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왕녀 자명고 11회 - 점점 엇갈려가는 모녀들.

도희(dh) 2009. 4. 18. 22:02

왕녀 자명고 12회.
감상을 써야하는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자꾸 미루다가, 더이상은 안돼~ 라는 마음의 울림을 듣고, 겨우겨우 감상을 쓰기위해 모니터 앞에 앉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네요. 다른 일들 때문에 머릿 속이 복잡하다는 핑계도 살짝 얹어서 말이죠. 게다가 질낮은 기억력을 소유한 저는, 벌써 가물가물 거리고 있습니다.
목요일 쯤에 모니터 앞에서 너댓시간을 멍하니 앉아있다가, 나중에! 를 외친 것이 후회되는 지금입니다. (웃음)

자명고 11회는,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있었습니다.
왕굉의 죽음에서 느끼는 최리의 모순, 평생 업보를 등에이고 가야하는 왕자실의 슬픔, 라희의 정신적인 상처, 모하소와 왕자실과 라희와 자명의 만남... 등등.

앞으로, 13회 후반과 14회부터 본격적으로 성인배우들이 등장한다고 합니다.
성인배우의 등장, 그 후에 그려질 이야기들의 개연성을 위해서 기초공사를 탄탄히 해주는 '왕녀 자명고'.

이번 회 감상은, 의도대로 될지는 잘 모르겠으나... 엇갈린 모녀들의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라희와 왕자실, 라희와 모하소, 자명과 모하소.

그리고, 자명과 왕자실.
(라희의 엄마가 모하소이고 왕자실이라면, 자명의 엄마또한 모하소이고 왕자실일테니까.)






1. 몹쓸 것, 내가 절 어떻게 살렸는데... 모하소가 아무리 널 귀여워 한다해도 내 맘 같을까. (왕자실)

난 어머니가 싫어요. 독하고, 무섭고, 사납고, 정떨어져요. 어머니 딸인게 너무너무 싫어요. (라희)

나도 니가 좋지않다. 이쁘길하나, 독하길 하나, 아들이길 하나.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라던데. (왕자실)

근데 나한테 왜 그렇게 집착해요? (라희)

내 딸이니까. 원래 자식이란 그런 것이다.
내 뱃속에 있었다는 이유 만으로도 잘나고 못나고를 떠나 그저 귀한 것.
걷는 한 걸음, 걸음마다 맨땅 진창바닥 밟지않게 비단이불 깔아주고픈. (왕자실)

흥. 그런 건 뱃속에 없었어도 할 수 있어요. 모하소 엄마도 그러니까. (라희)


엄마가 외삼촌인 왕굉을 죽이는 현장을 목격한 라희는, 그 충격으로 자폐증상을 보이다가 '칼던지기 이후에 모하소에게 따귀맞은 충격'으로 본 정신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생모인 왕자실에게 '모하소 엄마가 내 친엄마였으면 좋겠다. 엄마 딸인 게 싫다'라는 모진 말을 내 뱉어버립니다.
물론, 그런 말 들었다고 가만히 있을 왕자실도 아니었죠.
나도 니가 좋지만은 않다며, 하지만 내 자식이기에 귀하고 또 귀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라희에겐 먹히지가 않습니다. 결국, 왕자실은 욱해버린 나머지 '자명의 존재'와 '모하소의 라희 살해미수사건?'에 대해서 귀띔해주고 말아버리네요. 물론, 라희는 놀랐으면서도 절대 믿지않으려는 눈치지만요.

그래도, 왕자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동안 왕자실이 그동안 삭히고 또 삭힌 것이 이렇게 터져나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의 모든 사랑을 가져갔는데, 하나있는, 자신이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는 딸마저도 앗아가는 기분.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인 상황에서 들려온 라희의 말이 왕자실에겐 비수가 되어 꽂히지 않았을까 합니다.

몹쓸 것, 내가 절 어떻게 살렸는데... 모하소가 아무리 널 귀여워 한다해도 내 맘 같을까.
라고 읆조리는 왕자실의 모습은, 왠지 너무 쓸쓸하고 슬퍼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왕자실은, 라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죠. 왕자실의 유일한 희망이고 목표니까요.



2. 우리 자명이도 지금, 그 아이처럼 고생하며 살까? (모하소)

우리같은 애들은요, 다 팔려온 애들이거든요. 아님 버린 애들이던가.
못살아서 배고파서 자기 배에 밥넣으려고 자식을 팔았던가요.
귀찮아서 죽으라고 버려진 애들이에요!!! (자명/뿌쿠)


뿌꾸말이 생각나서, 부모가 죽으라고 버리고, 돈이없어 버리고,
우리 자명이도 지금, 그 아이처럼 고생하며 살까? (모하소)


라희를 위하여 부른 기예단에 있는 뿌쿠(자명).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전혀 예상치 못한 채, 그 만남을 갖게됩니다.
원래 성격이 다정하고 온화한 모하소이지만, 이끌림 때문에 뿌쿠에게 더욱 관심갖고 보듬어주고 안타까워한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핏줄의 이끌림이랄까?

