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드라마 아이언맨 1회) 무난하지만 산만한 시작

도희(dh) 2014. 9. 11. 15:09

 

#. 무난하지만 산만한 시작

 

(나 홀로) 우려와 기대 속에서 시작한 드라마 '아이언맨'이 어제 2014년 9월 11일 첫방송을 했다. 드라마의 첫회는 남주인공 주홍빈의 능력에 대한 암시 및 분노조절장애로 예상되는 그의 괴팍하고 난폭하며 지랄맞은 성격과 극한 상황 속에서도 어려운 사람을 외면하지 못하는 손세동의 좋게 말하면 따스한, 좀 차갑게 말하자면 오지랖이 넓은 성격에 관한 이야기를 그려냈다. 

 

그리고, 본인은 아직 인지하지 못하는 능력의 후유증으로 인해 과도하게 발달된 후각을 통해 손세동에게서 첫사랑의 향기를 맡으며 그녀에게 관심을 갖게되는 주홍빈과 그에게 사업에 관한 깊은 용무 및 얼떨결에 그의 아들을 임시 보호하게 된 손세동의 운명같기도 한 인연에 관한 이야기를 그려내기도 했다.

 

이 드라마의 첫 회는 주홍빈과 손세동의 성격 및 사정들, 그리고 두 사람의 연결끈에 관한 이야기와 각자의 개성을 가진 주변 인물들을 모두 등장시킴으로 인해서 다소 산만했으나 생각보다는 무난한 시작을 했다. 그 무난함의 기준은 감독의 전작들 첫회이다. (ex. 적도의 남자, 칼과 꽃) 전작들의 첫회에서 느낀 당혹스러움 덕분인지 아니면 그로인해 이미 면역이 되어 있어서인지 이 드라마의 첫회는 비교적 무난하게 다가왔다. 무난할 뿐 아쉬운 점들은 곳곳에 있었고 그런 부분들이 점차 나아지거나, 그 부분들을 감싸안을 수 있을만큼 좋은 부분들이 부각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 그리고..

 

1> 주홍빈의 성격은 굉장히 과격했다.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난폭하게 구는 주홍빈을 보며 동생은 '분노조절장애'라고했고, 나는 보는 내내 '또라이' 라며 봤으니 말이다. 그의 가슴 속에 가득한 화火가 칼날이 되어 몸에 돋아나는 것으로 그가 가진 상처와 분노의 깊이를 표현하게 되는데, 주홍빈은 어째서 이렇게까지 분노를 참을 수 없어 밖으로 표출하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는지에 관한 부분은 모두가 우려하는 CG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인지라 설득력있게 풀어내길 바라는 중이다. 일단, 아버지와 첫사랑으로 인한 상처 때문이라는 암시는 있다.

 

2> 용수감독스러운 장면들이 간간히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3> '천명''호텔킹'을 통해 개인적으로 이동욱씨는 분노연기가 가장 아쉽다고 생각하는데 이 드라마에서 그가 연기하는 주홍빈은 99% 분노를 보여주는 캐릭터인지라 불안반 걱정반으로 봤다. 초반 15분 가량 내내 분노를 뿜어내는데 대사전달력이 아쉽기도 했다. 차츰 나아지거나, 익숙해지거나,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세동을 통해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게 되면 차츰 분노는 사그라들게 될테고, 감정연기는 괜찮다고 여기는지라 그 즈음을 기대해보고 싶다.

 

4> 오프닝 영상이 내가 기대했던 그 영상이 아니어서 아쉬웠다. 하이라이트 영상에 나온 타이틀 영상 꽤 좋았는데 나중에라도 공개해주려나? 짧지만 찍는데 꽤 힘들었을 거 같은데 왜 안쓰는거에요, 등등...ㅋㅋ 

 

5> 첫회에서 홍빈과 세동은 총 두번 만남을 갖게된다. 첫 만남은 홍빈이 세동의 존재를 인지하게 되는 계기. 그 장면을 꽤 기대했고 좋았는데 난데없는 승환의 난입으로 약간 감정이 깨져버린 듯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래도 그 순간의 장면은 좋았다. 또한, 홍빈이 처음 세동의 향기를 맡았을 때의 냄새를 시각화한 연출은 뭔가 색다르고 신선하고 웃겼다. 그 순간 홍빈이 맡은 향기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싱그럽고 상큼하고 맑은 향기라는 듯한 이미지들이 손세동이란 캐릭터를 보여주는 듯 하기도 했다. 

 

6> 홍빈과 세동의 두번째 만남이자 공식적으로 처음 만나는 엔딩씬의 두 사람은 꽤 이뻤는데, 세동의 향기에 도취된 홍빈의 행동이 상당히 ㅂㅌ스러워서 흥이 살짝 깨지기는 했다. 흥이 깨졌으나 장면 자체는 이쁘고 웃기고(..) 괜찮았다. 그리고 엔딩곡은 옐로우몬스터의 '오 나의 그대여'.

 

7> 용수감독의 드라마에 관해서는 객관성을 잃어버리는 나인지라 대충 여기까지. 사실, 어느 드라마든 주관적인 시선으로 되도록 좋은게 좋은거다, 라는 식으로 바라보고 이야기를 하는 편이지만, 용수감독의 드라마는 그 선 과하게 넘는 편인지라 리뷰는 길게 쓰고싶지 않다ㅋㅋ 돌아보면 가끔 흑역사로 인식되기도 하는지라;;

 

8> 동시간대 드라마는 <내 생애 봄날><괜찮아, 사랑이야>. 들어보니 <내 생애 봄날>은 은근 내 취향일 것 같은데 일단 보류해두기로 했다. 계획은 종영 후 전체적인 평이 좋으면 몰아보는 것으로. 계획은 늘 계획일 뿐이곤 하지만. <괜찮아, 사랑이야>는 오늘 종영이다. 이 드라마.. 참 따뜻하고 마음을 울린다. 이 드라마의 마지막회 엔딩 후 읊조리게 될 '괜찮아, 사랑이야'는 얼마나 깊은 울림으로 간직하게 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