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왕녀 자명고 31회 - 결정적인 계기는 이렇게 완성되어 가고...;

도희(dh) 2009. 6. 24. 12:32

드라마 왕녀 자명고 31회.

사실, 자명이 낙랑국으로 들어간 후에는 '시즌3' 쯤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32회부터는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서며 시즌3가 될 듯 싶긴하지만... 그렇다고 뭔가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진않습니다, 그려...;

호동이 왜 낙랑국을 치려고 그리도 혈안이 되어있는지, 언제나 라희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했던 왕홀이 어떻게 라희에게서 돌아서게 되었는지, 라희는 어째서 사랑에 목숨과 나라를 걸게되었는지, 자명은 어찌해서 신녀가 되었는지... 결과를 위한 결정적인 계기가 그려지고 완성되어진 31회였습니다.

왕녀 자명고 31회는,
자명을 되찾기위해 호동이 무휼과 은밀한 거래(!)를 하게되고, 호동이 그저 자신을 위해 낙랑으로 왔다는 생각에 호동을 살려보낸 덕에 최측근인 왕홀과 아버지 최리에게 미운털이 박혀버린 라희, 그런 라희에게 실망하여 자명쪽으로 완전히 돌아선 듯한 왕홀과 호동과 낙랑을 둘 다 살리기 위해서 신녀가 되기로 결심한 자명의 이야기가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자명의 등장은 라희를 위태롭게 흔들어대고 있었습니다. 그 것이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1. 왕홀을 베고 제 사람을 찾아야합니다. (호동)

뿌쿠와 혼일할테면 해라. 다시 데려오면 되니까.
 나 반드시 낙랑을 쳐부셔 그녀를 내 곁에 둘 것이다.

아바마마의 그림자가 되겠나이다. 이 아들이 어리석었습니다.
폐하의 그림자가 되겠습니다. 폐하의 뜻을 거역하지 않겠나이다. 낙랑을 치겠나이다.
아버지, 호동을 버려주소서. (호동)


오랫만에 호동이 참으로 멋지게 보였습니다.
여진구 어린이의 호동시절에 느꼈던 그 두근거림이 새삼 느껴졌달까...?

낙랑국을 위해서 왕홀과 결혼해야한다는, 그래서 호동에 대한 사랑이 무겁지만 그만 놓으려한다는, 내가 이젠 당신을 죽여야한다는 자명의 그 말에 욱해버린 호동은, 낙랑을 쳐부셔서 자명을 곁에 두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됩니다. 자명으로 인해서 방심하다가 위험에 빠진 호동은, 라희의 도움으로 고구려로 돌아가게 되더군요.

그 와중에도 자신 때문에 낙랑국으로 와서 위험해졌다고 믿는 라희의 그 믿음을 깨지않고, 애절한 눈빛과 미안하단 말을 남기고 유유히 떠나는 호동왕자님이라니... 오오...;

낙랑국에서 패수를 건너 고구려로 돌아오는 길, 호동은 그 빠릿한 머리를 굴리기 시작한 듯 하더군요.
엄청 열받아있는 아버지 무휼의 화를 잠재우고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낙랑을 쳐부수고 자명을 되찾을 방법을 모색하고, 그 해답을 가지고 고구려 국내성으로 들어서게 됩니다.

이래서, 여자의 질투보다 남자의 질투가 더 무섭다고 하는 듯 싶습니다.
거기에, 호동의 경우는 질투에 살짝 얹혀진 자명에 대한 소유욕까지 더해져 있으니 말이죠.

호동이 찾아낸 그 해답이라는 것은,
기나긴 기다림에 지쳐서 왕이 되는 것에 눈이멀어서 미쳐버린 왕자인 척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왕홀에게 낙랑을 치겠노라 선전포고를 하고난 후이니, 호동이 고구려의 왕자란 직책으로 있는다면 호동의 경고에 의한 낙랑국의 경계는 풀어지지 않을 터이니, 아예 미친왕자가 되어버린 호동이 고구려 왕자의 자리에서 쫒겨나버린다는 작전. 그 작전은, 낙랑국을 비롯한 고구려에 있는 호동을 죽이려는 자들(비류나부 외 다수)의 번뜩이는 경계의 눈초리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을테고 말이죠.

