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내딸 서영이 35회) 거짓말의 무게를 깨달은 그녀의 결심

도희(dh) 2013. 1. 13. 10:20

어떻게 그렇게 자기입장에서만 생각하세요? 윤이사님, 우리 어머님 뒷통수 치셨어요.
어머니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생각했으면 진작에 떠났어야...!

내딸 서영이 / 이서영 -


우선, 이 드라마 '내딸 서영이'는 초반 서영이와 우재의 결혼 전후로 접었고 기사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 흐름을 대충 따라가고 있는 중이었다. (보지는 않으면서 꼬박꼬박 흐름을 따라가는 드라마들이 가끔 있는 편;) 그리고, 서영이가 이혼서류를 던지고 우재의 집을 나가는 즈음에 다시 시청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미리보기와 공홈의 예고를 보아하니 아마도, 오늘(일, 1/13) 방송에서 곪아있던 고름이 터지며 서영의 거짓말을 중심으로 한 갈등이 본격화될 듯 싶었다. 그래서, 어제(토, 1/12) 방송을 뒤늦게 부랴부랴 봤더랬다.

여차저차하여 삼재와 인연이 닿으며 서영의 거짓말을 알게된 우재는 엄청난 멘붕으로 서영을 궁지로 몰았고 결국 상호간의 동의하에 이혼을 하기로 하지만, 때마침 성재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며 보류하게 되었다. 그리고, 성재의 출생의 비밀로 엄청난 충격을 받은 차지선(우재모친&서영 시엄마)의 곁에서 그녀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서영의 모습을 통해 시누이 미경(상우와 이별하는 과정에서 서영의 비밀을 알게된)과 남편 우재는 그녀에 대한 불신의 감정들이 어느정도는 해소되지 않았을까, 싶었다. 일단, 내가 무심했던 내 가족이 힘들 때 그 곁을 지키며 진심어린 걱정과 위로를 하는 모습을 보고 흔들리지 않을 사람은 없을테니까.

그리고, 역시나 충격을 받은 성재의 가출로 인해 속을 끓이던 성재의 친모 윤소미와 만난 서영은 그녀의 뻔뻔스러운 모습에 시어머니 차지선의 입장을 말하던 중, 우재가족의 입장에서 자신은 윤소미와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을 각성하게 된다. 그 모습에서 3년 전, 우발적인 거짓말로 인해 지금의 상황까지 오게된 서영은 3년이라는 시간동안 거짓말을 가슴에 품고 언제 들킬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가시밭길을 걸어가며 살았겠지만, 거짓말이 밝혀질 경우 자신이 입을 상처와 잃어야만할 것들 외에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선택으로 가족을 져버리며 상처를 준 서영은, 그 선택으로 3년이란 시간동안 더없이 소중해졌을 또다른 '가족'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속인다는 게, 속는다는 게,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 알았거든요.

내딸 서영이 / 이서영 -

 


서영에게 시댁식구들은 그녀 자신을 온전히 바치며 지켜왔던 가족을 버린 선택이었기에 꼭 지켜야만 하는 존재기도 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상우를 대하듯 성재를 대하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대하듯 차지선을 대하려고 하지않았을까, 싶었다. 중간단계를 건너띄어서 서영이 지선에게 어떤 며느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사건이 터진 후 서영이 차지선을 위해 이런저런 노력을 한 것은, 아버지 삼재로 인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어머니와 겹쳐지며 애잔한 마음이 든 것도 없잖아 있지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사랑을 받아봐야 그 사랑을 베풀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서영은 어려운 가정환경으로 인해 온전한 사랑을 받기보다 헌신적인 희생으로 살아왔다. 그런 그녀가 처음으로 우재에게 온전한 사랑을 받으며 맘편히 웃어볼 수 있게되었다. 3년이라는 시간동안 우재에게 받은 사랑으로 그녀의 굶주린 마음에 사랑이 채워졌고 그로인해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어하는 차지선을 데리고 오래 전, 힘들고 지쳤을 때 자신에게 위로가 되었던 우재의 사랑을 지선에게 되돌려주는 서영의 모습에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서영의 각성은, 가족에게 헌신적이던 서영의 본질을 끄집어냄으로써 서영에게 우재와 그의 가족은 그녀에게도 소중한 가족이라고 말하는 듯 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오로지 자신의 행복을 위해 가족을 버린 서영은 이제, 자신의 거짓말의 무게를 깨닫고 그들을 속인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과 그들이 받을 충격과 상처가 얼마나클지 윤소미로 인해 절절히 깨닫게되며 모든 잘못을 빌기위해 모든 진실을 밝히고 이제 그만 그들의 손을 놓으려고 하고있었다.

