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로열 패밀리 15회) 벼랑 끝에서의 싸움.

도희(dh) 2011. 4. 21. 18:05

드라마 로열 패밀리 15회.

요즘 유일하게 닥본사하는 드라마. 중반 찍고 후반으로 가면서 재미없다는 기사도 뜨고, 청률이도 하락세이지만.. 저는 왜 점점 더 흥미진진해지는가 모르겠습니다. 매 회마다 초긴장 상태로 정신없이 보고있으니 말입니다. 이번 로열 패밀리 15회는, 시간이 흐를까 걱정하며 보기도 했구요.

총 2회 연장. 그래서 앞으로 3회 분량이 남았네요. 그리고, 인숙씨의 복수극 시작으로 한발 뒤로 물러나있던 조니사건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라 인숙씨의 숨통을 조이고 있습니다. 공회장과 지훈을 통해서.







나만 포기하면 되요. 아니, 아저씨만 포기하셔도 되구요.
앞으로 저한테 어떤 일이 생겨도, 내 끝이 어떤 모습이어도, 아저씨 원망하지 않아요.
아저씨도 그러시길 바래요.

무엇일까, 라며 내내 궁금했던 인숙씨 과거의 조각이 하나하나 맞춰지며 큰 그림으로 완성되어 가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그 그림의 실체가 드러날 때마다 그저 안타깝고 또 가여워 다시금 인숙씨를 응원하게 되요.   뭐라고 해야할까?   그 모진, 굴곡진 삶을 살아 온,   그래서 기쁨의 날 같은 건 없노라 말하는 인숙씨에게도 '기쁨의 날' 이라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해야할까..?

처음부터 지금까지 저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이 드라마 <로열 패밀리>를 보고 있어요. 부디, 인숙씨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   인숙씨에게도 기쁨의 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   그 마음 하나로 보고있지만 아무래도 쉽진 않을 것 같아요. 전 인숙씨를 응원하면서도 지훈이처럼 그녀를 완전히 믿진 못하니까요. 조니 헤이워드 사건의 범인. 그 범인이 인숙씨가 아닐까, 라는 의심은 아무리해도 지워낼 수가 없으니까요.

그런데 만약, 정말 내 의심이 틀리지 않았다면, 그렇다면, 그녀는 공회장과 싸워서라도 되찾고자 했던 그 '인간의 존엄'이라는 것을 스스로 버린 것인데,   그렇다면 그녀가 정말 행복해져도 되는 걸까... 라는,   아니, 그 전에 그녀에게 찾아 올 기쁨의 날은 그녀 스스로 버린 것이 아닐까... 스럽기도 한, 참 복잡한 마음. 굴곡진 과거를 보면 더이상 그녀에게 고통없는 기쁨의 날만이 있길 바라지만,  처음과 두번째는 너무나 달랐기에. 같은 절박함이라도 상황이 달랐다고 해야할까?

언제나 그녀에겐 선택의 길이 존재했을 것이고, 그 것을 선택해서 지금의 자리에 온 것은 인숙씨 자신이었기에. 분명 어쩔 수 없는 선택이란 것도 존재했을 것이고,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서 어떤 길을 선택했어도 그녀에게 '기쁨의 날'을 주진 못했겠지만...   완전한 행복도 없듯이 완전한 불행도 없다는 그 땡중의 말처럼,   인숙씨의 불행과 고통은, 어쩌면 인숙씨 마음에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어요.

그녀가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지만, 그녀는 스스로 그 행복할 기회를 버렸기에, 아무래도 어렵겠죠...? 그래도 전, 그 마음 그대로 남은 3회를 볼래요. 내 의심이 틀렸길 바라면서.



3막을 시작해야 겠습니다.

인숙씨를 내내 의심하고 살아왔을 공회장 또한 마음은 지옥이었겠죠. 사랑하는 아들이 선택한 여자에 대한 끊임없는 의심.   정가원에 들여놓았으나 내 식구로 받아들일 수 없기에 인간 취급조차 하지 않았던 K. 그렇게 무시하고 억압했던 K의 반격과 몰랐던 진실. 정가원 내 K로 부터 시작된 그 모든 비극이 자신으로 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아버린 충격.   그 충격에서도 휘청이는 모습을 누구에게 보이지 않으려는 공회장의 뒷모습은, 정말 작았어요. 그 작은 어깨 위에 JK를 올려놓고, 버텼구나, 라는 마음이 들기도 했고. 그러나, 제 것을 지키기 위해 못할 것 없는, 참 무서운 여자.

