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스페셜 연작시리즈 3탄, 화이트 크리스마스 제 7화.
오늘 밤 11시 15분, 7주간의 시간이 흐르고 8주차에 접어들며 마지막회를 방영하게 된다. 들리는 말로는 20여분 정도 연장방송을 해서 총 85분 가량 해준다고 하던데 확실한 건 보면 알테고, 어찌되었든 지금의 난 두근거리는 설레임과 끝이라는 아쉬움에 버둥거리며 오늘 밤을 기다리는 중이다. 중요한 건, 엄마님께서 간만에 오셔서 과연 내가 초집중 모드로 이 드라마를 볼 수 있을까, 및 본방으로 볼 수 있긴 한건가.. 라는 것!
느긋하게 아이들 하나하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으나, 그럴 시간이 없어서 대충 뭉그러트리기.
잘 될까는 모르겠다.
알을 깨고 나오는 건 뭘까?
연쇄살인마 요한을 감금시킴으로서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났다는 승리감에 취해 방심해 한겨울 밤의 꿈같은 시간을 지내던 아이들은 의외의(?) 복병에 의해 다시 요한의 실험체가 되어 감금신세가 되어버렸다. 요한의 실험은 현재진행형. 그리고, 단단한 알 속에서 자신의 가장 약한 부분을 숨기며 살고있던 아이들은 요한이라는 외부의 충격에 의해 눈을 뜨고 조금씩 그 알을 깨고서 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시험에 들게 되었다. 괴물이 되는 순간의 선택, 이라고 해야할까?
누군가의 목숨을 손에 쥔 아이들의 선택. 그 것은 너 일 수도 있고 나 일수도 있는 상황. 그 순간 그들 속 괴물은 눈을 뜨게 되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괴물이 되지 않았다. 무열과 치훈은 서로의 목숨을 구했고, 은성은 죽음에 대한 동경에서 벗어났으며, 재규는 이성을 되찾아 아이들이 아닌 자신을 지목으니까. 숨어있던 강모는 카메라 밖을 나와 움직이기 시작했고 윤수는 구석괴물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으며, 미르는 이 사건 속에 함께하게 될 연결고리를 얻으면서 말이다.
아이들이 또 다시 이런 기로에 놓인 순간, 괴물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지만, 요한의 바램과 달리 아이들 마음 속에 있던 알에서 눈을 뜨고 나온 것은, 괴물이 아닌, 조금 더 성장한 아이들이 아닌가, 싶었다.
완전체가 아닌, 그 자체가 혼돈이며 터부인 경계선 위의 아이들. 그렇기에 이 아이들은 요한의 예상에서 어긋난 선택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아이들 속의 괴물을 깨우려던 요한의 자극은, 아이들을 흔들어놓았지만 그로 인해 더더욱 단단해지며 성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쇄살인마 김요한은 태어난 걸까, 만들어진 걸까.
참으로 고상하고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미친 듯한 요한. 어떤 상황에 대한 자기합리화를 시키는 요한을 보고있노라면 정신과 의사여서 그런지 말은 참 잘한다, 라며 지켜보는 중이다. 그리고 어떤 위험하고 불리한 상황에서도 역전의 찬스가 끊임없이 오는 것을 보며, 운명은 제 편이라는 듯 즐거워보이는 듯도 했다.
요한은 내내, 막연히 궁금했던 그 무엇을 치훈의 한마디에 의해 깨우쳤고 그 즉시 실험에 들어갔다. 괴물은 태어나는 걸까, 만들어지는 걸까.. 에 대한. 이 드라마를 보지않는 어느 분께 말하니 '반반'이라는 대답을 하더라. 그리고 요한이 원하는 대답은 누구나 말할 수 있는 50대 50이라는 확률이 아닌, 눈에 보이는, 자신이 만족할만한 그 무엇이 아닐까, 싶었다. 요한은.. 자신 그리고 정혜에 대한 해답을 얻고싶어 하는 듯도 싶었다.
요한은 좋은 의사는 아니다.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능한 의사인 듯 했다. 치료방법이 좀 심하게 과격하긴 하지만, 그는 환자의 문제를 정확히 짚어내고 완벽하게 제거해주니까 말이다. 그 것이 요한의 의도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완벽함 속에 불안함을 숨겨둔 아이들은 요한과의 상담과 과격한 치료방법으로 인해서 조금씩 그 문제에서 벗어나고 있는 듯 했으니까.
