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드라마 아이언맨 2회) 얽히고설킨 인연으로 닿다

도희(dh) 2014. 9. 12. 19:15

 

#. 얽히고 설킨

 

첫사랑 태희와 같은 향기를 풍기는 세동이 자꾸만 신경쓰이는 홍빈은 그녀의 집을 찾게되고, 홍빈의 괴이한 행동이 세동은 그저 당황스럽기만 했다. 그 당황스러움 속에서도 해야할 말과 예의와 용무를 마친 세동에게 홍빈의 인상은 그리 좋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가능하다면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세동이 돌보는 친구 승환과 후배 5인방이 홍빈의 집 담벼락에 낙서를 하는 대형사고를 치게되고 그에 대한 합의 및 홍빈에게서 팔린 게임을 되찾는 길을 모색하기 위해 세동은 홍빈을 찾게되지만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돌아서게 된다. 설상가상 전날 다친 후배는 허리디스크로 수술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어째서 세경이 그들 모두를 돌보고 책임져야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도무지 마련할 수 없는 합의금 1억원 대신 사고친 그들 스스로 죗값을 치루도록 하고 수술비는 절대로 깨선 안되는 보험을 깨는 것으로 세동은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아득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든 버텨내고 있었다.

 

 

 

#. 인연으로

 

전 제산을 탈탈 털어 후배의 수술비로 쓴 세동에게 창이의 존재는 구원의 빛이자 천사였다. 공항에서 우는 창이를 차마 외면하지 못해 하룻 밤만 보살펴주기로 했으나, 보호시설에 간 창이가 내도록 세동을 찾아대며 울어댄 덕분에 아버지를 찾기 전까지 세동은 국가에서 주는 지원금을 받으며 창이를 보살피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창이는 홍빈과 세동 사이에 얽히고설킨 인연의 끈 중 가장 질기고 단단한 끈이 되어 세동과 홍빈이 다시 만나고, 함께할 계기가 되어줄 듯 했다. 

 

 

 

 

#. 닿다

 

창이는 홍빈과 태희 사이에 태어난 아이였다. 홍빈과 태희가 너무나 예쁜 사랑을 나눈 것은 홍빈의 회상을 통해 그려졌고, 그들의 사랑을 홍빈의 아버지가 방해했다는 것도 그 회상을 통해 그려졌다. 아직, 홍빈이 어떻게 태희의 손을 놓쳤고, 태희는 어떻게 홍빈의 손을 놓아버렸는지, 거기에 홍빈의 아버지가 얼마만큼 관여를 했는지는 드러나지 않았으나.. 마음 속에 분노와 화로 가득한 현재의 홍빈이 만들어지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된, 홍빈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자 가슴아픈 상처인 듯 했다.

 

그런 태희의 아들, 창의 존재를 알게된 홍빈은 사실 아들의 존재보다는 태희의 행방이 궁금해 다급하게 달려왔고, 어둠 속에서 두려움에 몸을 한껏 웅크린채 주문같은 노래를 부르는 어린 아이가 태희의 아들임을 한 눈에 알아보게 된다. 창이란 이름과 주문같은 노래, 를 통해서.

 

세동에게 창이가 천사인 것처럼, 홍빈에게도 창이의 존재가 천사가 되어줄 것 같았다. 그리고, 두려움에 노래를 부르는 창과 창에게 다가가는 홍빈, 그런 부자를 바라보는 세동으로 이어지는 엔딩은 박성진 음감 특유의 힐링음악과 어우러져 가슴이 몽글몽글해지는 가슴벅찬 무언가가 느껴졌다. 가슴 따뜻한 동화의 시작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 그리고

 

1> 가슴에 분노로 가득찬 홍빈과 따뜻함으로 가득찬 세동. 가족이 없는 세동과 가족이 없는 것과 마찮가지인 홍빈. (본인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친구(고비서)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받는 홍빈과, 친구(승환 및 후배들)의 의지가 되어주는 세동. 둘은 극과 극의 상반된 캐릭터지만, 마음 깊은 곳의 외로움이 닮은 것 같았다. 그 외로움을 홍빈은 분노와 투정으로, 세동은 타인에게 따뜻함을 베푸는 것으로 채워나가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아이같은 순수함도 둘에게 있는 것 같은데, 세동은 그렇기에 세상을 아름답고 따스하게 바라보는 것 같았고.. 홍빈은... 순수악..인가? 무튼, 홍빈은 뭔가 보면 볼 수록 아이같은 무언가가 느껴지는 중이다..

 

2> 첫회의 홍빈은 그저 폭력적이었다면 2회의 홍빈은 어딘가 심술많은 장난꾸러기 어린이 같은 느낌이 들었다. 되려, 그의 아들인 창이와 동급 혹은 창이가 더 어른스러운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멜빵바지 입고 세동이한테 아침밥에 관한 훈계를 듣는 표정이라던가, 그래서 아침밥을 냠냠스럽게 먹는 모습이라던가, 돌 하나 씹었다고 밥상 뒤엎는 모습이라던가... 등등; 그런데, 2회의 홍빈 그리고 3회 예고를 보면 그 심술많은 장난꾸러기 어린이 같은 느낌은 세동을 통해 많이 보게될 것도 같다. 세동의 존재가 홍빈의 분노조절에 관해 활약하게 된다는 암시이려나?

 

3> 1회가 무난&산만이었다면, 2회는 간간히 웃음이 나는 따뜻함이었다.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이 있지만, 그저 가고자 하는 방향을 잃지않고 2회 중후반에 보여준 따뜻함을 잃지 않길 바랄 뿐이다. 주변 인물이 아닌 주인공의 성장과 치유에 집중하는 드라마였으면 싶기도 하다. 그래서 오래도록 기억하고 간직할 수 있는 드라마이길 바랄 뿐이다.

 

4> 고비서 캐릭터 매력적이다. 듬직한 외모만큼이나 듬직하지만, 듬직한 외모와 달리 엉뚱하고 맹하고 귀여운 짓을 하는 걸 보면. 유카원칙에서 완전히 터졌다ㅋㅋㅋ 이 드라마 개그코드도 은근 맞는지라 간간히 웃음이 터지는 걸지도 모르겠다.

 

5> 예남 일렉선녀 신당 뒤에 전시된 원숭이 인형 나와서 반가웠다. 예남도 삼각 부각되기 전까진 나름 재미났었는데 말이지. 물론, 마무리는 괜찮은 드라마로 기억되지만.

 

6> 역시, 캡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래서 즐겁다.

 

7> 최근, '운명처럼 널 사랑해''괜찮아, 사랑이야' 등, 제목으로 주제와 하고자하는 이야기를 말하는 드라마들 굉장히 재미나게 시청했다. 문득, 이 드라마 '아이언맨'이란 제목의 의미는 무엇이며, 이 제목을 통해 과연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내가 동명의 영화를 보지 않은데다가 그 영화가 히어로물이란 것 외엔 그 어떤 정보도 없는 탓에 그 의미를 더 파악하기 힘든 걸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고 굳이 영화를 볼 필요는... (IPTV에 1,2편 무료이긴 하더라만;;)

 

8> 동시간대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가 종영했다.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여지와 여운을 남겨두는 열린결말일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반전이었다. 희망이 담긴 목소리로 '괜찮아, 사랑이야' 라고 외치는 듯한 드라마틱한 엔딩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