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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들리니 15,16회) 준하의, 선택

도희(dh) 2011. 5. 24. 16:04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15,16회.


예전에 정말 좋아라하며 보던 드라마 속에 두 캐릭터가 있었어요. 둘 다 굉장히 안타까운 상황 속에 놓여있었죠. 그리고 사람들은 이야기하더군요. 누가 더 '불쌍한'가에 대해서. 누가 더 '아픈'가 에 대해서. 그건 잘못된 생각, 이라고 당시 생각했었어요. 사람의 아픔, 그 고통의 크기는 보여지는 것만 다를 뿐, 그 깊이는 누구도 가늠할 수 없다고. 동주와 준하도 그렇다고 생각해요.   당시처럼, 누가 더 '불쌍'한가에 대한, 누가 더 '아픈'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누군가를 보니, 새삼 떠오르는 기억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는 느릿한 듯, 그러나 은근 빠른 전개를 보여주고 있어요. 그 덕분에 사건이 아닌 사람을 따라가듯 전개되는 이 드라마가, 알게모르게 불친절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구요. 저만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동주가 만들어놓은 두가지 길, 그 것에 대한 선택을 하는 준하의 이야기가 그려졌던... "내 마음이 들리니" 15~16회였답니다.







1. 준하 : 둘 다 할거야. 난 둘 다 되잖아.


차동주. 내가 니 말은 이렇게 따라할 순 있어도 내가 차동주가 될 수 없어.
어머니 믿지말라고 쉽게말하지?
그런데 난, 그 믿음 깨지면 지난 16년 한 순간에 무너질 것 같아.

그러니까 끝이 어디든 끝까지 한번 가보려구.
대신 어머니가 나 버리면, 니가 내 수호천사 해줘라.

안그럼, 내가 너무 불쌍하잖아.

어머니 태여사와 동생 차동주, 그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 준하는 동주가 만들어놓은 선택의 상황에서 꽤나 고민하게 되어버린 듯 했어요. 이 선택은, 그런 것 같았어요. 비교가 안될지 몰라도, 어린 아이에게 아빠가 좋냐 엄마가 좋냐, 라고 묻는. 중국집에서 짬뽕이냐 자장면이냐 고민하는, 그런 선택. 무엇을 선택해도 후회할 수 밖에 없는 상황. 혹은, 물에 빠진 두 사람 중 누구를 먼저 구하느냐,의 그런.

동주의 입장에선 어머니의 손을 놓아버리고 자신의 손을 잡아줌으로서 이 일에서 완전히 벗어나 장준하의 인생을 살아가길 바라는 것이겠지만, 장준하란 한 인간의 인생 자체가 태현숙에 의해서 만들어졌기에 준하는 태현숙의 손을 결코 놓을 수가 없었던 것은 아닌가, 싶었어요. 그리고, 준하는 어렴풋이 알고있는 듯 하더라구요. 그날, 태현숙이 내민 구원의 손길. 그 동아줄이 썩은 동아줄이었다는 것을. 그러나 그 것을 인정하는 순간, 동아줄이 끊어질 것을 알기에, 그는 그 동아줄이 썩은 동아줄이 아니길 바라며, 생명줄처럼 믿으며, 잡고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그렇게 준하는, 선택했어요. 모두가 준하에게 요구하던 그 것. 준하는 그렇게 태현숙의 손과 차동주의 손, 모두를 잡고 자신이 죽을지도 모를 길을 끝까지 가기로 하더랍니다. 그들을 구하고 최진철의 발목을 잡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죠. 이 것이, 준하도 동주도 모르는 태현숙의 복수. 잔인한 아줌마ㅡ.ㅡ!!!




동생 아니에요. 나 예전에도 지금도 단 한번도 갤 동생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나 봉마루가 아니라 장준하에요. 왜 다들 그애가 제 동생이라고 하는건데요!


16회의 엔딩은, 설마스러웠는데, 라며 꺄아모드로 들어서게 했죠. 그 꺄아모드 + 동주의 지켜보고 있다의 눈물한방울에 이 일을 어쩔꺼임!!! 거리며 버벅버벅. 그렇게 예고없이 기다려야하는 한 주! 이 세사람의 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 에 대한 걱정. 이런 마음이었다고 해야할까?