미친왕자인 척 하는 호동의 그 광기.
꽤나 좋던걸요? 오랫 만에 호동을 보며 가슴이 두근거렸으니 말이죠~^^
자명과의 절절한 사랑과 라희를 꼬시려고 온갖 기름진 말들을 하는 호동이 아닌,

가슴에 독을 품고, 눈에 불을 켜고, 그렇게 살짝 미친 척 하는 광기어린 호동의 모습을 보면서 두근거리는 저는... 어쩐지 따뜻한 호동이 아닌 ... 독이 오른 호동이 그리웠나 봅니다.
어린시절 자신을 죽이고 싶어하는 매설수에게 칼을 겨누고, 자신을 죽이려고 공격하는 라희에게 독설을 내뿜던 호동처럼 말이죠. 그러고보면, 저는 정경호씨의 호동보다는 여진구 어린이의 호동에게 더 설레여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려..; (덤으로 성인라희와 성인호동보다도 어린라희와 어린호동에게 엄청 설레이기도 했다능~ )

어찌되었든, 낙랑에서 고구려로 돌아오는 그 시간동안 머리굴린 그 것은 꽤나 그럴싸한 작전이었습니다.
낙양의 일부터 라희탈출시키고 수양전에서 도망친 것까지....
이미 질러놓은 일들도 많고, 그로인해서 무휼의 눈밖에 난 것은 당연한 호동이었기에...
결정타로 미친척하고 국내성 안에서 칼을 휘두르고, 무휼 앞에까지 칼을 뽑아들고 들어간, 왕이 되고싶어 눈에 뵈는 것이 없는 광기어린 왕자. 무휼의 성격으로 더 이상 그런 호동을 용서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불가능하다 싶은 그 상황이었기에, 호동을 왕자의 자리에서 폐하고, 졸본으로 보내버리는 결과는, 모두의 눈을 가리기에 딱 좋았달까...?

사실, 호동이 이런 걸 다 계획하고 낙랑국에 잠시 다녀온 것이었다면, 호오~ 이 왕자님 봐라? 이랬겠지만, 사랑에 눈이멀고, 그 사랑에 대한 소유욕으로 인해서, 겨우겨우 이성적으로 머리굴린 작전치곤 꽤나 치밀하단 생각을 해봤습니다. 정면승부보단 잔머리를 잘 굴리는 듯한 호동에게 어울리는 듯 싶기도 했고. (제가 본 호동은 잔머리 왕자란 생각도 가끔했기에...;)



조금은 잔인한 방법이지만,
왕자의 명예를 지키게한다는 핑계로 자결을 명해달라 청하는 고구려의 신하들과 그 것을 막고자하는 여랑.
왕이 되기위해 살아가던 호동이기에, 왕이 되지 못한 채 유폐되어 살 바에는 죽음으로서 명예를 지키라는 그들의 말이 잔인하게 들리면서도, 어쩐지 '저 상황이 진짜라면, 호동은 정말 자결했을지도...'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무휼은, 비류나부를 비롯한 매설수와 우나루 등등의 간청에 '아니'라고 대답하기도 참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미 호동과 짜고치는 고스톱이었으나, 그 상황에서 무휼스럽지않게 '나 대무신왕 무휼, 호동을 살려둘 것이다'라고 하는 것은 평소의 무휼과 달라서 어쩐지 더 의심스러울테니 말이죠. 여랑이 아란까지 들먹이며 그리 절절하게 뜯어말릴 것을 예상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으나, 호동은 무휼의 건넨 칼로 자결을 결심하려다가 여랑의 애원에 꺽인 척, 죽지않겠노라 말하게 되더군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계획에 있던 건지...원...;
온 나라를 속이는 부자의 느긋한 연기호흡이 너무나 딱딱 맞아서, 고구려의 모두는 물론 주변국까지 속이게 된 듯 싶었습니다. 최종목표나 다름없는 낙랑국까지~!!!

어찌되었든, 공식적으로는 라희를 이용해서 낙랑을 쳐부수는 호동이지만...
비공식적으로는 자명으로 인해서 낙랑을 쳐부수기로 결심하는 호동이었습니다.

