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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패밀리 4회) JK 정가원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 : 현진

도희(dh) 2011. 3. 16. 19:13

드라마 로열 패밀리 4회.

주말에 보겠노라던 일드 <인간의 증명>은 어제 첫회 10분가량 보다가 일단 중지. 좀 멍한 상태에서 보다보니 정신이 없었다고 해야하나? 나중에 찬찬히 봐야겠어요. 아, 주말엔 얼결에 낚인 <파스타> 보니라  못봤답니다. 올리브 채널에서 전편 해주길래 조금 보다가 감질맛나서 쿡으로 완주했다나 뭐라나;

인숙과 지훈의 관계를 알게 된 현진이 욱해서 난리난리 치다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인숙과 딜을 하는 내용이 그려진, <로열 패밀리> 4회 였답니다.





1. JK 여자, 조현진

내가 그 인간들한테 설계당한 거였어?


지훈과 인숙의 도움으로 진숙향 여사와의 연결고리를 가지게 되며, 공회장의 미션을 훌륭히 수행한 현진. 그렇게 그녀는 JK 클럽 사장의 유력 후보자로 떠오르게 되었다. 그녀 말마따나 다크호스!  게다가 하늘이 도우셨는지 첫째네에서 이런저런 스캔들이 터지며 이제 JK 클럽 사장의 유일한 후보자가 되어버린 상황이기도 했고. 솔직히 말해서 하늘이 도우신 것이 아니라 인숙이 뒤에서 꽁냥꽁냥 거려준 덕에 일단 현진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 된 것이긴 했지만 말이다.

인숙의 뒷공작을 모르는 상황이라도, 지금 위치에 현진이 설 수 있도록 뒷받침해준 것은 인숙의 인맥. 그래서일까.. 현진은 인숙을 '올케'라 부르며 용건이 있어서가 아닌, 그냥, 찾아가는 여유까지 부리게 되더라. 현진이 아무런 목적도 없이 인숙에게 접근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어쩐지 조금은 마음의 문이란 것을 열어보려고 시도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들기도 했다. 그리고 그 여유 속에서 발견한 한 권의 책과 그 속에 있는 편지. 편지 속에 있는 그림이 언젠가 지훈의 방에서 본 책과 그 책 속에 있던 메모와 닮았다는 것을 발견하며 현진의 명추리는 시작되고야 말았더랬다... (두둥!)

같은 제목의 두 권의 책. 그 속에 있는 편지. 그 편지 말미의 그림. 현진은 이 것을 단서로 그동안 지훈이 자신에게 보인 행동들을 엮으며 인숙과 지훈 사이에 뭔가가 존재하고, 지훈이 여기 정가원에 들어온 이유 및 자신에게 보인 행동들과 호의가 무엇을 말하는지 알게되며 분노에 떨게 되었달까?


때론, 속인 사람보다 속은 사람이 더 큰 죄인일 수도 있다는 것.

3자대면을 통해서 그들이 후원관계임을 확인했으나 현진은 공회장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도 없었다. 태어난 순간부터 JK 여자로 살아 온 현진에게 지금 이 상황은 인숙과 지훈 이상으로 JK 클럽 사장을 목표로 한 자신에게도 불리한 상황이란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그래서 현진은 그들 주변 인물들을 만나가며 그들 관계에 대해 알아가며 결국 터뜨릴 것인지 덮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감히 그네들이 자신을 설계했다는 것에 대한 분노는 가라앉지 않지만, 그런 그네들은 결국 자신에게 꼬리를 잡혔고 이제 그 꼬리를 쥐고 흔들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라는 생각에 닿았는지 현진은 하나의 선택을 하게 되었고 요구하게 되었다. 자신을 JK 클럽 사장의 자리에 올려놓으라고!



난 올케를 우리 가족으로 승격시켜 준거야.

