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로열 패밀리 6회) K의 증명, 나는 김인숙이다?

도희(dh) 2011. 3. 18. 05:07

드라마 로열 패밀리 6회.

언제나처럼 시간가는 줄 모르게 정신없이 봤지만, 어쩐지 끝나고 생각해보니 휘몰아치던 폭풍우 같았던 4회까지에 비해서 이번 5~6회는 어느정도 쉬어가는 타임이 아니었나, 싶었다. 뭐랄까, 간간히 위기의 순간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인숙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일이 너무 술술 풀린다고 해야할까? 그렇다고 그게 싫었던 것은 아니다. 그저 약간의 찜찜함은 남았을 뿐. 남았지만 그래도 인숙의 승리에 초반 어렴풋이 예상했던 통쾌함은 느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그 약간의 찜찜함은 폭풍전야?

폭풍우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역시나 휘몰아쳤던 로열 패밀리 6회. 역시나 2회분량 쯤 될만한 에피소드를 한번에 몰아넣어 중간에 한번 여기서 뚜뚱~!!! 하며 엔딩 박아줄 것만 같은 분위기가 있어서  '벌써 끝?'하고 시계를 보니 겨우 46분 정도라 허걱 거리기도 했었다.   어쩐지 그 즈음에서 끝냈더라도 '아악~'거리면서 순순히 인정해줄 듯 싶었지만,  이 드라마는 인숙의 인생역전 성공담이 아니라,  김인숙이란 인간을 증명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인지라 그 즈음에서 엔딩을 박을리는 없었던 듯 싶었다.   그 에피도 인숙이 탁,탁,탁 거리고나니 순식간에 흘러갔고;


내가 사람이라는 거 증명할 수 있을까?

공회장과 지훈의 딜, 그 결과 인숙은 감금에서 풀려난 것은 물론이요, 김인숙이란 이름을 되찾음과 동시에 비록 조건부이지만 JK클럽의 사장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그리고 인숙은 공회장의 계략을 눈치챘지만 이렇게 겨우 잡게된 자리를 쉽게 빼앗기지 않겠노라며, 굳은 다짐을 하더라.

그렇게 그녀를 시기하는 이들이 던진 첫번째 시련으로 겨우 쌓아놓은 이미지가 무너졌지만, 뜬금없으면서도 나름 적절한 시기에 던져진 첫번째 미션을 잘 해결함으로써 시련도 함께 날려버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그 미션이라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 보였지만 과거 JK클럽에서 일했던 경력 및 정가원 18년 세월동안 정가원 사람들을 파악하고 정보를 수집하며 세월을 보냈던 인숙에게는 가장 쉬운 미션, 그 정도인 듯도 싶었고. 그렇게 인숙 인생에 가장 볕잘드는 따스하고 포근한 순간이 찾아왔다.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를.

현재 인숙의 행보는 자신이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한다. 어쩌면 당연 한 것. 이 드라마 로열 패밀리의 원작 제목이 바로 <인간의 증명>이었으니까.   그리고 그 증명이라는 그 것은,  어쩐지,  알 듯 모를 듯 미묘하다. 정가원에서의 18년 세월동안 K로서 살아온 인숙을 생각해보면 그녀가 더이상 K가 아닌 김인숙이란 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리고 증명하고자 발버둥치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껴지지만, 아직 풀리지않은 인숙의 과거와 연결해보면 그녀의 과거에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 라는 의문이 다시금 들게 되니 말이다.

그리고 생각한다. 내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라고.


지금 JK 동서전쟁 단단히 붙은 거 몰라?

자신의 손에 다 들어왔던 JK클럽의 사장자리를 없는 사람처럼 무시했던 K에게 빼앗긴 첫째와 셋째. 셋째는 이미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지만 사실 JK클럽의 사장자리는 첫째로 내정된 자리이기도 했다. 그런 자리를 하루 아침에 다른 사람도 아닌 K에게 빼앗겼으니 이들의 분노도 만만찮은 듯 싶었다. 첫째는 언제나처럼 고고하게 이제껏 몰랐던 K의 실체를 하나하나 관찰하며 그 분을 속으로 삭히는 것과 달리, 어딘가 나대는 듯한 셋째는 너무나 유치한 장난질로 K에게 시련과 미션을 주기 시작했다.

셋째의 K, 아니 인숙 골려주기는 절반의 성공즈음이 아니었나, 싶었다.   인숙은 그 다음의 미션을 통해서 셋째가 준 시련을 어느정도 무마시켰지만,   K 골려주기에 사용 된 그 사진에 대한 것이 제대로 해명되지 않은 이상, 그 사진은 언젠가 이 미스테리한 여인 K의 발목을 잡는 족쇄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공회장이 넌지시 던진 뼈있는 말 속에 담겨있었으니까.  

