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천추태후 9회 - 9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맞추기위해 분주했던 새로운 시작.

도희(dh) 2009. 2. 1. 20:37

드라마 천추태후 9회를 시작으로 '천추태후 시즌2'가 시작되었습니다.
천추태후 9회는 그 날로부터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시청자로서는 갑작스레 흘러가버린 그 9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들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자라났는지를 알려주기 위해서 이래저래 분주하게 움직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로인해서 중간중간 산만한 느낌도 들었지만~ 앞으로 두번째 시즌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주기 위해 바닥을 탄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봤습니다. 일단 새로운 등장인물과 갈등들을 깔아놓기 위해서는 10회까지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장편 대하사극이니 만큼 드라마의 흐름을 맞추기 위해 한두편 정도는 '나름의 희생'도 필요할테니까요.

그나저나,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면서 이렇게 허둥거린 건 처음인 듯 합니다. 아무래도 아역부분에서 너무 큰 재미와 기쁨 등등을 느끼며 봤었나봐요. 성인들의 출연으로 전혀 새로운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드니 말이죠.
적응해야해~ 적응적응!!!

우리나라는 지역감정이 좀 있잖아요. 아, 저는 그런 것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엄마나 다른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면 그렇더라구요. 정치판도 그렇고. 황주니 신라계니 어쩌구하는 황보수외 기타등등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역감정'은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었구나 싶었습니다....; 고려에도 지역감정들이 과하게 있었습니다.









1. 갑옷 속에 감춰놓은 아들에 대한 그리움, 황보 수

아직까진 뭐랄까... 이 사람은 '황보수'야. 라고 딱 느낌이 들지않았습니다. 소은양의 황보수를 너무 좋아했기 때문이겠죠. 잊혀지지도 않고, 회상장면 나오니 반갑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물론, 차차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지않을까~ 하면서 그럭저럭 보고있습니다.
수는 강인한 여걸로서 여진족과의 침략을 막아내며 백성의 영웅이 되어가는 한편 9년동안 고작 몇번 밖에 만나지 못한 아들 '송'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빠 왕치는, 석달에 한번 만나게 해주겠다는 아들을 6달, 1년... 그러다가 결국은 3년이라는 시간까지 늘려놓더니 그마저도 오래 보지 못하게 하니 말입니다. 게다가 아들의 군호조차 연흥궁주의 고향인근의 지역으로 만들어놓으니 말이죠.  무튼~ 왕치로서는 그래야만 할 이유가 있었지만, 황보 수에게는 그런 오빠가 야속하고 밉고 그렇습니다.
 
여걸 황보수는 아직 그닥이지만, 엄마 황보수의 눈물은 그녀를 연기하는 채시라씨가 실제로도 아이의 엄마여서 그런 걸까요? 그녀가 아들 송을 그리워하고, 송을 겨우 만났음에도 태어나서 몇번 품어주지도 못한 그리운 아들인지라 어찌 대해야할지 몰라 허둥거리면서도 너무 기뻐 어찌할 줄 모르는 그런 모습. 아들을 사랑하고 그래서 기쁘고 아파하는 모습들만은 마음에 깊이 들어오는 것 같았습니다.




2. 아름다움 속에 품어온  첫사랑에 대한 그리움, 황보 설.

신애씨를 그닥 좋아라하지도, 싫어라하지도않았었는데 '황보설' 신애는 무척 아름답습니다. 유일하게 성인연기자를 너무너무 기다렸던 배우 중 한분이죠. 9년 전 만났던 첫사랑을 가슴에 품고 늘 그리워하던 그녀는 9년이 흐른 지금도 그를 그리워하며 지내옵니다.
그녀의 첫사랑 경주원군은, 음악가를 관두고 도예공으로서 살아가는 듯 한데 이런저런 드라마의 흐름을 위해서 갑작스레 사소한 일이 생겨서 황주로 컴백해주실 듯 합니다. 10회 예고에서 두 분이 만났으니 말이죠.

여리고 겁많고 그저 순수하고 밝고 아름다웠던 어린 설이 변함없이 이어진 듯 한 느낌이었습니다. 자객들이 들었을 때 병풍 뒤에서 바들바들 떠는 모습을 보며, 너는 설이구나~ 싶었거든요. 왜 그 장면에서 그리 느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설과 경주원군의 러브스토리를 은근히 기대하는 1人입니다.




3. 차가운 표정 뒤에 숨겨진 여동생에 대한 걱정, 왕치.

왕치는 변한 것이 없었습니다. 자신의 꿈을 향해서 나라를 열심히 만들어 나가는 그는 여전히 여동생들을 마음으로 아끼고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었죠. 그 것을 황보수는 전혀 모르지만요.
최지몽의 예언이 밝혀지기라도 한다면, 수를 정말로 죽음으로 몰아넣어야할지도 모를 왕치는 '수와 송'을 완전히 갈라놓는 것만으로 그 예언을 빗겨나가려고 합니다. 하지만 운명이라는 것은 빗겨나가려고 발버둥치는 그 것마저도 운명을 만들어나가는 길에 속해있기에 그가 그렇게 빗겨나가려 할수록 예언을 따르는 것이란 생각이 들긴하지만요.(뭔말일까?)