뭔가 쿨하고 재벌집 처녀답지 않은 소탈함을 가진 듯한 인상을 살풋 풍겨준 현진은 뼛속까지 JK 여자. 현진 역시 원하는 것을 위해선 무엇이든 이용하고 버릴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다. 뭐, 1회부터 그런 부분 - 야심도 많고 승부욕도 강한 - 이 있다는 것은 언뜻언뜻 내비춰주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러니 지난 18년간 K라 부르며 무시했던 인숙에게 원하는 것을 얻기위해 '올케'라 부르며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 아니었을까?   나는 현진이 인숙에게 올케라 부르며 그녀에게 다가간 순간 완전 '헉'거리고 말았으니 말이다.   나라면 지난 18년간 이름까지 지워버린 채 그토록 무시하던 존재에게 이름을 주며 살갑게 대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말이지. 암만 원하는 것이 있다하더라도;

잘은 모르겠지만, 현진이 인숙과 지훈의 관계를 덮은 것은 '이용가치'가 있어서이기도 하겠지만, 그 전에 자신에게 불리한 상황이기도 해서일테지만, 뭔가 자신에겐 없다던 인숙에 대한 동정이 멸치 똥만큼은 존재해서는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사회지도층인 그녀의 동정심 표현이 서민인 지훈이나 내가 이해할만한 무엇은 아니기에, 잘은 모르겠다는 것이다. 가족으로의 승격이 그녀 최대의 호의는 아니었을까, 싶기도 했고.

그리고, 현진은 인숙과 지훈의 관계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그녀가 듣게 된 몇몇 이야기를 통해서 무엇을 느꼈을까? 자신이 알 수 없는 감정들을 들으며 그녀는 무엇을 생각하게 되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10살에 보스턴에 유학을 가서 맹장터지기 직전에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 '배아프다'고 울자 '영어로 말해!'라는 엄마에게 영어로 그 고통을 말하던 어린 시절을 겪은 현진에게 인숙의 아픔과 행복을 찾는 방법은 어떻게 다가왔을까?

모든 것을 다 가졌으나 아무 것도 없는 듯한 현진이, 나도 왠지 조금은 가여워지던 순간이었다.
뭐, 그게 사회지도층인 그네들에겐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면 딱히 할 말은 없지만 말이다;



2. JK 여자, 김인숙

니가 JK 사람이 다 되었구나.
 

현진은 자신만 설계를 당했노라며 크게 분노했지만, JK 정가원 사람들 모두가 인숙에게 설계를 당하는 중이었다. 어쩐지 지훈이 여기 정가원에 들어오지 않았더라도 인숙은 이렇게 정가원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을까, 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금치산자가 되지않기 위해서 자신또한 살아갈 권리가 있는 인간임을 증명하기 위해서 서서히 무언가를 시작했을 거란 생각은 든다. 다만, 갑작스런 지훈의 등장으로 그 속도가 좀 더 빨라지고 있을 뿐.

인숙의 목적은 무엇일까?   단순히 지난 18년이란 세월에 대한 복수?   뭐, 지난 18년의 세월이 인숙에게 가져다 준 고통이 그저 단순하진 않은 듯 싶었지만 말이다. 그녀의 목적이 18년에 대한 복수인지, 그 이상의 것인지는 현재 베일에 쌓인 채 아주 짧막하게 펄럭인 그녀의 과거가 밝혀진 순간 알게될 듯 싶었다.

그나저나 인숙은 정말 대단한 여인인 듯 싶더라. 지난 18년간 그렇게 없는 듯 살면서 정가원 사람들의 성향과 약점을 모조리 파악하고, 그 결과를 지금 이 순간 하나하나 이용해서 가지고 놀고있으니 말이지... 나는 여전히 김인숙이란 여자를 잘 모르겠지만, 그녀가 그냥 나쁜 사람은 아니란 것을 알 것도 같다.

아무튼, 과거가 궁금하다.. 인숙이 JK 클럽 사장이 되면 그 부분들이 밝혀지겠지? 단순히 한 여자의 성공담이 아닌, 그 이면의 무엇을 파헤치는 듯한 드라마. 그래서 왠지 더 흥미롭게 다가오는 듯 싶다. 그나저나 전개가 정말 빨라서 놀랐다. 겨우 4회 만에 지훈과 인숙의 관계가 다 뽀록날 줄이야!



3. JK 변호사, 한지훈

내가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는 동안
김여사는 한 시각 한 시각 죽어가고 있었어요.


