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11, 12회.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라는 소제목을 쓰고싶었어요. 그런데 벌써 들통나버린 덕에.. 흑흑. 이 말, 아무것도 모르면서, 라는 이 말이 꽤나 마음에 들어버려서 언젠가는 꼭 쓰고 말겠다고 불끈, 다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짐한다 하더라도 잊으면 그만이겠지만요-(ㅎ)
모두에겐 아니지만, 완벽한 설정 속에서 누구도 모르게 연기하며 살아가던 그들이 감춰야만 하는 비밀이, 그 진실이, 그 누군가에게 들켜버린, "내 마음이 들리니 - 11, 12회" 였답니다.
1. 장준하 : 할머니 만났어. 버리고왔어. 병원에.
우연히라도 마주치면 자신의 존재를 들킬위험에 먼저 등을 보이면서도 완전히 외면하진 못해 저 먼발치에서 가족들의 뒷모습만 물끄러미, 그리움 가득담고 바라보는, 준하. 그렇게 스스로의 감정을 겨우 억누르던 준하가 해버린 단 한번의 방심으로 인해서 그 정체를 할머니에게 들키고 말았어요. 그리고 준하는, 할머니를 만난 반가움보다는 돌아갈 수 없다는 마음에 할머니에게 모진 소리를 해가며, 병원에 버려둔 채 그렇게 등을 보이고 말더라구요.
할머니는, 그렇게 애틋하고 그리운 손자가 '장준하'란 이름으로 살아가는 의사라는 걸 모르기에, 그렇게 '마루를 봤다' 라는 걸 신애에게만 말하며 속앓이를 하고 있었어요. 우리와 영규에게 또다시 짐이 되고싶지 않은 할머니의 마음. 할머니에게 영규와 우리는 분명 핏줄이 아닌 마음으로 이어진 가족이지만, 그 이유 때문인지, 자신이 약해지는 순간순간, 자신을 구박하고 짐으로 여기는 신애에게 기대려고 하는 듯 싶더라구요. 그리고 신애는 제 눈 앞에 있는 아들을 몰라본 채 병원에서 '봉마루'를 찾아댈 뿐이었구요; 그리움이 아닌 욕망을 위해.
아무튼, 돌아와서... 준하의 그 말을 마음에도 없는 소리, 라고는 말 못하겠어요. 지긋지긋함에 대한 준하의 감정은 변함없는 진짜일테니까요. 먼 발치에서 바라보면 그들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치지만, 그 안에서 장준하가 아닌 봉마루로 살아가기는 싫은. 현실도 한 발자국 떨어져보면 그림과 같이 보일 수 있는 것. 이왕 그림 속에 살아야한다면, 지긋지긋한 봉영규의 아들 봉마루보다는.. 태현숙의 아들 장준하로 살아가겠다는 마음, 처럼 느껴지기도 했구요.
태현숙의 말대로 그 것은 준하의 선택, 이었어요. 물론, 어찌보면 결정권한이 없는 선택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요. 태현숙의 조련(?)을 떠올려보면. 아무튼, 그랬어요. 그렇게 선택했어요. 원래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태현숙 모자를 향한 가련함과 고마움, 그 것으로 인해 그들을 지켜주고자 하는 준하의 마음은.. 태현숙 모자또한 애틋한 가족일테니 말입니다.
그렇기에 그는, 약속의 시간이 다가오자 그렇게 떠나겠노라 했어요.
태현숙과 차동주의 가족으로 남기위한 이별. 이라고 해야할까...?
준하는 우리를 한 번도 동생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하네요. 이 것은 거짓말, 이라고 일단 혼자 단정짓고 있었어요. 마루는 분명 싹퉁바가지 까칠소년이었지만, 우리 앞에선 까칠한 듯 마음써주는 오빠였으니까요. 분명 함께 자랐다면 동생바보가 되었을 것이라고 혼자 지레짐작도 해보는 중이고; 게다가 게다가, 그저 미안한 감정으로 그런 애틋함은 나오지않죠! 우리를 향한 준하의 눈빛은 가족을 그리워하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데 말이에요;
다른 가족은 다 피하면서 우리 주변은 자꾸만 서성이는 준하. 우리가 준하를 기억해내지 못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서일 수도 있지만, 준하는 어찌되었든, 우리의 곁에 서성이며 좋은 사람이 되어주고 있었어요. 어린시절의 까칠함과는 확실히 다른. 여유로움. 그리고 우리가 보이는 봉마루에 대한 그리움을 아프게 받아들이면서 말이죠.