치와 수가 '상극'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이래저래 대립하고 언쟁하는 장면들을 만들어주기는 하는데, 저는수의 입장도 이해가 되지만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해야한다는 치의 생각. 왕이기에 해야만하는 결단들도 어느정도 수긍이 가더군요. 1회에서도 느꼈지만, 수는 앞만보고 달려간다면 치는 앞을 바라보면서도 뒤도 생각하는 인물. 그래서 두 사람은 자꾸만 대립하게 될 듯 합니다.

차가운 표정으로 수에게 모질게 굴고나서 뒤에서는 그 것이 못내 아픈 듯 한숨쉬는 치의 모습을 보면서 어린 시절의 왕치가 모두를 내치고서는 궁 한구석에서 아프게 울음을 터뜨리던 그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그는 이제 그렇게 울 수는 없지만, 수에게 모질게 대하고난 후에는 마음으로 내내 그렇게 울고있는 건 아닐까하고.




4. 온화함 속에 감춰진 차가운 카리스마, 부용.

연흥궁주, 부용. 그녀는 송에게는 어머니같은 존재이고 치에게는 마음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편안한 안식처같은 여인입니다. 저번주 8회 끝의 예고에서도 나온 온화한 그 미소에 '어쩌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을 본방에서 단 한 장면으로 뒤집어 주시더군요.
겉으로는 온화하고 따뜻한 여인이지만, 그 속에는 차가운 카리스마를 가진 여인. 문정희씨의 연기도 꽤나 좋았구요. 연기 잘하시는 건 알았지만, 이런 느낌일줄은~; 
연흥궁주는 이런 온화함을 가장하여 나중에는 황보수와 대립하게 될 인물이라고 합니다. 거친 여걸로 표현될 것 같은 수와는 전혀다른 카리스마를 가진 여인이죠. 본격궁중암투에도 꽤나 어울릴만한 캐릭터...ㅋ 적으로 돌리면 왠지 무서운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여인. 
그나저나, 나중에 수랑 대립할 때 저는 부용을 응원하는 건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드네요...;;;

그녀가 정말 보이는데로 온화하고 조신하고 기타등등의 그런 여인이었다면, 아직 연흥궁주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부용이 황후전을 차지하지 않았었겠죠. 황후를 후궁전에 두고 말이죠. 물론, 딸을낳고 황후가 된다고했으니 조만간 '황후'가 될듯합니다. 아~ 이 드라마의 '현재 고려 성종9년'의 시점에서는 왕후인가요?




5. 어머니에 대한 어색함과 그리움, 왕송

왕송은 젖도 떼기 전에 엄마 품에서 떨어져 연흥궁주 부용의 손에서 자라왔습니다. 그래서 엄마의 얼굴도 잘 모르고 엄마의 사랑도 연흥궁주가 준 사랑이 다라고 여기며 자라왔겠죠. 게다가 자라오는 동안 얼굴도 몇번 보지 못했으니 자신을 버려둔 엄마라는 원망도 어느정도 있지않을까~ 싶습니다.
이제 9살 송이 뭘 알겠습니까. 사실은 외삼촌 격인 왕이 억지로 생이별 시켜놓고 만나지도 못하게 하고있다는 걸요.

무튼, 송은 이번에 '세자'책봉에 맞먹는 '군'책봉을 받기 전날 3년만에 생모를 만나지만 어색함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듯 난감해합니다. 생모에 대한 오해로 인한 어느정도의 원망과 몇번 못봤기에 어색함도 컸을테니까요.
그러면서도 자신을 내팽겨쳤다는 생모의 그 진심어린 반가움과 그리움에 대한 눈물 등등에서 뭔가를 느꼈는지 쉽사리 발길을 돌리지는 못하네요. 그래도 생모이니 '그리움' 같은 것이 있었나보다 싶었습니다.

이젠, 토일월화 다 만날수 있는 지빈군도 반가웠습니다...;




10회에서는 드디어 김치양이 나옵니다. 이번 황주의 수네 집을 침략한 것도 김치양이 황보수의 신임을 얻기위한 작전같은데, 작전은 어느정도 성공할 듯 합니다. 이렇게 수를 이용하려다가 사랑에 빠지는 캐릭터라죠?
저는 아직 경종마마가 잊혀지지도 않았는데, 수는 9년이나 흘러서 마음이 많이 허해있겠죠...? 경종도 너무 오래 외롭게는 있지말라고 하셨었고... ;라고 생각하고있습니다.

가문의 영광은 여진히 재밌지만, 아직까지는 천추태후가 더 재미있네요. 강석이랑 단아가 마음을 확인하고 나니 뭔가 맥이 풀린 느낌도 들고...;(뜬금없이)

드라마 천추태후에서는 앞으로 나올 샤일라 외의 캐릭터들도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수-설-부용-샤일라-천향비-자주봤지만 이름은 모르는 그녀'까지 이 드라마는 남자 캐릭터보다 여자 캐릭터가 더 많고 기대가 많이되는 본격 여걸대하사극이네요. 궁중암투없는 여성사극은 거의 처음이라 새롭고 반갑고 그렇습니다. 음, 나중에는 궁중암투로 넘아가려나? 산으로 안보내고, 막장으로 안가고, 잘만 만들어주면 궁중암투도 재미있으니 별 상관은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