셋째가 살짝 멍청하다고 새삼 느꼈던 것은 인숙의 미션에 대한 힌트를 너무나 세세히 알려주는 것을 보면서였다. 갑작스레 나타난 깐깐한 손님.   인숙이 그 손님의 존재조차 모르던 상황에 나타나 그 손님에 대한 이런저런 정보를 알려주고선 콧방귀끼고 사라진 셋째라니.. 어찌되었든 인숙은 셋째 덕에 그 손님에 대해 분석을 하고 대응을해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싶기도 했다. 물론, 그 힌트에 대처하는 인숙의 능력또한 높이사야 겠지만.

셋째가 이리저리 나대며 인숙을 골려주는 것과 달리, 언제나 우아하고 고고하여 천박한 것을 가장 경멸하는 듯한 첫째는 조용히 인숙이 하는 양을 지켜보며 가련한 가면 뒤에 숨겨진 K의 진짜 얼굴을 발견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연히 접한 정보를 계기로 그 가면을 벗겨낼 준비를 차근차근 하고 있었다. 첫째가 쥔 키는 K가 꼭 숨겨야만 하는 과거로 통하는 길. 이제 첫째가 이 키를 어떻게 사용하고 K, 아니 인숙은 그런 첫째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가 다음주에 방영될 7~8회의 포인트, 재미가 아닐까... 싶다. 벌써부터 흥미진진!


사람이 너무 높은 곳에 있어도 잡을 수 없는 게 많더라구.

인숙과 지훈의 손을 잡고 한 배에 탄 현진. 인숙이 JK클럽 사장이 된 현재, 현진은 상무이사를 맡아 인숙을 보좌하는 듯 하면서 결과적으로 언젠가 내쳐질 인숙을 대신할 차기 사장으로 내정된 상태였다.  아직은 어린 현진이 많은 것을 배워야 할 시간이라고 해야하나?   그렇게 공회장은 지훈과의 딜, 그리고 진숙향 여사와의 거래로 인해 인숙에게 사장자리를 맡겼지만 단지 그 이유 만이 아닌,   그 이상의 꿍꿍이가 있었으니까. 권력을 짧고 돈은 오래간다는, 첫째의 말을 응용하면 된다고 할까나?

현진 또한 공회장의 깊은 뜻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역할을 충실이 수행하게 되었다. 아니, 공회장의 그 깊은 뜻을 알게된 현진은 되려 깜짝 놀란 듯 싶기도 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하나를 결정하면 그 후에 일어날 많은 가능성을 점쳐두고 대비를 하는 어머니 공회장의 모습에서, 자신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 같았달까?

그렇게 JK가 사람답게 야망에 둘러쌓여있던 현진에게도 살랑살랑 따뜻한 봄날은 다가오고 있었다. 손익을 따지며 사람의 마음마저 저울질하는 것이 아닌, 눈과 눈을 마주하고 마음과 마음을 통해 사람을 대하는 지훈의 모습, 그리고 한 인간에 대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며 지켜주려는 그 무모한 열정, 이 어린 아가씨에겐 전혀 새로운 세계. 쉽게 보기힘든 열정을 지닌 인간, 한지훈에게 마음 한자락이 살랑살랑 낚여 점점 퍼지고 있는 듯 했달까? 그랬다.

하지만, 이 아가씨의 마음 자체가 꽤나 아슬아슬하고 위험해 보여서 거기서 멈추라고 하고싶었지만, 아마 현진의 마음은 쉽게 멈춰지지 않을 것이란 느낌도 들었다. 이 아가씨의 봄바람이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에 대한 걱정을 하며.


목숨같은 사람이니까요. 믿으니까요.

한진훈에게 김인숙은 목숨같은 사람.  그럼에도 사랑은 아니란다.  여자는 아니란다.  한지훈에게 김인숙은 구원. 그렇기에 한지훈은 그토록이나 김인숙을 구하기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졌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당신이 내민 그 손길, 이번에는 내가 내밀겠노라며.

공회장의 마음을 바꾸게 한 것은 지훈의 뻥카가 아닌, 지훈의 인숙에 대한 조건없는 믿음이었다. 그 믿음을 통한 약속. 그 자리에서도 인숙은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란 지훈의 믿음은, 인숙이 변한다면 그녀를 지훈 제 손으로 직접 차단한다는 약속으로 이어졌으니까.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믿음으로 이루어진 이날의 약속은 훗날, 공회장이 인숙을 쳐내고 현진을 그 자리에 앉힐 명분이 될 그 무엇이기도 한 듯 싶었다. 멍하니 흘렸다가 뒤늦게 맞춰보며, 공회장은 참 치밀한 인간이구나, 라며 현진이 놀란 것 이상으로 나는 새삼 놀라는 중이다.

