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칼과 꽃 3회) 좋아하고 아끼는 것을 지키기 위한 댓가

도희(dh) 2013. 7. 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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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날 함부로 못할 위치가 필요해서 왕궁 호위무사가 된 그는, 자신이 그런 위치에 오르게 된다면 아버지가 자신의 존재를 인정해주지 않을까, 라는 마음이 분명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한 왕궁생활을 하며 공주와 왕자의 신임을 얻게되며 점점 자신의 입지를 굳혀가던 그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살면서 그 것을 밝은 미소로 감추는 공주의 곁을 지켜주고 싶어졌다.

그렇게, 그는 자신을 외면하는 아버지가 아닌 자신에게 끝없는 호의와 관심을 베풀어주는 공주를 선택하는 것으로 자신의 길을 걷고자 했다. 하지만, 공주에 대한 연심과 아버지에 대한 애증 사이에 서게된 그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었고 결국 연심과 애증, 그 둘을 다 지키고자 한 댓가로  목숨을 내놓아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된다.

어찌보면 그는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것은 어떻게든 지키려는 자, 같았다. 원하는 위치로 가는 길을 찾게 되었으나 공주의 마음을 알게되며 그 마음을 이용하려고 했다는 이유로 포기를 하고자 했고, 결국 공주의 마음을 지켜주고자 다시 돌아왔으며, 공주와 왕자를 지키고자 연개소문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지켜내면서도 아버지 연개소문을 지키기위해 사건의 진상에 대해 '침묵'했으니 말이다.

거기다가 결국, 그가 자신의 정체를 밝힌 것은 아버지도 주지 않은 관심과 호의를 베풀어준 공주의 믿음에 믿음으로 답하고자 한 것은 아닐런지. 그러면서도.. 자신의 존재를 부정한 아버지란 존재를 한 번 믿어보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고. 내가 당신을 지켜줬는데 당신은 과연 날 지켜줄 것인가, 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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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면 공주또한 그와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내가 좋아하고 아끼는 것을 지키기위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그가 공주에게 서서히 마음이 기울게 되는 것은 아마 그런 부분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뭐, 이쁜 공주가 저만 보면 방긋방긋 웃으며 끝없는 관심과 호의를 베푸는데 마음이 안기울 수는 없겠지만.. 뭔가 조금 삐끗하면 무섭게 받아들이게 될 수도 있는지라..(응?)

내게 소중한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가면서도 그 것이 당연하다는 듯 밝은 미소를 짓는 공주. 어쩌면 공주를 곁에서 지켜주고 싶노라던 그는, 그런 공주의 모습을 통해서 애증으로 한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란 존재를 마음에서 지워내기 보다 그럼에보 불구하고 지켜주고자 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결국, 아버지 대인 영류왕과 연개소문이 지키고자 하는 신념의 충돌로 대립하게 된다면, 두 사람은 본인이 지키고자 하는 '가족'들을 통해서 대립하게 되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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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세상엔 가야할 곳과 가지 말아야 할 곳이 있노라며 끝이 보이는 길은 가지말라 충고했던 연개소문. 그러나, 아버지에 대한 애증과 본인이 선택한 길에 충실하게 살아가고자 했던 그는 가볍게 그 충고를 무시했다. 그 결과, 결국 그의 인생의 끝이 다가왔고 그렇게 아버지란 존재에게 남은 마지막 믿음으로 자신의 존재를 밝히게 된다.

그러나, 연개소문은 그의 존재를 인정하되 부정했다. 아들이지만 이미 인연이 끝난 자. 분명 핏줄이지만 연씨 가문에 발붙힌 적도 없고 이름도 없는 서자일 뿐이라며. 그 것은, 그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함과 동시에 부정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속에서 아들의 목숨을 어떻게든 살리고자 하는 아비의 마음이 느껴졌다. 대놓고 아들을 구하고자 하는 아비를 보는 듯 했달까? 뭐, 그 상황에서 아버지 연개소문의 말 한 마디 마디에 반응을 하는 그의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헤아리기 어려운 아비의 마음보다 귀를 통해 마음을 찌르는 현실에 좌절할 듯 싶었지만.

나와는 끝난 인연이니 첩자짓을 하지 않았노라는, 그러니 그를 죽일 이유는 없다는 연개소문의 주장. 단지 내 아들이라는 이유로 죽여야 한다면 어디 한번 죽여봐라, 그런데 그러면 나도 더이상은 참지 않겠노라는 연개소문의 무언의 압박. 그러나, 연개소문의 아들이기에 더더욱 그를 죽이고 싶어진 영류왕은 그날 밤 연개소문과의 독대를 통해 맺었던 밀약을 깨서라도 그를 죽이고 싶어진 듯 했다. 현재, 대대로 선출건으로 인해 약간의 타격을 입은 그에게 결정타를 먹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여겼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런 영류왕의 결정은 연개소문에게 '반란'의 '명분'을 쥐어준 듯 싶었다.

