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흥미로움은 있으나, 기대만큼의 매력과 재미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일단, 당분간은 다시보기를 통해서라도 챙겨볼 예정이다. '비밀의 문' 2회는, 신흥복 살인사건의 전말을 덮으려는 자와 이용하려는 자, 그리고 밝히려는 자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친절하지 않게 그려진 회차였다. 이 드라마의 연출은 씬과 씬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고 툭툭 끊기는 느낌이 드는데, 이 매끄럽지 못한 채 툭툭 끊기는 씬과 씬 사이에 사건의 진실 혹은 열쇠가 될만한 무언가가 숨겨져 있는 것인지, 그저 편집의 오류인지는 극이 진행되어야 알 듯도 싶었다.
1. 맹의
사건의 중요한 열쇠이자 극의 중심에 있는 '맹의'는 가상의 문서이다. 한문을 모르는 덕분에 뭐라 쓰여있는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그저, 극의 전개와 대사로 대충 생각해보자면 영조가 노론의 도움을 받아 왕이 되는 과정에서 당당하지 못한 짓을 저질렀고, 그 증좌가 바로 '맹의'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그 당당하지 못한 짓이란 아마도 '경종독살설'이 아닐런지.
등극 후, 맹의에 발목이 잡혀 노론의 뜻대로 움직이느라 자신의 뜻을 펼치지 못하는 현실에 무너진 왕은, 박문수를 통해 맹의가 승정원에 봉인된 것을 알게되고, 승정원을 불태우는 것으로 맹의의 존재를 세상에서 사라지게 한다. (영조 20년
) 그리고, 10년 후.. 맹의는 다시 세상에 드러나게 되고 진실을 감추려는 자와 밝히려는 자의 싸움이 시작된다.
극 중, 현재의 시점에서 맹의는 예진화사(왕세자의 초상화를 그리는 화원) 신흥복의 손에 있었고, 노론의 영수 김택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맹의를 손에 넣은 김택은 왕을 흔들기 시작했다. 권력 위에 서는 법을 터득한 왕과 그가 서있는 권력을 뒤흔들고자 하는 노론의 영수, 두 능구렁이의 신경전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다.
어째서 맹의가 신흥복의 손에 있게된 것인지, 신흥복이 비밀스레 가지고 있던 맹의가 그의 손에 있음을 김택은 어떻게 알게된 것인지, 맹의가 어느시점에서 김택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는지는 아직 극 중에서 나오지 않았다. 그를 죽이면서 가져간 것인지, 다른 경로를 통한 것인지... 명확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신흥복이 그림과 세필을 통해서 밝히고자 했던 맹의의 비밀이 무엇인지도. 아마도, 이 부분들이 극 중에서 진실을 밝히려는 자들이 밝혀내야만 하는 진실이 아닐까, 싶다.
2. 신흥복 살인사건
세자를 만나 자신이 알고있는 비밀을 알리고자 했던 신흥복은 수표교에서 절경에 의한 살인을 당한다. 그런 그를 가장 먼저 발견한 서지담은 바로 관아에 알리지만, 서지담이 자리를 비운 사이 나타난 누군가에 의해 신흥복의 시신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 얼마 후, 신흥복의 시신이 의릉(경종의 능)에서 떠오르게 된다. 그렇게 사건은, 누가 신흥복을 죽였는가, 와 누가 신흥복의 시신을 의릉에 옮겨놓았는가, 라는 물음표를 그리게 된다.
신흥복의 죽음이 맹의와 관련되었다는 것을 아는 자는, 노론의 영수 김택을 비롯한 주요인사 몇명과 왕만이 알고있었다. 그리고, 맹의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나게 할 수 없었던 노론과 왕은 신흥복 살인사건을 자살로 마무리 짓고자 하지만, 절친한 벗의 죽음에 책임을 느끼던 세자는 아버지 부왕의 은근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박문수의 조언에 따라 홍계희를 중심으로 한 특별검험을 설치해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
하지만, 진실을 감춰야만 하는 왕은 홍계희의 약점을 찾아내게 되고 김택은 그 약점을 이용해 홍계희를 압박하게 된다. 사건의 진실과 자신의 허물 사이에서 갈등을 하던 홍계희는 서지담이 익명으로 보낸 투서를 외면하게 된다. 그렇게, 신흥복 살인사건의 수사결과는 자살로 종결된다.
한편, 노론에 속해 있으나 맹의의 존재를 모르는, 노론에 속해 있는 듯 보이나 또 다른 세력을 구축하고 있는 세자빈 홍씨와 그의 부친 홍봉한. 세자빈 홍씨는 신흥복의 죽음과 노론 사이에 무언가가 있음을 감지하고 신흥복의 죽음 속에 감춰진 진실을 찾아내 그들을 옳아맬 권력으로 이용할 계획을 세우는 중이었다.
