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드라마 아이언맨 4회) 천국으로의 여행

도희(dh) 2014. 9. 19. 16:35

#. 괴물을 봤어?

 

아버지와의 만남으로 인해 또다시 분노에 휩쌓인 홍빈은 또다시 몸에서 칼이 돋아나게 된다. 그리고, 다음 날, 홍빈은 아버지를 만나고 분노에 휩쌓이게 되는 날이면 기절을 하게되고, 너무 생생해서 현실과도 같은 악몽을 꾸고, 그 다음 날이면 후각이 엄청나게 발달하게 되는 자신의 상태에 의문을 품게되고, 어렴풋한 기억을 헤치며 자신의 상태를 되짚어보게 된다.

 

그런 의문을 품은 날, 홍빈은 세동을 통해 아들 창이 집에서 '괴물'을 봤다는 이야기를 듣게되고 그 괴물의 존재에 대해 창에게 다그치게 된다. 홍빈이 '괴물'의 존재에 대해 그냥 흘려들을 수 없었던 것은 자신의 상태에 의문을 품고있던 상황이었기에 '괴물'의 존재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실존하는 공포'라는 확신을 갖고 창이를 다그쳤던 것 같았다. 홍빈의 다그침에 울음을 터뜨린 창은 그런 와중에도 홍빈이 그려준 괴물그림을 수정한다거나, 그 괴물이 혹시 나, 냐고 묻는 홍빈의 물음에 아니라는 대답을 해주기도 하더라. 울면서 할 건 다 하는구나, 싶던. 그러니 이제 그만 좀 울었으면... 싶기도 했달까?

 

이 부분에 관해서, 4회의 시작을 홍빈이 체육관에서 깨어나는 것으로 시작해서 홍빈이 전날의 흐릿한 기억을 떠올리는 장면을 부분부분 편집해서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도에서 선우가 조각난 기억을 짜맞추던 그런 편집) 그게 더 임팩트있게 다가왔을 거 같았달까? 아무튼, 4회 후반에는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게 될 줄 알았는데 그 것은 한주 더 미뤄지게 되었다. 뭐, 제작발표회 때 감독님께서 날린 스포가 있으니 6회 전에는 자각하려니...;

 

 

 

#. 아니, 우리 다같이 죽은 거에요?

 

홍빈이 창이를 외할아버지에게 데려다주기로 한 것은 괴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괴물이 자신이든 아니든, 홍빈은 그 괴물의 존재를 어렴풋이 인지하고 믿고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렇게 홍빈과 창에게는 그리움과 추억이 있는, 세동에게는 그 티없이 맑은 마음을 그대로 비춰줄 수 있는 천국으로의 여행을 떠나게 된다. 창이 세동이 아니면 함께가지 않겠노라고 한 것은 홍빈과 단둘이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엄마에게 들었던 아름다운 곳을 세동과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렇게, 휴대폰도 뭣도 없이 무작정 떠나온 여행. 그들의 이동수단인 차는 퍼지고, 홍빈과 창 그리고 세동은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튼튼한 다리와 정겨운 마을버스라는 이동수단을 이용해 목적지로 향하게 된다. 그 목적지로 가는 여정은 어린아이 같이 맑고 투명한 마음을 가진 세동이 그 마음에 비춰진 아름다운 풍경을 고스란히 담는 여정이자, 그녀가 얼마나 따스하고 정이 많은 아이인지 보여주는 여정이기도 했다. 마음에 새겨진 태희에 대한 추억여행을 하던 홍빈은 그 여정 속에서 속에 담긴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세동이 조금은 창피하고, 조금은 부끄럽지만, 어쩐지 눈길이 가는 그녀를 자신의 마음에 담아가는 여정은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또한, 그 여정 속에서 창은 처음으로 두려움없이 아빠 홍빈에게 가르침과도 같은 핀잔을 주며, 아주 아주 아주 조금이지만 아빠라는 존재가 편해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들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공간에 대해 '우와'라는 탄성으로 그 벅찬 감동을 표현하던 세동은, 서서히 이 아름다운 천국 속에 잠들어있는 부자父子의 추억에 대해 알게되고 그렇게, 괴팍하고 제멋대로에 때때로 변태같은 행동을 하며 기겁하게 만드는 홍빈의 상처를 알아가는 밑거름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천국을 여행하는 세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조금씩 마음에 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 

 

 

 

#. 그리고

 