어쩌면, 이미 그 날의 밀약은 깨어졌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결과가 어떻든 왕은 약속한 대대로 선출을 했으니 또한 완전히 깨어진 것이라 볼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연개소문은 결과에 승복하고 태자책봉을 인정하면서도 비밀리에 그 것을 뒤엎고자 암살음모를 꾸민 것이겠지. 보여지는 부분은 그 날의 밀약이 여전히 지속되는 중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영류왕은 그 날의 밀약을 위해 덮기로 했던 사건을 들추고 그 것에 대한 죗값으로 그를 죽이기로 결정함에 따라 공식적으로 밀약은 깨어졌다.

태자책봉 그리고 천리장성 축성감영으로 가기까지 남은 기간은 보름. 그 보름 내에 이 위기에서 벗어나야 할 연개소문은 모든 것을 뒤집을 명분이 생겼고 또한, 빨리 움직여야 할 이유도 생겼다. 그래서 이제, 그동안 눈여겨봤던 장(훗날, 보장왕)의 억눌린 욕망을 깨워서 반란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런지.

그나저나, 아들이 위기에 처하니 연개소문도 말이 많아지는구나.. 좋은 현상이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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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밌게 봤다. 그러나, 나만 재밌게 본 것이 함정. 아.. 슬프다. 그런데, 또 뭔가 나만 재밌었던 것이 납득이 되기도 한다. 참 여러모로 애매모호 묘한 사극이다. (...) 차차 대중적 코드와 맞는 사극이 되길 바라며. 재밌게 봤으나, 몰입이 깨지는 부분들도 몇개 있기는 했다.

2> 멜로의 시작이 뜬금없어서 여전히 깊이있게 몰입이 되지 않는 중이다. 드라마의 중심이 이렇게 엉망이 되어 그저 안타까울 뿐. 그래도, 파자놀이를 통한 공주의 고백은 은은한 설렘이 있었다. 공주의 고백에 미소만 띄울 뿐 대답을 하지 않는 충이나, 그런 충에게 삐쳐서 가는 공주도 귀여웠고.

3> 공주 캐릭터 또한 곱씹어보면 참 매력적이고 멋진 캐릭터인데, 그 부분이 극을 통해 확 드러나지 않는 것이 아쉽다. 다행히도 3회에서 왕자의 회상을 통해 어느정도 보여줘서 다행이라면 다행. 현재의 공주는 지나치게 밝은데.. 그게, 뭐랄까, 톤을 잘못 잡은 느낌? 아마도 중반 이후의 다크한 캐릭터와의 대비효과를 위한 설정인 듯 싶기는 한데.. 그게 너무 과하다. 적당히 품위있고 고귀한 느낌이 들면서 밝은 캐릭터였으면 좋았을텐데... 등등. 그래도, 3회 후반, 욱한 공주의 분노를 보니 다크해진 후는 괜찮을 것 같다는 희망이 보이기는 한다.

4> 공주에 이어 왕자까지 충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다니! 그리고, 너랑 있으니 말을 많이 하게된다 어쩌구하는 대사를 듣고는.. 충이가 얼마나 말이 없었으면.. 싶어지기도. 뭐, 왕자가 말 한 의미는 그만큼 너는 편하고 좋다, 라는 의미겠지.

5> 공주와 충을 적극 지지해주는 왕자. 아니, 신분차이가 나는데.. 왕자, 그냥 누이가 웃을 수만 있다면 누구라도 괜찮았던게요? 아무튼, 왕자-충이 붙는 씬은 나름 훈훈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들어 편하게 봤다.

6> 연부자의 애증에 관한 이야기로 극의 중심을 바꾸는 건 어떨까, 라는 뻘 생각이 잠시 들었다. 연부자씬이 감정적으로 가장 몰입이 잘 되어서. 하지만, 그게 중심이 되진 않을테고, 극의 일부분은 될 듯 싶기도 했다. 3회 후반 충이 겪게된 딜레마는 앞으로 극의 마지막까지 끊임없이 겪게될 그 무엇과 비슷하리란 생각이 들어서.

