 그분.

노비당의 그분이 납시셨어요. 그분이 그들 앞에 나섰으나 아직 그 것이 완전한 실체라고 여기지 않아버리는 탓에 그냥 약간 갸웃거리며 바라볼 뿐이랍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기위해서 그들이 반란을 일으키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뭔가 굉장히 '허술하다'라는 느낌을 지워낼 수가 없어요. 태하네도 그랬는데 이쪽도 그렇거든요. 그리고 그 허술함이 '그러니 니들이 꿈꾸는 세상은 그리 쉽게 오는 것이 아니야' 라는 생각으로 그들이 꿈을꾸고 나아가는 모습을 제 3자의 입장에서 약간은 거리를 두고 바라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말이죠. 그러나, 이런 허술함 덕에 비극이 비극으로 마음에 와닿게 될런지는 잘 모르겠네요.

양반 노비 구분없는 세상 모두가 왕이 되는 세상을 만들자고 하지만, 양반들은 자신들이 부리는 종으로 삼겠다는 모순. 모두가 함께가 아니라 그 속에서도 신분을 만들어 부리겠노라는 모순. 그리고, 새로운 세상에서 구분없이 모두가 왕이 되는 세상에서 살고자 꿈꾸면서도 '나는 노비'라는 낙인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어쩌면 그 것에서 헤어나와야 한다는 것도 정확히 깨닫지 못하는 듯한 그들의 모습.... 이 왠지 그랬어요.


양반과 노비가 모두 함께하는 세상을 생각하는 업복이와 현재의 자신의 삶에 대한 복수를 하는... 세상을 뒤집어버리는 세상을 꿈꾸는 초복이.

업복이는 내내 머릿 속에 그려놓은 물음표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어요. 노비가 되어 살아가며, 노비의 비참함을 느끼고 지켜보며, 양반들을 죽여가며 조금씩 뭔가를 느끼고 깨달아가던 업복이는.. 아마 그분을 만나면 자신의 그 물음표에 대한 해답을 알게될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그분을 만났지만 업복이의 물음표는 점점 늘어날 뿐 해답을 알지는 못한 듯 하더라구요.

덧) 오늘은 안 업어주냐는 초복이와 너 어디 아프냐며 그녀의 말 뜻을 이해못하고 갸웃거리는 업복이의 모습... 여전히 귀여웠습니다..!!!


3. 기타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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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서방님만 목빠지게 기다리던 혜원이는 원손을 들쳐업고 길을 잡기 시작했어요. 언제나 누군가의 보호만 받으며 살아왔던 그녀가, 이제는 누군가를 지키며 길을 잡고 목적지를 향하게 되어버린 듯 하더라구요. 그리고, 같은 시각 설화또한 오지않는 대길을 찾아서 길을 잡았답니다.

어쩐지 두 사람이 합류, 그리고 새로운 인연의 시작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 그 것은 봐야 알겠죠? 아무튼, 극이 시작되고 떠돌이 생활을 하며 누군가의 보호만 받아온 두 여인이 스스로를 지키고 누군가를 지키고 만약 인연이 되어 동행을 한다면 같은 선에서 서로를 지켜주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시. (아님 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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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군과 왕손이의 생사를 가지고 3회나 끌게될 지는 몰랐지만, 아무래도 살아있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답니다. 그닥 신빙성있는 근거는 없지만, 마음이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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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호언니 ... 죽는 거 아니겠죠? 이제 새로나올 인물도 그리 많이 남지도 않았는데, 자꾸 죽여. 계속 죽여. 극적 긴장감을 위해서 죽음을 카드로 내미는 것은 알겠지만, 그래도 왠지 점점 불편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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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중계 덕분에 10분 정도 일찍한다고 들었어요.. 끝나고 [산부인과] 끝부분이라도 조금 볼 수 있겠군, 이라고 생각했답니다. [산부인과]의 러브라인이 두드러지면서 좀 삐끗한 느낌은 들지만, 아직까진 재밌으니까.


+ 이상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