JK클럽 사장이 되어 자신의 위치를 맘껏 누리며 열심히 일하는 인숙으로 인해서 지훈은 잠시 할 일이 없어졌고, 5회에서 그렇게 멜로첩보액션을 찍던 지훈은 굉장히 할 일이 없어 심심해 보였다. 명색이 JK 고문변호사이면서 할 일이라곤 인숙 뒤 졸졸 쫓아다니는 것 외엔...;   그동안 온 몸의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다니느라 한 몇일 굉장히 힘들을테니 쉬는 타임이구나 라고 일단 생각.

이 와중에 지훈이 할 일은 멜로를 위한 어장관리.   5회에서 인숙과의 낚시질 키스 및 공회장의 기습질문에 살짝 당황한 기색을 내비춰주시더니, 6회에선 겉으론 도도하고 차가워보여도 알고보면 아직 순진한 우리 재벌처녀 가슴 설레이게 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그렇게 지훈과 재벌처녀 현진의 다정한 모습에 인숙 미묘한 표정 한번 지어주시고! 물론, 인숙의 그 것은 걱정에 가까운 그 무엇으로 느껴졌지만.

7회부터 터질 마리사건 등등으로 우리 할 일 없이 인숙 뒤 졸졸 쫓아다니는 변호사님도 슬슬 할 일이 생기려나? 싶으면서, 다음 번에 터질 마리사건에 지훈이 투입될지에 대한 의문. 인숙은 지훈을 보하하는 듯 하면서 은근 이용할 듯 싶은데 말이다.



언니, 내가 틀린 거 아닐까? 살다보면 기쁨의 날같은 것도 있는 거 아닐까?
근데, 무섭기도 해. 이런 날들이 끝까지 갈 수 있을지.
지훈이는 아무것도 모르는데. 그냥 날 한없이 착한 김인숙인 줄 아는데.
그애한텐 정말로 상처같은 건 주기 싫은데.
나, 나 할 수 있을까? 내가 사람이라는 거, 증명할 수 있을까?



1) 마리란 이름이 과거의 열쇠지만 가명 혹은 예명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인숙이란 이름이 개명한 그런 것이었나보다. 어찌되었든 우연히 검색에 걸려든 댓글 한 줄이 인숙의 생명줄을 쥐게 될 열쇠가 되었으니, 마리사건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정말 궁금!

2) 조회장과의 사진, 사실 뭐가 이상한 건지 난 잘 모르겠어, 모드로 봤는데.. 그 사진이 찍힌 타이밍의 문제, 그런 건가? 일단 인숙의 회상에서 밝혀진 사실은 진짜 우연인데, 이게 정말 우연인지.. 계산된 절묘한 타이밍인지는.. 모르겠다. 일단, 보여주는대로 믿어야하는 건가?

3) 공회장은 인숙에 대해 얼마나 알고있는 것일까? 진여사에게도 '믿느냐'라고 의미심장한 질문을 던지고. 공회장에게 사람들이 가진 인숙에 대한 믿음이란 무엇일까, 싶기도 했고.   아무튼,   공회장이 인숙을 미워하는 것은 사랑하고 아끼는 둘째 아들을 빼앗은 여자라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이 존재하는 듯도 싶었다.

4) 현진과 지훈을 바라보는 충기의 미묘한 시선. 뭐지....??? 기태영씨 캐릭 이름을 몰라 이름알아보러 공홈갔다가, 충기도 중반에 터질 사건으로 인해 그리 미미한 역할의 캐릭은 아닐 것이란 생각에 왠지 안심. (ㅎ)

5) 이 드라마는 세트씬이 꽤나 좋다. 특히특히 정가원씬. 뭔가 쎄고 고급스러운 느낌?

6) 49일 이야기 : 설마스러웠던 반전아닌 반전에 나도 살짜쿵 충격. 여전히 미묘한 드라마다. 재미있는 것 같으면서 어딘가 지루하기도 했고.. 그럼에도 담주에 또 보게될 듯도 싶은? 물론.. 본방은 로열패밀리지만! .. 그런데, 이경이는 49일동안 24시간내내 몸이 쉬지 못하고 돌아다니는 거? 이 언니 원래 무생물체로 살면서 즈질체력 된 듯 싶은데 이 일로 인해서 더더욱 체력 안좋아지는 거 아닌가? (;) 근데 무서울 듯. 자고 일어나니 내가 나인데 뭔가 달라졌어, 느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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