3. 진실을 파헤치려는 자
진실을 감추려는 자들로 인해 신흥복의 사건은 자살로 마무리가 되는 듯 2회는 마무리가 되었다. 하지만, 예고를 보니 세자는 결코 이 사건이 그렇게 마무리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았고 재수사를 하는 듯 했다. 그리고, 이번 재수사는 세자 스스로 하게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싶어하는 추리작가인 소녀탐정 서지담과 인연이 닿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들은 모르지만 시청자로서 대충이나마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신흥복을 죽인 것은 김택, 신흥복을 의릉에 옮겨놓은 것은 박문수가 아닐까, 였다. 신흥복의 친구인 화원에게 무언가를 전해들은 박문수가 신흥복을 찾았으나 이미 한 발 늦었고, 그의 죽음과 그 안에 감춰진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 그런 짓을 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왕이 믿는 신하이자 세자의 스승인 박문수가 만약, 신흥복을 의릉에 옮긴 자라면 그가 밝히고자 하는 진실, 그 진실을 통해 그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일단, 극 중 박문수는 소론에 속해 있으나 그들과는 노선이 살짝 틀어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현재, 노론과 왕을 제외한 맹의의 존재를 알고있는 자는 박문수와 대전내관 그리고 죽은 신흥복의 친구, 정도이다.
4. 그리고,
1> 세자빈 홍씨와 세자의 관계는 냉기가 철철 흐르는데, 그래도 부부인지라 두 사람이 함께하는 씬은 좋은 편이다. 하지만, 감성적인 세자와 이성적인 빈궁은 극 내내 냉기가 흐를 듯 싶어 아쉽기도 하다.
2> 쭉 늘어놓고 보니 크게 복잡한 내용은 아니었다. 그런데, 볼 때는 묘하게 복잡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일부러 그렇게 가는 건가?
3> 선위파동 후, 왕과 세자의 독대씬. 세책을 허용하는 것에 대한 왕과 세자가 의견대립을 보이던 대사내용에서 뿌나의 세종과 정기준의 독대씬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씬이 떠오르며 기묘한 기분을 느꼈다. 아무래도, 배우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이 드라마 속 영조(한석규)의 입장은 뿌나 속 세종(한석규)의 입장과 정반대이니 말이다.
4> 세자의 표정 중, 여러 복합한 감정에 휩쌓인 혼돈의 표정이 꽤나 인상깊다. 맑은 느낌보다는 복잡한 느낌이 더 매력있게 느껴진다고 해야하나? 이 분이 연기하는 걸 보는 건 처음인데 인상깊게 보는 중이다.
5> 극 중 대신들은 각자의 신념을 위해 싸우고 있다. 다만, 그 신념이 그들의 나라 '조선'이 아닌 그들이 속한 당 혹은 가문을 위한 싸움이라는 것이 안타깝고 씁쓸했다. 이 것은 뭐, 그때나 지금이나, 싶기도;;
6> 노론에 의해 왕이 되었다는 증좌인 맹의가 있다. 맹의로 인해 노론의 손바닥에서 놀아나는 것이 지긋지긋한 왕은 맹의가 봉인된 승정원을 불태워 없앤다. 10년 후 세자의 절친인 예진하사 신흥복이 맹의를 통해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 맹의가 신흥복에게 있음을 알게된 노론은 신흥복을 죽이고 맹의를 되찾는다. 신흥복은 수표교에서 죽었는데 의릉에서 발견된다. 신흥복이 수표교에서 죽은 것을 서지담이 목격한다. 서지담은 추리소설작가이고 세자는 서지담이 쓴 소설 팬으로서 팬미팅을 요청했다. 신흥복의 죽음에 자책하던 세자는 특검을 설치해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 왕과 노론은 특검 책임자 홍계희의 약점을 이용해 수사를 원하는 방향으로 종결시킨다. / 1~2회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이렇다. 그리고, 세자는 아직 맹의의 존재를 모르고 있고, 왕은 맹의의 존재가 밝혀지면 세자가 자신과 대립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7> 동시간대 방송 드라마이자, 본방으로 시청 중인 야경꾼 일지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하자면... 사실, 화요일에 비문을 본방으로 볼까, 라는 고민을 잠시 했었는데 아직까지는 야경꾼을 본방으로 보고싶다는 뭐 그런 마음이 들어서 앞으로도 당분간은 야경꾼을 볼 것 같다. 그리고, 월광대군은 기억상실&기억조작은 아니었고, 악귀에 의해 마음 속에 감춰진 검은욕망을 드러내게 되고 그렇게 소소한 갈등을 불러일으켰으나... 사랑의 힘으로 극.뽁 하셨다. 솔직히, 대체 어느 포인트가 재미난지는 잘 모르겠지만, 은근 재미있다. 그래서 계속 보고있는 이 상황... 뭔가... 이 익숙함은... 호청이로세...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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