그런데 이건 정말 너무 앞서나가는 걱정일지도 모르겠는데요... 준하, 우리를 바라보는 그 것이... 귀염떠는 동생을 그립게 바라보는 오빠의 눈빛에서 사랑스런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눈빛으로 변하면 안됩니다... 우리는 동주꺼니까요!!! (걱정걱정;)
'아무것도 모르면서' 라고 팽하니 가버린 우리의 뒷모습을 보며 나즈막히 '아무것도 모르면서' 하는 준하와 우리의 '쌤이 더 좋아요' 발언 후 후다닥 볼일보러 가는 우리의 뒷모습을 보며 '거짓말을 많이해서 믿을 수가 없네'라고 말하면서도 기분좋은 미소를 짓는 준하의 모습, 꽤 좋았어요. 준하는, 동생들(우리+동주) 바라보는 시선이 참 좋아요. 너무 사랑스런 내 동생, 요런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태여사와 영규를 바라보는 건, 가련함과 그리움이 각각 담겨있는 듯 하고.
2. 차동주 : 내가 부족한 거 나도 알아.
최진철에게 빼앗긴 것을 찾기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동주. 그렇게 가장 첫번째, 할아버지의 뜻이 담긴 화장품 사업을 통해서 최진철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어요. 이 모든 것은 굉장히 오래 전부터 준비되어 온 계획. 그리고 동주는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싸움에 어머니 태현숙과 형 장준하를 끌어들이지 않은 채, 스스로의 힘으로만 나아가고자 하더라구요. 힘들겠지만, 소중한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싶지 않은 마음처럼 느껴졌다고 해야할까?
어린 시절 그토록 사랑했던 어머니에게 냉랭한 현재의 동주. 그 것은 이젠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지나친 걱정에 대한 반발. 그리고, 가련한 어머니가 더이상 상처받지않길 바라기에 이 싸움에서 한발자국 떨어져서 지켜봐주길 바라는 마음이 아닌가, 싶었어요. 그리고, 스스로의 힘으로 홀로 일어서 어머니의 걱정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는 듯 했고.
그렇게 스물아홉 동주의 마음은 열세살의 그 이쁜 마음 그대로. 그저 보여지는 방식만 다를 뿐. 그렇기에 어떻게든 소중한 형 준하를 가족들에게 돌려보내고 싶어 어쩔 줄 몰라하더라구요. 준하를 위해, 그리고 너무나 이쁜, 어쩐지 가족 다음으로 소중해져버린 영규씨와 우리를 위해. 소중한 것을 다치지않게 지키고자 하는 마음처럼 보였어요, 그 것이. 그 마음이.
하지만, 그들에게 돌아갈 수 없노라는 준하의 완고한 뜻을 꺽을 수 없는, 그런 준하의 마음도 존중해줘야 하기에, 동주는 그가 약속의 시간에 맞춰 그대로 떠나주길 바라고 있었어요. 준하를 가족에게 돌려보냄으로써 이 싸움에서 빼낼 수 없다면, 자신은 조금 힘들고 외롭겠지만, 그를 떠나보냄으로서 지켜주고자 하는 듯 했달까?
동주는 모르겠지만, 동주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걸 들켰어요. 영규씨에게. 동주는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겠죠. 아니, 잘 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미숙씨의 눈을 닮은 동주의 눈을 순수한 마음을 가진 영규씨는 바로 눈치를 채버렸을 뿐이죠. 그렇게 동주와 영규씨는, 서로에게 맞춰가며, 상대에 대한 보이지않는 배려, 거기서 비롯된 눈높이에서, 마음에서, 친구가 되었던 거구요.