라희의 칼받이가 되었다가, 진짜로 칼을 맞아버린 뿌쿠는 화가나고 억울한데, 모하소의 '동정'에 더욱 화가 나버리는 듯 하더군요. 자신을 버린 부모에 대한 원망에 가득찬 뿌쿠(자명)와 잃어버린 딸에대한 그리움으로 가득찬 모하소. 

모하소는 라희가 뿌쿠에게 칼을 던지려는 순간,
그 옛날, 왕자실이 자명에게 뒷꽂이로 심장을 찌르는 모습을 기억해냅니다.
라희의 독기에서 왕자실의 모습을 본 것일테고, 라희의 칼 앞에 있는 뿌쿠에게서 자신도 모르게 자명을 떠올린 것이겠죠. 그 것이 진짜 자신의 딸인지도 모른채...

훗날, 모하소가 이 날의 일을 기억한다면... 얼마나 억장이 무너질까.
딸을 앞에두고도, 못알아봤다는 그 자책감은 또 어떻게 하랴... 싶었습니다.




3. 엄만, 자명일 구하고 우리 라희하고 같이 죽을거야. (모하소)

치소한테 들었는데, 엄마가 날 옛날에 연못에 던져 죽이려고 했다면서?
그건 괜찮아. 옛날이니까.
근데 나, 엄마한테 물어볼 게 있어. 거짓말하면 안돼. 진짜만 말해야 해.
나하고, 엄마친딸 자명이하고, 지금 연못에 빠져 죽어가거든?
엄만, 한 명만 살릴 수 있어. 누굴 살릴꺼야? 말해줘, 엄마. 나한텐 너무... 너무너무너무 중요해.
그냥, 대답만 듣고파. (라희) 

엄만... 자명일 건져야 해.
그렇지만 아가...
엄만, 그래야해. 자명일 살려야해.
그치만 아가...
엄만, 자명일 구하고 우리 라희하고 같이 죽을거야. (모하소) 


라희는, 모하소의 모습을 보며 '진짜 내 엄마였으면'하는 마음을 갖게됩니다.
아마, 라희가 자라는 내내 그런 생각을 하다가 이번 일로 그 마음이 확고해진 것이 아닐까 싶더군요.
핏줄마저 죽이는 독한 엄마보다는, 핏줄이 아님에도 자신을 안아주고 감싸주는 엄마.
잘못된 일이라도 자식이 하는 일이니 무조건 하라고 부추기는 엄마가 아닌,
잘못된 일에는 따끔하게 혼낼 수 있는 엄마.

고의적으로 뿌쿠를 다치게 한 라희에게 뺨을 때리며 엄만, 널, 이렇게 기르지 않았다. 라는 모하소.
아마, 모하소가 라희를 때린 것은 이 날이 처음이 아닐까합니다. 그리고, 그런 모하소로 인해서 비로서 뭔가를 느끼는 듯한 라희. (라고 믿고싶어요~:) 아마, 이제 모하소가 내 엄마다. 모하소엄마만 믿고 의지하고 따를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한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자명의 존재와 믿었던 모하소 엄마가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사실에 상처받았지만 '괜찮아, 옛날이니까.'라던 라희는, 단 하나... 모하소에게 가장 먼저가 되고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라희를 친딸로 여기고 가슴으로 키웠지만, 가슴에 묻은 딸 자명에 대한 그리움과 미안함으로 라희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지 못하는 모하소.

그저, 거짓이라도 '너를 구할 것이야'라고 말해줬다면 어땠을까?
도망가는 라희를 붙잡고, 삼켜버린, 넋두리로 내 뱉은 말을 들려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 날의 일로, 라희는 이제 더이상 그 누구도 의지하지 못한채 살아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죽었다고 생각하는 자명의 존재가 언제나 마음에서 지워지지 못한채, 그렇게 마음 한 구석에서 내내 맴돌겠죠. 그렇게 살아가던 어느 날 나타난 자명이, 엄마도 빼앗고, 아빠도 빼앗고, 왕위 계승권도 위협하고, 사랑하는 호동의 마음마저 가져가버린다면... 라희, 이 아일 어쩌면 좋을까...

