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내 마음이 들리니 28회) 마루야, 난, 네 마음이 들릴 듯 말듯, 그래..

도희(dh) 2011. 7. 5. 21:18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28회.

이번 주면 마지막이로군요. 2회차 남았어요. 초반의 '꺄~' 모드에 비하면 요즘은 많이 시큰둥해진 편이지만, 중간에 '이제 안보고싶어' 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럼에도 놓을 수 없는 드라마랍니다. 그렇더라구요. 지지난 주에는 앞부분을 통으로 날려먹었음에도 내용은 잘 이해되는 걸 보면, 전개는 참 느린 듯; ...다시 챙겨본다는 걸 깜박하고 이번 주 거를 그냥 봤음에도.. '흠, 그랬나봐' 즈음으로 슬렁슬렁;

그리고 간만에 이 드라마의 감상을 써봅니다.


 

1. 동주 & 우리

동주와 우리가 헤어졌어요, 라고 이 드라마를 중반까지 보다가 다른데 낚여 파닥이느라 결국은 완결나면 보겠노라는 분께 대뜸 말하자 '걔들 사귀긴 했었어?' 라고 되묻더라구요. 그래서, 사귀잔 말은 없었는데 뽀뽀하고나서 사귀는 듯 보이더라구요, 라고 또 대답-;

아무튼, 알콩달콩 이쁜짓하며 지내던, 그러나 대화의 90%는 준하걱정이던 이들 커플은 준하를 위해서 잠시 이별을 하게 되었어요. 떠나겠노라는 우리나 보내주는 동주나; ...그렇게 서로에 대한 그리움을 애써 삭히며 오로지 준하를 위한 마음으로 그 시간을 보내는 이들이었답니다.

2. 준하(=마루)

늘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며 살아가는 준하. 그리고 늘 선택을 보류하려고 버둥거리는 그는, 벼랑 끝에 몰려서야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그 선택이라는 것을 하고말아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후회하지 않으려고 버둥거려도 보지만, 결국은 후회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선택.

가족들의 손을 놓고 태현숙의 손을 잡는 것도, 태현숙 모자의 손을 놓고 최진철의 손을 잡는 것도. 준하는 이 선택들을 벼랑 끝 몰린 자신이 할 수 있는 어쩔 수 없는, 최선의 선택이었노라, 말하는 듯 싶었어요. 그래서 후회하지 않는다고, 혹은, 후회하지 않겠노라고.  그게 정말 최선이었는지.. 변명은 아닌지.. 에 대한 생각이 조금 들기도 하지만요, 저는. 그러나 이건 제 3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입장.

늘, 세상에 혼자라는 듯, 세상 모두에게 버림받은 듯, 그렇게 상처받은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가슴에는 피눈물을 흘리면서 겉으로는 냉소를 흘리는 준하라는 녀석. 사실, 이 녀석은 그 누구보다 사랑받고 또 사랑받는 녀석이란 생각이 문득, 들더라구요. 극 중 모든 인물이 오로지 준하만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걱정하고 가슴깊이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있었으니까요; ... 이 말에, 그래도 아픈 건 아픈거잖아, 라는 대답을 듣긴했지만;;;

자신이 버렸다고 생각하는 가족들은 여전히 자신을 가족으로서 그리워하고 걱정하고 사랑하고 끊임없이 기다리다가 이젠 한발 다가서서 그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고, 자신이 사랑하는, 그러나 상처만 주고있는 동주와 우리는 가장 소중한 것을 잠시 곁에서 떠나보내면서까지 준하를 지키기위해서 오로지 그만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걱정하고 있었으니까요.

뭐랄까,   준하는, 왠지, 내 상처가 아파 우느라 주위를 둘려볼 마음의 여유가 없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마저 들었달까? 극 중에서도 이런 대사가 나왔던 것 같아요. 그게 동주를 향한 말이었던 것 같기는 했지만; (저질 기억력!)

... 아무튼, 오늘은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굳게 닫혀있던 준하의 마음이 조금씩 열려가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그는, 장준하가 아닌 봉마루는, 참 솔직하지 못한 녀석.   늘 퉁~해 있었지만 누구보다 가족이 소중했던 녀석이었고, 그 마음을 이제 조금씩 드러내 보이는 듯 했거든요. 아마, 상처 뿐인 선택들 속에서 그의 진짜 가족은 오랜 시간 그를 기다려주고 사랑해주고 걱정해준 영규씨네라는 것을 알고있다는 듯이.

영규씨가 그려 준 그림을 보며,   가족들의 마음을 보며, 영규씨 손에 쥐어진 소세지를 보며,   마음으로 몰래 기뻐 어쩔 줄 몰라하는,   삐져나오는 웃음을 어찌하지 못하는 모습의 준하를 보고있자니, 왠지, 뭉클, 했으니까요. 이제, 겨우,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 듯... 그랬달까?