그리고, 동주가 미숙씨를 닮았노라는 영규씨의 말에서 이어진 단서. 우리는 영규씨가 흘려준 단서와 동주를 관찰하면서 그가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을, 상대의 입모양을 읽으며 대화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렇게,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길 바랬던, 그들의 완벽한 설정은 깨어지기 시작했더랍니다.
그보다, 사업으로 바빠진 동주. 그래서 화보는 예전보다 덜 찍는 중이랍니다. 그래도 참 고운-ㅋㅋ영규씨와 노는 동주도 좋고, 우리 골려주며 함께 노는 동주도 좋고. 준하와 투닥거리는 동주도 좋고. 동주는, 영규씨와 우리, 그리고 준하와 함께일 때 가장 반짝거리며 이쁜 듯 싶어려요. 예뻐요. 그 어떤 그림보다. 멀리서 바라봐서 이쁜 그림이 아니라, 함께여서 더 이쁜. 현실. 그래서 동주에게 이 세사람은 그 누구보다 소중하고, 그렇기에 가장 솔직해질 수 있는 순간은 아닐런지;
3. 봉우리 : 이상하다, 기억못한댔는데...?
동주에 이런저런 오해들로 인해 미워지지않는 그를 미워하려던 우리는, 동주와 영규씨의 다정하고 편안한 모습에서, 기억상실이란 준하의 말에, 우연찮게 듣게 된 동주와 태현숙의 대화를 통해서, 그는 여전히 바보같은 사람, 바보같이 착한 사람, 그리고 그래서 자꾸만 마음이 쓰이는 사람이 되어버린 듯 싶더라구요.
자신에겐 너무나 소중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동주가 기억못한다는 것이 못내 서운하고 속상하면서도, 그의 기억을 어떻게든 되돌려 주고싶기도 한. 그렇게 그 주변을 얼쩡거리게 된 우리는, 우연히 보게된 콩주머니와 영규씨를 통해 들은 동주의 모습과 행동에서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그 무엇을 느끼게 된 듯 싶기도 했구요.
그리고 준하가 떠난다는 말에 혼자 남을 동주를 걱정하게 되기도 했어요. 그 모습이 준하를 조금 서운하게 했던 것도 같지만, 벌써부터 우리의 마음 속에 자리한 동주와 준하를 향한 마음의 크기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듯 싶기도 했구요. 오빠와는 너무 다르지만 오빠를 떠올리게 하기에 좋은 준하와,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 속 소년이자 여전히 바보같은 차동주를 향한 마음의 크기.
기억을 잃어버렸다고 하면서도 어린 시절의 추억을 알고있는 듯한 행동을 하는 동주를 보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던 우리는, 영규씨의 말과 짧은 순간의 관찰 및 확인을 통해 동주의 비밀을 알아버리고 말았어요. 자신이 알고있는 차동주와는 다른, 얼마나 아픈 비밀을 숨기고 살아가는가에 대해서 말이죠.
바보스러울만큼 착하고, 할머니와 바보아빠를 모시고 세상을 사느라 눈치도 제법 있는 듯 하지만, 순간순간 눈치고 뭐고 없이 자기 감정에 눈이 가려져 앞뒤없이 덤벼드는 봉우리양. 이 아가씨가 제발 눈치껏 벌써부터 아는 척, 그렇게 들켰다는 걸 동주에게 알리지 않았으면 싶어요. 눈에 보이는 배려를 하지 않았으면 싶기도 해요. 그러는 순간, 동주는 우리에게서 또다시 멀어질 것 같으니까요. 어쩌면 상처받을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그러지 않을거라 믿어요, 봉우리는. 영규씨와 미숙씨의 딸이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연결된 것은 그 무엇도 아닌, 마음, 이라는 것을 잘 아는 아이니까요.
그리고..