7> 그나저나, 충이는 이름이 없는 무명씨였구나. 아마도, 처형을 받게될 그를 구하고자 하는 두 세력이 움직이게 되고 결국 연개소문측 세력이 그를 구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그렇게 믿음을 보답받게 된 그는 '이름'까지 받게되는 것으로 존재를 인정받게 되고 그렇게 아버지의 반란에 가담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연씨 가문의 사람으로서, 그의 아들로서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 이랬는데 공주쪽에서 구하면 더 고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아서 일단 본인들은 더 애틋해질테니 부족한 멜로감성을 거기서 채울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런데 예고에서 처형식보며 공주 울고불고하니 공주 쪽은 실패할 것 같은;

8> 연극씬. 좋았다. 기대만큼 괜찮은 부분도 있고 기대보다 아쉬운 부분도 있었으나. 연극의 내용이 현 고구려의 상황 및 연개소문과 영류왕의 관계를 빗댄 것이었는데 그 내용과 함께 전날 독대를 하던 장면의 교차편집, 그리고 연극의 결말에서 결국 함께 힘을 합쳐 당을 물리치자는 내용을 통해 영류왕이 다시 한번 연개소문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의미까지 담긴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내용이 확 와닿지 않았다는 것이 아쉬웠다. 뭔가, 좀 더 짧고 긴박하면서도 쫀득하게, 갔다면 더 좋았을텐데, 라는 생각. 그 장면보다 그 후에 벌어진 사태가 더 쫀득하고 재밌긴했는데... 아, 액션연출은 또 왜 이렇게 구린걸까? (ㅠ)

9> 예고 후 마지막 엔딩씬. 아무 생각없이 멍하니 보다가 순간 소름이. 처형식 장면 정말 기대된다. 그러나, 너무 길- 게 빼지는 말자구요. 흑흑. 그런데, 4회 내용이 별로 없을 것 같다. 충의 처형에 관련된 이야기 및 연개소문이 장이한테 반란하자고 꼬시는 내용 정도만 있을 것 같은? 그리고, 5회쯤 반란 일어나려나?

10> 1회보다 2회, 2회보다 3회가 재밌어서.. 앞으로도 이렇게 점점 재밌어지길 바라는 중이다. 그렇게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가길 바라는 ... 그러나, 현실은 시청률 뚝뚝 떨어지는 중. 아, 뭔가 그 시청률이 납득이 가면서도 안타깝고 뭐, 그렇다. 그러나, 난 왠지모르게 이 드라마에 중독되서 일단은 계속 볼 듯.

11> 영류왕과 연개소문. 고구려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으나 사랑하는 방식이 다른 사람들. 지키고자 하는 신념이 다른 사람들의 대립. 그래서, 누가 선일 수도 악일 수도 없는 상황. 그렇기에 누구 누구를 먼저 찍어 누르지 못한 채 팽팽한 기싸움을 했고, 연충의 일을 계기로 연개소문이 움직일 명분을 만들게 되며 그 팽팽함은 어느 한 쪽으로 기울게 되는 것 같기도 했다. 대대로 선출 씬의 저울이 문득 떠오른다.

12> 연개소문의 반란과 영류왕의 죽음을 보며 난 어떤 기분이 들까. 지금의 마음으로는 제 3자의 입장에서 그저 지켜보는 입장을 유지할 듯 싶다. 그러면서도 충이 생각하면 연개소문 응원할지도...(;) 아들을 어떻게든 살리고자 하는 연개소문의 마음이 안타까웠고 지키고자 한 것들을 지키려다 결국 죽게된 충이도 가여워서.. 영류왕이 순간 밉게 느껴진지라;;

13> 생각보다 빠른 전개. 충이의 정체가 3회 만에 밝혀질 줄은 상상도 못했기에. 그리고, 야망을 억누르고 살아왔던 장이도 드디어 그 야망에 눈을 뜨고 본격적으로 움직이게 되는 듯 한데.. 이 빠른 전개 뒤에 그려질 내용이 감이 안잡히기에 어쩐지 걱정되면서도 묘하게 기대가 된다. 3회까지 보여준 걸 보면, 남은 내용 또한 얽히고 섥힌 관계 (어찌보면 지금보다 더) 속에서 각자 지키고자 하는 것(그게 신념이든, 사랑이든, 가족이든, 무엇이든)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될 듯 싶으니까.

14> 그러니까, 이런 부분들이 눈에 확 들어오고 느껴지면서 마음에 확 새겨지게 만들어 달라구요.(ㅠ)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재밌는데 왜 드라마로 보면 그게 와닿질 않는거니? 왜에? 근데.. 왜인지는 알 것 같다. (ㅠ) 아무튼, 볼 때는 재미나게 봤는데 곱씹다보니 또다시 빠심과 까심 사이에서 오락가락. 뭐, 빠심 쪽으로 조금 더 기울었지만.

15> 할 말이 더 있을 것 같은데 여기까지. 뭘 말했는지도 모르게 끝. (ㅋ)

16> 적도 이후 오랜만에 엄태웅이란 배우한테 빠져들고 있다. 그러나, 드라마 끝나면 함께 끝날 감정이니 현재를 즐기자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