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그저 바라 보다가(그바보) 4회 - '동백' 꽃피는 봄이오면~*

도희(dh) 2009. 5. 8. 17:47

드라마 그저 바라 보다가 (그바보) 4회.
드라마 그바보를 보고난 직후에 바로 감상을 써야지~ 하면서도 괜히 미적미적 거리다가 뒤늦게 '아차'싶어서 다음날 해가 다 져서야 급히 블로그에 들어오곤 합니다...; 마음으로 얼른 그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싶을 정도로 기억되지않아서일 수도 있고, 몸이 피곤하다는 핑계일 수도 있지만 말이죠.

그바보 4회는 '결혼 기자회견'과 그 사이사이의 소소한 갈등을 그려놓았습니다.
너무나 순박하기에 '현실'과 '가상'을 구분못하는 동백과 그런 동백에게 그 선을 확실히 그으며, 감정마저 제어하길 바라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습니다. 

매 회의 마지막이 훈훈하게 마무리되며, 이어지는 첫 장면에서는 어느정도 관계가 조금은 발전되는가 싶으면, 그 순간 동백으로 인해 어떤 크고작은 사고가 발생하고, 그 일로 지수는 또다시 화나서 틱틱거리고, 동백은 예상치못한 유쾌함과 순박함으로 지수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며 한 회를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조금 뜬금없긴하지만 이런 사소한 갈등과 화해와 감동이 모이면서, 서로를 이해하며 바라보는 '믿음'같은 것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동백에게 봄날이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1. 가상과 현실사이.

이 결혼이 쇼고, 이 집이 세트고,이 집밖에 있는 사람들은 전부 관객이란 거... 다시한번 명심해 주세요.
저에겐, 이 쇼가 무사히 끝나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그러기 힘드시겠지만, 구동백씨가 자기 감정까지 잘 다스려주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그 감정에는, 우리 두사람 사이의 감정까지 포함됩니다.
전, 구동백씨한테 스크린 속의 여배우일 뿐입니다.
부탁인데, 끝까지 잊지말아 주십시요. (한지수)


얼렁뚱땅 우여곡절 끝에 동백과 지수는 결혼기자회견까지 열면서 대대적으로 그들의 결혼을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물론, 백기자가 등장해서 숨겨둔 꼬리를 잡으려고 눈을 번쩍 뜨긴했지만, 다년간 연예계에 몸담으며 이리저리 쌓아놓은 순발력으로 지수는 스리슬쩍 잘 피해가긴 합니다. 그렇게, 연예계 동료들과의 술자리에서 우연찮게 지수를 욕하는 배우에게 박치기로 코뼈에 금까지 가게한 동백...;
그 일로 지수는 동백에게 '현실과 가상'의 선을 확실하게 그어두어달라고 다시한번 강하게 말하더군요.

현실과 가상의 틈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동백의 모습에 지수의 매니저는 지수에게 말합니다.
너의 행동에도 문제가 있다고. 그 사람은 프로가 아니기에, 너의 행동 하나하나에 흔들릴 수 있다고.
별로 대수롭지않게 여기던 지수는 다시금 마음을 다잡고 동백에게 모질게 이혼서류까지 건네며 확실한 '선'을 긋기를 요구하고, 동백은 가상과 현실사이의 틈에서 다시금 혼란스러워하기 시작합니다.

문득, 그런 동백의 모습을 보다보니 영화 '앤티크'의 수영이 떠오르더군요.
사실, 영화보다 만화원작 '서양골동양과자점'을 더 좋아하는 편인데, '수영'의 일본명이 기억안나서 '수영'이라고 하고 대충 넘어갈게요~;
수영은 선우의 '호의'를 진심으로 받아들이다가, 그 일련의 일들이 '아니'라고 부정당한순간 아주 큰 충격을 받게됩니다. 선우에겐 '언제나'였던 일들이, '수영'에겐 설레임이었을테니 말이죠.