내 기억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지금까지의 호동은 낙랑과의 전쟁은 고구려에 결코 이득이 될 수만은 없기에 낙랑과 평화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야금야금 낙랑을 갖고자했던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그렇게나 라희를 유혹하는데 애를 썼고...;

그리고, 역시 호동은 그냥 '왕'이 아닌 '고구려'의 '왕'이 되고싶었던 것이었습니다. (쌩뚱)
자명이 '나랑 있으면 왕 안돼도 된다며?'라니까 '내가 왕이 안돼도 우리 고구려 백성들이 살려면 낙랑국이 필요하다'라는 호동의 말이, 묘하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호동-자명의 절절한 감정보다, 호동의 고구려에 대한 마음을 더 기억하는 저 였습니다..ㅡ.ㅡ;)

그렇게 호동은, 낙랑국을 쳐야만하는 절박한 계기가 생겨버렸습니다.


바로 낙랑으로 망명할 줄 알았더니, 그도 아닌 것을 보아하니...
몇년간 졸본에서 유폐된 척 병력을 키운 후로, 낙랑으로 망명하는 것이 계획에 있던 일인지... 무휼의 진노를 사서 어쩔 수 없이 달아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무휼이 호동의 목을 베라는 걸 보면, 진노를 사서 도망친 듯 싶기도 하지만... 왠지, 어쩐지, 모두 호동의 기나긴 계략의 일부가 아닐까, 하는 이 것은 또 뭐란 말인가...;;;

나쁜남자를 넘어 어딘가 집요하고 무서운 남자... 호동. // 남자의 질투와 소유욕이란..ㅡ.ㅡ;






2. 그렇지만, 무거운 당신을 택할 수 없는 게 내 운명이에요. (자명)

왕자마마께 태녀마마가 소중한 것과 같은 것이지요.
소중해지고 난 후에 세월지나 쌓아도 되는 게 사랑이니까...
세월따라 한켜 한켜 겹겹이 쌓이고 쌓여 단단해진 그 감정이 사랑보다 약하다 믿지않아요.

당신은, 내 마음의 전부 다에요. 태산처럼 무겁죠.
우리엄마, 아버지, 낙랑국, 낙랑의 백성들... 저울로 달아요. 당신보다 가벼워.
그렇지만, 무거운 당신을 택할 수 없는 게 내 운명이에요.
당신을 죽여야해요, 난... (자명)

솔직히, 호동을 만난 자명이 단도라도 가져가서 호동을 팍~ 찌르고 달아날 줄 알았다면... 너무 막장인가요..ㅡ.ㅡ? 제가 좀... 1차원적으로 드라마를 보는지라, 이 시대적 상황에 따른 이해관계가 좀 떨어지는 편입니다..그려~;
사실, 전 홀이가 자명한테, 호동을 죽일 수 있느냐 ~ 어쩌구저쩌구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명이 직접 호동을 찌르러 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호동에게 가슴아픈 말들을 하면서 자명이 등을 돌리는 것이었군요. '그래서 얻는 게 뭔데?' 라고 생각했다면, 제 이해능력이 엄청 뒤떨어지는 것이었겠죠...?

자명이 호동에게 등돌릴 것을 미리 말하지 않고, '사랑해요~ 그러나 난 당신을 죽여야해요~'하면서 접근해서 포옹하는 척 칼로 찔러죽일 수도 있었을테고, 그렇다면 호동은 무방비상태여서 즉사했을 가능성도 있었을텐데 말이죠. 아님, 그 상황에서 자명이 땅에 이쁘게 놓여있는 호동의 칼을 들고 날랐어도 호동은 무사히 죽을 수 있었을텐데...;
그냥 죽여도 될 것을, 왜 굳이 호동을 자극하고나서 죽일생각을 했을까요...?
그렇다고, 자명이 떠난 후로 무방비상태가 된 호동도 아니었고, 더욱 독이 올라있는 상태였는데 말이죠.

어쨌든 왕홀의 작전이었던 이번계획은, 호동을 엄청나게 자극한 것으로 마무리를 지어버렸습니다. 이 날, 호동이 이렇게 자명을 만나지만 않았어도, 그는 낙랑을 굳이 그렇게까지 칠 생각은 없었을 듯 한데...


호동도 살리고싶고, 낙랑도 살리고싶은 욕심많은 자명은...
고구려와 낙랑국이 오손도손 살길 바라는 마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낙랑국을 지켜야한다며 운명론을 논하면 논할 수록, 낙랑국과 고구려의 틈이 점점 더 벌어지고 낙랑이 패망의 길로 들어선다는 것을 모른 채, 자신의 운명에 기대어 울고 있었습니다.