우리에 대한 준하의 감정. 그 것은 ...사랑? 잘 모르겠어요. 사실... 언제부턴가 준하가 우리를 여자로 바라본다는 것은 어렴풋이 느꼈지만, 외면했어요. 모르는 척 했죠. 준하의 감정이 그 것이 아니길 바라는 시청자 1人으로서 인정하고 싶지가 않았던 것일지도 몰라요.   준하가 태현숙이 내민 구원이 손길이 가짜임을 알면서도 인정하는 순간 진짜가 될까봐 외면하는 것처럼. 왜? 우리는 동주꺼니까.. 라는 1차원적인 대답. 그리고, 준하가 더 아프지 않길 바라는 어떤 마음. 그런 것. 이 아니었나.. 싶은.

사춘기를 격하게 겪고있었던 까칠소년 봉마루에게 작은 미숙이.. 봉우리는, 유일하게 웃게만들어주는 존재. 까칠소년 마루의 마음이 사실은 참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을 시청자가 알게해준 존재.   그렇게, 그 시절 굳게 닫힌 마루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열었던 존재가 아니었나, 싶었어요. 바보아빠를 거부하는 자신과 달리 청각장애를 가진 엄마를 사랑하고 그 상황에서도 밝고 이쁘게 웃을 수 있었던 작은미숙이의 존재가, 마루의 마음에 크게 자리잡았을지도 모르죠. 내가 갖지 못한 그 밝은 마음에 대한, 그 어떤... 

그래서 가끔 생각하곤 해요. 그 날, 그런 사건이 없이, 그냥 그들이 가족으로 살아갔다면... 솔직하지 못했던 까칠소년 마루는 어떤 어른이 되었을가, 에 대한. (동생바보가 되었을 것은 분명했을 듯;)

그래서, 인가? 그러니까, 인가? 그러나, 일까....?

준하가 우리에게 끌리는 것은, 정말 순수하게 사랑이란 감정일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리움, 이란 감정은 아닐까, 싶기도 하구요. 돌아갈 수 없는 것에 대한 그리움. 언젠가 준하가 그런 말을 했던 것으로 언뜻 기억되는데, 우리 속에는 아버지 영규씨와 할머니의 모습이 모두 담겨있었거든요.

아버지 영규씨의 티없는 해맑음, 그 순수함. 욕 속에 담겨있는 걱정과 따스함. 우리는 어린 시절의 그 밝은 모습 그대로에서 이 두가지 그리움을 품고 준하 앞에 나타난 것은 아닐까, 스러웠달까? 뭐, 그렇게 시계 달랑 채워놓고 경찰서 앞에 버려(?)두고 온 것에 대한, 자신을 대신한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미안함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고.

그 감정의 발전. 이 것도 사랑, 이라고 한다면 사랑이긴 하겠지만... 아프네요. 그래서 좀 억지스럽긴 하지만 역시나 전, 이 사랑 반대일쎄, 모드입니다. 이런 이기적인 시청자라 미안해요, 준하씨; 그러나 우리는 동주꺼란 말이에요.............(ㅠ)






2. 동주 : 형 망가뜨리면 엄마라도 용서 안해.

형, 장준하.
봉마루처럼 후회할 짓 말고 이번엔 선택 잘해라. 알았지?


엄마가 만들어놓은 새장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더이상 버거워진 듯한 동주는, 스스로 새장 문을 열고 밖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듯 했어요. 자유를 찾기위해서가 아니라, 그 새장을 만들고 그 것을 지키기위해 자신을 잃어가는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위해서 스스로의 힘으로 날개짓을 하려고 하는 듯 했달까?

그리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잃어버린 것을 돌려받아야만 하는 엄마 태현숙이 그 것을 위해서 준하의 날개를 꺽어버리는 것을 볼 수 없었던 동주는,   준하를 새장 밖으로 탈출시키려고 나름 머리를 쓰긴 쓰더라구요. 그러나, 세상은 역시 동주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그렇게 소중한 사람들이 다치는 것이, 그리고 자신을 믿어주지않는 소중한 사람에 대한 상처가 점점 커지는 듯한 동주였답니다.

뭐, 그런 상황 속에서 짠~ 하고 나타난 봉우리의 존재는, 세상에 홀로 서는 것이 힘겨워 웃는 것조차 버거운 동주에게 마음의 여유를 찾아주는 듯 했지만요. 뽀뽀이후로 나름 알콩달콩한 모습들을 보이던, 동주는, 청각장애를 바라보는 차가우면서도 동정어린 세상의 시선. 그 현실과 마주하며 또 한번 휘청해버린 듯 싶었어요.