고열에 시달리던 요한의 헛소리. 그 속에는 아이들만큼이나 아픈 요한의 상처가 숨겨져 있는 듯 했다. 그 곪을대로 곪았을 그의 상처가 무엇인지, 마지막회에는 그려질까? 라는 궁금증. 요한의 의도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쩌면 요한은 아이들에게서 자신을 보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조금 들었다. 그리고 이 또한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 아이들의 상처가 곪기 전에 치료해주는 것이 아닐까라는.
혹은, 괴물이 되었으나 마음 속엔 의사로서의 본능이 숨어있었던 것일지도?
우리 중 가장 죄가 많은 사람은, 김진수를 대신한 나에요.
이 아이 재규는 학교에 남은 첫 날부터 내내 불안했을 것이다. 편지의 의미를 추리해나가는 처음부터 편지 발신인을 찾는 게임을 하는 현재까지, 재규는 내내 가슴 속에 큰 비밀을 숨기고 남들보다 몇배의 에너지를 소비하며 남들보다 빨리 지쳐가며 그렇게 시간시간을 버티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재규가 그럼에도 자신이라고 밝히지 못한 것은 죄책감. 자신으로 인해 사건에 휘말리게 된 아이들에 대한 죄책감. 그렇기에 재규는 자신을 지키면서 아이들을 지키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영재가 배신을 했고, 그 배신은 재규를 겨우 붙들고 있던 마지막 그 무엇을 끊어버린 것이 아닌가, 싶더라.
누가 가장 큰 죄를 지었을까? 요한은 재규에게 지목하라고 했다.
남아있는 아이들 누구의 죄도 가볍지 않다. 그렇지만 남아있는 아이들 그 누구도 김진수의 죽음에 책임을 물어야 할 만큼 큰 죄를 짓지 않았다, 라고 생각했다. 김진수란 아이에 대해서 알았을 때부터 내내 생각했지만, 김진수 죽음의 가장 큰 책임은 김진수 바로 그 자신. 신앙이니 뭐니 이런 건 없지만, 자살이라는 것 그 자체가 가장 큰 죄악이라고 생각하는 나로선 어떤 상황에 처해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를 죽인 김진수의 죄가 결코 가볍다고 여길 수 없기에. 김진수는 스스로를 살해한 것이나 다름 없으니까. 또한 그로인해 그 죽음을 몰랐던 아이들도 있겠지만, 그 죽음에 상처받은 그의 가족들도 있을테고.. 게다가 나는 되려, 김진수에게 죄를 묻고 싶다. 은성에 대한. 강모에 대한.. 죄. 남은 아이들의 그 것들이 죄가된다면 김진수의 은성과 강모에 대한 행동도 충분히 죄가 될 수 있다, 라고 나는 생각하기에.
그리고 재규는 지목했다. 김진수, 라고. 그렇기에 김진수를 대신한 자신이 가장 큰 죄를 지었다고.
왠지, 재규다운 선택, 이라는 생각.
앞머리 올리니 인격체가 바뀐 재규군. 혹시 전학오기 전엔 그런 모습으로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가? 아무튼, 모든 것을 마음에 꾹꾹 눌러담은 채 시간을 버티던 재규는, 무열 만큼이나 터지기 쉬운, 시한폭탄. 그렇게 재규는 스스로를 지목함으로서 괴물을 선택하지 않았던 듯 했다.
...
우연찮게 요한의 부활을 보고 가장 먼저 몸을 숨긴 강모. 아이들에게 가장 잘 섞여있는 듯 했으나 늘 스스로를 고립시키던 강모의 선택. 그렇게 숨죽여 시간을 흘려보내던 강모는 무열과 치훈, 그리고 미르아이템 해킹 CC카메라를 발견한 강모는 그들이 떠난 후, 상황을 살피다가 카메라 밖을 나가 오정혜 감금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 와중에 잃어버린 인공와우와 정혜의 총. 우리 강모의 운명은...두둥!
인공와우를 잃어버린 강모. 세상의 모든 소리와 차단된 강모에게, 가장 중요한 아이템인 인공와우의 분실은 그에게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이 아이또한 세상과 자신의 다름을 구분하는 인공와우의 분실로 인해서 단단하게 감싼 그의 알을 깨고 나오는 어떤 계기가 되는 것이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뭐랄까, 가장 으르렁 거리는 영재와 강모. 이들은 너무나 다르지만 약한 모습을 숨기고 강한 척 하려는 부분이 너무나 닮아있는 듯 했다. 그래서 더 으르렁 거리는 것도 같았고. 자신의 나약함을 들킴으로써 그 것을 감싸주는 이들의 무리 속에 섞일 수 있는 영재, 강한 척 하며 무리 속에 잘 섞인 듯 했으나 전혀 섞이지 못하던 강모. 어쩐지 아이들은 강모 또한 감싸주지 않을까.. 라고. 생각. 하지만 그럴 여유가 일단 있을까가 문제;
그럼 니들이 착한 애들이 아닌 거지.