어찌되었든, 낙랑국 장군들과 백성들을 죽인 죄와 태녀인 라희를 구해준 죗값을 퉁쳐서 없던 일로 하고, 대신 자명을 '공주'로 삼지않겠다는 최리는 '왕홀'과의 결혼으로 자명의 살길을 모색해주게 됩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는 방법으로 왕홀과의 혼인을 파하고 '신녀'의 길을 택하게 되더군요.
대내외적으로는 '죽은자'로 기록되고, 어둠 속에서 신녀가 되어 낙랑국을 위해서 살아가려는 자명.

운명이니 뭐니, 그딴 거 믿지않고, 신녀따위 믿지않던 최리는...
자명이 '신녀'가 되겠노라는 그 말에 크게 반발하지 않고, 후회하지 않겠느냐? 정도로 넘어갑니다.
막나가는 신녀의 조롱에 깨달은 바가 큰 듯 하더군요.

그리고, 신녀든 뭐든간에 살아있는 것만으로 라희에게 해가 될 것라고 생각하는 왕자실로 인해서 진짜 독을 드시게 됩니다. 허허...ㅡ.ㅡ;

아마, 죽을 고비에서 또다시 살아남으로서 자명은 완전한 신통력을 얻게될 듯 싶군요.
독을 제거하려고 또다시 기통하다가 신통력을 얻는 건가보죠?
자명은, 스스로 울어서 목숨을 구하라는 이름처럼, 참 많이도 죽을 위기에서 살고 또 살아남게 되더군요.
어찌보면, 자명도 참 질긴 목숨이라능~;


무튼 자명은,
호동에 대한 사랑의 마음이 낙랑국과 엄마와 아빠와 낙랑백성들보다 더 크고 무겁지만,
호동이 고구려를 버릴 수 없는 것처럼, 자신또한 낙랑국을 버릴 수 없다고 말하며... 앞으로 자신이 나아갈 길은
여인 자명이 아닌, 낙랑국의 숨겨진 왕녀 자명이라는 것을 말하게됩니다.

호동이 대내외적으로 버림받은 비운의 왕자가 되는 순간,
자명은 대내외적으로 죽은 이가 되어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자명은, 낙랑국을 지켜야만 하는 어쩔 수 없는 계기가 생겨버렸습니다.








3. 낙랑국이 라희 너의 전부가 되지 못한다면, 왕이 될 수 없다. (최리)

호동왕자, 저를 위해 모든 걸 걸었고 모든 걸 잃었어요.
그럼 뿌쿠를 보러왔던 건가요? 호동왕자, 뿌쿠를 떠나보냈다 했어요. 날 사랑한다 했어요.
날 보러 ... 낙랑국으로 오겠다고 했어요.

뿌쿠가 자명이라도 되나요?
어째서 그 아이, 그렇게 감싸주시는 거죠?
어째서 엄마가 그 아일 부를 때면, 목소리에 그렇게 정이 담기는 거죠?
어째서 엄마가 뿌쿠를 부를 때면, 내 마음 속에 얼음이 어는 것 같죠?
동모현에서 죽었다던 자명이라도 되나요? 그리 믿으세요?

죽은 자명인 안쓰럽게 사랑할 수 있어도, 살아있는 자명인 아껴 줄 자신 없어요.
그게 뿌쿠라면 더더군다나요. (라희)


다행인지 불행인지, 라희는 호동과 자명이 함께하는 순간을 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행이도 라희는 사랑에 관해서만은 여전히 순수한 여인으로 남을 수 있었고,
불행히도 그 사랑이 자신을 향한 것이 아님에도, 그 것을 모른 채 그 사랑에 자신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기에 라희는 당연히 호동이 자신을 위해서 낙랑국으로 왔고, 자신으로 인해서 위험에 빠졌다고 믿고 또 믿었고, 그래서 호동이 그랬던 것처럼, 자신또한 호동을 살려 고구려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겉으론 호동에게 빚진 목숨빚을 갚는 것이라고 하지만, 속으로는 사랑이란 이름으로 말이죠.

그리고 그 일로, 라희는 자신의 든든한 후원자인 '왕홀'의 신임을 잃게되었습니다.
왕홀 뿐만 아니라, 부퉁을 비롯한 영호장원의 신임을 잃었을 것이고, 아버지 최리의 신임또한 잃게되었습니다.

