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꽃보다 남자 1회 - 생각보다 괜찮았던 F4, 그리고 잔디

도희(dh) 2009. 1. 6. 03:18


기획단계에서 캐스팅, 그리고 방영직전까지 참~ 말이 많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드디어 첫방영을 했습니다. 그닥 기대하지않다가, 사흘 전쯤에 갑자기 호기심이 상승세를 일으킨 덕에 내내 기다렸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원작 '꽃보다 남자'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 유명하니 그냥 덮어두고, 드라마는 '대만판'과 '일본판'을 다 보긴 봤습니다. 대만판은 원치않게 그냥 얼떨결에 엮여서 본 드라마였고, 일본판은 손수 구하고 구해서 봤던 드라마였는데, 각각의 매력과 개성이 있는드라마였죠. 저는 개인적으로 '일본판'을 더 좋아합니다.

일단, 첫회를 보고난 내 감상은... 기대보다는 훨~ 괜찮네? 였습니다. 음, 제 기대치는 마이너스였거든요...;
애들 연기나 스토리나 이런 것 보다는 '꽃돌이로 눈요기하자'는 마음 90%로 보기시작한 드라마였기에...ㅋ


1. 생각보다 덜 오버스러웠던 츠쿠시, 금잔디.

누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꽃보다 남자'는 남자배우들은 얼굴이고, 극은 여자배우의 연기로 이끌어가야할 드라마다 라고 말이죠.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모를 공감으로 마구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여주인공이 '구혜선'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인터넷 얼짱출신에, 어느정도의 연기력을 가진 여배우이니 말이죠. 구혜선씨는 '왕과 나'에서 꽤 좋은 연기를 보여줬고, 최강칠우에서는 조금 아쉬웠지만 나름 괜찮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 혜선씨는 무게감있는 이미지를 겨우 잡아놓더니, 다시 과거로 돌아오셨네요.

여기저기에서 잔디가 오버스럽다는 말을 하는 것을 조금 들었는데, 저는 기대보다는 덜 오버스러운 잔디를 만난 기분이었습니다. 오버스러움과 진지함 사이에서 적절하게 조절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약간 아슬아슬한 기분이 들긴했고, 그로인해서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서는 '오버스럽다'란 느낌이 들기도 했을 것 같지만, 적절한 선에서 그녀 스스로 감정을 통제해가며 너무 들뜨지도 너무 가라앉지도않은 '금잔디'를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그 느낌은 아마, 1년간 해온 사극연기를 통해서 배운 '진중함' 혹은 '무거움'이 아직 남아있는 상태여서 그렇게 보인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욱'하고 소리지를 때의 톤도 오르다가 약간은 절제되는 느낌이었는데, 그녀의 그전 사극들에서 느꼈던 톤과 호흡이 엇비슷하게 들리기도 하고말이죠. 혜선씨의 전작들은 '왕과 나'와 '최강칠우'밖에 안봐서 잘 모르겠지만 원래 그런 것이었던 건가보다 싶기도하면서, 일년동안의 습관이 몸에 베어있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뭐, 저는 그랬습니다.



그래도 아직 '잔디'의 캐릭터가 100% 완성되지않은 느낌이 든 것은, 첫 촬영의 스틸컷에서의 '긴머리'가 어느순간 짧아졌고, 그렇기에 드라마 중간에 쌩뚱맞게 긴머리의 잔디가 집안에 들어서자 짧은머리의 잔디로 변신한 그 황당함이 발생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음, 100% 사전제작이 아닌이상 누구나 그러하겠지만 그 장면을 보면서 어느정도의 반응을 살펴보며 캐릭터를 잡고있는 것은 아닐까 ...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기대보다 좋았던 것은, 스틸컷에서 느꼈던 것과 달리 '어려보이는 구나~' 하는 것이었죠. 역시 머리길이가 짧아지니 어려보이는 건가? 솔직히, 꽃돌이들이 뽀샤시하게 안잡혀서그런지 피부톤도 희고 고운 혜선양은 나름 어려보였습니다.




2. 기대보다 괜찮았던 F4

기대치 '마이너스'에서는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준군과 범군은 둘이서 잘 노는구나 싶었고, 민호군은 기대보다는 좀 포쓰가 약해보이지만 '엉뚱함'은 나름 괜찮지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2회가 내심 기대가 됐습니다. 1회로 판단하기엔, 애들의 출연분량이 너무 적기도했고..;
제가 1회에서 '오오라~' 싶었던 건, 윤지후 역의 '현중'군이었습니다. 
현중군이 나오는 순간, 소위 말하는 '손발이 오그라들' 준비를하고 봤었는데 '나름 괜찮잖아?'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느낌이었냐면, 황부인한테 건성건성 이야기하는데 조금 얼어있는 느낌? 그랬다구요. 시선처리는 어색했지만요. 풀샷에서 눈동자 굴리는 장면보고 피식 웃음도 나왔습니다. 냉정하게 서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왠지, 점점 더 괜찮아지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오기도 있고, 욕심도있고, 승부욕도 강하니 만족할만큼의 연기를 하려고 하겠죠..; 그나저나 현중군... 얼굴이 상해보이고, 안되보였습니다... 수염도 거뭇거뭇...;
기대치가 플러스였던 범군에 대해서도 약간의 딴지거리가 있지만, F4중 가장 좋아하는 배우에-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라 그냥 PASS!!!
이렇게 딴지걸자면 하루종일 딴지걸 수 있긴하지만, 딴지따위 개나 줘버리고(...;) 그냥 이쁘게만 보려고 합니다.