1) 늘 말하는 거지만, 준하와 최진철은 정말 많이 닮은 듯 해요. 외모 말고 성격. 그 부분을 경계하던 최진철은 그 부분을 통해 마루를 자신의 편으로 매수하려는 듯 싶었고 말이죠; 그보다 신애, 준하가 마루라는 걸 알면 어쩌려고;;;
2) 태현숙씨. 그 마음은 알겠지만, 훗날 자신이 그 죄를 다 받겠노라 하지만, 그렇지만, 그건 아니에요. 최진철이 아닌, 준하에게 너무나 잔혹하다고 해야할까;
3) 아무 말도 못하는 할머니, 안타깝고 그랬음요. 또한, 할머니의 진짜 병명을 모르는 우리의 천진난만함에 아무 말도 못해주는 준하란 녀석;
4) 멍군 아주머니는 늘 명언을 남기시는 듯! 너무 멋지심-+.+ 더불어, 멍군씨의 동주를 향한 질투라니-ㅋㅋㅋ
5) 승철이 닭튀기로 간 사이... 우리의 마음은 더 멀리멀리 저 멀리~;;;
6) 영규씨랑 노는 동주 너무너무 이쁘고 귀여움! 우리에게 능글거리는 동주도-ㅋㅋ
7) 빠른 듯, 빠르지 않게,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주는 듯한 이 드라마의 여백, 그게 참 좋다. 이쁘고 푸르고.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라는 소제목을 쓰고싶었어요. 그런데 벌써 들통나버린 덕에.. 흑흑. 이 말, 아무것도 모르면서, 라는 이 말이 꽤나 마음에 들어버려서 언젠가는 꼭 쓰고 말겠다고 불끈, 다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짐한다 하더라도 잊으면 그만이겠지만요-(ㅎ)
모두에겐 아니지만, 완벽한 설정 속에서 누구도 모르게 연기하며 살아가던 그들이 감춰야만 하는 비밀이, 그 진실이, 그 누군가에게 들켜버린, "내 마음이 들리니 - 11, 12회" 였답니다.
1. 장준하 : 할머니 만났어. 버리고왔어. 병원에.
동주야, 우리 아버지 참 좋지?
우리 할머니도 되게 좋으신 분이야. 욕을 좀 하셔서 그렇지.
봉우리가 똑같이 닮았더라? 나보고 육시럴이래. 웃기지.
한발자국 떨어져서 보면 웃기기도 하고, 나름 저렇게 사는 것도 좋겠다 싶기도 한데..
막상 그 안에 들어가살면 숨막힌다.
우리 할머니도 되게 좋으신 분이야. 욕을 좀 하셔서 그렇지.
봉우리가 똑같이 닮았더라? 나보고 육시럴이래. 웃기지.
한발자국 떨어져서 보면 웃기기도 하고, 나름 저렇게 사는 것도 좋겠다 싶기도 한데..
막상 그 안에 들어가살면 숨막힌다.
우연히라도 마주치면 자신의 존재를 들킬위험에 먼저 등을 보이면서도 완전히 외면하진 못해 저 먼발치에서 가족들의 뒷모습만 물끄러미, 그리움 가득담고 바라보는, 준하. 그렇게 스스로의 감정을 겨우 억누르던 준하가 해버린 단 한번의 방심으로 인해서 그 정체를 할머니에게 들키고 말았어요. 그리고 준하는, 할머니를 만난 반가움보다는 돌아갈 수 없다는 마음에 할머니에게 모진 소리를 해가며, 병원에 버려둔 채 그렇게 등을 보이고 말더라구요.
할머니는, 그렇게 애틋하고 그리운 손자가 '장준하'란 이름으로 살아가는 의사라는 걸 모르기에, 그렇게 '마루를 봤다' 라는 걸 신애에게만 말하며 속앓이를 하고 있었어요. 우리와 영규에게 또다시 짐이 되고싶지 않은 할머니의 마음. 할머니에게 영규와 우리는 분명 핏줄이 아닌 마음으로 이어진 가족이지만, 그 이유 때문인지, 자신이 약해지는 순간순간, 자신을 구박하고 짐으로 여기는 신애에게 기대려고 하는 듯 싶더라구요. 그리고 신애는 제 눈 앞에 있는 아들을 몰라본 채 병원에서 '봉마루'를 찾아댈 뿐이었구요; 그리움이 아닌 욕망을 위해.