1> 아름다운 향기와 맑은 마음을 가진 세동. 그런 세동에게서 태희를 느끼는 홍빈과 창, 그리고 태희의 어머니. 치매에 걸린 태희 어머니는 세동을 태희로 착각하게 되고, 타인의 감정에 대한 공감능력이 뛰어나서인지, 밝은 웃음 속에 감춰진 상처때문인지, 세동은 태희가 되어 태희 어머니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펑펑 울음을 터뜨리게 된다. 진심이 담긴 세동의 울음과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말갛게 바라보는 창, 그리움과 슬픔이 담긴 눈빛으로 바라보는 홍빈.. 그리고, 그 순간의 배경음악이 곁들어지며 가슴 먹먹한 벅찬 감동이 느껴졌다. 틀기만 하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며 가슴벅찬 감동이 느껴지던 본어게인에 이은 마성의 브금 탄생인가, 라는 뭐 그런 생각을 해봤다. 새삼, 역시 박성진 음감표 힐링음악은 너무 좋다ㅠㅠ

 

2> 초반 30여분은 간간히 지루 혹은 짜증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홍빈과 창 그리고 세동의 여행이 시작되면서 그 마음이 고스란히 사라진 채 그들의 여정을 가슴 따뜻한 웃음을 지으며 바라볼 수 있었다. 특히, 세동 덕분에. '우와~' 거리며 그저 감탄사를 연발하며 까르르 웃어대는 세동이 너무 이뻤다. 얘는 뭐가 좋아 이렇게 까르르거리며 웃을까, 싶으면서도 세동이니까 그런 거구나, 싶기도 했다. 이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은 저 감탄사만큼, 저 웃음만큼, 밝고 아름답겠구나, 라는 생각도 문들 들었다. 세동이는 뭐랄까, 웃음이 많고, 눈물이 많은 아이다. 그리고, 스스로의 감정에 솔직한 아이. 그런데, 그 솔직함이 타인에게 상처를 주는 솔직함이 아닌, 타인을 위로해주고 따스하게 품어주는 솔직함이 아닐런지.

 

3> 세동의 친구 승환의 경우, 인물소개에서 x남친이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여전히 세동에게 마음이 남아있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만약, 세동과 홍빈 사이에 승환이 어떤 의미로든 장애물이 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그저, 홍빈의 각성제 정도의 역할만 해주길 바랄 뿐이다. 현재, 홍빈에게는 창이라는 강력한 라이벌이 존재하는지라;;

 

4> 이번 회차에도 역시나 독특한 연출이 등장했다. 동화책과 편지와 홍빈 업고 달리는 고비서씬. 홍빈과 창 그리고 세동이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장면은 티비문학관 '나쁜소설'의 엔딩 장면이 떠오르기도 했다. 남주인공이 펭귄과 함께 버스정류장에 앉아있던 장면. 그 장면도 꽤나 독특하니 동화같은 느낌이었는데.. 아무튼, 여기엔 펭귄이 등장하진 않지만, 그 느낌이 비슷했다. 

 

5> 이 드라마는 초반 물음표를 던져놓고 중후반에 걸쳐 그 물음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자 하는 듯 한데, 그게 호기심이 아닌 불친절함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3회에 걸쳐 등장한 인물들에 대한 의문만 잔뜩 던져놓은 채, 4회에 또다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며, 이들은 대체 뭔가, 싶어지는 상황들이 쌓이고 있는 중이다. 뭐랄까...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행동을 하는 중이지만, 시청자는 그들이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는 모르는 채 바라보는 중이라고 해야하나?

 

6> 회사의 이야기, 게임개발 및 박힌돌 vs 굴러온돌의 대결도 이뤄지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중인데 그게 너무 극의 중심이 되지 않길, 그리고 재미없게 그려지지 않길, 그저 유쾌하게 바라볼 수 있는 양념 정도이길 바라는 중이다. 

 

7> 세동과 같은 향기를 가졌던 태희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라는 궁금증을 갖게 된다. 

 

8> 세동이는 홍빈네 집에 입주하지 않는건가? 입주해야 집에 사는 괴물의 정체도 알게되고 그 괴물을 인간으로 만들 수도 있을텐데. 음, '제인 에어'랑 '미녀와 야수'가 문득 떠오른다...ㅋㅋ

 

9> 호흡이 굉장히 느린 드라마인데, 한템포만 빠르게 가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0> 2회 유카원칙, 3회 로로뽀, 4회 우와~, 5회엔 뭐가 있을까?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