드라마가 시작되면, 배우들을 일단은 무조건 이쁘게만 보려는 편이기도 합니다. 이유는...
예전의 모 드라마의 '모군'이 출연한 드라마의 첫회를 보고 '아저씨~ 책읽냐~'라며 주변사람들과 함께 딴지걸었는데, 그 드라마가 끝나는 시점에서 그 모군은 '캐릭터 자체'가 되어버린 것을 보며 모든 드라마의 연기자들의 연기는 '일단, 끝까지보고 판단'해야한다는 것을 많이 깨달았었습니다. 그렇지않은 배우들도 있지만, 스스로가 성장하고 발전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면 멋진 캐릭터로 완성시켜주겠죠. 그렇기에 일단 얘들을 이쁘게 보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저는 마이너스로 시작했기에 나름(!!!) 괜찮기도 했구요..;

그나저나, 이게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일까요?
전엔 꽃돌이들 TV에 나와도 건성건성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어머어머'거리며 보고있으니 말이죠.
어릴 때 그런 언니들에게 '나이값좀 해요~'라며 타박하던 것이 엊그제같은데, 제가 그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나이가 된 저는 그 언니들처럼 꽃돌이들에게 '꺄~'거리고 있네요...; 
......


 

3. 극에 꼭 필요한 전개, 엉뚱한 걱정이 들다.

첫 장면은 빨간딱지받은 한 남학생이 집단폭행을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했습니다.
이 녀석이 극 전개에 필요한 하나의 키워드를 쥐고있는 녀석이라고 하더군요. 그렇다고 합니다.

무튼 녀석이, 집단폭력에 자살을 선택해서 뛰어내리려고 할 때 '30,000원 입니다'하는 잔디가 좀 웃기긴했지만 -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빨간딱지에피소드는 극의 전개상 가장 필요한 에피소드인데도 불구하고
신문에서 학교폭력, 왕따조장... 기타등등의 기사가 나오지나 않을까하는 생각.
원래 드라마보면서 그런 생각을 잘 안하는데, 요근래 인터넷 기사를 자주 접하다보니 티끌 하나로도 태산으로 만드는 실력에 몇번 놀란 적이 있어서 그런 생각이 들었나봅니다.
정말로, 대문짝만한 기사는 아니지만, 인터넷기사 어디선가 '학교폭력, 왕따조장'어쩌구저쩌구의 글을 읽긴 읽었습니다. 뭐, 나오겠다 싶은 글이 나와서 놀랍지도 않고 - 그러려니 웃고 넘겼지만요.
뭐, 그렇다구요...;



***
디씨에 벌써 갤이 생겼더군요. 떼루아랑 스타의 연인도 2준가 3주만에 생기던데, 첫방에 바로 생기다니... 대단!!!
반응이 궁금해서 눈팅하러 갔는데, 이건 뭐...;;; 뭔가... 폭탄을 덩어리째로 얻어맞고 나온 기분이네요.
한 3주정도 있다가 안정기에 들어서면 슬슬 눈팅하러 들어가볼 생각입니다. 호불호가 갈리면 정리가 되겠죠.
24부작의 이 드라마에 만화 전체분량이 들어갈 것인지, 어느 선에서 자를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기대치보다는 좀 부족했던 삐까번쩍함은 어떻게 계속 이대로일지도 궁금하고...;

무튼, 원작의 선을 그대로 따라가면서, 한국적으로 바꾸겠다는 것 같은데 - 호흡조절을 잘 하면서, 재미있는 드라마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드라마 중반까지 막장으로 가지않고, 그 시점에 시작하는 S본부의 자명고가 재미있지않는 한, 이 드라마를 볼 듯 합니다.
사실, 흔들리고 있거든요. 에덴의 M본부에서 드디어 '출생의 비밀' 떡밥이 풀려버려서 이야기가 나름 급물살을 타지않을까 하고 말이죠.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 시점부터 '에덴의 M본부'를 볼 생각이었는데, 역시 전 월화는 K본부 인가봅니다...; 게다가 송승헌씨보다는 범군이 더 좋기도 하구요...;


결론은, 저는 이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시간가는 것도 아깝게 나름대로 재미있게보고, 혼자 '꺄~!' 거리기도 했고, 2회 예고보고 기본적인 전개를 알고있으면서도 내심 기대가 된다는 그런 이야기인데, 제가 쓴 글을 읽어보니 굳이 그런말을 하는 것 같지도않고...;;;

언제나 그러하듯이 이번 감상은, 그냥 잡소리하다가 결론은 산으로 넘기면서 끝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