인숙을 돕기위해서 정가원에 들어 온 지훈은 어쩐지 정가원의 뒤치닥거리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게 정가원 고문 변호사의 일이라고는 하지만, 어쩐지 하루걸러 한번씩 일이 터지고 터지니 '뭐 이런;' 스러웠던 것도 같고. 그런 사건사고들이 인숙으로부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 채 말이지..

인숙에 대한 고마움이란 감정은, 정가원 내에서 벌어지는 인숙의 상황을 알게되며 점점 연민의 감정으로 나아가는 듯 싶었더랬다. 그리고 어쩐지 이 연민의 감정이 사랑이란 감정으로 발전할 것 같아서 그저 불안불안 하더라.   그런 감정이 생기는 시점에서 인숙과 지훈의 과거가 연결되며 좀 더 고뇌하는 어쩌구저쩌구로 나아갈지도 모르겠고; (드라마를 너무 봤다;)

지훈에게 인숙은 자신이 살인누명을 쓴 시점에서 알게된 사람이지만,   인숙의 회상을 통해 보면 지훈의 꼬꼬마 시절부터 인숙과 지훈은 알고지내던 사이였던 듯 싶었다. 게다가 꼬꼬마 지훈은 그 시절부터 인숙을 무척이나 따랐다고 하고 말이지. 이런 그들이 어떻게 오랜 시간 후에 그런 상황에서 만나게 되었는지도 인숙의 과거가 밝혀지면 알게될 일이고;

지훈이란 캐릭터가 재미있는 건,   정가원에서 고통받는 인숙을 구원하러 온 백마탄 기사이면서도 인숙을 궁지에 몰 수도 있는, 인숙의 짐이자 날개.     그렇게 속을 알 수 없는 주인공 인숙의 과거와 연결된 연결고리이면서 극 중에서 유일하게 외부인의 시선으로 정가원을 바라보는 존재라는 것이다.   인숙은 아닌 듯 하지만 사실은 누구보다도 완벽한 JK 사람이었으니 말이다.

뭐라고 해야하지? 고아출신의 때뭍지않은 순수하고 열정적인 지훈이 온갖 부조리로 가득찬 정가원에서 그들의 뒤치닥거리를 하면서 자신과 다른 세계를 마주하는 찰나의 순간, 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부분이 간간히 보여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누구도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는 그 부조리에 대해서 홀로 화내주고 있었고. 그렇게, 여전히 열정적이고 깨끗한 지훈이 여기 질퍽거리는 진흙탕을 고운 포장지로 포장해 아닌 척 거리는 정가원에서 변치않고 그 것을 지켜나갈지, 물들어갈지에 대한 흥미로움도 조금 포함. 갠적으론... 변치않길 바라고 있다.

그리고, 문득 느낀건데, 지성이란 배우가 한지훈이란 캐릭터와 잘 어울린다는 것.




4. 그리고!

1) 5회 예고 뒤늦게 찾아보고 홀로 두근두근 거리는 중이다. 얼결에 6회 텍스트 예고까지 봐버려서 이 빠른 전개를 어찌 따라갈꺼나~ 스럽기도 하고 말이지; 일단 전개가 빠른데 그 속에 이야기와 감정이 제대로 연결되어 있어서 좋다-(ㅎ)

2) 첫째네... 괜한 자존심 부리며 고고한 척 했다가 이들 부부는 완전히 갈라져버렸다고 해야할까? 조금씩 어긋난 그네들의 관계가 인숙의 한방으로 회복할 길 없이 무너져버린 것 같았다.

3) 현진, 왠지 가여웠다. 지훈의 말대로 정 반대의 상황인데 같은 느낌. 아니 되려 현진이 지훈보다 덜 가진 느낌. 그러나 사회지도층에겐 그게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기에 나같은 서민이 그걸 알리가 없을지도;

4) 동호가 인숙에게 끌린 것, 그토록 인숙을 사랑해 마지않아 어머니에게 꿋꿋히 맞선 것은, 자신에겐 없는 그 무엇을 인숙에게 발견해서일까... 뭘까?

5) 인숙이 JK 사장이 되는 과정이 1부. 그 이후의 사건이 2부 쯤 될 듯 싶다. 1부의 과정도 흥미진진하지만 2부가 더더욱 궁금하고 기다려진다.

6) 역시, 기대하지 않은 작품은 이리도 재미나구나, 라며 새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