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프레지던트 3회) 고개를 숙일 때도 전략이 필요한 법이다.

도희(dh) 2010. 12. 23. 06:48

드라마 프레지던트 3회.

어제 통화를 하다가 "넌 내일 뭐해?" 라는 물음에 "전 내일 프레지던트 봐요." 라고 낭랑하게 대답했다가 상대쪽에서 헐, 거리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어요. 흠.. 프레지던트 보니까 약속잡기 애매하다는 의미였는데; 무튼, 일주일 내내 기억나진 않지만 요즘들어 가장 몰입해서 보는 드라마가 아닌가, 싶어요. 아니다, 일단 유일하게 본방사수하는 드라마라고 해야하나? <시크릿 가든>은 9회까지 보고 그 다음 회차부터는 아직 못봤어요. 그래서 인터넷 할 때는 그 드라마 기사 살폿 피해다니는 중; 근데 쉽진 않습니다.

이번 <프레지던트> 3회는 중반까지 초큼 지루했어요. 신희주와의 씬은 이뻐서 (데이트 하는 줄 알았음;) 좋아라하며 봤는데, 병아리군 사고치기 직전까진 왠지모르게 지루. 병아리군 사고치고나니 뭔가 급박하니 호홀, 거리며 정줄놓고 봤더랍니다. 그리고, 김경모 전 총리... 왠지 멋지셔서 반해가고 있습니다. 장일준만 아니라면 밀어주고 싶네요! (라고 해봤자 장일준 좋게봐서 멋지다는 것일지도 모름;)






1. B급 태풍 두개를 합쳐 A급 태풍을 만들어보는 게 어떻습니까?

"정치는 신뢰에서 부터 시작하니까요"

- 신희주 -


<<장일준 : 신희주>>



박을섭 후보의 스캔들 이후의 지지율.. 박을섭 후보가 4% 감소하고 장일준은 3% 증가했다고 해요. 그렇게 드디어 3위 등극. 두둥! 일단 꼴지는 면했고, 다음으로 장일준이 잡아야하는 상대는 바로 신희주 후보 였어요. 그리고 장일준은 상대가 상대이니 만큼 더러운 술수가 아닌 정정당당한 방법을 쓰게되죠. 그 것은 바로 "후보 단일화" 협상.

바로 우리 단일화하자고 조르지도 않아요. 조용한 곳에 불러내어 바람이 어쩌구 태풍이 어쩌구 주절주절 이쁜말 고운말 솔깃한 말 늘어놓으며 상대가 눈치채면, 자신의 계획을 말하며 상대가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게 만들더군요. 아주 자신만만 당당한 모습으로요. 그리고 신희주 의원은 바로 "콜~"

두 사람은 단일화를 하기로 한 시점에 '지지율이 더 낮은 사람'이 포기하는 것으로 악수로 약속을 했어요. 정치는 신뢰에서 시작하는 것이라면서. 신희주 후보는 그동안 보아 온 장일준의 모습들을 통해서, 그리고 '나는 너를 꼭 이길 수 있다'라는 자신만만함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듯도 싶더라구요. 승부욕이 생겼을지도 모르겠고.



그리고 신희주 후보.. 참 좋더랍니다.   2회 첫 등장부터 호감이 가더니 이번 단일화 협상에서는 참 이쁘다, 라는 생각을 하며 봤어요. 게다가 왠지 보다가 "누가 보면 장일준이랑 신희주랑 데이트하는 줄 알겠네?" 스럽기도 했구요.

참, 신희주 후보는 전 검찰총장으로 .. 3년 전에 여야를 막론하고 불법자금 수수한 자들을 모조리 감옥에 쳐 넣거나 은퇴시킨, 그런 존재였다고 해요. 그러한 이유, 이미지들로 인해서 현재 국회의원 뺏지 한번 단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후보까지 되어 장일준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튼, 지금까지 보여준 신희주 후보의 이미지는... 대화가 통하는 사람.



2. 장일준, 아들 일을 사과하는 게 목적이 아니었어.

김경모의 목이,
내 살점 하나 떼주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 장일준 -


<<장일준 : 김경모>>



지난 2회에 언급된 김경모 후보의 비리는 잘못된 것이라고 해요. 누명. 그리고 3년 전,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신희주 후보의 조사결과 아니라는 걸 확인했다고 하구요. 하지만 어떻게든 무언가를 이루어내 아버지의 눈에 들고 그렇게 아버지의 캠프에 참여하고 싶은 병아리.. 아니, 장성민은 김경모 후보의 비리에 대한 정보를 언론사에 풀고 말죠.   그리고 그 것이 잘못된 정보임을 알고있는 장일준은 고심 끝에 김경모 후보를 찾아가 공개적인 사과를 하게 되었어요.

