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청담/국내 드라마 시청담

상어 5회) 흔들리는 의지

도희(dh) 2013. 6. 11. 15:02

#1.

천천히 천천히, 하나씩 하나씩, 거짓의 어둠 속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보내주는 길잡이용 단서들. 정만철 사건현장에 남겨진 동그라미의 의미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하며 '뺑소니 사고'의 진범이 어쩌면 아버지 조의선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갖게된 해우는, 그가 보내온 시계와 정만철의 마지막 통화목록 - 해우와 방형사를 제외한 - 을 통해 확신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전달받은 또 하나의 메시지. 153번 버스가 찍힌 사진파일. 샤갈도록 속에 남겨진 '희망슈퍼'를 찾을 수 있는 단서라 생각한 해우와 방형사는 그 버스의 경로를 따라 움직인 끝에 12년 전 그날 벌어진 또 하나의 살인사건과 마주하게 된다. 해우는 그 당시 죽은 강희수가 할아버지 조상국과 연관이 되어있음을 알게되며 감정에 휘둘리게 되었다. 첫번째 동그라미의 원점 조의선. 두번째 동그라미의 원점 조상국. 그리고 각기 다른 세 사건을 연결지을 수 있는 단서가 될 그 무언가.

그토록 찾고싶었던 진실을 찾아갈 수록 소중한 사람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낀 해우는 도망칠 명분을 찾고자 했다. 그러나, 회피하고 도망쳐도 결국 해야할 일은 더 넘기 힘든 산이 되어 나에게 돌아온다. 진실을 찾으려면 때론 소중한 걸 잃을 각오가 필요하다. 라는 요시무라 준(이수)의 조언과 격려를 받게되며 회피하고 싶었던 복잡한 문제 속에 감춰진 진실을 찾기위해 흔들리는 의지를 다졌다.


#2.

요시무라 준이 되어 돌아온 이수는, 12년 전에 벌어진 비극의 시작이 된 두 사람과 마주하게 되었다. 인자함의 가면을 쓴 조상국과 솔직함(을 넘어 경박함;)의 가면을 쓴 조의선. 그리고, 그들이 자신에게 보여주는 가면이 요구하는 혹은 보여주는 대로 그는 그들을 대했다. 인자함으로 이수를 대하는 그에게는 거짓된 존경을, 솔직함으로 이수를 건드는 그에게는 진실된 경계와 자극으로.

한편, 판자집에서의 우연한 만남. 그 곳에서 듣게된 해우의 흔들림. 이수는 자신의 경험을 조언으로 그녀의 흔들리는 의지를 다잡아줬으나.. 단 한번의 기회를 줬다. 힘들다면 지금이라도 도망치면 되니 있는 힘껏 도망치라고. 그렇게, 자신의 복수 속에 해우를 넣었던 이수는 의도된 혹은 의도되지 않은 우연한 만남들을 통해 12년간 다져온 의지가 흔들리게 되며 뒤를 돌아보고 싶어지는 듯 했다. 그들에 대한 복수심과 해우를 연관짓기에 짧은 시간 함께한 해우는 그에게 너무나 소중한 사랑이었나보다. 뭐, 만난지 얼마 안되서 죽음도 갈라놓을 수 없는 사랑을 맹세했으니. (그런 의도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나에겐 왠지 그렇게 들렸음;)



&..

1> 이현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을 담은 이수의 눈빛이 너무 좋다. 이수가 보여주는 다양한 얼굴들 속에서 오빠의 얼굴을 한 이수가 가장 좋다. 가장, 편안해 보인다고 해야할까? 그 얼굴을 할 때만큼은 어쩐지 이 길의 끝에 돌아갈 곳이 있다는 안도감, 같은게 느껴지기도 했다. 사실, 12년 전 이야기에서 이수와 이현 남매에 대한 부분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남매가 함께있는 장면도 손에 꼽을 정도. 그럼에도 그들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것만 봐도 애틋한 감정이 절로 느껴지는 것은, 가난하지만 그들을 둘러싼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누구보다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의지하고 살아왔다는 것을 알고있기 때문이리라.


2> 그들의 사랑에 깊은 공감은 못하지만, 이수와 해우가 12년이란 시간이 흐른 뒤에도 서로를 잊지못하는 것은 아마, 그 날로 부터 시간이 멈췄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이 멈춰진 계기도 그렇게 평범한 것이 아니고. 멜로가 주축이 되는 복수극인데, 두 남녀의 멜로를 절절하게 바라보는 것이 아닌 오글거림으로 봐야만 한다는 것은 좀 안타깝다. 멜로가 아닌 사건에 집중하고 멜로는 그저 양념이길 바라는 건 무리겠지. 멜로를 주축으로 한 복수극이니. 

5회 후반부를 보며 느낀 것은, 해우와 이수의 관계가 포장된 '친구'가 되어 제 3자의 눈이 필요한 해우가 그에게 그 사건에 대한 '조언'을 받게되며 점점 더 사건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 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키스씬. 결국 뒤를 돌아본 오르페우스, 라고 생각해야 할까.. 아니면, 복수를 위한 또 다른 한걸음, 이라고 해야할까.. 전자이지만 결국 후자가 되어버릴 것도 같다.


3> 체면이 아닌 자식이 받을 상처부터 걱정하는 것이 아비다, 라는 조상국. 결국, 조상국의 약점이자 그를 무너뜨릴 수 있게 만드는 존재는 그 누구도 아닌 해우라 말하는 듯 했다. 물론, 아무리 못마땅하다고 하더라도 조의선 또한 그의 자식이니 그가 받을 상처도 걱정을 하겠다만.


4> 해우네 수사관 김수현. 이 사람의 정체는 정말 뭘까? 처음엔 이수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자일까.. 싶었는데, 5회를 보니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흠, 그런데 그 순간의 미소가 그의 영향력 아래에 있고 누구보다 그를 잘 알기에 그럴 줄 알았다, 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아리송.


5> 요시무라 준이치로의 사람으로서 이수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은 장영희. 나는 나 외에는 아무도 안믿지만 너만은 예외, 라는 말이 그녀에게 큰 힘이 되었나보다. 그렇기에 요시무라 준이치로의 사람이 되어 이수의 가장 가까이에 머무는 그녀는 이 드라마가 안고있는 여러 변수 중 하나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중이다. 요시무라의 믿음과 이수와 함께한 시간이 만들어낸 감정 사이에서 그녀는 이수의 아군이 될까, 적군이 될까. 요시무라 준이치로의 본격등장 및 그의 원한도 궁금. (대충 이런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되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6> 그 시절의 친구였던 동수를 제 곁으로 부른 이수. 그를 부른 이유는 뭘까. 정체를 밝힐 수는 없지만 믿을 수 있는 누군가, 혹은 조금이라도 숨을 쉴 수 있는 누군가, 가 필요했던 걸까? ...싶었다. 동수의 역할이 무엇일지도 궁금. 어쩐지 다른 이들보다 먼저 이수의 정체를 알게되는 조력자가 아닐까, 싶기는 한데. 그 전에, 동수가 이수에게 그렇게까지 믿을 수 있는 친구였던가, 싶기도 하다. 어쩐지, 이수와 해우 그리고 이수와 동수 사이에는 시청자들이 모르는 애절한 사랑과 끈끈한 우정이 존재하는 듯 싶다. 


7> 대충 6회까지는 밑밥을 까는 단계일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중이다.