모두의 사랑을 받으며 그리 자라왔고 살아왔고, 당연한 듯이 태녀가 되어서, 당연히 다음 대 여왕이 될 줄 알았던 라희는... 하나 둘, 자신의 사람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자명의 등장으로 인해서 진양궁 안에서 고립되는 듯한 외로움을 느껴가던 라희는,
진짜로 고립되어가는 듯 보였달까...?

원래부터 최리는, 왕굉이 죽던 날 동모현가는 뱃길에서 모하소에게도 그랬고... 욍굉의 시신 앞에서 왕자실과 다투면서도, 라희가 고구려에 볼모로 잡힌 그 순간에도 그랬듯이 자명이 살아만 있다면 라희가 아닌 자명으로 자신의 뒤를 잇게하겠노라 입버릇처럼 달고살던 양반인지라... 자명의 등장으로인해 더 이상 라희를 마냥 곱게는 안보는 듯 하기도 했습니다.

무휼이 해애우가 태어남으로서, 호동에 대한 애정이 분산된 것 처럼...
최리또한 자명의 등장으로, 라희에 대한 애정이 완전히 분산되어버린 것처럼 느껴졌달까...?
최리와 무휼은 전혀 다른 스타일의 왕이지만, 왕이란 직책을 가진 아버지로서의 모습은 비슷한 이들이었습니다. 후계자가 하나일 때는 그 후계자가 어떤 모습을 보여도 애틋하지만, 또 다른 차선책의 등장 이후로 그 전까지는 나름대로 괜찮았던 후계자를 좀 더 냉혹하게 대하고 바라보는 시선 등등이 말이죠.

그런데, 무휼과 최리가 어쩐지 비슷한 왕이란 이름의 아버지지만, 무휼보다 최리가 더 잔인하게 느껴지는 건... 처음부터 무정했던 아버지 무휼보다, 다정한 척 하던 아버지 최리의 그 무정한 행동이...
자식에겐 더욱 큰 상처가 되어 다가올 듯 싶기때문은 아닐런지.

낙랑국을 지키기 위해서 모든 것을 걸겠노라는 자명과 낙랑국 태녀이지만 여인으로서의 마음도 갖고싶다는 라희. 그렇게, 최리는 태녀가 아닌 여인이 되아가는 라희가 못마땅해지고 있었습니다. 만약, 자명이 없는 상태에서... 비교대상이 없는 상태에서, 여인이 되고싶어하는 라희였다면, 최리는 저리도 무정하게 라희를 타박할까...?
최리라면, 충분히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언제나 입지가 불안하던 호동의 입지가 해애우의 등장으로 더더욱 불안해진 것처럼,
탄탄대로였던 라희의 입지는, 자명의 등장으로 그렇게 불안불안하게 흔들려가고 있었습니다.


라희는, 호동의 마음이 과연 라희에게 있을까, 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모하소에게서 뿌쿠를 향한 애정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그동안 내내 거슬리던 뿌쿠의 일이 떠오르며, 뿌쿠가 자명이냐, 라는 본능적인 직감을 모하소에게 풀어내더군요. 말도 안되겠지만, 뿌쿠가 자명이라 여기느냐, 그런 우연이 있다고 믿느냐, 라면서.
그렇게... 모하소 엄마에 대한 감정, 뿌쿠에 대한 감정, 자명에 대한 감정을 말하며... 자신의 진심을 다시금 모하소에게 말하며, 그녀의 가슴에 대못을 박게 되더군요.

죽은 자명은 안쓰럽게 사랑할 수 있지만, 살아있는 자명은 사랑할 수 없다고.
그리고, 그 것이 뿌쿠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라고.

라희는, 어쩐지 모두가 쉬쉬하는 그 비밀을, 정말로 어렴풋이는 짐작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그저... 설마싶은 것일 뿐.
언제쯤 라희가, 낙랑국 주요인물들은 대부분 알고있으나, 라희만 모르는 그 일을 알게될런지.
언제까지 그 비밀을 지킬 수 있을런지.

그리고, 이렇게 하나 둘, 태녀인 라희가 모르게 생겨난 비밀들은, 계속해서 쌓이고 쌓일 듯 싶더군요.
자명이란 존재 자체가 '자명고'인 줄도 모르던,
자명고가 있는 그 방을 호동과 무휼과 함께해서야 겨우 들어설 수 있었던 라희였으니 말이죠.

