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천추태후 1화 - 여걸 사극의 탄생

도희(dh) 2009. 1. 4. 16:45



어제, 2009년 1월 3일 '과도한 홍보'로 인해서 '이건 뭐야~'라는 마음 반과 '자신이 만만한데?'하는 마음 반으로 보게된 '천추태후' 원래 그 시간대에는 '가문의 영광'을 보는데, 먼저 시작하길래 '간만 살짝볼까?'싶은 심정으로 틀었다가 넋놓고 보게되었습니다.
천추태후는 여느드라마들 처럼, 1회에 시선을 확 잡아끌어야한다는 어떤 '사명감'을 가진 것처럼 그래픽을 팍팍넣은 영상들로 문을 열었습니다. 그 유명한 곰전투씬은... 웃기기도했고, '전쟁에 곰이 뭐냐!!!! 이건 반칙이야!!!'라며 혼자 버럭질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잖아요... 우리편(고려)이 지니까 화가나고 더 긴장되는 뭐 단순한 마음?
그런 화려함으로 시선을 끌고, 천추태후의 '주요캐릭터'의 인물설명도 흘리듯이 설명해주었습니다. 1부의 시점은, 이 드라마 '천추태후'가 본궤도에 오르기 직전을 그린 듯 했습니다. 성종과의 불화가 점점 심해지고있고, '황보설(신애)'은 이미 죽은 듯한 뉘앙스가 느껴지더군요.


1. 오랫만에 들어보는 '옛날사극'삘의 나레이션
드라마가 시작하고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이 '나레이션'이었습니다.
그러고보면 옛날에 봤던 사극에서는 '나레이션'들이 중간중간 들어가서 역사를 공부하는 듯한 맛과 함께 드라마를 봤었는데, 요근래의 사극에는 '나레이션'이 다 사라졌었잖아요. 최근은... 전설의 고향 정도?
무튼, 드라마가 시작하면서 시작된 '나레이션'은 뭔가 옛날사극같은 느낌의 나레이션이 기분좋게 들렸습니다. 공부하는 느낌... 말이죠...ㅋ 뭔가 고증된 느낌도 들구요.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일단 드라마는 픽션!!!



2. 내 땅에서 내 백성들이 피를 흘리는 건 나는 용납할 수 없다. 그까짓 땅 덩어리보다 내 백성 한사람의 피가 더 소중하단 말이다. (성종)

고려왕 '성종' 역에는 바람의 나라에도 나오시던 '김명수'씨께서 맡으셨습니다.
헌애왕후와 신하들의 말을 대충 들어보면, 스스로 몸을 낮추어 송나라의 속국임을 자처하고 이래저래 눈치본다며 비난을 받고있는 왕이었다네요. 그러면서도 형제들에겐 차갑고 냉정한... 헌애왕후의 말로는 '여동생도 죽게한' 비장한 오라비라고 하는데... 그 여동생은 '헌정왕후 황보설'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예고를 봐선 어린시절엔 사이좋은 오누이들같던 이들에게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인지...;

그는, 질서정연하며 혼란이 없는 나라를 꿈꾸던 왕이었고 그러기위해서 스스로의 방법으로 노력했다고 프로필에 나와있던데... 그러한 그의 가치관이 '황보수(헌애왕후)'와 내내 갈등을 겪게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왜 이 성종이 어딘지 모르게 마음에 와닿을까요...? 이 캐릭터 은근히 매력이 느껴집니다.
잘못 연기하면 찌질해보였을 이 캐릭터는, 연기하는 배우님의 무게감으로 그 매력이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3.  왕후마마께서 갇히셨다. 마마를 헤하려는 자는 그게 누구든, 그게 설령 전하라해도 벤다. (강조)
이 분은, 그 옛날 전설의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에서 채시라씨와 함께 열연하셨더 그분!!! 여명의 눈동자는 아아아주 어릴 때 잠깐씩 봤던 기억이 나는데.. 그게 본방인지 재방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강조는 무척 우직하고, 하나만 바라보는 캐릭터라고 합니다. 그는 헌애왕후 한 사람만을 바라보며, 그녀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우직한 보디가드이죠.
헌애왕후가 보디가드가 필요해보이지는 않아보였지만요. 이 분은 왠지 픽션이 어느정도 가미된 인물이 아닐까하는 생가도 조금 들었습니다.
어찌되었든 이런 캐릭터는 정말 가슴을 절절하게 만들 수도 있는 캐릭터이긴 해요. 평생을 바라보지만 그 마음을 보여줄 수 없는 남자라...; 그리고 발해의 유민이라던데, 아마 2회부터는 그가 어째서 헌애왕후(황보수)를 곁에서 지키며 스스로의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지도 나오겠죠?



4. 우리에겐 우리 길이 있다. (김치양)
헌애왕후(황보수)의 연인이라고 설명이 되었더군요.
그리고, 스파이? 고려판 쉬리라고 생각할까요....?
신라의 후예로 신라의 부활을 꿈꾸며 헌애왕후에게 접근했고, 그 반란을 도모할만한 힘을 가졌음에도 그녀를 사랑하여 망설이게된다... 그러던데요?
이 두사람이 사랑하네 어쩌네는 1회에서는 그려지지않았지만, 바라보는 눈빛이 은근함이 0.01% 정도 느껴졌습니다. 김석훈씨는 젊으셨을 때 무척 좋아했던 배우세요. 물론 지금도 젊으시지만.. 더 젊은 시절?
그나저나, 이 드라마를 보다가 생각한건데... 우리나라의 드라마의 틀을 완전히 깨부수는 드라마가 된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여걸을 메인으로 걸어서 그녀의 일대기를 그린다는 것도 새롭지만, 나이가 어느정도있는 여배우의 상대가 많이는 아니지만 - 연하라는 것!!!
지금까지 사극의 여인들은 상대 남자배우와 어마어마한 나이차이를 가졌었잖아요. 최수종씨만해도 ...;;
사극에서 여배우가 자기보다 어린 남자를 상대로 로맨스를 펼치는 것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저로서는 나름 재미있고 신선했었습니다.
김치양이란 캐릭터도, 잘만 표현하면 멋질텐데... 부디 산넘어 가는 캐릭터가 아닌 지금모습과 같은 캐릭터가 되어주셨으면 좋겠네요. 아직, 김치양의 매력을 못느꼈지만 말입죠~ (난 성종...;;;)