일석 이조.

박을섭을 잡으려 덫을 쳐놓다가 신희주도 그 덫의 한부분에 함께 잡혔던 것처럼, 김경모 후보에게 자신의 아들의 잘못에 대한 공개적인 사과와 함께 막다른 골목에서 빠져나왔어요. 그렇게 공개적인 사과를 통해 한번 찔러보고 아니면 말고 식의 흑색선전이 아닌, 잘못된 일을 똑바로 잡고자 하는 곧은 이미지 하나를 만듦은 물론, 동시에 이왕 간 김에 TV토론을 하지 않으려는 김경모 후보를 TV토론으로 끌어내는 성과를 이루고 말았답니다.

막다른 골목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길, 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요. 김경모 후보를 향한 사과 후의 보여준 장일준의 행보. 많은 사람들과 카메라 앞에서 토론의 장을 만들어 김경모 후보가 TV토론에 나올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버리는, 처음부터 의도한 것인지 도착해서 생각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대의 목을 얻기위해 자신의 살점 즈음은 가볍게 떼어내줄 수 있는 장일준이란 사람. 만만찮아요;


만만하지 않은 거 알고있어. 그래서 다치게 하고싶지 않아.
모르겠나? 난 그 친구가 마음에 들어.
내가 부족한 점을 많이 가지고 있고, 똑똑하고 야심도 있어.
그 친구는 우리당에서 가장 소중한 자산이야.
그래. 그 친군 내 정부에서 첫 국무총리가 될 사람이야.
그러니까 너무 날세우지 말게.

- 김경모 -



그리고 그런 장일준을 사실은 이뻐라하는 김경모 후보. 그의 대인배스러움에 새삼 감탄했어요.   또한, 우유부단 좋은 게 좋은 거다 싶은 이미지면서도 자신의 뜻과 다르다면 가차없이 단호해지는 것도 그렇고.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것을 보며 어느정도 가식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3회에서의 모습을 보니 그냥 그 자체가 올곧은 신사인 듯 했어요.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 마음을 먹었으니 전혀 야심이 없다거나 정치적이지 않다거나, 하는 그저 순진무구한 사람은 아니겠죠. 하지만 뭐랄까, 꽤나 이상적인 대통령상이라고 해야하나? 그랬어요. 그래서인지 조금은 응원해드리고 싶었답니다. 그러나, 나는 장일준 편! (펴.. 편가르기 할 때냐;;;)




3. 어떻게 대통령이 되기위해 하나 뿐인 아들인생을 망가뜨려?

독일 유학 시절, 대일그룹의 딸인 자신에게 잘보이고자 하는 다른 남자들과 달리 유일하게 자신에게 무관심했던 장일준에게 흥미를 느낀 조소희는,  그의 가슴 속에 아무도 끌 수 없는 불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고 해요. 대한민국을 다 불태우고도 남을 열기가 그의 가슴 속에 있었고 자신이 아니면 그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여겼기에 죽자살자 매달려 결혼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조소희는, 장일준의 아내이자 정치적 동지로서 그의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존재이기도 했죠.   그녀는 그의 그림자, 그 어둠에 머물기로 했으니까요. 또한 때때로 장일준의 행보가 마음에 차지않더라도 내색은 커녕, 나는 당신을 지지합니다, 라는 양 그의 뜻을 모두 웃으며 받아들여 주고 있었어요. 때론 그게 무섭기도 하지만요.

1회 처음. 현 시점에서부터 3개월 후, 장일준의 비자금 사건으로 인해서 조소희와 크게 한판 맞짱 뜬 것 외에, 3개월 전인 현재의 시점에서 조소희가 장일준이 하는 일 중 마음에 안드는 것이 있어도 언성을 높이는 일은 없었어요.  그리고 처음으로 그녀는 장일준에게 언성을 높이더군요. 너 지금 뭣하는 짓이냐, 라며; (이.. 이렇게 말한 건 아니지만 대충 요런;)  

그녀에겐 남편 장일준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것 만큼 중요한 것은 가족을 지키는 일이었을 거에요. 그녀는 세 아이의 엄마니까요. 어느 날 갑자기 남편 첫사랑의 아이가 굴러들어온 것도 마뜩찮은 상황에서 그 아이는 내내 자신의 곁에 두는 것은 물론 집으로까지 끌어들였으면서, 자신의 아들 성민을 밀쳐내는 것도 모자라 온 국민 앞에서 망신을 줬다는 것으로 인해 조소희는 참을 수 없었던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그런 그녀의 분노에 대한 남편의 대답에 더더욱!