아마, 동백에게도 그런 것 같았습니다.
지수에겐 별 것 아닌 단순한 호의와 미소가, 아주 크게 다가오는 듯한.
'가상'이라는 것을 알고있음에도, 그런 지수의 호의에 마음이 자꾸만 흔들려가는.
그렇기에 현실과 가상의 선을 정확히 그어나가려는 지수의 모습이 동백에게는 꽤나 큰 상처가 되어 다가온 듯 하네요.





2. 순수파워 구동백!!!
 
동백아, 한순간 기분에 사람을 때리는 건 폭력이다?
사람은 누구나 잘못할 수가 있어. 먼저 사과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한다?
하지만, 잘못을 하고도 사과할 마음이 없는 사람을 만나면...
하나, 둘, 셋, 넷.......... 아홉, 열.
열을 다 세고도 때려줄 마음이 사라지지않으면 그때는.... (동백 아빠)


동백이란 이름은, 어머니께서 '동백꽃'을 보고 지어주신 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동백꽃의 꽃말은 '겸손' '그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합니다' 이고, 그래서 혼례식에서 '생명'과 '굳은약속'의 상징으로도 쓰인다고도 하더군요.
왠지, 꽃말을 찾아보고나니 구동백이란 이름이 '동백꽃'과 참 많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구보다 순수하고, 누구보다 겸손하며, 누구보다 남을 배려하는 동백은, 훗날 누구보다도 지수를 사랑해줄 단 한사람이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바람과 함께.

동백의 아버지는 우체부였습니다. 그래서 동백또한 우체국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리고, 동백이 '편지'분류하는 일을 좋아하고, 자기부서가 아님에도 그 곳에서 일을 하는 걸 즐기는 이유는 '아버지'를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생각하는 마음이기도 하다는 걸, 이번 그바보 4회에서 알게되었습니다.

사실, 이 드라마 그바보를 보는내내 중얼거리는 말은 '동백, 귀여워~ 어뜨케~;'였습니다.
이 드라마 그바보를 이끌어나가는 힘의 90%는 동백순수파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곤 하거든요. 남들 보기에는 눈살 찌푸려질 정도의 어리버리함과 바보스러움이, 답답하기보다는 아름답고 깨끗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강모보다 잘생기지도 돈이 많지도 능력있지도 않은 동백이지만 강모보다 백배는 더 멋지게 느껴지는 이유는, 삭막하고 얼룩진 요즘같은 세상에 저런 깨끗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어쩐지 동화같기에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아닐까. 저런 사람이 있다면, 정말 내 마음이 깨끗해질 것 같아서.

그나저나, 동백의 숫자세는 손가락순서... 드라마 보면서 같이 따라했었는데, 전 안되네요...;





3. 동백의 매력에 조금씩 젖어가는 듯한 지수.

하늘봤어.
구동백씨 집 마당에서 보면, 하늘이 ... 네모나다? (한지수)


지수는 조금씩 동백의 매력에 젖어가는 듯 보였습니다.
그의 행동, 그의 실수 하나로 점점 상황은 악화되어가지만, 그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에 조금씩 젖어간달까?
친절하게 마음을 표현할 줄은 몰라도, 틱틱거리며 하나 둘 동백을 챙겨주고싶어하는 듯한 지수.
그렇기에 동백에게 비싼 면도기도 사주고, 그의 집 마당에서 하늘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어주기도하고, 강모 앞에서 동백을 두둔하며 그를 걱정해주기도 하겠죠.

그러나, 동백의 실수와 주변의 충고로 또다시 그를 구석으로 몰아가며 차가움과 냉정함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혼자 결정하고 판단하는 강모와 같은 모습을 가진 지수.