...준하란 녀석. 끊임없이 사람들에게 내 마음을 들어달라고 울부짖지만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은 척 거리는 녀석. 아마, 준하는 이러이런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거야. 이런 생각일꺼야. 아마 이렇지 않을까, 라고 끊임없이 생각하며 그의 마음을 들어보려 귀를 기울이지만, 그래서 그의 마음이 조금은 들리는 듯, 보이는 듯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그저, 이 아이는, 자신의 가족들을 모두 사랑한다는 것 ... 정도?   동주는 말할 것도 없고~ 복수대상자로 지목한 태현숙마저도. 그날, 태현숙이 이 아이에게 따뜻한 밥 한끼 해줬다면 달라졌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는 또, 신애또한 가여워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어쩐지. 그렇게 느껴졌어요.    그런 걸 보면, 준하는 최진철 뿐만 아니라 김신애도 참 많이 닮은 듯;

3. 영규씨

너무 드라마를 많이봐서 하는 그런 말도 안되는 생각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 중이에요.    영규씨를 향해 마음의 문을 여는 준하의 모습은 참 기뻤지만, 절망적인 상황에서 '아빠!'라는 마음 속 깊이 뭍어둔 진심을 토해내는 준하를 보며 내가 마치 영규씨인 것마냥 기쁘기도 했지만... 전, 그런 영규씨의 행복 뒤에 불행이 닥칠 듯 해서 왠지 불안해요. 그 즈음부터, 설마 아니겠지, 를 어찌나 외쳐댔던지!

만약,   모두의 행복,   그 해피엔딩을 위해서 누구 하나를 희생하는 엔딩이라면, 지금의 마음으로는 왠지 화가날 듯 싶어요.   모두의 행복만큼이나 내가 걱정하는 단 한사람의 행복도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에 말이죠.   부디 내가 생각하는 최악의 경우만 아니길 바라고 있답니다.

아무튼, 요즘의 영규씨는 꽤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더랍니다.   그토록 기다려온 마루도 찾았고,   마루가 이제 숨지말라고도 했고, 아빠라고도 불러줬으니까요! 물론, 타이밍이 좋지않았는지 아직까지 마루에게 따뜻한 밥한끼 차려주진 못했지만요. 꼭 밥한끼 먹여야만 해요! 이거 못하면 정말 안됨! (새삼 걱정스런 마음에 울컥;) 게다가 영규씨는 아직 인식하지 못했지만... 미숙씨와 닮은 미숙씨가 영규씨에게 적극적 애정표현을 하고 있었구요. 그렇게, 영규씨 미래에 꽃들이 활짝 피어있길!!!!!!!!!!!


4. 그리고

1) 첫 회부터 그저 '미친냔'이라고만 불러댔던 신애. 영규씨네 가족들과 살며 조금씩 철이 든 듯 했어요. 그 것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을 뿐. 신애가 영규를 '내 오빠'라고 말했을 때, 할머니와 우리만큼이나 저도 왠지 놀라우면서 흐믓. 이 아줌마... 그런 걸 보고있노라면, 마루엄마구나, 싶기도 하고. 뭐, 그랬어요.   한건 해줬음 싶기도 해요. 미친냔 신애에게도 모성이란 게 있었다는 증명, 같은.

2) 이번 주 종영이로군요. 왠지, 시원섭섭. 좀 재미없어졌어, 라고 투덜은 거렸지만 꽤나 열심히 시청했어요. 다만,   지지난 주 방영 분 앞부분은 여전히 아직 안보는 중;     못봤다기 보다는 안보고 있는 중이란 말이 더 옳은 듯 하니까요.

3) 최진철.. 의 마음엔 뭐가 있을까요? 어쩐지 동정이 가게 하는 듯, 그러나 일말의 동정심도 느낄 수 없게 만드는 듯한,   그런 기분.    최진철에게 그의 두 아들, 마루와 동주는 어떤 의미인지.   그의 두 여자, 신애와 현숙은 또 어떤 의미인지, 왠지 궁금해지고 있어요. ...그보다 녹음에서 정말 뜨아;

4) 제가 생각하는, 걱정하는,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길바라며... 끝이 다가온다며 너무 막나가는 거 아니냐며;

5) 이 드라마 덕분에 수화 몇개 배웠어요. 그런데, 이 드라마 끝나면 잊어버릴 듯;;;;;;;; (난 저질 기억력!)

6) 민수는 끝까지 쿨하고 이쁘네요.

7) 태현숙에게 마루는, 준하는, 어떤 존재일까... 에 대한 궁금증. 어쩌면, 정말로, 동주보다 더 아들같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어른들의 죄가 아이들에게 참 큰 아픔이 되어 찾아오는구나, 싶기도 하면서, 그러면 자기네들은 편한가, 스럽기도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