어쩌면, 이 선택또한 서영 자신이 편하고자하는 선택일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털어놓고 안녕하고 돌아서서 우재를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겠노라는 의미일테니 말이다. 그런데, 함께라는 따뜻함을 알지못한 채 홀로 세상과 싸우던 과거의 서영과 달리 가족의 울타리 속에서 사랑을 받으며 세상은 함께 걸어나가는 것이란 것을 알게된 현재의 서영은, 다시 과거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더 큰 지옥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의 서영은 힘듦 속에서 마음을 의지할 동생 상우가 있었고 상우를 지켜야한다는 인생의 목표도 있었지만, 그녀의 자존심에 결코 자신이 버린 가족에게 돌아가지 않을듯한 현재의 서영에게는 더이상 마음을 의지할 동생도 지켜야할 이도 인생의 목표도 없을테니까.


아직도 이서영씨가 맘편히 웃게해주고 울게해주고 싶은 사람이야?

내딸 서영이 / 정선우 -


한편, 아내 서영의 거짓말을 알게되며 엄청난 멘붕상태에서 그녀에게 모난짓을 해오던 우재는 성재의 출생의 비밀에 대처하는 서영의 자세와 마음 씀씀이를 보며 알게모르게 감동을 받은 듯 했고, 선우를 통해 과거의 자신을 되새김질하게 된다. 그렇게, 잊고있었던 그녀의 모습, 잊고있었던 자신의 다짐을 떠올리며 자기 혼자 북치고 장구치며 마음의 평화를 되찾은 듯 싶었다. 아마, 이 즈음 이혼이야기도 대충 얼버무리며 없던 이야기로 하려고 마음을 먹었을지도 모르겠고;

하지만, 우재의 이런 북치고 장구치며 되찾은 마음의 평온과 상관없이 서영은 집안일이 마무리되면 우재가 그토록이나 바라던 '진실'을 밝히고 이혼서류를 던지고 떠날 예정이었다. 그리고, 그 예정은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올 듯 싶었다. 서영은 선우의 입단속을 시키며 집안일이 마무리된 후 빠른 시일 내에 떠나겠노라 했지만, 아무래도 서영의 높은 콧대를 꺽어내리고 싶은 선우의 자격지심은 자신의 입을 단속하지 못할 듯 싶으니 말이다. 또한.. 본인에게 직접 듣는 것과 누군가에게 전해들은 것은 충격의 강도가 다를 것이고, 그렇게 갈등의 골이 깊어져야 드라마가 극적으로 진행될테니까?



* 덧*

1) 서영의 진실로 인해 현재 가장 믿고 의지하는 존재의 거짓말에 또 한번 충격을 받게될 차지선의 멘탈이 가장 걱정되고, 사실은 우재가 모든 사실을 알고있었고 그것때문에 그동안 자신에게 냉랭한 태도를 보여왔다는 것을 알게될 서영의 꼿꼿한 자존심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기대된다.

2) 서영으로 인해 받게될 차지선의 충격은 윤소미에게 받은 충격이 채 아물지 않은 상황이라 더 걱정이 되지만, 결국 차지선은 서영을 이해해주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힘든 상황에서 서영이 자신에게 보였던 마음씀씀이에서 이미 진심을 느꼈을 것이고, 무엇보다 서영이야 산전수전 다 겪고 살아왔고, 라는 차지선의 대사가 그냥 지나쳐지지 않는 것이 이 대책없는 추측의 이유라면 이유;

3) 사실은 중간단계 다 건너뛴 주제에 쓴 리뷰라 뭔가 불안하다. 내가 뭔가를 잘못본 건 아닐까, 라는... 뭐 그런?

4) 나는 서영의 선택이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럴 수도 있다, 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일단은, 그녀의 상처에 대해 일정부분은 이해를 하는 편인지라.

5) 이보영씨의 연기가 전보다 깊어진 느낌이 들었다. 특히, 윤소미와의 대화 끝에 자각을 하는 씬에서 보여준 연기도 인상깊었고. 미모도 점점 더 물이 오르는 듯 싶더라. 물론, 예전에도 이쁘셨지만.

6) 상우랑 호정이 부부는 또 왜 저렇게 귀여운지!(ㅋ) 호정이 너무 사랑스러웠다. 상우를 향한 무한 사랑을 보내는 호정과 과 아내 호정에게 남편으로서 최선을 다하려는 상우. 상우가 호정을 진심으로 사랑하게되는 날이 그리 머지않을 것만 같아서 이 귀여운 부부의 깨쏟아지는 장면들을 기대하는 중이다.(!)

7) 호정오빠 사별에 관해서 캐고 다니던데.. 미경이랑 호정이 오빠의 관계는 어느정도 진행이 된거지?

8) 차지선이 결국 성재를 받아들이는 장면도 좋았다. 그런데, 성재 찾아가는 씬은 무슨 공포영화인 줄. 차지선이 또각또각 들어서며 스산한 목소리로 '여기있네?' 라고 말하는 건 아닐까, 라는 뭐 그런 망상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