5. 적에게 땅을 다 넘겨준 군왕에게 무슨 백성이 있습니까! (헌애왕후)

뭐, 이런 배짱이 다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선왕의 비였다고해도, 현재의 왕에게 고래고래 막말을 하는 저 배짱이란...;;; 고려의 관습등등과  왕족계보는 잘 모르겠지만, 대충 기사로 읽어보니 '근친상간'이라고 여길 수 있는 친족간이 결혼이 고려시대에는 행해졌다고 하더군요. 조선은 유교의 나라여서 아니었을테고, 그 전까지는 그럴 수도 있겠지... 란 별 거부감 없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근데, 좀 헷갈려요. 경종의 비이자 성종의 누이이자 목종의 어미인...; 공부덜한 티가 팍팍 났습니다...;
헌애왕후는 훗날의 '천추태후'가 되는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녀의 일대기를 어찌 그릴지는 그냥저냥입니다. 그닥 궁금하진 않다는 거죠. 어찌어찌 잘 그리겠죠~; 단지, 채시라씨의 열연이 돋보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쩜 저런 도전과 변신과 연기력을 가진 것일까... 하는 생각과 함께요.

오빠의 성종의 정책과는 달리 영토를 넓혀 옛영광을 구현하고자하는 커다란 야망이있는 그녀.
그녀는 어째서 '여인'으로서의 삶보다 영웅으로서의 삶을 택한 것인가도 2회부터 나올 것 같습니다.
무튼, 액션은 좀 허술해보였지만... 그러려니하는 너그러운 눈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엄청 노력했다는 것이 내내 느껴졌거든요. 무튼, 저는 전쟁사극은 흘려보는 편인데 - 헌애왕후... 전쟁 중에 살짝 멍때리는 장면에 '왜 안싸우니~'라며 혼자 생각하며 피식 웃어버린 기억도...;
지금은 앞만 달려가는 그녀도, 어느 순간에는 권력을 위해서 정치판에도 뛰어들지 않을까하는데.. 그 부분은 은근히 궁금해집니다. 지금에서 조금 더 많이 세상이 때가 묻어있는 그녀가.



6. 기대되는 캐릭터, 늑대소녀 사일라

가장 눈에띄는 캐릭터였습니다. 대사처리는 아직 어눌한 생각이 들었는데, 그 것은... 설정이 아닌듯..;
캐릭터 자체는 무척 매력이 있었습니다. 야생소녀같달까? 기사를 검색해보니 '늑대소녀'라고 스스로 칭하셨더군요.
맞는 말 같아요. 사일라란 이름의 무척이나 매력적인 아이.
해피투게더 등등에 나왔을 때는 그다지 관심을 안가졌는데, 손을 올리고 허리를 구부정한 자세로 말하는 그 모습이 무척 생동감있게 느껴졌습니다. 기대해요 사일라~*



7. 그 외에 아직 두각은 드러내지 않았으나, 중요해보이는 이런저런 얼굴들도 함께...;

그 외에 얼굴은 비췄으나 아직 확실히 두각은 드러내지 않은 몇몇 캐릭터들.
뭔가 신비함이 있는 여진족의 사람들과 여걸드라마의 또 하나의 여전사 '천향비'
뭔가 찌질한 시작이지만, 결국 배신자캐릭터가 될 성주... 이름은 기억안남.
극 후반, 짜증을 불러내어주시던 장군님... 말좀 들으라며 소리까지 질렀답니다...;
강감찬의 이덕화씨는, 뭔가 참 멋이 느껴졌습니다. 당신, 멋져부러~;;;

대하사극을 보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수많은 캐릭터들 덕에 이름외우기가 참 난해하다는 것!!!
내가 과연 '가문의 영광'을 제치고 이 드라마를 꾸준히 볼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열심히 천추태후 본 후에 채널돌린 '가문의 영광'의 마지막 닭살스런 대사에 또 낚여가고 있기에...;
무튼, 천추태후 1회는 기대감이 없어서인지... 기대이상이었습니다.



8. 그나저나, 왕의 권위는 어디에...???

고려가 그런 나라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늘 중후한 조선사극을 보다가 왕 앞에서 삿대질하며 싸우는 신하들이나
왕에게 소리 바락바락지르는 헌애왕후의 모습은 뭐랄까... 왕의 권위는 없는건가...? 요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거 재밌으면, 고려사를 찬찬히 알아봐야겠단 생각이 들더라구요...;




9. 기타 잡담.
* 청률이가 20%까지 나온 첫방... 대단!!! 나같이 낚인 사람이 많은 듯!!!
* 신애씨를 그닥 좋아라도 싫어라도 안하는데, 은근히 신애씨의 황보설에 더 관심이 가는 1人
* 신나게 봤습니다. 혼자서 응원하고 화도내고 말이죠. 말좀들어라~ 이러면서...;;;
* '바람의 나라'를 보면서 중얼거리던 것이 습관이 되어버린 듯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