요한의 첫번째 환자이자 스토커. 요한은 아마 정혜씨의 상처의 원인을 이 아이들에게 했던 것과 마찮가지로 극단적으로 해결해주며 정혜씨를 알에서 깨어나게 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정혜씨는 요한을 맹목적으로 쫓아다닌다고 한다. 하얀 백지 위에 있는 듯한 정혜씨. 정혜씨는 선도 악도 아닌,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백지상태. 그런 정혜씨의 기준은 요한이기에 정혜씨의 본능은 요한이 아닐까, 싶었다.
인숙에게 지훈이 그런 것처럼, 요한에게 정혜씨는 짐이자 날개. 물론, 전혀 다른 관계이지만.
요한과의 만찬을 방해당하고, 함정에 빠진 정혜씨의 선택... 그리고 운명은?
경계선 위에 서지 마라. 그 것은 동서양 공통의 오래된 터부.
선은 이쪽과 저쪽, 안과 밖을 구분하는 동시에
그 자체로 안과 밖, 이쪽과 저쪽을 몸 안에 품고 있다.
그리하여 선은 혼돈. 그러니 경계선 위에 서지 마라.
혼돈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라.
열여덟, 이 시기의 아이들이 불안한 이유는 경계선에 서있기 때문이다.
경계선 위의 아이들을 가늠할 수 없는 이유는 그 자체가 혼돈이며 터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1) 저 씬이 살짝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늘 자신의 영역 속에서 홀로지내던 아이들이 문을 열고 함께 공간을 나누며 서로에게 의지하고 그렇게 함께라는 것을 배우는 과정과 그 성장을 보여주는 듯 해서. 물론, 치훈군 아프니까 당근 무열군이 함께해주는 것이지만, 왠지 많은 발전, 이라는 느낌이 들었으니 말이다. 너를 위하는 아이들의 성장이 이뻐서 좋다.
2) 아이들의 상처가 조금씩 아니 거의 대부분 드러나고 있다. 치훈과 미르의 부모는 어떤지 모르겠으나 나머지 다섯명의 부모는 왠만하진 않은 듯 싶었고, 현재의 아이들이 보이는 어딘가 삐뚤어지고 어긋난 모습은 부모로 부터 시작된 그 무엇. 요한 또한 비슷한 상처가 있는 듯 해서 ... 요한은 그들의 상처가 곪기 전에 치료해주는 것 같다, 라는 생각이 자꾸만 드는 듯 했다.
3) 윤수군은 고새 머리를 이뿌게 잘랐다. 머리 자르니 더 이뻐서 좋긴한데, 학교 안에서 머린 또 누가 잘라준거임? 설마 혼자??? 미스테리한 학교이긴 하다. 방학 중 기숙사에서 지내는데 모두들 옷은 참 잘 입고 다니는 것도 그렇고; 학기 중에도 산 속 기숙사에서 그렇게 입고 다니는 거임?
4) 무열군이 치훈군 구하려다가 잠시 정줄놓아을 때, 재규군이 영재군 배신에 욱해서 정줄 놓았을 때, 안돼!!!를 외치며 안절부절. 난 진짜 아이들 그 누구하나 다치지않고 괴물도 되지않고 그 모습 그대로, 아니 조금 성장한 모습으로 방학을 끝내길 바라고 있으니까. 무튼, 정줄잡아서 대행이었다...(ㅎ)
5) 짧다면 짧은 8일간 생긴 어마어마한 사건사고들. 수신고가 개학하면 이 학교는 과연 어떻게 될까, 에 대한 걱정이 들기 시작하는 중이다. 외부엔 알려지지 않은 엄청난 일들이 하나 둘 터져나가며 많이 휘청일 듯도 싶은데;
6) 예고보니 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던데.. (두근두근)
7) 화이트 크리스마스 후속은 2부작 <사백년의 꿈>이 방영된다고 함. 전생 왔다갔다~ 이런거 또 좋아라해서 은근 두근두근. 전생하면 <8월의 신부>가 진짜 대박이었는데! 판타지물 많이 제작되는 요즘, <8월의 신부> 리메이크나 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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