어떻게보면, 지수는 상대에게 쉽게 동화가 되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건싫건 상대의 행동을 무심코 받아들여 자기 것으로 만들어 표현하는 듯한, 사람.
그래서인지 내내 어딘가 모르게 강모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지수는, 동백과의 짧은 만남만으로도 어딘가 아이같은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사람이 되어버린 듯 했습니다. 게다가 늘 슬퍼보이고 우울해보이는 강모에게 보이는 미소와 달리, 동백에게 가끔씩보이는 지수의 미소는 어딘가 해맑은 느낌마저 드니 말이죠.

그렇게 냉정하고 차갑고 이기적인, 제멋대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강모처럼 되어가는 지수는, 동백을 만남으로 인해서 따뜻하고 순수한 마음을 배워나가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현재의 '지수와 동백의 모습'보다는 결혼 후의 생활이 왠지모르게 기대가 되고있습니다. 물론, 지수는 지금처럼 그 순수파워에 거부감을 가지며 틱틱거리고 짜증부리긴 하겠지만, 서서히 동백에게 젖어가며 동백같은 마음을 가질 지수의 모습이라니.

하늘이 네모나다며 즐거워하는 어린아이같은 지수의 모습, 내내 보고싶어질 것 같습니다.






4. 구동백에게 왠지모르게 불안감을 느끼는 강모.

저는, 이 인간(!)이 무척 싫습니다!!! 처음부터 매력적이지 못한 캐릭터란 생각은 들었지만... 과해요...;
모든 사건의 시작은 '김강모'로 부터 시작되었고, 자신 때문에 지수가 희생하며 모든 것을 감당해내는데... 이 사람은 그 것을 당연스레 느끼는 듯 하더군요. 입으로는 미안하지만, 사실 전혀 미안하지 않은 듯한.
모든 것을 버릴 용기가 없어서 지수를 자신의 여자라고 떳떳히 밝힐 수도 없는 주제에, 괜시리 동백을 경계하고 또 거슬려하는 모습이라니. 아버지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지수를 뒤에서 만난다고는 하지만, 왠지 '자신의 야심'또한 크게 자리잡았기에 아버지의 명령을 따르는 듯한 모습도 지울 수가 없는 강모입니다.

게다가, 이 사람은 자신이 머릿 속에 만들어놓은 틀에서 벗어난 것들을 모조리 없애고 싶어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자신을 경계하고 미워하는 상철을 호주로 강제유학보낸 것도 아마 강모인 듯 하더군요. 상철을 만난 후 지수에게 괜시리 타박하는 듯한 모습하며, 결혼발표를 한 날 '이혼서류'를 내밀며 모든 일을 확실히 선을 긋자는 태도하며... 물론, 강모는 동백이 자신들에게 돈을받고 일하는 사람이라 여겨서 그런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만, 남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이 모습. 거부감이 들어버렸습니다.
이게 현실일 수도 있지만, 아마 구동백이란 캐릭터에 너무나 빠져버려서 그와 반대되는 김강모란 캐릭터가 더욱 미워지는 것은 아닐지.

(제가... 살짝 흥분해버렸습니다.)

이 사람 김강모의 마음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한지수란 여자를 사랑하는 그 마음이 무엇인지. 이 남자는 한지수가 김강모를 위해서 희생하는 것 만큼 자신을 희생할 용기가 있는 사람인지. 김의원이 시장이 된 이후에 자신의 약혼녀와 파혼하고 지수에게 돌아올 용기가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지수를 내내 내연녀로 만들어놓고 자신의 야망을 쫒아갈 사람은 아닌지.
왠지, 저는 후자쪽이 강한 듯 하네요.
'사랑'이란 이름으로 한지수를 옭아매고 싶어하는. 뭐, 아닐 수도 있겠지만.

지수가 강모를 뻥~ 차는 그 날이 오길...;;;





5. 구동백이란 다리로 인해 점점 가까워지는 듯한 훈훈남매.