그리고, 그토록 지키고 또 지키고 싶었던 소중한 형, 장준하의 마음까지 알게된 동주...  의 선택, 은 또 무엇일지. 모르는 척 외면할지, 소중한 형의 그 마음을 지켜주고자 자신이 유일하게 웃을 수 있는 존재를 놓아줄 것인지, 아니면, 힘겨운 현실에 부딪히듯, 이 현실과도 부딪힐 것인지...;





3. 우리 : 선생님을 보니까 오빠가 더 보고싶어요.

정말... 닮았어. 마루오빠...


스물 다섯이란 어린 나이에 닥친 현실. 그 모든 것이 참 고달플 우리는 언제나 밝고 씩씩하게 웃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어요.   이런 우리여서 동주도, 준하도, 승철이도, 그리고 나미숙씨와 민수까지 우리를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구요.   아무튼, 할머니의 치매로 인해 고달픈 현실에 또 하나의 짐을 얹게 된 우리는, 눈물대신 웃음으로 또 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답니다.

동주와의 뽀뽀사건 후, 은근 알콩달콩 모드를 선보이는 우리.   청각장애를 갖게된 후, 준하 외의 그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않았던 동주의 마음을 활짝 열어버린 우리의 비결은, 다름을 틀렸다 여기지않고, 사람이 가진 수많은 개성 중 하나, 그 것으로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던 마음, 이 아닌가 싶어요. 그 마음이 동주의 마음에 닿았기에, 동주의 마음이 활짝 열려 우리를 향해 웃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닐런지.

할머니가 품고있던 마루의 몽타주를 우연찮게 발견한 승철로 인해 그 것을 보게된 우리는, 그 그림 속의 마루와 닮은 한 사람을 자신이 알고있음을 알게되요. 그러나, 이 사람은 의사 부모님을 둔 사람. 그러나, 몽타주 이후 자꾸만 그를 유심히 살펴보는 우리는, 그가 정말 마루와 닮았다, 라고 자꾸만 생각하게 되는 듯 싶더랍니다.

이제 우리가 그 것을 눈치챌지, 손바닥 뽀뽀사건으로 인해 얼렁뚱땅 넘어가게 될지는 다음 회를 보면 알게되겠죠. 눈치 그냥 채버리라고 하고싶지만, 왠지 이 부분은 정말 크게 터뜨려줘야하는게 아닌가, 스럽기도 해서 모르겠어요. 최진철이 모르는, 최진철을 무너뜨릴 태현숙의 마지막 패이기도 하니까요. 준하=마루라는 것은.




4. 그리고..

1) 감수성 짱~ 매력만땅 나미숙씨의 등장! 봉영규씨에게 살폿 낚일 뻔 하다가 바보란 걸 깨닫고 좌절한 듯 싶더라구요. 누구에게도 말을 안높이는 이 언니가 유일하게 말을 높인 봉영규씨! 이 언니, 너무 매력적이에요. 영규씨가 미숙씨 선글라스 벗은 모습보고 죽은 미숙씨와 닮은 걸 눈치챌 줄 알았는데 전혀; 눈이 안닮아서 그런 걸까요...;; 그보다, 우리는 미숙씨의 선글라스 벗은 모습을 보고 어떤 반응을 보일런지;

2) 마루의 뽀뽀. 마음 속에 넘쳐흐르는 이런저런 감정이 우리 입에서 나온 '마루오빠..'란 단어에 의해 더이상 절제하지 못한 폭발, 같았어요. 장준하와 봉마루 사이에서 어찌하지 못하는 그의 아픈 마음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3) 최진철. 손에 피를 뭍히며 얻은 자리. 그 것을 지켜야만 하는 그는, 지켜야할 것이 많아지면서 점점 더 포악해지고 있는 듯 했어요. 그 모습이 섬뜩하면서도 가련한. 온전히 미워할 수 없었던 그이지만, 요즘은 정말 온전히 미워지기 시작했달까?

4) 태여사는 어쩐지 준하에게 정을 주지않으려 애쓰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찰나의 순간이지만.

5) 늘 제 멋대로인 민수.  조금씩 상대의 마음에 대한 배려, 라는 걸 배워가는 민수를 보며... 이 아가씨가 동주의 마음을 알게되면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해지고 있어요. 내 마음보다 너의 마음이 우선, 이 되어, 그 마음을 응원해줄 것인지, 예전처럼 내 마음을 우선으로 세워둘 것인지에 대한.

6) 배우 중 한분 인터뷰를 통해서 스포 하나를 밟았는데, 이게 진짜면 나 왠지 진짜 슬플 듯.

7) 할 말이 좀 있었는데, 갑자기 짜증나는 일이 생겨서 급 우울모드. 그렇게 리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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