그렇게 라희는, 사랑에 목숨을 걸고, 사랑때문에 나라를 버릴 수 밖에 없는 계기가 만들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궁지에 몰려 가슴아파하는 라희를 향해 애달파하는 모하소의 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가증스러워 보였다면, 저... 너무 삐딱선인가요? 라희를 바라보며 안쓰러워하고 애달파하고 걱정하는 모하소의 모습이, 정말... 그랬어요. 차라리, 호동을 탈출시키고 자국의 병사들에게 칼을 겨누에 죽게만든 죄로, 최리에게 더더욱 혼나기 전에 먼저 선수쳐서 라희의 뺨을 때리면서, 그 상황을 어떻게든 모면하려는 왕자실이 더욱 엄마같았달까?
아... 왕자실이 생모였지...참..ㅡ.ㅡ;

전, 라희가 모하소엄마를 왕자실엄마보다 더 많이 사랑하는 그 마음은 알겠지만... 이젠 왕자실엄마를 더 많이 따랐으면 좋겠다, 싶기도 합니다. 이제 더이상 라희를 지켜주고 보듬어줄 엄마는 모하소가 아닌, 왕자실일테니 말이죠. 언젠가, 자명으로 인해서 라희를 아프게하면 용서치않겠다고 모하소에게 으름장놓던 왕자실... 조만간 모하소가 라희의 가슴에 대못을 박을 듯 한데... 왕자실의 행보가 심히 기대가 됩니다~ 그려...ㅎㅎ (죄송)







4. 신과 함께 낙랑을 지켜주시옵소서. (왕홀)

이제 만족 하십니까?
태녀마마가 낙랑을 배신하고 고구려를 위해 검을 뽑았다는 걸 군사들이 알아선 안됩니다.
그럼, 사내에 눈이 멀어 검을 뽑으셨습니까!
태녀책봉식 때 이 왕홀에게 뭐라 하셨습니까! 잊으셨습니까!
그 말씀, 진심이셔야 합니다.

사랑은 모르오나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는 아옵니다.
적벽의 바위처럼 세월따라 켜켜히, 공주님 마음이 그리 깊어질 거라 믿습니다.
신과 함께 낙랑을 지켜주시옵소서. (왕홀)


왕홀이 정확히 자명에게 푹~ 빠진 것처럼 보이진 않았지만... 왕홀의 저런 대책없는 행동들은, 질투처럼 보였습니다. 호동에 대한 질투...; 자명과 라희, 낙랑국의 두 왕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호동에 대한 알 수 없는 질투...랄까?
어찌되었든, 자명은 여자를 마음에 담은 적 없는 왕홀의 마음에 처음 들어온 여인일테고...
라희는, 자신이 그리 지켜주고 싶었던 조카이자, 모양혜만 아니었으면 제 짝이 되었을 여인일테니 말이죠.

왕홀은 여인을 마음에 품어본 적이 없는, 사랑을 해본 적이 없는 사내였습니다.
아내 모양혜가 있으니 다른 여인을 마음에 품을 필요가 없었을테고,
낙랑국의 대장군으로서, 누이와 형과 매형이 만든 나라, 낙랑국을 지켜야할 의무를 갖고 살았을테니 말이죠.

그런 왕홀에게 자명과 라희는 꽤나 기이하게 보였을 수도 있었을 듯 합니다.
사랑을 버리고 제 나라 낙랑을 지키겠노라, 죽음을 불사하고 돌아온 자명에게선 알 수 없는 동지애(?)와 감동이 느껴졌을테고...(왠지, 장군이라면 그런 부분에서 혹할 듯 싶어서^^)
언제나 제 나라와 백성을 우선시하겠노라는 말을 입에 달고살아서 자신을 늘 감동시키던 라희가, 사랑에 눈이 멀어 적국의 왕자를 위해서 자국의 병사들에게 칼을 뽑아든 라희의 모습이 이해할 수 없고, 그로인한 그동안의 신뢰가 무너지면서, 실망과 분노가 커졌을테니 말이죠.

그래서 왕홀은, 낙랑을 위해 사랑을 버리려는 자명때문에,
사랑때문에 잠시라도 낙랑에 칼을 겨눈 라희에게 등을 돌리게 된 듯 하군요.