아무튼, 돌아와서... 준하의 그 말을 마음에도 없는 소리, 라고는 말 못하겠어요. 지긋지긋함에 대한 준하의 감정은 변함없는 진짜일테니까요. 먼 발치에서 바라보면 그들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치지만, 그 안에서 장준하가 아닌 봉마루로 살아가기는 싫은. 현실도 한 발자국 떨어져보면 그림과 같이 보일 수 있는 것. 이왕 그림 속에 살아야한다면, 지긋지긋한 봉영규의 아들 봉마루보다는.. 태현숙의 아들 장준하로 살아가겠다는 마음, 처럼 느껴지기도 했구요.
태현숙의 말대로 그 것은 준하의 선택, 이었어요. 물론, 어찌보면 결정권한이 없는 선택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요. 태현숙의 조련(?)을 떠올려보면. 아무튼, 그랬어요. 그렇게 선택했어요. 원래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애틋함 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태현숙 모자를 향한 가련함과 고마움, 그 것으로 인해 그들을 지켜주고자 하는 준하의 마음은.. 태현숙 모자또한 애틋한 가족일테니 말입니다.
그렇기에 그는, 약속의 시간이 다가오자 그렇게 떠나겠노라 했어요.
태현숙과 차동주의 가족으로 남기위한 이별. 이라고 해야할까...?
동주야, 니 형도하고 봉우리 오빠도 해달랬지?
그런데 어쩌냐?
난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앨 한번도 동생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어.
그냥, 좀 미안해. 나 대신 그렇게 살아서.
그런데 어쩌냐?
난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앨 한번도 동생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어.
그냥, 좀 미안해. 나 대신 그렇게 살아서.
준하는 우리를 한 번도 동생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하네요. 이 것은 거짓말, 이라고 일단 혼자 단정짓고 있었어요. 마루는 분명 싹퉁바가지 까칠소년이었지만, 우리 앞에선 까칠한 듯 마음써주는 오빠였으니까요. 분명 함께 자랐다면 동생바보가 되었을 것이라고 혼자 지레짐작도 해보는 중이고; 게다가 게다가, 그저 미안한 감정으로 그런 애틋함은 나오지않죠! 우리를 향한 준하의 눈빛은 가족을 그리워하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있는데 말이에요;
다른 가족은 다 피하면서 우리 주변은 자꾸만 서성이는 준하. 우리가 준하를 기억해내지 못할 것이란 확신이 있어서일 수도 있지만, 준하는 어찌되었든, 우리의 곁에 서성이며 좋은 사람이 되어주고 있었어요. 어린시절의 까칠함과는 확실히 다른. 여유로움. 그리고 우리가 보이는 봉마루에 대한 그리움을 아프게 받아들이면서 말이죠.
그런데 이건 정말 너무 앞서나가는 걱정일지도 모르겠는데요... 준하, 우리를 바라보는 그 것이... 귀염떠는 동생을 그립게 바라보는 오빠의 눈빛에서 사랑스런 여자를 바라보는 남자의 눈빛으로 변하면 안됩니다... 우리는 동주꺼니까요!!! (걱정걱정;)
'아무것도 모르면서' 라고 팽하니 가버린 우리의 뒷모습을 보며 나즈막히 '아무것도 모르면서' 하는 준하와 우리의 '쌤이 더 좋아요' 발언 후 후다닥 볼일보러 가는 우리의 뒷모습을 보며 '거짓말을 많이해서 믿을 수가 없네'라고 말하면서도 기분좋은 미소를 짓는 준하의 모습, 꽤 좋았어요. 준하는, 동생들(우리+동주) 바라보는 시선이 참 좋아요. 너무 사랑스런 내 동생, 요런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태여사와 영규를 바라보는 건, 가련함과 그리움이 각각 담겨있는 듯 하고.
2. 차동주 : 내가 부족한 거 나도 알아.
엄마가 말하지 않아도 내가 부족한 거 나도 알아.
해보겠다잖아. 그래도 참고 해보겠다잖아.
할아버지 지켜주지 못한 건 엄마가 아니라 나야.
그러니까 내가 해.
