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이웃집 꽃미남 4회) 착한 거짓말, 하얀 거짓말은 없다?

도희(dh) 2013. 1. 16. 18:40

네 진심이 뭐야? 솔직하게 말해봐.
누군가 이렇게 말을 하면 그 여자는 입을 다물었다.
진실은 거짓의 포장지만 벗기면 짠하고 드러나는 달콤한 사탕이나 초콜렛이 아니다.
피와 살을 보호하는 피부가 필요하듯 진실을 보호하는 거짓말이 필요했다.
상처를 보이면서까지 솔직하기보다 웃으면서 거짓말을 하는 것이 그 여자에게 더 안전했다.

이웃집 꽃미남 4회 / 고독미 나레이션 -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꺼진불도 다시보는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러운 독미의 인생에 뭘해도 떨어지지 않는 질긴놈 깨금이 들러붙었다. 실연의 상처를 함께 극복하자며 해남 땅끝마을로의 여행을 가자는 깨금의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지 못한 독미는 '할머니가 아프시다'라는 거짓말을 했고, 이 오지라퍼 질긴놈 깨금은 한시라도 빨리 찾아뵈야한다며 독미의 손을 이끌고 함께 길을 나섰다. 이미 해버린 거짓말에 또 다른 거짓말을 부어 상황을 모면하려던 독미는 그로인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가기 전에 진실을 고백을 하는 것으로 상황을 매듭을 지었다. 의외로 깨금이는 쿨하게 넘겼고. (잘못을 깨닫고 용서를 구하면 상관없다, 라는 마인드의 소유자인가?)

둘 다 정신없이 집을 나선 덕에 핸드폰 외엔 아무것도 가지고오지 않은 상황에서 타고 온 자동차까지 배가 고프다고 우는 곤란함과 마주한 순간,  넋살좋은 깨금은 자신의 인지도를 팔아 돈을 마련했고 독미는 자신이 그토록이나 두려워하는 사람들 속을 스스럼없이 들어가는 깨금을 바라보던 중 자신의 트라우마와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을 만날 바에야 얼어죽는게 나을만큼 사람이 무서운 독미는 따뜻한 곳을 두고 공원벤치에 혼자 앉아서 벌벌 떨고있었고, 그런 독미를 발견한 깨금은 서울로 돌아가는 길, 차안에 잠들어있는 독미가 다시 꼭꼭 숨을 것이 분명한 집으로 데려다주기 싫어서 미뤄뒀던 '여행'을 떠났다. 실수, 라는 거짓말로 포장한 채.

그렇게 도착한 바다에서 격한 반응을 보이기보다 오백년만에 바다를 처음 보는 것 같은 반응을 보이는 독미에게 깨금은 안도했고 특유의 넋살과 밝음으로 모래성도 쌓고 바다 여기저기를 휘저으며 즐거운 순간을 맞이하나 했더니, 정신없음을 어찌하지 못해 바다에 풍덩 빠지며 ... 근처에 있는 구멍가게 할머니의 도움을 받게되지만 고구마 위에 김치 + 김치전 + 막걸리의 매력에 빠진 개금으로 인해.. 남녀가 여행을 가면 꼭 나와야하는 근처 민박집에서의 하룻밤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어진 진실고백. 자신의 거짓말로 인해 지금의 상황에 이르른 것이 못내 미안한 독미의 마음에 올려진 짐을 덜어내주기 위한 깨금은, 왜 이 바닷가에 오게되었는가, 에 대한 진실을 고백했고.. 그 누구에게도 들키고싶지 않은 자신을 들켜버린 것이 불편한 독미는

서울가면 아는 척 하지 말아달라

, 는 부탁과 함께 자신의 성에 들어오려는 깨금에게 선을 그어버렸다. 그리고, 어떻게 알면서 아는 척을 하지 말라고 하냐며 아예

처음부터 모른다고 정리하자

며 한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사람이 무서우면 있잖아, 세상하고 일단 친해져봐. 그러다보면 사람도 견딜만 할꺼야.
스페인 가기 전까지 아줌마 끌고 세상을 다 보여줄꺼야.

이웃집 꽃미남 4회 / 엔리께 금 -

하지만,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고 그대로 뒤돌아설 깨금이 아닐 것 같았다. 이 녀석은 질기디 질긴 놈이었으니까. 물러난 한발자국을 발판삼아 열발자국을 성큼성큼 다가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리고, 그 빌미는 갑작스레 깜박이며 독미를 공포로 밀어넣은 형광등으로 시작된 듯 싶었고. (얼떨결에 입맞춤~ 꺄~?ㅋㅋ)

사람을 피해 고독한 성에 숨어 세상과 자신을 차단한 채 꽁꽁숨어 홀로 살아가는 공주를 구하기위한 기사는, 매우 적극적으로 성의 문을 쾅쾅 두드리게 되는 듯 했다. 아는 척이 아닌 처음부터 모르는 것으로 정리, 를 해버린 그는 처음부터 다시 관계를 쌓아나가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

정 반대의 성격임에도 독미의 고독함과 두려움을 한번에 알아버리는 깨금이는 어떤 삶을 살아온 '사람'일까, 라는 궁금증이 들기 시작한다. 원작대로 독미와 비슷한 상처를 가지고 있었고 그 상처로 인해 독미가 그때의 '나'와 같아서 신경이 쓰이고 그렇게 다가서게 되는 것인지, 더 깊은 상처가 있는 것인지.. 는 극이 진행되면 표현이 되겠지?

 

*덧*

1) 하얀 거짓말, 착한 거짓말은 없다? 라는 소제목에 맞게 '이웃집 꽃미남' 4회는 극 중 주요인물들의 '거짓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처음부터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기위해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거짓말은 '나'를 지키기위위, '나'의 이득을 위해, '누군가를 위한다' 라는 핑계로 시작한 것 또한 알고보면 나의 만족을 위해, 시작되는 것이고 그렇게 시작된 거짓말에 거짓말을 붓고 또 부으면서 주변의 사람들이 하나 둘 다치는 것이 아닐까?

2) 서도휘. 못된 역인데 맹한 구석을 넣으며 귀여워보이는 캐릭터로 구축이 되었는데, 맹하든 푼수든 뭐든간에 현재의 독미를 만든 아이이기에 싫다. 초중고를 함께 다녔으면서 왕따를 시킨 주범인 서도휘는 현재 진락의 정체를 알고 의도적 접근을 하는 인물인 듯 싶었다. 그 자기만족을 위해 독미에게 어떤 민폐와 상처를 줄지도 궁금. 이랬든 저랬든간에, 진락과 도휘는 절대로 이어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3) 아, 나레이션 진짜 너무 좋다. 독미는 '그여자' 라 지칭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쓰고있는 중이다. 그리고, 깨금이로 인해 세상과 친해지고 그렇게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질 즈음, 자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공개하게 되지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글을 쓰고싶다는 꿈이 있지만 세상과의 소통, 인간과의 교류가 두려워서 교정을 하는 것으로 자신을 감춰두고 사는 건 아닌가, 싶었으니까.

4) 일주일이 너무 길다....(ㅠ) 개인의 취향으로는 꽃미남 시리즈 중에 이 드라마가 가장 맘에 든다. 완주하지 못한 타 꽃미남 시리즈와 달리 이 드라마는 완주할 것만 같은 설레이는 예감! (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