야망을 위해선 첫사랑이고 아들이고 다 내팽개칠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서는 그 것들을 이용할 수도 있는, 장일준. 지금까지의 이미지는 그러하답니다. 그리고 이 사람은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뭐든 이용할 수 있는 사람. 하지만, 정정당당한 방법이란 선에서 말이죠. 

이수명 대통령의 말을 빌리자면 "속을 알 수 없는" 장일준.

솔직히 고백 하나 할게요.   저는 이 사람, 장일준에 대해서 잘 모르겠어요.   속에 무엇을 담고 있는지도, 무엇을 생각하는 지도, 앞으로 어떤 행보를 할지도, 전혀 예측이 되질 않는다고 해야할까요?   하긴, 제가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고자하는 사람의 속을 어떻게 알겠어요..(;)



"어떻게 대통령이 되기위해 하나 뿐인 아들 인생을 망가뜨려?"

"그 정도로 망가질 인생이면, 그 것도 제 운명이야!"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다른 이유?"


<<장일준 : 조소희>>


속이야 어찌되었든 언제나 서로를 가장 잘 알고 이해해주는 양 지내던 장일준 조소희 부부는 대판 싸우게 되었습니다. 이미 유민기의 존재를 다 알고있는 조소희가 그 카드를 꺼내어 쓸 것인지, 좀 더 품고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부부의 싸움의 끝은 그리 멀진 않겠죠? 하지만 이젠 더이상 예전처럼 하하호호 우린 마음이 잘 맞아요, 라며 서로에게 가식을 덜 떨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얘들 좀 무서운 부부임. 서로에게 가식떠는;




4. 그리고?

+) 병아리군, 그래도 2회보담은 보기 편했어요. 아, 벌써 익숙해진 건가?
사실, 장일준 버럭거리는 거에 몰입하느라 병아리를 제대로 못봤다고 해야하는 것일지도? (먄;)

+) 인영이와 민기가 박을섭 후보 관련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민기의 말에 울컥한 인영이가 '적어도 울 아부지는 걔처럼 너저분하지는 않으심!' 하고 휙 나갔을때 조금 웃겼어요. '니 아부진 자식까지 낳아서 버젓히 집에 들이셨단다;' 라며-(ㅋ)

+) 조소희 오빠 회장님. 관련자들 입막음 하려고 이미 돈 들이부으셨을텐데.. 라고 생각하다가,   쟤들한테 그게 돈이겠음? 이라고 급 정정. 내가 왜 지들 잘못 입막음한 돈을 보며 '그거 안써도 됐는데.. 아까비;'라며 걱정하는건가, 라며.

+) 현실적인 듯 하지만, 참 이상적이네요. 이 드라마에 나오는 의원님들. 현실은...(;)

+) 내가 가끔 기지개를 펼 때, "으으으갸갸갸갸갸" 거리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 곤지 냥이 "냐아아아아아아앙" 거리며 하품하심; 소리내며 하품하는 거 처음보는지라 혼자 웃음이 터지고 말았어요; 냐옹아;;;

+) 내일은 제 사랑 크리스마스 "이브" 입니다. 제가 일년 중에 가장 좋아하는 날이에요. 이유는 없이. 그냥 좋아요.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것이. 별다른 약속은 없습니다; 인생 뭐 있습니까...(훌쩍;) 반면, 크리스마스는 그냥저냥. 내리 3~4년간 크리스마스에 안좋은 일들만 생겨서요. 소중한 분 기일이기도 하고. 그래서 슬픈 날. (훌쩍)

+) 모태솔로였던 예수님은 평생 솔로로 살다 가셨기에 연말은 외로운 게 진리라고 합니다......ㅋㅋㅋㅋㅋㅋ 트윗에 누가 RT해놔서 읽었는데, 아, 멍하니 읽다 빵 터졌습니다. 크리스마스 그리고 연말이 외롭다고 슬퍼하지 맙시다~ ㅋㅋㅋㅋ

+) 음... 제목이랑 내용이랑 다른 게 하루이틀이 아닌데, 오늘따라 내내 음, 거리는 중. 몰라;

+) <마이 프린세스>는 그냥저냥 '로코구나' 싶은데, <싸인>은 예고보고 파닥파닥. 내 스타일이야; 랄까나? 예고처럼 뽑아주신다면 재미나게 볼텐데... 그 전에 나는 <프레지던트> 봐야하는데? 내가 수목에 고민하게 될 줄이야; (2011에 들어서면 월화수목 다 쉴 거라고 예상했었음.. 처음 라인업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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