정말, 제가 이해력이 안좋아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으나...
낙랑국에 오는 것을 도와줬던 호동을, 자명을 위한다는 핑계로 죽일 계획을 세운 왕홀이라니...;
자명에게 호동을 죽일 수 있어야한다고 그리 말하더니, 결국 자명이 호동을 욱하게 만들고나자 그 다음에 공격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자명이 그리 모질게 말하고 돌아서면 호동의 마음이 약해져서 자신들과의 싸움에 혼신의 힘을 다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던 걸까요? 말도 안돼!

사랑하는 여인이 다른 남자와 마음에도 없는 결혼을 해야한다는데, 눈 뒤집히지 않고.. 오냐~ 죽어주마~ 하는 사람이 어딨으며, 호동은 명색이 고구려 최고의 검을 휘두르는 왕자이며 잔머리가 꽤나 뛰어난 자인데 말이죠. 물론, 라희가 아니었으면 그 자리에서 죽을 운명이었으니... 자신만만했었고, 그런 예상치못한 복병이 나타나리라곤 상상도 못했을테지만.

그래도 그렇지. 왕홀은 왜, 그런 어이없는 전략을 짠 걸까요?
호동을 놓친 후엔, 자명의 마음에서도 호동을 지우라고 강요하는 왕홀의 모습은...
곧 내 아내가 될 것이니, 다른 남자를 지우라는 질투와 치기어린 마음처럼 보이기도 했으니 말이죠.

뭐... 자라보고 놀란가슴, 솥뚜껑보고도 놀란다고...
내내 나를 사랑해주는 낙랑의 백성들과 낙랑을 위해 살겠노라던 라희가,
사랑때문에 호동왕자를 구하고 자국의 병사들에게 칼을 겨눈 라희에 대한 실망감으로 인해서,
낙랑국을 지키기위해 살겠노라는 자명또한 결국은 라희처럼 될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있기도 했을 듯 하고.

어찌되었든, 왕홀의 그 호동제거작전은, 어설픈 마무리 덕에... 호동이 낙랑국을 쳐야만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만들어주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낙랑국을 지키고자하는 이들은, 제 나라를 지키려고 하면 할 수록, 나라를 위험으로 몰아넣는군요.


뭐... 그래도 왕홀, 꽤나 멋졌습니다.
라희로 인해서 호동을 놓치고, 라희를 원망하는 영호장원의 군사들을 제 손으로 베어낸 후에 발악하는 모습은, 꽤나 가슴아프면서도 멋지더구요.
제 손으로 하나하나 길러낸 아이들을, 자신의 주군의 명예를 위해서 죽여야하는, 그 심정. 그 비장함.
자명고를 찢고, 낙랑을 망하게 하고, 초라한 돌무덤에 누워있는 라희를, 그리도 비난하던 왕홀의 모습이, 그려지는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오랫만에 자명고에서 그런 느낌을 받게될 줄이야...

그리고, 그 일로 왕홀은 라희에 대한 믿음을 잃게되고, 자명 쪽으로 완전히 돌아서게 된 듯 싶었습니다.
그렇게 왕홀은, 라희가 아닌 자명을 주군으로 모시고 살아갈 계기가 생겨버렸습니다.








5. 낙랑국의 패망의 열쇠를 진 두 왕녀, 라희와 자명.

낙랑국의 패망의 열쇠를 진 왕녀는,
자명 혼자도 라희 혼자도 아닌... 낙랑국의 두 왕녀의 합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패망의 지름길은... 자명의 어설픈 신통력으로 꾼 되도않는 예지몽이기도하고 말이죠.
결과만 바라본 자명의 예지몽으로 인해서, 낙랑국은 큰 혼란을 겪고있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제가 꽤나 좋아라하는 만화책에서 얼마 전에 읽은 내용 중 일부분인데... 그 만화는, 운명과 천운에 기대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어리석은 일인가를 보여주는 만화였습니다.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 남자는 우연히 딱 한순간의 자신의 미래를 보게 되었습니다.
엄청난 고급차의 창밖에 얼굴이 보이는 꿈이었습니다.
남자는 생각했습니다.
아, 나의 미래는 결국 저런 고급차를 탈 정도로 부를 축적한 부자로구나.
그리고 남자는, 흥청망청 시간을 허비하며 살아갔습니다.
이미 바라본 미래에 자신은 부자였기에, 어찌살아도 부자가 될 것이라고 믿었으니까요.
그리고, 남자가 바라봤던 미래의 그 시간이 현실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남자는 정말로 고급차의 창밖에 얼굴이 보였습니다.
그 순간, 차는 시동이 켜져서 그 곳을 빠져났고,
차가 빠져나간 그 자리엔 거지가 되어 구걸하는 그 남자가 있었습니다.
어설프게 바라 본 미래로 인해서,
남자는 그 동안의 삶을 흥청망청 살아왔고, 그리 거지가 되어 구걸하는 인생이 되어버린 것이죠.
그 순간은 자신이 본 미래는 맞았지만, 자신이 꿈꿔온 미래와는 전혀 다른 현실...이랄까...?
만약... 남자가 단 한 순간이라도 자신의 미래를 보지않았다면... 남자의 삶은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남자는 그리 흥청망청 살지 않았을테니 말이죠.
어쩌면, 그 것이 운명이기에 ... 남자는 결국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남자는 그래도 최선을 다한 인생을 살았을지도 모르죠.
흥청망청, 미래만 믿다가 시간을 허비한 것과 달리. 그래서 후회가 없을지도.