엄청난 기세로 인숙씨가 걸어 온 싸움에 순순히 당하고만 있을 공회장은 아니었어요.   인숙씨와의 기싸움 끝에 공회장은 제 3막을 준비했어요.   인숙씨 최대의 약점인 지훈을 '조니 헤이워드 사건'의 살해 용의자로 몰면서 말이에요.   그렇게 공회장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자신하던 인숙씨는 벼랑 끝에 몰리게 되었어요. 절대 다치게 하고싶지 않은 지훈. 조니의 죽음으로 고장나버린 브레이크. 브레이크를 멈추지 않으면 지훈이 다치고, 그렇다고 이제 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멈출 수 없는 마음. 무엇을 선택하든 인숙씨는 벼랑 아래로 떨어지게 되어있는 상황이었다고 해야할까;

인숙씨에게 공회장의 존재는 무엇일까요?

김마리의 인생을 뒤틀어놓은 신이란 존재와 같은 그 무엇이 아닐까, 싶었어요.   공순호 회장은 김인숙의 인생을 뒤틀어 놓았으니까요. 그녀로 인해 뒤틀린 김인숙의 인생. 그리고 인숙씨는 그 한맺힘을 차곡차곡 가슴에 쌓아 때를 기다리고 있었나봐요. 신은 손에 닿지않아 무력하게 그저 당했지만, 공회장은 인간. 손에 닿을 수만 있다면 제 손에 움켜쥐고 어떻게든 뒤틀어버릴 수 있기에. 신에 대한 복수를 공회장을 통해 하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한.   그러나 신도, 공회장도, 인숙씨에게 기쁨의 날을 완전히 줄 생각은 없는 듯 해요. 그 찰나의 달콤함은 보여주더라도. 이게 더 미칠 짓;

그렇게 인숙씨는 공회장에게 뒤틀어진 김인숙으로서의 삶에 대한 원망,   그 사이 아주 찰나의 순간이나마 맛본 그 달콤함에 취해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원망, 그 모든 것을 공회장에게 돌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인숙씨는, 자신이 괴물이 된 이유를 공회장에게 돌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그런 공회장을 무너뜨림으로서 스스로가 인간임을 증명하고, 그렇게 인간의 존엄이라는 것을 되찾겠노라 하는 듯 싶었구요.



기회를 드리는 겁니다.
제가 벼랑 끝에 설 일 있으면 꼭 밀어달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지금, 지금이 그 기회에요.

이번에도 머뭇거리시면 어머니가 될 거에요. 벼랑 아래로 떨어지는 사람.


벼랑 끝에 몰린 인숙씨의 선택. 인숙씨는 마지막 패를 꺼냈어요. 자신의 실체를 공회장에게 알리는 것으로서 말이죠.   인숙씨가 공회장에게 건넨 편지는, 인숙씨 인생에 대한 그리고 조니사건에 대한 친필 자술서인 듯 해요. 그리고 공회장은 인숙씨의 그 엄청난 삶에 휘청인 듯 했구요.

어찌되었든 인숙씨는 JK클럽 사장이자 정가원 사람. 그렇기에 밝힐 수 없는 진실. JK가를 위해 살아 온, 그 무엇보다 JK가 소중한 공회장에게 있어 어찌되었든 정가원 사람인 인숙씨의 과거는 숨겨야만 하는 그 무엇이니 말이죠.   어떻게 밝히겠어요. 대 JK가의 며느리이자 JK클럽 사장이 조니 헤이워드의 어머니이자 그를 죽인 살인범이란 것을. 그 것이 몰고 올 파장은 JK에게도 엄청날텐데 말이죠.

그렇다고 공회장 또한 이 엄청난 진실에 그저 휘청이며 어쩌지도 못한 채 당할 사람은 아니고. 이제 공회장이 인숙이 준 기회. 벼랑 끝에 서 있는 인숙씨를 밀어버릴 것인지, 머뭇거릴 것인지... 두근거리네요. 그리고 모든 것을 보여버린 인숙씨는 마지막일지도 모를 이번 벼랑 끝에서 어떻게 또 버텨낼 것인지. 그냥 떨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그리고..

+) 일드 <인간의 증명>은 아직도 보지못하고 있어요. 그런데 범인은 또 궁금해서 마지막회만 대충 돌려본;
+) 조니를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요? 처음부터 전 인숙씨를 지목하고 있지만,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커요.
+) 조니사건 풀어내는 과정이 가다말다해서 아쉬웠는데, 남은 3회에서 폭풍전개일까요? 충기의 활약도 좀;
+) 정가원 사람들은 은근 순정파. 그 순정을 악쓰는데로 돌려서 그렇지.
+) 큰며느님. 인숙씨와 손잡은 것에 대해 약간 불안+흔들리는 듯 한데, 그녀의 선택도..두근두근!
+) 현진은 ... 아직은 정말 어린. JK정가원에서 가장 순수성이 남아있는 존재가 아닐런지. 그래서 나약한.

-) 49일 이야기 : 누구삼? 이후엔 왠지 흐지부지 될 듯; 인정이가 달려오고 있다.. 랄꺼나;;;
-) 매니 이야기 : 점점 매니는 멋있어지는데.. 난 역시 매니랑 제니스 응원하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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