라희는, 이 날 배를 타선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호동과의 만남으로 자극을 받았다면, 이 날의 일은 라희의 삶을 송두리채 엎어버리는 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4. 자명인 이미 열수에서 죽었어야할 목숨. 이제라도 그 것을 거둬야 겠지. (왕자실)

자명인 이미 열수에서 죽었어야할 목숨. 이제라도 그 것을 거둬야 겠지.
자명일 찾아와라, 반드시 모하소보다 먼저 찾아내야 할게다. (왕자실)

자명의 존재가 라희에게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확신으로, 어떻게든 자명을 죽이려는 왕자실.
그리고, 최리의 말. 자명이 있는 한, 라희가 자신의 뒤를 이을 수 없을 것이다. 라는 최리의 말이 왕자실에겐 더더욱 자극이 되어 어떻게든 자명을 찾기위해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예고를 보니...왕자실이 먼저 자명을 찾게되는 듯 하더군요. 어떻게든 살아남겠지만..;

그리고 뿌쿠(자명)은, 그 날의 사건. 라희에게 칼맞은 사건으로 인해서 스스로의 몸을 보호하겠다는 다짐을 하게됩니다. 그렇게 스승님을 찾아나서는 뿌쿠...;;; 아마, 호곡에게서 검술을 배우지않을까 싶습니다.
그 근처에, '왕년에 나 칼좀 썼다'하고 자랑질 할만한 사람이 호곡외엔 생각이 안나므로.
그리고, 호곡은 '자명'의 존재를 눈치챌 것 같기도 합니다. 자명의 베넷저고리의 글자를 보고 말이죠. 호곡이 자명의 죽음을 확인할 때 봤던 글자이니..; 왠지, 그렇게 최리에게 복수를 해나갈 계획을 세우는 건 아닐까.

제발, 자식의 손으로 아비를 죽인다. 이런... 뻔한 흐름은 아니길...;;




5. 두 자매의 만남...;


드디어 만났습니다.
서로가 배다른 자매인지도 모른 채, 한명은 공주님으로 한명은 천한 광대로.
그렇게 만난 두 자매. 그리고 첫인상도 그리 좋지만은 않았죠...;




7. 호동 네가, 최리의 딸과 결혼해야 되겠다. (무휼)

호동의 나이, 이미 성혼할 때가 됐다. 호동 네가, 최리의 딸과 결혼해야 되겠다.
왕굉의 조문사절이 갈 때, 최리의 딸에게 청혼하라.(무휼)

비류나부는 무휼의 권력이 더욱 강해질 것을 우려해서, 낙랑정복을 반대하고 나섭니다.
군사를 내어줄 수 없다는 것으로 말이죠. 만약, 군사를 원한다면 호동을 태자로 세우지 말고, 매설수에게서 왕자를 보라는 조건을 걸자, 무휼은 정복전쟁을 포기합니다.
지름길을두고, 빙 둘러서 목적지를 가겠다고 하면서 말이죠.

그 빙둘러가는 방법이란... 정략결혼!!!
웃긴 장면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호동 네가, 최리의 딸과 결혼해야 되겠다.'라는 무휼의 말을 듣는순간 혼자 막 웃어버렸습니다. 정말, 세상일은 모른단 말이죠.
독한계집 어쩌구저쩌구하면서, 그렇게 서로 죽일둥 말둥하며 싸웠는데, 너같이 독한 것 싫다라고 할말 안할말 다 해버렸고, 상대도 '죽어버릴꺼샤~'를 외치며 뒷끝까지 남겼는데... 청혼이라니!!!

그리고, 호동이 다시만날 라희는, 그 전의 라희보다 더 독하고, 독해져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오냐오냐, 세상 험한 것 하나 보지않고, 호동의 독설이 가장 아픈 상처였던 순수했던 라희.
그런 라희가, 더이상 세상이 아름답지않고, 가슴 속에 상처가 피맺혀있을테니 말이죠.

어린나이에 험한 꼴 다 본 이 두 어린이.
부디 서로 잘 지냈으면 좋겠는데, 라희는 호동에게 일편단심이지만, 호동은... 자명..;;
그러지 마~;;;





[사진출처 : SSTV]


13회 엔딩에 성인자명이 등장하면서, 14회는 본격 성인이야기가 그려진다고 합니다.
13회 엔딩이 어떨지 벌써부터 그려지는군요..;

배우인터뷰를 언뜻 봐서는, 무겁지않고 밝을 것이라고 자신하던데... 너무 통통튀지만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어린라희의 이미지는 1회때 잠시 출현했던 성인라희 역의 박민영씨와 어쩐지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린자명(뿌쿠)와 성인자명 역의 정려원씨와는 아직까지 그렇게 어울림을 못느끼겠습니다.
어림짐작따윈 안해요. 뭐, 봐야알지~;

부실공사 하지않고, 기초부터 탄탄히 매꿔놓은 만큼, 이 드라마가 앞으로 그 탄탄한 기반을 토대로 예쁜 집을 지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50회까지 나아가는 긴 시간동안 흔들림없이, 지금처럼.

새벽에 내조의 여왕 재방송보고 '이 것도 재밌잖아~'라고 새삼 느꼈으나, 자명고에서 채널 돌리지않을 거에요.
(성인부분 재미없어지면 장담못함.)

음, 남자이야기도 한번 보고싶은데, 어두운 드라마를 안좋아해서..
박기웅씨 캐릭터가 묘하게 끌려서 보긴 보야할 듯...;;;
남자이야기 DAY 같은 거 해줬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