자명또한, 그 찰나의 미래를 보지않았다면...
호동의 호위무사로, 내연녀(!)로 나름의 행복한 삶을 살아가지 않았을까...?
호동은 라희를 얻는 것으로, 적당선에서 낙랑을 갖게될테고...

자명은, 낙랑의 깃발을 지키는 자신과 그 상대편에 호동을 선두로 세운 고구려군을 보며...
나는 낙랑을 지킬 운명이다, 라고 말하고 다녔습니다.

왜, 낙랑이 패망하게 되는지... 어떻게 그 상황까지 오게되는지 따위는 모른 채...
그 날이 다가오면 낙랑을 구해야한다는 믿음 하나로 살아가는 듯 하달까...?

자명이 그 예지몽을 꾸고, 운명론을 말하며 낙랑국으로 와서, 내가 낙랑을 지켜야하노라, 말하는 순간...
낙랑은 패망의 길로 들어서고 있었습니다.

결국, 자명고를 찢어서 고구려의 손에 낙랑국을 바치는 것은 라희지만...
라희가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자명일테니 말이죠.

그래서, 전... 싫다는 자명의 손을 이끌어 낙랑으로 데려왔다는 그 운명이란 녀석...
자명더러 낙랑국을 지키라고 데려온 것이 아니라, 자명더러 낙랑국을 망하게 하라고 데려온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니가 여기있어야 낙랑국이 패망할 계기를 만들 수 있으니, 넌 여기에 있기만 하면 돼, 라는 듯이.

그래서인지, 자명이 만약 왕자실로 인해서 그리되지 않았더라도...
낙랑국은 자명과 라희의 손에 패망했을 것이고, 그 중심에 호동이 있었을 것은 변치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더군요. 자명이 내내 읊조리는 운명론으로 말하자면 말이죠.


그래도, 원인제공은 자명일지라도... 결과적으로 자명고를 찢어서 낙랑국을 고구려의 손에 넘겨준 것은 라희여서... 라희는 낙랑국의 씻을 수 없는 죄인으로, 자명은 구국의 영웅으로 남게되는군요.









* 29회의 충격이 커서인지, 30회가 볼만했고, 31회는 호동과 왕홀 덕분에 꽤나 두근거리며 봤습니다.

* 애정이 담기면 끝없이 쏟아붙다가, 사소한 이유에라도 애정이 식으면 가차없는 저는... 어쩐지, 더이상 애정보단 의리로 보게되는 듯 싶습니다. 허허. 어쩌겠어요~ 케세라세라~ㅡ.ㅡ;

* 32회부터는 타임워프해서, 수염기른 호동과 홀이를 보게될 듯 하더군요.
언젠가, 사극에선 역시 남자들이 수염을 붙혀서 나오는 것이 진리라던 어떤 분의 말씀을 떠올리며....
타임워프한 호동은, 지금의 호동보다 훨~ 멋져보였습니다...ㅎㅎ

* 곱게 머리 빗어올린 호동보다, 죄인 호동이 더 멋져보였다면... 저 좀... 그런가요...ㅎㅎ

* 좀 급히, 횡설수설하며 썼는데, 정신차리면... 수정 들어갈지도 몰라요..ㅡ.ㅡ; // 살짝 수정들어갔습니다. (2009. 06. 24 PM.1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