할아버지 지켜주지 못한 건 엄마가 아니라 나야.
그러니까 내가 해.
최진철에게 빼앗긴 것을 찾기위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는 동주. 그렇게 가장 첫번째, 할아버지의 뜻이 담긴 화장품 사업을 통해서 최진철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어요. 이 모든 것은 굉장히 오래 전부터 준비되어 온 계획. 그리고 동주는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싸움에 어머니 태현숙과 형 장준하를 끌어들이지 않은 채, 스스로의 힘으로만 나아가고자 하더라구요. 힘들겠지만, 소중한 사람들을 다치게 하고싶지 않은 마음처럼 느껴졌다고 해야할까?
어린 시절 그토록 사랑했던 어머니에게 냉랭한 현재의 동주. 그 것은 이젠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지나친 걱정에 대한 반발. 그리고, 가련한 어머니가 더이상 상처받지않길 바라기에 이 싸움에서 한발자국 떨어져서 지켜봐주길 바라는 마음이 아닌가, 싶었어요. 그리고, 스스로의 힘으로 홀로 일어서 어머니의 걱정을 덜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는 듯 했고.
그렇게 스물아홉 동주의 마음은 열세살의 그 이쁜 마음 그대로. 그저 보여지는 방식만 다를 뿐. 그렇기에 어떻게든 소중한 형 준하를 가족들에게 돌려보내고 싶어 어쩔 줄 몰라하더라구요. 준하를 위해, 그리고 너무나 이쁜, 어쩐지 가족 다음으로 소중해져버린 영규씨와 우리를 위해. 소중한 것을 다치지않게 지키고자 하는 마음처럼 보였어요, 그 것이. 그 마음이.
하지만, 그들에게 돌아갈 수 없노라는 준하의 완고한 뜻을 꺽을 수 없는, 그런 준하의 마음도 존중해줘야 하기에, 동주는 그가 약속의 시간에 맞춰 그대로 떠나주길 바라고 있었어요. 준하를 가족에게 돌려보냄으로써 이 싸움에서 빼낼 수 없다면, 자신은 조금 힘들고 외롭겠지만, 그를 떠나보냄으로서 지켜주고자 하는 듯 했달까?
고맙다고?
동주는 모르겠지만, 동주가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걸 들켰어요. 영규씨에게. 동주는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겠죠. 아니, 잘 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미숙씨의 눈을 닮은 동주의 눈을 순수한 마음을 가진 영규씨는 바로 눈치를 채버렸을 뿐이죠. 그렇게 동주와 영규씨는, 서로에게 맞춰가며, 상대에 대한 보이지않는 배려, 거기서 비롯된 눈높이에서, 마음에서, 친구가 되었던 거구요.
그리고, 동주가 미숙씨를 닮았노라는 영규씨의 말에서 이어진 단서. 우리는 영규씨가 흘려준 단서와 동주를 관찰하면서 그가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것을, 상대의 입모양을 읽으며 대화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렇게,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길 바랬던, 그들의 완벽한 설정은 깨어지기 시작했더랍니다.
그보다, 사업으로 바빠진 동주. 그래서 화보는 예전보다 덜 찍는 중이랍니다. 그래도 참 고운-ㅋㅋ영규씨와 노는 동주도 좋고, 우리 골려주며 함께 노는 동주도 좋고. 준하와 투닥거리는 동주도 좋고. 동주는, 영규씨와 우리, 그리고 준하와 함께일 때 가장 반짝거리며 이쁜 듯 싶어려요. 예뻐요. 그 어떤 그림보다. 멀리서 바라봐서 이쁜 그림이 아니라, 함께여서 더 이쁜. 현실. 그래서 동주에게 이 세사람은 그 누구보다 소중하고, 그렇기에 가장 솔직해질 수 있는 순간은 아닐런지;
3. 봉우리 : 이상하다, 기억못한댔는데...?
오늘 보니까 차동주,
나쁜 개미똥 아니고 바보같애.
나쁜 개미똥 아니고 바보같애.
