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49일 : ~2회) 철부지 긍정공주의 순도 100% 눈물찾기 미션수행기

도희(dh) 2011. 3. 18. 14:37

드라마 49일.

여전히 미묘하다. 재미있다고 하기엔 연출이 좀 지루했고 재미없다고 하기엔 다음 전개에 대한 궁금증이 있으니까. 그래서 나는 다음 주에도 이 드라마를 볼 것 같고, 나중엔 꽤나 재미있어하며 보게될 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소현경 작가의 드라마는 세번째이고 이 드라마 역시, 사회지도층의 철부지 자녀가 다른 세계를 통해 철이 든다는 성장스토리인 듯 싶었다. 거기에 중요한 양념으로 진정한 사랑이란 것도 좀 얹어놓고.


뭐 하나 아쉬울 것 없는 환경 속에서 자라나 대책없는 해맑음으로 초긍정적인 마인드를 지녔으며 스스로가 단순공주임을 자랑하시는 신지현. 지현은 결혼을 딱 일주일 앞두고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였나, 뇌사였던가?)에 빠졌다. 그러나 사실 지금은 지현이 죽을 때가 아니었기에 스케줄러가 제안한 두가지 중 하나인 '순도 100% 눈물 세방울 찾기' 를 선택하게 되며 모험은 시작되었다.

끝없는 해맑음을 지닌 초긍정 단순공주 지현은 자신을 사랑해주는 사람이 많기에 눈물 세방울 쯤은 식은 죽 먹기라며 룰루랄라 거리지만 사람 마음이란 것이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닌지라, 정말로 지현이 49일 내에 혈연관계 제외한 타인에게서 순도 100%의 눈물을 얻게될 것인가는 미지수.


지현이 눈물세방울 찾기 미션을 수행할 동안에 잠시 몸을 빌리게 될 대상은 무생물체 같은 인간 송이경. 이 아가씨 또한 뭔가 사연이 깊은 듯 한데,   이 아가씨의 사연 또한 지현이 성장하게 될 발판 중 하나가 되지않을까, 싶었다. 그저 세상은 아름다워~ 라며 눈 반짝거리는 지현에게 무생물체 인간 송이경의 삶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여겨질 것이 뻔하니 말이다.

그리고 자신이 잠든 사이에 일어나는 오만가지의 일들 덕에 조금씩이나마 자신의 신변에 이상이 생겼음을 감지하게 될 이경 또한 무생물체의 삶에서 빠져나오게 되지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경의 사연이 철부지 단순공주 신지현을 성장시키게 될 발판 중 하나가 되는 것처럼, 지현의 활동이 이경을 어둠 속에서 끄집어내 인간으로서 세상을 마주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제공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신지현이란 캐릭터가 가진 해맑음과 순수함. 자신의 성이 세상의 모든 것이라 여기며 만족하며 살아왔기에 생긴 세상에 대한 무지 그리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부분은 마혜리란 캐릭터와 많이 닮아있는 듯 했다. 그리고 마혜리가 울 서변님과 검사라는 직업을 통해서 그 성에서 벗어나 한단계 성장하게 되며 비호감에서 사랑스런 캐릭터로 초특급 변신해줬다면,   신지현은 생과 사의 갈림길 속에서 언제나 지내왔던 자신의 성 안에 존재하는 빛이 닿지않는 그 이면을 바라보며 성장하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도 100%의 눈물 세방울을 찾는 과정에서 송이경의 모습을 한 신지현이 마주하게 될 것은 무엇일까? 그 것들은 신지현일 때는 알 수 없는, 송이경이기에 알 수 있는 그 무엇들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게 공주는 자신의 성에서 자신이 아닌 채로 살아가며 단순하지 않은 사람의 마음을 살펴보며 성장해나가게 되는 것은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49일간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그저 사랑받는 공주가 아닌, 누군가를 배려하고 사랑해줄 수 있는 공주가 되어있지 않을런지... 물론, 그 전에 공주가 미션을 수행해야만 한다는 조건이 걸려있지만!



그리고..

1) 지현의 죽음 속에 숨겨진 진실. 어쩐지 그런 삘은 왔지만 정말 그래서 좀 놀랐더랬다. 이런 배신남녀들~ 이라고는 하지만 또 그들이 완전히 밉다거나 싫다거나 그렇진 않다.   아직 극의 시작단계라 그런 거고 극이 전개되면 좀 달라지려나, 싶기도 했고.

2) 공주는 왕자를 원하고, 그렇기에 그들은 완벽한 작전을 통해서 지현에게 백마탄 왕자와 우연을 가장한 만남으로 생에 최고의 로맨틱함을 선물하며 그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아닌가, 싶었다.   정말, 그녀에게 가장 소중한 순간이 모두 조작된 것이라니...;

3) 지현에게 순도 100%의 눈물을 제공할 한 사람이 될 듯한 한강. 교복회상씬에 헉 거린 것은 물론이요, 안드레아도 늙는구나, 라며 속으로 0.1초간 훌쩍였더랬다. 아무리봐도 지현이랑 동갑도 아니고, 약혼자보다 동생도 아닌 것 같은데~ 라며.   이경이가 스물여덟인데 지현이가 '언니'라고 하는 걸 보면 강이도 스물여덟은 안되었다는 건데.... 저기, 잠깐만요???

4) 배수빈씨의 어리버리 순박버젼 연기를 한번 더 보고싶었는데, 이번엔 야심이 가득한 악역으로 나오신다. 이건 이것대로 색다른 느낌. 그래도 언젠가 어리버리 순박남 캐릭터도 부탁드려요~ 랄까나? 드스 속 순박남에 낚인 1人인지라;

5) 그러니까 이경의 몸은 49일동안 24시간 풀가동하게 되는 건가? 무생물 인간인지라 안그래도 저질체력인데 24시간 풀가동을 어떻게 버텨낼지 내가 다 걱정이 되는 중!   지현이는 알바 열심히해서 이경이 몸에 보약이라도 해 먹여야 하는 거임!!!!!!!!!!!!!!! 그런데, 내가 이경이라면 좀 무서울 듯. 내가 드뎌 미친건가, 라며. 자고 일어나니 상처는 점점 말끔하게 사라져가고 몸이 어쩐지 청결해진 느낌에... 나름 푹 잤는데도 불구하고 묘하게 피곤한 체력하며. 밥을 안먹었는데도 든든하다거나, 이런 상황이; 게다가 나중엔 아마 모르는 사람들이 아는체 할지도 모르고!

6) 세 명의 남 캐릭터 중에선 스케줄러씨가 가장 맘에 드는 중...(ㅎ)

7) 문득, 생각해봤는데... 내가 죽은 후에 혈연제외, 나를 위해 순도 100%의 눈물을 흘려줄 사람은 몇명이나 있을까? 단 한명이라도 있을까? 역으로, 혈연제외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내가 순도 100%의 눈물을 흘려줄 존재가 이 세상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