미덥지않은 누나의 결혼으로 내내 짜증서런 상철은, 누나가 아직도 강모와 연락하고 있다는 것에 또다시 분노하게 됩니다. 그래서 강모를 찾아가 또다시 누나를 만나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으름장을 넣더군요. 그 일로 강모는 또다시 지수에게 '상철'을 빨리 호주로 보내라는 닥달(?)을 하게되고 말이죠.

상철과 지수는 서로를 무척 아껴주고 걱정하는 남매이지만, 그 것을 표현하는 방법이 서툰 남매이기도 합니다. 동백-민지 남매가 너무나 지나칠 정도로 티내며 서로를 아껴주고 그 친근감을 과시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게 말이죠.

아마, 지수는 상철을 호주로 보내고싶어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강모가 그렇게 하라니 해야한다는 마음. 이랄까?
지수는 상철마저 완벽하게 속이기위해서 동백의 아버지 산소에 오게되고, 상철은 그런 누나의 모습을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바라봅니다. 그렇게 또다시 투닥거리는 두 남매.
그런 그들을 하나로 만들어주기 위해서 동백은 2대2 축구를 제안하게되고, 남매는 아주 오랫만에 어린아이가 된 듯 즐겁고 유쾌하고 웃으며 하나가 되어버립니다.

이 날의 일로인해서, 남매가 어린 시절처럼 친한 남매가 되진않을테지만...
동백이란 다리로 인해서 한걸음씩 가까워지는 이 남매는, 서로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어느 날은... 서로를 걱정하는 마음을 솔직하게 보여줄 수도 있겠죠.

투닥투닥 두 남매, 뭔가 어설프면서도 어린아이들 같아서 재미있습니다.
그냥 개인적인 생각으론, 지수는 동백이랑 상철이랑 붙어있는 게 훨씬 인간다워서 좋네요.
강모랑 붙어있으면, 급 정극에 뭔가 얼어있는 인형같은 느낌이 더 많이든단 말이죠.

지수는... 강모랑 있으면 정말 행복한 걸까?





6. '동백' 꽃 피는 봄이오는 건가...?

안돼는데... 어후... 진짜로 안돼는데...
도와주세요, 아부지. (구동백)


그리고 동백은 서서히, 한지수에게 반해가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감정까지 컨트롤해가며, 그 6개월간의 계약결혼을 잘 치뤄야하는 동백은...
자신에게 따뜻하고 맑은 미소를 지어주는 지수를 향해서 뛰는 심장을 어쩌지 못해하는군요.

순수한 노총각 구동백의 마음에도 꽃피는 봄이 오고 있습니다.
이제, 한지수의 마음에도 동백꽃을 피워줘야겠죠?




지수의 말로는 동백의 집에선 하늘이 네모나다고 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또다시 이런 네모난 하늘 아래서, 두사람만의 네모난 하늘을 바라보며,
행복해할 시간들이 다가오길, 바랍니다.
앞으로 많이 남았겠죠?

이 장면, 너무 이뻐서 기억에 남네요.






수목 3사 드라마를 다 챙겨보고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여전히 '그바보'만 보고있습니다.
신데렐라맨은 이제와서 챙겨보기엔 진도가 꽤나 나가서 귀찮고, 시티홀은 1회만 봤으니 2,3,4회 찾아서 보거나 주말 재방을 보거나 해야할 듯 합니다. 이러다 안 볼수도 있고말이죠.

다음주면 동백과 지수가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을 떠나게 되더군요.
또 얼마나 귀엽게 놀지 기대가되고, 신혼여행까지 따라간 강모가 어떤 일들을 계획할지도 심히 걱정됩니다.
결혼 전까지는 그들의 분위기를 말해주려고 좀 어둡고 느리게 간 듯 하던데... 결혼 이후부터는 약간 통통튀는 분위기를 만들어주셨으면 원이 없겠습니다요~;



그나저나, 요 근래들어서 내가 눈에 불을켜고 보는 드라마들은 왜들 다 청률이가 낮은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