동주에 이런저런 오해들로 인해 미워지지않는 그를 미워하려던 우리는, 동주와 영규씨의 다정하고 편안한 모습에서, 기억상실이란 준하의 말에, 우연찮게 듣게 된 동주와 태현숙의 대화를 통해서, 그는 여전히 바보같은 사람, 바보같이 착한 사람, 그리고 그래서 자꾸만 마음이 쓰이는 사람이 되어버린 듯 싶더라구요.
자신에겐 너무나 소중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동주가 기억못한다는 것이 못내 서운하고 속상하면서도, 그의 기억을 어떻게든 되돌려 주고싶기도 한. 그렇게 그 주변을 얼쩡거리게 된 우리는, 우연히 보게된 콩주머니와 영규씨를 통해 들은 동주의 모습과 행동에서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그 무엇을 느끼게 된 듯 싶기도 했구요.
그리고 준하가 떠난다는 말에 혼자 남을 동주를 걱정하게 되기도 했어요. 그 모습이 준하를 조금 서운하게 했던 것도 같지만, 벌써부터 우리의 마음 속에 자리한 동주와 준하를 향한 마음의 크기는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 듯 싶기도 했구요. 오빠와는 너무 다르지만 오빠를 떠올리게 하기에 좋은 준하와,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 속 소년이자 여전히 바보같은 차동주를 향한 마음의 크기.
차동주!!!! 차동주 대답해! 대답안할꺼야, 차동주?
안들려? 내 목소리 들린다며?
차동주... 차동주!!!
.. 차동주...
기억을 잃어버렸다고 하면서도 어린 시절의 추억을 알고있는 듯한 행동을 하는 동주를 보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던 우리는, 영규씨의 말과 짧은 순간의 관찰 및 확인을 통해 동주의 비밀을 알아버리고 말았어요. 자신이 알고있는 차동주와는 다른, 얼마나 아픈 비밀을 숨기고 살아가는가에 대해서 말이죠.
바보스러울만큼 착하고, 할머니와 바보아빠를 모시고 세상을 사느라 눈치도 제법 있는 듯 하지만, 순간순간 눈치고 뭐고 없이 자기 감정에 눈이 가려져 앞뒤없이 덤벼드는 봉우리양. 이 아가씨가 제발 눈치껏 벌써부터 아는 척, 그렇게 들켰다는 걸 동주에게 알리지 않았으면 싶어요. 눈에 보이는 배려를 하지 않았으면 싶기도 해요. 그러는 순간, 동주는 우리에게서 또다시 멀어질 것 같으니까요. 어쩌면 상처받을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그러지 않을거라 믿어요, 봉우리는. 영규씨와 미숙씨의 딸이니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연결된 것은 그 무엇도 아닌, 마음, 이라는 것을 잘 아는 아이니까요.
그리고..
1) 늘 말하는 거지만, 준하와 최진철은 정말 많이 닮은 듯 해요. 외모 말고 성격. 그 부분을 경계하던 최진철은 그 부분을 통해 마루를 자신의 편으로 매수하려는 듯 싶었고 말이죠; 그보다 신애, 준하가 마루라는 걸 알면 어쩌려고;;;
2) 태현숙씨. 그 마음은 알겠지만, 훗날 자신이 그 죄를 다 받겠노라 하지만, 그렇지만, 그건 아니에요. 최진철이 아닌, 준하에게 너무나 잔혹하다고 해야할까;
3) 아무 말도 못하는 할머니, 안타깝고 그랬음요. 또한, 할머니의 진짜 병명을 모르는 우리의 천진난만함에 아무 말도 못해주는 준하란 녀석;
4) 멍군 아주머니는 늘 명언을 남기시는 듯! 너무 멋지심-+.+ 더불어, 멍군씨의 동주를 향한 질투라니-ㅋㅋㅋ
5) 승철이 닭튀기로 간 사이... 우리의 마음은 더 멀리멀리 저 멀리~;;;
6) 영규씨랑 노는 동주 너무너무 이쁘고 귀여움! 우리에게 능글거리는 동주도-ㅋㅋ
7) 빠른 듯, 빠르지 않게,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주는 듯한 이 드라마의 여백, 그게 참 좋다. 이쁘고 푸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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